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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트렌드'라니…아프간인 추락 사건 조롱한 티셔츠 논란
국제 국제일반 2021.08.20 16:00:00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기 위해 미군 수송기 날개 밑에 매달렸다가 추락한 이들을 조롱한 티셔츠가 온라인 상에서 판매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티포스포츠(Tee4Sport)와 티셔츠앳로우프라이스(TShirtAtLowPrice) 등 일부 온라인 의류 판매사이트에서는 '카불 스카이다이빙 클럽'(Kabul Skydiving Club Est. 2021)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가 12파운드(약 1만9,000원)에 판매중이다. 해당 티셔츠에는 미군 수송기에서 2명이 떨어지는 장면이 묘사돼있으며 흰색, 분홍색, 회색, 검은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만들어졌다. 판매업체는 '최신 트렌드를 사로잡겠다'는 경영 방침을 지니고 있으며 본사는 싱가포르게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상세 페이지엔 "이 티셔츠는 하나의 현상이 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탔다" "스카이다이빙에 관심 있는 사람,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최적의 의류” “두 사람이 떨어지는 장면은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 결국 여러분이 어떻게 느끼냐에 달려있다” 등의 설명이 적혀있다. 티셔츠의 판매 사실이 알려지며 전세계 누리꾼들은 비극적인 사고를 상술에 이용한다며 분노했다. 한 누리꾼은 “필사적이었던 아프간인들의 고통과 비참함을 이렇게 이용하고 조롱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린꾼들도 “인간이 할 수 없는 잔인한 짓” “역겹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은 가입자들의 투표를 통해 해당 티셔츠 광고를 ‘도적적·정신적·육체적 타락 내지는 변태적 행위’라고 규정하고 삭제하기도 했다. 대서양위원회 싱크탱크의 선임 연구원인 이란계 미국인 홀리 데이그리스는 “아프간인의 고통과 불행을 상업화했다”면서 “인간이 이처럼 잔인할 수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자 수도 카불에서 탈출하기 위해 이륙한 미군 수송기 바퀴에 매달렸던 시민들이 떨어지는 장면이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전세계는 충격에 빠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아프간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인 자키 안와리가 당일 카불 공항에서 이륙한 미군 C-17 수송기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현지 언론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과일 장사를 하며 어머니를 보살펴 온 16세, 17세의 형제도 추락사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
돈줄 막힌 탈레반, 국민 쥐어짜는 '수탈경제' 펼치나
국제 정치·사회 2021.08.19 17:50:15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불간섭’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탈레반은 새 정부 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아프간에 예정된 특별인출권(SDR) 배정을 보류하는 등 국제사회가 돈줄을 속속 차단한 탓에 탈레반은 이미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했다.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을 앞세워 강압 통치를 예고한 탈레반이 아프간 국민을 쥐어짜는 ‘수탈 경제’의 길로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아프간에 있는 자국민을 모두 대피시키는 데 실패하면서 사실상 미국인들이 정치적 인질 신세로 전락했다는 지적마저 나왔다. 바이든 정부가 자국민 탈출을 위해 탈레반에 협조를 구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탈레반, 민주주의 대신 샤리아법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과거 1996~2001년 아프간 집권 때와 유사한 평의회(Council) 중심 정치 체제를 구상하고 있다. 평의회 의장이 대통령 역할을 맡지만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인 히바툴라 아쿤드자다는 의장보다 서열이 더 높다. 통치 근거는 이슬람 샤리아법이다. 탈레반 고위 인사인 와히둘라 하시미는 “아프간은 샤리아법에 의해 통치될 것이며 이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국가를 운영할 자금이 태부족이다. IMF는 이날 아프간에 대한 4억 5,500만 달러 규모의 SDR 배정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SDR은 IMF 회원국이 달러·유로·엔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통화를 인출할 수 있도록 한 권리다. 독일도 이날 아프간 개발 원조를 중단했으며 바이든 정부는 아프간 중앙은행의 자산을 전격 동결했다. 현재 아프간 중앙은행에 남아 있는 달러 외화는 2,000만 달러(약 235억 원)에 그친다는 증언도 나왔다. 국제 감시로 지하 경제도 침체…공포 조성 탈레반은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그간 아편 원료인 양귀비 수출이나 불법 의약품 밀매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감시 탓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탈레반은 해외 원조를 염두에 두고 유화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지만 탈레반 정권의 속성상 이런 기조가 지속되기는 어렵다. 실제 무장한 탈레반 대원들은 기습적으로 아프간 가정을 방문해 ‘신상 정보를 적고 출근하라’고 압박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아프간 독립기념일을 맞은 19일(현지시간) 전국 곳곳에서 시위가 일어나자 탈레반은 총격을 가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동부 잘랄라바드에서 4명 이상, 쿤나르주에서는 3명이 사망했다. 전날 시위에서도 3명의 희생자가 나온 바 있다. 결국 탈레반의 빈 주머니를 채울 마지막 보루는 국민 수탈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인 탈레반에 아직 남아…‘볼모’ 신세" 아프간 철군 전략 실패로 수세에 몰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아프간에 남은 미국인 모두를 구출할 때까지 미군을 철수시키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의 미군 철군 시한을 당초 이달 말에서 연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인 구출에 대한 주도권은 이미 탈레반이 쥐고 있는 형국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미국인 구출에 필요한 군사적·정치적 수단이 충분하지 않다”며 사실상 탈레반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시인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미국인 생사여탈권을) 탈레반이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탈레반이 공식적으로 미국인을 인질로 잡지는 않았지만 바이든 정부는 탈레반의 ‘정치적 볼모’가 됐다”고 꼬집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글로벌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난민 수용 꺼리는 유럽…오스트리아·그리스 이어 독일도 ‘난색’
국제 정치·사회 2021.08.19 17:48:10유럽 국가들이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을 꺼리고 있다. 지난 2015년 시리아 난민 위기의 트라우마가 있는 데다 자칫 대규모 난민 수용 시 극우 세력 부상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럽 주요국들은 탈레반의 아프간 정권 탈취로 인한 난민 유입이 예상되고 있지만 이들을 받아들이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외교 수장인 주제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각국 장관들과 회동한 후 “회원국들은 유럽으로의 대규모 이동은 없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특히 2015년 시리아 등의 난민이 유럽으로 들어가는 주요 경로 중 하나였던 오스트리아는 아프간 난민을 절대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리스 역시 난민의 관문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독일에서는 난민 유입을 계기로 극우 세력이 급부상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임자로 평가받는 아르민 라셰트 집권 기독민주당 대표는16일 “2015년(난민 위기)의 재연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난민 위기가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를 경우 다음 달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선전할 수 있다는 관측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실제 AfD와 이탈리아 극우 정당인 ‘동맹’은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난민의 유입을 막되 터키·중앙아시아 등 인근 국가에 머물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하나의 대안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작 36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 중인 터키는 아프간 난민에 대비해 국경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
美 전문가 "아프간 사태로 미국 내 북한문제 후순위로 밀릴 것"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1.08.19 16:04:21미군 철군 이후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하면서 미국 내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19일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한미 협력방안 모색' 온라인 세미나에서 북미 관계를 두고 “단기·중기적으로 굉장히 비관적”이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아프간 철군으로 피랍사태나 난민사태 등 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향후 몇 개월간 북한의 우선순위는 그만큼 밀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과 경제 문제로 인해 대북 협상의 중요도가 더 후순위로 밀리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한 제재 완화나 인도적 지원 등의 방안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제재 해제나 완화, 관계 정상화, 평화, 경제지원 등 북한이 원하는 부분을 다루지 않고서는 상황을 타개하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도 "동시 행동을 불러오기 위한 선제적 마중물로 인도적 지원을 통 크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가세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일단 극소수 인원으로 비밀접촉과 협상을 시도하자"고 제안했다. 내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3주년을 맞아 북미 간 비밀접촉 및 협상 가능성을 점친 것이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공유할 수는 없지만, 한미 간 인도주의 차원의 대북협력 등 다양한 대북 관여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을 대화로 나오도록 이끄는 방법이 무엇이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등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동맹에 등 돌린 바이든, 한국이 믿을 수 있겠나"
사회 피플 2021.08.19 15:10:02“동맹으로부터 달아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한국이 믿을 수 있겠는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뉴트 깅그리치(사진) 전 하원의장이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18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아프간 사태에 대해 “미국 정부가 20년 동맹으로부터 등을 돌리면서 발생한 리더십의 분명한 대형 실패를 전 세계가 목도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체면을 지키려고 얼마나 빨리 동맹으로부터 등을 돌리는지 보이느냐”면서 “이게 미국에 얼마나 위험한지도 보이는가”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동맹으로부터 정신없이 달아나는 바이든의 결정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왜 대만이, 유럽이, 한국이, 혹은 다른 동맹이 바이든 대통령을 믿고 의지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아프간이 순식간에 탈레반의 수중으로 넘어가며 극심한 혼란에 빠졌는데도 지난 16일 대국민 연설에서 미군 철수의 정당성을 주장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동맹이 의구심 섞인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이 지지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재임 시절 한국에 과도한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는 등 ‘미국 우선주의’로 동맹에 불신을 안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클린트 워크 연구원은 이날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한국과 아프간은 상황이 다르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기고문을 실었다. 그는 “주한미군에 변동을 주는 것은 아프간 미군 철수보다 더 힘든 작업이 될 것”이라며 “국제 질서에 대한 미국의 비전에 더욱 근본적 재고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똑똑' 문 열어보니 총 든 탈레반이…공포정치 시작됐다
국제 국제일반 2021.08.19 13:44:10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경제활동 재개를 압박하고 있다. 19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주요도시에서 무장한 탈레반 조직원들이 기습 가정방문을 했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아프간 서부의 도시 헤라트에 사는 와시마(38·여)는 전날 아침에 총을 든 탈레반 조직원 3명이 찾아와 경악했다. 이들 조직원은 와시마의 신상정보를 받아적고 구호단체에서 하는 업무와 월급을 묻더니 출근 재개를 지시했다. 탈레반의 가정방문은 출근 장려를 넘어 새 정권에 대한 공포를 주입하려고 기획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시민들의 출근과 그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는 탈레반에는 정권의 정통성과 연계되는 주요 변수다. 현재 아프간은 외국 주둔군의 철수 뒤 소비지출 감소, 자국 통화의 가치 하락, 외화 부족으로 경제위기에 처했다. 특히 탈레반에 장악된 카불은 탈출행렬로 북적거리는 공항 주변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활동이 미미하다. 탈레반은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한 후 처음으로 연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평화뿐만 아니라 경제적 번영을 강조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위기를 벗어나 경제가 회생하고 번영이 도래하도록 다른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탈레반 정권의 적법성을 인정하고 정상국가처럼 대우할지는 현재로서 미지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탈레반 정권을 정부로 인정할지는 향후 행동에 달렸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아프간 국민들에게도 탈레반이 제시한 번영 공약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집권기에 여성이 일하지 못하도록 했고 소녀들은 학교에 가지도 못하게 했다. 이를 위반한 여성들에게는 공공장소에서 돌로 치는 형벌을 가했다. 현재와 미래의 경제활동 절반을 사실상 금지한 셈이었다. 현재 아프간에서는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 독려와 전혀 다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라디오 진행을 해온 여성 샤브남 다우란은 "정권이 바뀌었으니 집에 가라"는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탈레반이 구태를 벗겠다고는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조심스럽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탈레반은 정치보복이 없는 평화로운 통치를 선언하기도 했으나 이 약속 또한 며칠이 안 가 깨졌다. 로이터 통신은 아프간 동부 도시 잘랄라바드에서 탈레반 조직원들의 총격으로 시위자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당시 시위자들이 탈레반에 반대하며 광장에 아프간 깃발을 설치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이 정치보복을 우려해 탈출하려는 이들을 막지 않겠다는 애초 약속과 달리 합법적 조건을 갖추고 출국하려는 주민들의 카불공항 진입조차 막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는 상황이다. -
탈레반 "아프간 민주국가 아냐…이슬람법으로 통치"
국제 국제일반 2021.08.19 10:56:52탈레반 한 고위급 인사가 아프가니스탄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이슬람법에 따라 통치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탈레반 의사결정에 접근할 수 있는 와히둘라 하시미는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탈레반 지도부회의가 아프간을 통치하고 최고 지도자인 히바툴라 아쿤드자다가 전체 지도자로 남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아프간군 전투기 조종사와 군인들에게 합류를 요청할 것이며, 인근 국가들은 군인들이 타고 간 군용기를 반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시미는 또 이슬람 율법 학자가 여성의 역할과 여학생의 등교 허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 히잡을 쓸지 부르카를 입을지 아니면 아바야에 베일을 착용할지 그런 것은 율법 학자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부르카는 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이고, 아바야는 얼굴을 뺀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긴 통옷이다. 하시미는 이런 정책을 결정할 율법 학자 위원회가 존재한다면서 "아프간 국민 99.99%가 무슬림이며 우리는 이슬람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탈레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기자회견에서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면서 여성의 취업과 교육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튿날 폭스뉴스는 아프간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에서 한 여성이 부르카 없이 외출했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다른 도시에서도 탈레반이 부르카로 몸을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식료품을 사러 나온 여성을 위협해 다시 집으로 들여보내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집권 당시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춤, 음악,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벌도 허용됐다. 특히 여성은 취업 및 각종 사회 활동이 제약됐고 교육 기회가 박탈됐으며 외출할 때는 부르카를 착용해야 했다. -
탈레반, 온라인 여론전 강화..."팔로워 120% 급증"
국제 정치·사회 2021.08.19 10:35:29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규제에도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온라인 홍보를 활발히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9일 이후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에서 새로 생긴 탈레반의 공식 계정이나 친탈레반 개정이 10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계정들은 탈레반 통치에 관한 동영상, 이미지, 슬로건 등을 게재하고 있다. 또 탈레반을 아프간의 정당한 통치자로 칭송하며 아프간에 평화를 가져왔다는 주장을 확산하고 있다. 최근 SNS에서 탈레반 사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NYT에 따르면 이날 기준 페이스북에서 탈레반 공식 페이지의 팔로워는 4만9,000여 명으로 종전보다 120% 늘었다. 유튜브에서도 탈레반이 올린 동영상들이 조회 수가 수만 건을 기록해 종전 1,000건 미만과 비교해 급증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탈레반은 수년간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데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등을 이용해왔다. 외교분야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디지털포렌식연구소 소장 그레이엄 브루키는 "탈레반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은 계획적"이라며 "그들은 세계 무대에서 더 많은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그럴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의 SNS 전술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나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정파 헤즈볼라를 점점 닮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SNS에 공휴일을 즐기거나 가난한 이들을 돕는 동영상을 올림으로써 외부에 부드러운 이미지를 부각해왔다. 탈레반의 SNS 활동은 페이스북, 유튜브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공언을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페이스북은 지난 16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자사 플랫폼에서 탈레반이 운영하거나 탈레반 대변하는 계정, 또는 이들은 찬양·지지하는 계정을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튜브도 17일 탈레반이 소유했거나 운영한다고 여겨지는 계정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금지 조치에는 허점이 많다고 NYT는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경우 이번 주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의 왓츠앱 계정을 차단했지만 무자히드는 여전히 다른 탈레반 지도자의 왓츠앱 계정을 통해 기자들에게 소식을 알리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점령한 뒤 유튜브에 승리를 축하하는 짧은 동영상들을 올리기도 했다. 탈레반은 SNS에서 해시태그나 주요 용어의 철자를 바꾸고 텔레그램, 왓츠앱 등 암호화된 앱을 사용함으로써 단속을 쉽게 피하고 있다. 수십년간 아프간과 파키스탄을 연구한 아이만 아지즈는 "지금까지 기술 기업들의 접근은 매우 효과적이지 않다"며 "탈레반은 새 정권과 더불어 온라인으로 존재감을 구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탈레반이 정치적 동력을 구축하기 위해 정교한 SNS 전술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분석가들은 적어도 한개의 홍보회사가 탈레반이 플랫폼들에서 어떻게 핵심 주제들을 내세우고 메시지를 증폭할지 조언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
카불은 ‘치안 공백’ 상태... 차량 수십대 탈취되기도
국제 정치·사회 2021.08.19 09:18:48무장단체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사실상 ‘치안 공백’ 상태에 빠졌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18일(현지 시간) 아프간 톨로뉴스에 따르면 탈레반의 점령 이후 카불에서 수십대의 자가용 차량이 도난 당했다. 카불의 한 주민은 무장 괴한들이 운전 중인 자신의 차를 멈춰 세우고 차량과 소지품을 모두 빼앗았다고 톨로뉴스에 전했다. 무장한 남성들이 자신을 탈레반 대원이라고 주장하며 한 가정집에 들어가 민간인을 학대하는 영상도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떠돌고 있다. 톨로뉴스는 “탈레반이 경찰을 포함한 아프간 공무원들에게 업무 복귀를 요구했지만 이들은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행정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 상태라는 것이다. 매체는 불안한 주민들은 탈레반에 카불 치안 개선을 요구하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탈레반은 아프간 점령 불과 며칠 만에 과거 공포정치를 펼쳤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전날 아프간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에서 부르카를 입고 외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탈레반 대원들이 한 여성을 총격해 사망케 한 사건이 벌어졌다. -
IMF도 탈레반 돈줄 차단…아프간에 SDR 배정 보류
국제 국제일반 2021.08.19 09:00:09국제통화기금(IMF)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금융지원을 중단했다. IMF는 1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 예정된 특별인출권(SDR) 배정을 보류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IMF는 "아프간 정부를 인정할지 국제사회에 확실성이 없다"며 "때문에 아프간은 SDR을 비롯한 다른 IMF 자원에 접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프간 정부를 무너뜨리고 아프간을 접수한 탈레반은 곧 새 통치 체제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국제사회가 새 통치조직을 ‘정부’로 인정할지는 미지수다. IMF는 쿠데타나 부정선거로 각국 정권이 바뀔 때 해당 정부를 인정할지 여부를 회원국들의 판단에 맡겨왔다. IMF는 이런 관행에 따라 실제로 2019년에도 부정선거 논란에 휘말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에 SDR 접근을 차단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IMF의 이번 결정에 미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재무부 관리는 탈레반이 SDR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미 공화당의 의원들은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탈레반이 SDR을 못 쓰도록 IMF에 개입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SDR은 IMF 회원국이 외환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달러, 유로, 엔, 파운드, 위안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자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한 권리를 말한다. IMF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빈국을 지원하기 위해 6,500억 달러(약 761조원) 규모에 달하는 SDR을 오는 23일 재배정하기로 했다. 아프간에는 4억5,500만 달러(약 5,300억원) 규모의 인출권이 배정될 예정이었다. 아프간이 SDR에 접근하더라도 미국의 제재 대상인 탈레반이 자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탈레반을 넘어 아프간 전체를 제재 대상으로 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즈말 아흐마디 아프간 중앙은행 총재는 아프간 중앙은행 자산이 미국 연방준비제도, 국제결제은행(BIS), 세계은행(WB) 등에 묶여있다면서 자금이 IMF와 미국 재무부의 감시를 받고 있으며 지금까지 탈레반에 몰래 빠져나간 돈은 없다고 설명했다. 아흐마디 총재는 지난주 기준 아프간 중앙은행의 자산은 90억 달러(약 11조원) 정도이며 탈레반이 손댈 수 있는 보유 외환은 0.1∼0.2%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했다. -
유엔도 아프간서 일부 철수…카자흐로 옮겼다
국제 정치·사회 2021.08.19 08:37:40이슬람 원리주의 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유엔 직원들이 일부 철수했다. 1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 인력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이동했다. 최근까지 아프간에서 일하던 유엔 인력은 300여명으로 이 중 100명이 알마티로 옮겼다. 인도주의 구호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아프간에 남을 예정이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알마티로 옮긴 직원들도 원격근무를 통해 아프간에 대한 지원업무를 계속할 것”이라며 “이번 인력이동은 일시적 조치며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아프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아프간 대통령 "현금 챙겨 도망? 근거 없는 주장"
국제 정치·사회 2021.08.19 08:09:41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탈레반에 쫓겨 국외로 달아난 뒤 처음으로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 체류 중이고, 도피 당시 거액의 현금을 챙겼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18일(현지 시간) 가니 대통령은 SNS를 통해 공개한 9분 분량의 영상 메시지에서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아프간 수도인)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나는 현재 UAE에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5일) 대통령궁에 있을 때 보안 요원으로부터 탈레반이 카불까지 진입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탈레반은 카불을 점령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프간을 떠날 때 거액의 현금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주장이며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가니 대통령은 “아프간의 정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 있도록 귀국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했다. 앞서 주아프간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는 스푸트니크 통신에 “가니 대통령이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아프간을) 탈출했다”며 “돈이 (탈출용) 헬기에 모두 들어가지 않아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둬야 했다”고 밝혔다. 주타지키스탄 아프간 대사는 가니 대통령이 가지고 간 현금이 1억 6,900만 달러(약 1,978억 원)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가니 대통령은 아직 사임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 이인자인 암룰라 살레 제1 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가니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했다면서 자신이 합법적인 대통령 대행이라고 주장했다. -
국민 버리고 돈만 챙긴 아프간 대통령, UAE에 있다
국제 정치·사회 2021.08.18 23:01:07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에 쫓겨 현금다발을 싣고 국외로 도피했던 아슈라프 가니(72)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에 머물고 있다고 국영 WAM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AE 외무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가니 대통령과 그의 가족 일행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가니 대통령이 언제 어떤 방법으로 UAE에 입국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가니 대통령은 전국을 장악한 탈레반이 전날 카불마저 포위하고 진입하려 하자 부인 및 참모진과 함께 국외로 급히 도피했다. -
난리통에 엄마아빠 잃고 카불공항에 남은 아이…아프간의 슬픈 장면
국제 정치·사회 2021.08.18 22:05:10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는 사람들로 난리 통인 카불 공항에서 한 부부가 잃어버린 아기의 사진이 아프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슬픔을 주고 있다. 현지매체 아스바카뉴스는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한 부부가 전날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잃어버린 아기를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이 아기는 나이가 7개월가량 된 것으로 추정됐다.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 속 아기는 파란색 직사각형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겨 울고 있었다. 아기는 아직까지 부모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바카뉴스는 18일 아기를 찾았느냐는 누리꾼 질문에 "아직 못 찾았다"라고 답했다. 부부가 아기를 잃어버린 16일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엔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활주로에까지 몰렸고 한때 공항 운영이 중단됐다.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떨어지면서 사망하는 사람도 나왔다.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은 아직 미군이 통제하는 아프간 내 마지막 장소로 탈레반을 피해 아프간을 떠나려는 사람이 몰려들고 있다. 여권이나 비자가 없으면 공항 근처에 오는 것도 금지된 상황이지만, 일말의 희망을 품은 아프간인들은 계속 공항으로 향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우선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들이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모습이 알려지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환기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9월 시리아 난민인 어린이 아일란 쿠르디가 터키 해변에서 익사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각국 언론에 보도되면서 시리아 내전의 심각성이 환기됐다. -
최태호 주아프간대사 "총성과 헬기…전쟁같은 상황이었다"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1.08.18 20:39:47“우방국 대사관에서 긴급 탈출하라고 공지가 와서 상황이 심각하다 판단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 우방국 대사들과 통화했는데 일부는 받지 않았고, 연결이 된 분들은 대부분 급하게 공항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최태호 주아프가니스탄 한국 대사는 18일 오전 10시(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외교부 기자단과 화상 인터뷰에 응하면서 “옷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양해를 구했다. 헬기에 탑승하기 위해 소지할 수 있는 가방의 규격이 30㎝×30㎝×20㎝로 정해져 양복을 챙기지 못했다는 거이다. 최 대사는 지난 15일 오전 11시 30분께 사설 경비업체로부터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 부대가 수도 카불에서 겨우 20분 정도 떨어진 곳까지 진입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우방국 대사관에서 ‘당장 철수하라’는 권고가 나왔고,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현지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한국 대사관의 철수를 지시했다. 최 대사는 “철수 결정 후 기본 메뉴얼에 따라 대사관의 주요 문서를 파괴하고 보안 자료도 파괴하고 모든 직원들이 개인별로 짐을 싸도록 지시해서 신속하게 준비를 끝냈다”고 설명했다. 아프가니스탄은 분쟁 지역으로 대사관 내 필요한 물품만 배치된 채 직원들 모두 군인처럼 늘 퇴각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의 수도 카불 장악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 최 대사는 “대부분 9월 1일 이후 함락될 것이라고 많이 예상했으나 8월 둘째 주에 긴급하게 우방국 대사관 회의가 소집됐다”며 “그때 8월 30일 이전에라도 철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오는 19일이 이슬람 축일로 탈레반 부대가 종교적 성과를 위해 공격을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공항까지 가는 길이었다. 다행히 한국 대사관은 유사시 군용기 등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미국과 양해각서(MOU)을 체결한 상태였다. 이에 대사관 공관원들은 미 대사관까지 차로 5분을 달려갔고, 곧장 헬기를 타고 카불 군용공항으로 향했다. 이때 아프간 군중들도 탈출을 위해 민간공항 활주로에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었다. 카불 공항은 철조망 하나 없이 민간 공항과 군용 공항이 붙어 있는 구조다. 이날 저녁 철수하려는 각국 대사관 직원들과 국외 탈출을 시도하는 아프간 국민들로 인해 이내 아비규환의 현장이 됐다. 대사관 직원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업을 하는 마지막 교민 1명과 함께 탈출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해당 교민은 현지 사업 때문에 좀더 남기로 결정한 상황이었다. 최 대사는 “다른 대사관 직원들과 미국 시민권자들이 계속 수속하고 군용기가 떠나 교민을 무작정 기다릴 수 없었다”면서 “직원들은 일단 철수하고 저를 비롯한 3명이 남아 교민을 계속 설득해보겠다고 본부에 허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직원들도 공습경보로 비행기가 지연된 끝에 현지 시간 오후 7시께 이륙할 수 있었다. 최 대사는 “이날 밤 계속 총소리가 들리고 우방국 헬기가 공항을 맴돌았다"며 "아프간 군중들은 민간공항 활주로를 점거하고 항공기에 매달렸다. 전쟁과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다음날인 16일 최 대사와 공관원들은 사업을 양도하고 온 교민과 함께 군 수송기에 올랐다. 최 대사는 “큰 수송기였고 똑같이 모두 다 바닥에 앉았다. 옛날 배를 타듯이 오밀조밀 모여 앉는 비행기였고 탑승자 대부분은 미국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아프가니스탄에 남은 한국인은 없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 부대가 카불 시내에 검문소를 세워 보행자들을 검색하고 아프간 정부 공무원들의 집을 수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겁에 질린 사람들은 집 지하실에 숨어있거나 계속 도망을 다니는 상황이다. 탈레반이 20년 만에 재집권한 만큼 현재 아프간 인구 대부분이 탈레반의 통치를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다. 이에 따라 이들이 본보기로라도 잔혹하게 통제될 것이란 우려와 지난 20년 동안 인권 교육을 통해 인식이 높아진 국민들이 거세게 저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 대사와 2명의 공관원은 당분간 카타르 대사관에서 업무를 이어가면서 현지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최 대사는 “향후 아프간 정권 수립이 어떻게 되는지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면서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에 참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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