신한은행이 자사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 ‘땡겨요’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하기 위한 기술검증(PoC)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규율하기 위한 법이 아직 제정되지 않았지만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우선 발행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관련 제도만 갖춰지면 곧바로 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포석이다. 미국이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과시키면서 코인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는 상황에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지급결제에 대한 PoC를 추진하기로 했다.
PoC는 본격적인 서비스 도입에 앞서 기술이나 사업 모델의 실현 가능성을 실험·검토하는 절차다. 새 기술을 적용하기 전에 효과와 안정성을 따져보는 사전 단계의 성격이다.
신한은행은 발행의 근거가 확보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찍고 이를 자사 배달 앱인 땡겨요 결제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땡겨요는 가입자가 55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사용자 기반이 탄탄하다. 은행 내부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약을 통해 제공 중인 지역화폐 결제 서비스를 효율화하는 데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가치가 높다고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을 비롯한 다른 시중은행들도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PoC를 검토 중이다. 은행권 공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 중인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 역시 세부 사업 방안 수립 작업에 착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보기술(IT) 기업 NHN이 스테이블코인 정산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NHN KCP와 NHN페이코는 블록체인 업체와 스테이블코인 관련 논의를 벌이고 있다. NHN 측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넘어 발행 주체가 서로 다른 여러 스테이블코인을 중간에서 정산해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카드 결제망에서 가맹점과 카드사 사이를 연결하는 부가가치통신망(VAN)사처럼 스테이블코인 정산을 위한 허브가 되겠다는 것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지니어스법 통과와 함께 국내에서도 입법을 포함해 각종 논의가 가속화하면서 금융권이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