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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톡커] '1.4억원' 비자폭탄, 전문직들 中 가면 어쩌려고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트럼프, 'H-1B' 비자 수수료 100배 기습 증액

머스크·크리거 등 배출…印·中 인재 채용 차단

美빅테크들 '패닉'…"매년 20조원 추가 부담"

"미국인 가르쳐라" 닷새만 말바꿔…韓도 눈치

英 "면제 검토"…'인도 밀착' 중국 "인재 환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머스크 CEO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수수료를 대폭 올린 ‘H-1B’ 비자의 대표적인 수혜자 가운데 한 명이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직 비자’의 수수료를 현 140만 원 수준에서 1억 4000만 원 정도로 대폭 증액하기로 하면서 미국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들이 일대 충격에 휩싸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현재 글로벌 인공지능(AI)·자율주행 등의 혁신을 이끄는 상당수 인재들이 해당 비자로 입국한 만큼 미국의 장기 성장 경쟁력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조지아주의 현대차(005380)·LG에너지솔루션(373220) 합작 법인 건설 현장 근로자들 구금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비자 제도 개선 작업에 돌입한 한국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자 비용만 연간 20조 원에 이를 것이라며 해당 정책의 표적이 된 인도와 중국 인재들이 중국 쪽에 눌러 앉거나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H-1B’ 비자 수수료 100배 증액…인도·중국 인재 ‘차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수수료를 1인당 연간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로 대폭 증액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전문 직종에 적용되는 비자다. 추첨을 통해 연간 8만 5000건만 발급한다.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며 연장도 가능하다. 영주권도 신청할 수 있다. 새 규정은 21일 오전 0시 1분부터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미국에 일시적으로 노동자를 데려와 부가적이고 고숙련 업무를 수행하라고 마련됐으나 우리나라 노동자를 보완하기보다 저임금·저숙련 노동력으로 대체하기 위해 악용됐다”며 “체계적 남용으로 미국 노동자를 대규모로 대체해 경제와 국가 안보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고용주들이 임금 상승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한 결과 미국인들에게 불리한 노동시장이 조성됐고,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를 유치하고 유지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며 “STEM 분야에서 그 영향이 가장 컸다”고 주장했다.

이번 포고문으로 H-1B 비자를 받으려는 외국인은 1인당 1년치 수수료로 기존 1000달러(약 140만 원)에서 10만 달러로 100배를 내게 됐다. 포고문 서명식에 함께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도 “갱신 때나 처음에나 회사는 그 사람이 정부에 10만 달러를 지급할 만큼 가치가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핵심은 6년까지 적용된다는 점과 연간 10만 달러를 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해당 인물이 회사와 미국에 매우 가치 있지 않으면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미국인을 고용할 것”이라며 “(미국에) 들어오는 사람이 최고인지를 확실히 해야 하는 것이 이민 정책의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무료로 발급된 비자로 아무나 이 나라에 들어오게 하는 어리석은 관행을 멈춰야 한다”며 “미국을 위해서 가치있는 사람만 받아들이자는 대통령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러트닉 장관은 이번 정책으로 타격을 빅테크에도 경고장을 던졌다. 러트닉 장관은 “외국인 노동자를 교육하던 빅테크 기업이나 다른 대기업은 이제 정부에 10만 달러를 지불하고 급여도 지급해야 한다”며 “누군가를 교육하려면 미국의 위대한 대학 중 한 곳에서 최근 졸업한 미국인 인재를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서명식 후 가진 전화 회견에서도 “이제 10만 달러를 내야 하니 (H-1B 비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고문에 따르면 2000∼2019년 외국인 STEM 노동자 수는 120만 명에서 25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STEM 분야 고용은 44.5%밖에 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로운 미국 영주권 비자인 ‘골드카드’ 프로그램 관련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미국 재무부에 100만 달러(약 14억 원)를 납부하거나, 후원 기업이 200만 달러(약 28억 원)를 내면 비자를 신속하게 처리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국토안보부(DHS)의 심사 비용만 1만 5000달러(약 2100만 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세금을 감면하고 부채를 갚을 것”이라며 “본질적으로 우리는 성공한 사람이나 그에 준하는 사람을 받아들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트닉 장관은 전화 회견에서 골드카드의 수량을 8만 개로 제시하면서 “기존 미국 취업 이민 비자인 ‘EB-1(특기자·우수인재)’ ‘EB-2(전문학위 취득자)’ 비자를 대체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500만 달러(약 70억 원)를 내면 미국 밖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고도 미국에 연간 270일을 체류할 수 있는 ‘플래티넘 카드’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렸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이와 별도로 비자를 받지 않아도 미국에 입국할 수 있게 하는 전자여행허가(ESTA) 수수료까지 오는 30일부터 기존 21달러(약 3만 원)에서 40달러(약 5만 6000원)로 올리기로 했다. 연방 부채가 37조 달러(약 5경 1230조 원)를 넘어설 정도로 불어나자 비자로 돈 장사에 나선 셈이다.

아마존·MS·메타·애플·구글 등 애용…머스크·크리거 등 배출


마이크 크리거 앤트로픽 최고제품책임자(CPO). 브라질 출신인 크리거 CPO도 ‘H-1B 비자’를 발판으로 미국에서 인스타그램 창업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제DB


산업계와 주요 외신들은 이번 조치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미국과 사이가 안 좋은 인도·중국계 고숙련 이민자들을 막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수단으로 H-1B 비자를 지목한 데 따른 정치적 조치라는 해석이다. 또 연방 정부 적자를 틀어막기 위한 수단으로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했다.

올 1월 한 이민자 옹호 단체가 내놓은 추계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H-1B 비자 보유자는 약 73만 명이다. 이와 함께 미국 국토안보부와이민국(USCIS)이 미국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 1일~지난해 9월 30일) H-1B 비자 청원이 승인된 전문직 근로자 39만 9395명 가운데 인도계가 28만 3397명으로 71.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2위는4만 6680명으로 11.7%인 중국계였다. 이어 필리핀(5248명·1.3%), 캐나다(4222명·1.1%), 한국(3983명·1.0%) 순으로 많았다. 그 뒤는 멕시코, 대만, 파키스탄, 브라질, 나이지리아 순으로 이었다. 이는 신규 고용(35%)을 비롯해 체류 기간 연장(25%), 내용 수정(24%), 고용주 변경(16%) 승인까지 모두 포함한 수치다.

직군별로는 ‘컴퓨터 관련’이 63.9%를 차지했고, ‘건축·엔지니어링·측량’이 10.2%, ‘교육’이 6.0%, ‘행정적 특화직’이 5.4%, ‘의학·건강’이 4.2%, ‘수학·물상과학’이 2.8%, ‘생명과학’이 1.9%, ‘관리자·임원’이 1.7%, ‘기타 전문·기술·관리직’이 1.2%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63%, 여성이 37%였다.

USCIS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일부터 올 6월 30일까지 가장 많은 H-1B 비자를 할당받은 기업은 ‘아마존닷컴서비시즈’로 1만 44명 분을 받았다. 2위는 인도 뭄바이에 본사를 둔 정보기술(IT) 서비스·컨설팅 기업 타타 컨설턴시로 5505명 분을 확보했다. 그 뒤를 마이크로소프트(5198명 분), 메타(5123명 분), 애플(4202명 분), 구글(4181명 분)이 이었다. 인도에서 창립됐다가 본사 소재지를 미국 뉴저지주로 옮긴 IT 컨설팅·외주 업체인 코그니전트 테크놀로지 설루션즈 US 코프는 2493명 분을 받아 7위를 올랐다. 8~10위는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2440명 분), 미국 최대 유통 기업 월마트(2390명 분), 회계·컨설팅 기업 딜로이트(2353명 분)등이었다. 고용주 기업 위치로는 실리콘밸리와 연계된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가 가장 많았고 뉴욕, 워싱턴DC, 댈러스, 시카고, 보스턴 등도 상위권에 들었다.

실제로 혁신 IT 업계 수장들 가운데서도 H-1B로 미국에 둥지를 튼 사람들은 많다. 남아공 출신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교환학생 등을 위한 ‘교환방문자(J-1)’ 비자로 가서 미국에 머물다가 취업을 통해 H-1B 비자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1995년 스탠퍼드대 대학원에 입학 허가를 받고 미국으로 갔다가 학교에 등록하지 않고 취업을 거쳐 창업에 뛰어들었다.

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인 AI 기업 앤트로픽의 마이크 크리거 최고제품책임자(CPO)도 H-1B 비자로 미국에서 성공한 인사다. 브라질 태생인 그는 스탠퍼드대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받은 뒤 인스턴트 메시징 플랫폼 미보에 취업해 H-1B 비자를 받았고, 이를 토대로 인스타그램을 창업했다. 공교롭게도 이들을 포함한 빅테크 기업들의 상당수 인사가 인도·중국과 함께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에 소속된 국가 출신들이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서 누군가 H-1B 비자에 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자 머스크 CEO는 “이 프로그램에 대규모 개혁이 필요하다”면서도 “내가 스페이스X, 테슬라, 미국을 강하게 만든 수백 개의 다른 기업들을 설립한 수많은 핵심 인물들과 함께 미국에 있는 것은 H-1B 비자 덕분”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美빅테크들 출장 취소, 귀국 지시 ‘패닉’…“연간 20조원 추가 부담”




트럼프 행정부가 기습적으로 전문직 비자 수수료를 높이자 빅테크들은 일제히 충격에 빠졌다. 이들은 추가 인재 확보는커녕 당장 자사가 보유한 H-1B 비자 인재를 지키는 데 급급한 모양새를 보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미국 USCIS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에서 발급된 신규 H-1B 비자가 모두 14만 1000건에 달한다며 만약 내년에도 H-1B 발급 건수가 지난해 추세로 유지된다면 고용주들은 연간 총 140억 달러(약 19조 6000억 원)를 부담하게 된다고 계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19일 자사의 H-1B 비자와 H-4비자 보유자들에게 사내 e메일을 보내고 “당분간 미국 내에 체류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H-4는 H-1B 비자 보유자의 가족에게 발급되는 비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현재 미국 밖에 체류 중인 H-1· H-4비자 보유자들에게 20일까지 미국으로 돌아오라고 강하게 권유했다.

JP모건의 이민 관련 외부 법률고문도 H-1B 비자 보유자들에게 e메일을 보내고 “미국을 떠나지 말고 추후 지침이 나오기 전에는 해외여행을 삼가라”며 미국 바깥에 체류하는 사람들에게 21일 오전 0시 1분 이전에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과 구글, 어니스트앤드영, 월마트 등 다른 대기업들도 해당 직원들에게 비슷한 안내 조치를 취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민 단속이 강화된 이유로 가뜩이나 바빴던 미국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도 쇄도하는 고객 문의에 진을 더 뺐다.

새 규정에 따른 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하자 백악관도 진화에 나섰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20일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는 “수수료는 오직 신규 비자 신청자에게만 적용되고 기존 소지자나 갱신 신청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비자를 신청할 때만 부과되는 일회성 수수료(one-time fee)”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포고문에 서명하던 날 러트릭 장관이 강조했던 “연간 수수료”라는 말을 돌연 뒤집고 나섰다.

백악관은 같은 날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H-1B 프로그램은 미래의 미국인 노동자들이 STEM 직업을 선택할 동기 부여를 저해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해결해 임금 하락을 막고 H-1B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는 회사들에 더 높은 비용을 부과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IT 분야에서 H-1B 비자 노동자 비중은 2003년 회계연도 32%에서 최근 65%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미국 기업들은 미국인 기술 근로자를 해고하고 이들을 H-1B 노동자로 대체하고 있다. 미국인 직원들에게 외국인 대체 인력을 상대로 업무를 교육하라고 강요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비자 제도 논의’ 韓도 눈치…中 “전 세계 인재 중국 오라, 환영한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부터)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직전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먹여 살리는 수단인 전문직 비자까지 건들면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한국도 그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한국은 최근 조지아주 건설 현장 근로자 구금 사태 이후 미국과 함께 관련 비자 제도를 개선하려던 참이라 트럼프 행정부의 눈치를 더 볼 수밖에 없게 됐다는 지적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미국을 떠난지 사흘 뒤인 이달 14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나는 다른 나라나 해외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겁먹게 하거나 의욕을 꺾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그들의 직원을 환영한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그들에게 배울 것이고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그들보다 더 잘하게 될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며 “외국 기업들이 매우 복잡한 제품·기계 등을 만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갖고 미국에 들어올 때 자국의 전문 인력을 일정 기간 데려와서 어떻게 만드는지 미국인들을 훈련시켜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불과 닷새 만에 정반대 조치로 돌아온 셈이다.
우리나라 비자 제도와 관련해서는 톰 수오지(민주·뉴욕) 하원의원이 19일 ‘E-3’ 전문직 비자 쿼터에 한국을 추가하는 내용의 법안을 재발의한 상태다. 새 법안은 호주 국적 전문직을 위해 마련된 E-3 비자에 한국 국적자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호주는 지난 2004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별도 입법을 통해 1만 500개의 E-3 쿼터를 확보하고도 매년 이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수오지 의원은 지난해에도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연방 하원에 발의했지만 이는 그대로 폐기됐다. 지난 7월에는 한국계 미국인인 영 김 의원(공화·캘리포니아)이 연간 최대 1만 5000개의 한국인 전문직 취업 비자 ‘E-4’를 발급하는 법안을 미국 연방 하원에 발의했지만 아직 계류 중인 상태다.

일각에서는 H-1B 비자 사용자의 대다수가 인도계와 중국계인 만큼 이들이 조만간 본국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장기적으로 인도의 최고급 인재들이 AI 패권을 놓고 미국과 경쟁하는 중국계 기업으로 하나둘 건너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최고급 IT 인력 입장에서 미국을 못 가게 되면 대안이 중국 외에 마땅찮은 탓이다. 최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지난 달 말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를 계기로 7년 만에 방중하는 등 인도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맞서 밀착 관계를 빠르게 강화하는 점도 불안 요소다.

실제 FT에 따르면 미국이 H-1B 비자 수수료를 대폭 올리자 영국 총리 직속 ‘글로벌 인재 태스크포스(TF)’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에게 발급하는 비자 수수료를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TF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자와 학자, 디지털 전문가를 영국으로 유치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2020년 도입된 해당 비자의 신청 수수료는 1인당 766파운드(약 144만 원)로 미국의 H-1B 비자의 기존 수수료와 유사하다.

22일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비자 정책 변화에 대해 따로 논평을 내놓지 않으면서도 “세계화된 세상에서는 국경을 초월한 인재 흐름이 글로벌 기술·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전 세계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인류의 발전과 경력 성공을 위해 중국에 와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저숙련 노동자의 높은 임금을 감당하지 못해 제조업 대신 IT 서비스 혁신으로 지탱되던 미국 경제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서 현실과 전혀 다른 폐쇄주의 실험에 빠질 상태에 놓였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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