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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범퍼카 타고 승리 자축…아프간 국민 '필사의 탈출'과 대조
국제 국제일반 2021.08.18 07:30:00미군·국제동맹군이 철수한 뒤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잡은 탈레반이 수도 카불의 놀이동산에서 범퍼카와 회전목마를 타며 승리를 자축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공개됐다. 17일 트위터 등 SNS에 공개된 동영상에는 카불의 한 놀이동산에서 탈레반 병사 한 무리가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이 담겨있다. 소총을 손에 쥔 채 범퍼카를 타며 웃는 동영상과 회전목마를 타고 아이들처럼 즐거워하는 모습이 동영상에 담겼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탈레반의 카불 진군 후 필사적으로 탈출하려고 공항에 몰려든 시민들과 너무 대조적", "최근에 촬영된 동영상이 맞느냐.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탈레반이 원했던건 놀이동산에서 공짜로 놀이기구 타는 거였냐"는 조롱의 댓글도 올라왔다. 해당 동영상은 카불 주재 로이터통신 기자 하미드 샬리지가 올렸으나, 촬영된 시점과 놀이동산의 정확한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동영상은 빠른 속도로 SNS에 퍼졌고, 인디아투데이 등의 매체는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다음 날 병사들이 카불의 놀이동산에서 즐기는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아수라장'이 된 카불 공항의 모습을 같이 전하며 "주로 미군과 국제동맹군이 아프간에 주둔할 때 통역, 정보원 등으로 협조했던 아프간인들이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
대통령도 등진 아프간…목숨 걸고 자리 지킨 이들
사회 피플 2021.08.17 18:25:12“탈레반의 카불 함락 이후에도 아프가니스탄에 머물며 구호 활동을 계속하겠습니다.”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아프간에서 만약 목숨을 부지한다면 내 딸과 같은 수백 만 소녀들을 위해 싸울 것입니다.” (랑기나 하미디 아프간 정부 교육부 장관) 20년 만에 다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까지 점령하면서 대통령마저 해외로 달아나는 등 탈출 러시가 계속되고 있지만 죽음을 무릅쓰고 자신의 자리를 꿋꿋이 지키는 이들도 있다. 생명과 인권 수호를 위해 아직도 아프간을 떠나지 않고 있는 정치·문화 등의 일부 지도자와 구호 단체들이 그 주인공이다. 16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매체 더내셔널에 따르면 세이브더칠드런과 의료 지원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 유엔난민기구와 유니세프 등 과거 7~8년간 아프간 분쟁 지역에서 도움을 준 민간·국제 단체 활동가들은 탈레반 치하에서도 계속 아프간에서 구호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아프간 내 5곳의 외상 센터에서 진료를 계속하고 있고 현장 사무실에 응급 외상 부서도 신설한 상태다. 현지에서 식수와 위생 용품을 제공하고 있는 ‘자비군단(Mercy Corps)’ 책임자인 람 크리샨은 “상황이 악화돼 예측할 수 없지만 안전하다면 카불에 계속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의 ‘표적’이 된 여성 지도자들 중 일부도 잔류를 택했다. 인도 매체 더뉴스미니트에 따르면 아프간영화협회의 첫 여성 회장인 사흐라 카리미 영화감독은 공개서한을 통해 아프간의 비극에 대해 국제사회가 더 이상 침묵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편지에서 “탈레반이 ‘올바른’ 옷을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성들의 눈을 도려내는 등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며 “우리에게 시간이 거의 없다. 세상이 아프간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아프간 첫 여성 시장인 자리파 가파리 마이단샤르 시장 역시 영국 아이뉴스와 스마트폰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들이 와서 죽일 날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가족을 떠날 수 없다. 내가 갈 곳은 없다”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 최초의 여성 교육부 장관인 하미디도 자리를 지켰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그는 탈레반이 카불로 진격한 지난 15일 집무실로 출근해 대통령마저 줄행랑을 친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BBC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열한 살짜리 딸이 있다. 나도 아프간의 모든 어머니가 가진 두려움을 느낀다. 내 딸은 자신이 꿈꾼 미래를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프간 주재 영국대사인 로리 브리스토 경도 자국민 탈출을 돕기 위해 잔류 대열에 합류했다. 브리스토 대사는 원래 14~15일께 아프간에서 탈출할 계획이었지만 4,000여 명의 영국인 및 주재원 관계자들의 대피를 위해 지금껏 카불 공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 등 해외 매체들은 브리스토 대사가 올 6월 카불에 파견된 신임 대사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뒤에 남겨질까 두려워하는 상황에서 그의 희생이 빛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
'혼돈의 아프간'…이해관계 따지는 주변 열강들
국제 정치·사회 2021.08.17 17:49:25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에 점령되는 급변 사태를 겪으면서 주변 열강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유럽은 당장 하루에 수만 명씩 쏟아지는 아프간 난민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는 반(反)서구 인식 확산으로 아프간이 다시 ‘테러의 온상’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힘의 공백’ 상태가 된 아프간에서 세 확장에 나섰다. 지난 19~20세기 영국과 옛소련에 이어 이번에 미국까지 물러나면서 ‘제국의 무덤’이 된 아프간에 또다시 열강이 몰려드는 모양새다. 유럽 ‘시리아 난민 사태' 재연 우려 유럽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는 것이고 중장기적으로 탈레반 정권이 테러집단화하는 것이다. 당장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6일(현지 시간) “아프간 사태를 논의할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탈레반을 정상 국가로 인정해야 할지 여부와 함께 아프간 난민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찾자는 취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현지 채용인 등 1만 명에 달하는 민간인을 아프간에서 구조하겠다”고 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아프간이 또다시 테러의 성지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2015년 ‘시리아 난민 트라우마’가 크다. 당시 내전으로 시리아에서는 1,0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고 유럽에도 130만 명을 넘는 난민이 유럽 입국을 신청했다. 국제구조위원회(IRC)에 따르면 아프간 인구(3,983만여 명) 절반가량인 1,80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미군 철수가 단행된 5월 이후 25만 명이 아프간에서 빠져나갔다는 유엔의 통계도 있다. 탈레반이 과거처럼 공포 정치를 편다면 아프간 인구 중 상당수가 난민 신분으로 유럽 등 주변국으로 몰려들 여지가 있다. 현재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심각하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특히 아프간에서 2차 백신 접종까지 마친 사람의 비중은 0.6%에 불과하다. 코로나19에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 인도적 지원으로 탈레반 정권의 관리를 도모해야 하지만 동시에 코로나19 확산 속 난민 수용이라는 난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데이비드 밀리밴드 IRC 대표는 “독일과 프랑스 모두 큰 선거를 앞두고 있어 (난민 수용에 대한) 자국 여론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러, ‘美 공백’ 아프간 호시탐탐 노려 중국 정부는 이미 탈레반 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발 빠르게 접촉하고 있다. 중국의 기민한 반응은 아프간 정세 불안을 틈타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분리독립 바람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탈레반이 신장위구르 분리독립 단체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의 테러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작동했다. 미군 철수에 따른 아프간 공백 상태를 국제정치적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도 감지된다. 실제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말 톈진에서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회담했다. 특히 왕 부장은 16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아프간 연착륙을 위해 미국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며 중국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옛소련 시절 아프간을 침공했다가 호되게 당한 러시아는 일단 미국을 등에 업었던 이전 정부보다 탈레반에 더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실제 러시아는 각국 대사관이 서둘러 폐쇄 및 이전 결정을 내리는 와중에도 자국 대사관을 정상 운영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도 체첸 등지에서 이슬람 무장 조직의 분리독립주의가 발흥할 것을 우려한다. 한편 탈레반은 카타르 도하에서 새로운 정부 구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마저 탈레반 정권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이 정부를 인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만큼 탈레반의 행보가 주목된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글로벌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바이든 “국익없는 아프간 전쟁, 철군 결정 후회 안해"
국제 정치·사회 2021.08.17 17:43:53조 바이든(사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사태와 관련해 “아프간 전쟁을 종료하기로 한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결정을 분명히 지지한다”며 “아프간에서 미국의 임무는 국가 재건이 아닌 테러 대응이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아프간 정부가 포기한 전쟁에서 미군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국익이 없는 곳에 머물며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이전의 협상안을 고수할지, ‘세 번째 10년’ 전쟁을 위해 수천 명의 미군을 추가로 아프간에 보낼지를 놓고 고민했지만 추가 파견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다른 대통령에게 결정을 맡기는 것보다 아프간에서의 좋지 못한 결과에 대한 비판을 떠안겠다”고도 했다. 아프간 붕괴도 아프간 정부의 책임이라고 잘라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이 포기하고 해외로 도피했다”며 “미국으로부터 수천억 달러를 받은 군부가 무기를 내려놓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아프간 정부가 20년에 걸친 미국의 지원과 훈련을 받은 지금 탈레반에 효과적으로 저항할 수 없다면 미군을 20년 더 주둔시킨다고 해도 가능할 것 같지 않다”며 “아프간 정부가 가만히 있는데 미군에 발 벗고 나서라고 명령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
페이스북, 탈레반 테러단체 지정…계정·콘텐츠 삭제
사회 사회일반 2021.08.17 15:49:29페이스북이 탈레반을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탈레반을 홍보하거나 지지하는 콘텐츠를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의 애덤 모제리 대표는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은 페이스북의 위험조직 목록에 오른 단체라면서 탈레반을 대변하거나 홍보하는 그 어떤 콘텐츠도 금지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자사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플랫폼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서 탈레반 관련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삭제하고 있다. 탈레반은 그동안 지지자 확보와 자신들의 이념 홍보를 목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해왔다. 특히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페이스북의 인스턴트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페이스북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이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왓츠앱이 아프간의 금지된 조직들과 관련 있는 계정들에 대해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조치에는 계정 삭제도 포함된다고 페이스북 대변인은 덧붙였다. 탈레반이 각종 성명과 입장 발표에 활용해온 트위터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위터의 규정에 따르면 테러리즘이나 시민에 대한 폭력행위를 조장하는 단체는 트위터 계정이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트위터도 조만간 탈레반 계정을 삭제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탈레반의 트위터 사용에 관한 질문에 트위터 측은 폭력조직이나 온라인상 증오행위에 관한 자사 정책이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탈레반을 어떻게 분류하고 있는지는 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에머슨 브루킹 수석연구원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조만간 내릴 결정들이 탈레반의 지배 아래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아프간을 봐라” 위협에…대만 “우리는 다르다” 반박
국제 정치·사회 2021.08.17 15:10:55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의 친미 성향 정부가 탈레반에 신속히 붕괴된 것을 두고 중국과 대만이 입씨름 중이다. 중국은 ‘친미의 결과가 멸망’이라며 공세를 펼쳤고 대만은 ‘대만은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공세는 관영 매체를 동원한 중국이 시작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7일 사설에서 “미국이 카불(아프간) 정권을 버린 것은 아시아 일부 지역, 특히 대만에 큰 충격을 줬다. 이제 대만도 미국을 믿을 수 없을 것을 잘 알게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환구시보는 “대만의 일부 인사들이 미국이 대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혼자만의 착각”이라며 “대만해협에서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대만의 방어는 몇 시간 만에 무너지고 미군의 지원은 오지 않아 대만은 항복할 수밖에 없으며 고관들은 비행기를 타고 도망가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만은 미국의 허벅지에 매달려 대륙(중국)에 대항하는 노선을 바꿔야 한다. 정치적인 방식으로 대만해협의 평화를 지켜야지 미국의 전략적 장기 말로 전락하면 결국 전쟁 발발의 결말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날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어제는 사이공(베트남), 오늘은 아프간, 내일은 대만?”이라는 문구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전날 신화통신은 논평에서 “카불 함락으로 미국 패권 쇠락의 조종이 울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아프간 정세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는데 우리는 아프간 인민의 염원과 선택을 존중한다”며 탈레반 정권을 사실상 승인했음을 내비췄다. 중국 공산당이 국공내전에 이겨서 현재 집권하는 것도 ‘중국 역사와 인민의 선택’이라고 주장하는데 이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즉 탈레반의 아프간 정부에 대한 공세를 공산당의 대만 공세와 비슷하게 보고 있는 셈이다. 대만에서도 아프간 정부의 신속한 붕괴는 논란이 되고 있다. 다만 대만에서는 미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대만은 다르다’는 자신감이 공존하고 있는 모양세다. 17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야당인 국민당 당적의 자오사오캉 BCC 라디오 방송국 사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며 “대만은 중국과의 전쟁과 평화 사이에서 명확히 생각해야 하며 미국에만 기대면 아무 일도 없을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전쟁을 해야 한다면 지금처럼 ‘미국에 의지해 모든 것이 태평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쑤전창 대만 행정원장(총리)은 “아프간의 정세가 어지러운 것은 내부 정세가 먼저 어지러웠기 때문”이라며 “내부의 안정과 질서가 유지된다면 대만을 침략하려는 어떠한 무력에도 대항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랴오훙샹 전 국방대학 교수도 “대만은 아프간이 아니다”고 지적하며 나토, 한국, 일본, 발트3국, 폴란드 등의 국가안보 전략이 모두 미국과 함께 하는 것이라면서 “대만은 당연히 미국 쪽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아프간 필사의 탈출…발디딜틈 없는 美수송기
국제 국제일반 2021.08.17 14:36:19탈레반에 넘어간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는 아프간인들이 대형수송기에 발 디딜 틈 없이 앉은 안타까운 모습이 공개됐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은 전날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아프간인들을 태우고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까지 운항한 미공군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 내부를 촬영한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에는 아프간 민간인인 수백 명이 수송기 내부를 꽉 채워 앉아있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탑승 인원은 800명으로 알려졌다가 추후 640명으로 확인됐다. C-17 수송기는 최대 77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대형수송기이지만 이처럼 많은 인원이 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제조사인 보잉사가 제시한 공식 최대 탑승 인원은 134명이다. 미군도 600명이 넘는 아프간인이 수송기에 타는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관계자는 "아프간인들이 반쯤 열린 수송기 후방 적재문으로 자신을 밀어 넣었다"면서 "강제로 내리게 하는 대신 데리고 가기로 승무원들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
탈레반, 아프간 점령 이틀째…공포정치 본격화
국제 국제일반 2021.08.17 11:35:27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지 이틀째인 16일(현지시간) 본격적인 공포정치가 시작됐다. 남은 아프간인들은 숨죽인 채 하루를 보냈다. 영국 가디언은 "아프간이 탈레반에 완전히 지배된 첫날인 이날 수도 카불에서는 탈레반 조직원들이 경찰차를 탈취해 순찰하는 가운데 거리에서 여성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탈레반 조직원들이 카불 거리를 장악하고 정부관리 집과 사무실, 언론사를 수색하면서 공포와 두려움이 퍼졌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카불을 장악한 뒤 곳곳에 검문소를 세우고 아프간 경찰과 미군이 버린 차를 탈취해 탈레반 깃발을 달고 타고 다니며 순찰하고 있다. 터번을 두른 탈레반 조직원들은 행인들의 휴대전화를 검사해 정부와 일한 흔적이 있는지, '이슬람적이지 않은' 자료가 있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탈레반은 호텔 등에 쳐들어가 '불시검사'를 벌이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과 캐나다 이중국적자인 로지나란 이름의 여성은 남편과 머무는 호텔 방에 탈레반 조직원들이 호텔관리인과 함께 찾아와 짐을 뒤지고 여권을 확인한 뒤 둘이 무슨 관계인지 물었다고 WSJ에 말했다. 로지나는 혼인 증명서를 요구하는 탈레반 조직원에게 남편이 "독실한 이슬람신자는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다"라고 항의했다가 폭행당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가택침입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한 여성 정치인은 자신의 집에 탈레반 조직원들이 들이닥쳐 경비들을 무장해제하고 집 밖에 나가지 못하게 지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20대 여성 공무원은 탈레반 조직원들이 아파트 입구에 모여있어 모든 문을 잠그고 정부에서 일한 자료를 전부 소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을 다녔던 기록만큼은 남겨뒀다면서 "과거 내가 힘들게 이룬 일을 모두 태워버리고 싶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탈레반은 여성이 교육받는 것을 금지한다. 탈레반 지도부는 '정상적인 수권세력'처럼 보이고자 노력하며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여성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가디언은 여성들이 부르카로 전신을 가리지 않았다거나 남성보호자와 동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탈레반 조직원에게 폭행당할까 두려워 집에 머문다고 보도했다. 지도부가 부르카 착용과 관련해 아직 지침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이날 카불 서부지역 한 모스크에서 탈레반 조직원들이 여성에게 부르카나 히잡을 착용하라고 강요하는 방송을 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또 무장한 탈레반 조직원이 부르카로 신체를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식료품을 구하러 집 밖에 나온 여성을 위협해 다시 들여보내는 모습이 포착됐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20년간 부르카 없이도 살 수 있었던 카불의 여성들 다수가 현재 부르카가 없어 이를 구하느라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이 점령지에서 여성을 조직원과 강제로 결혼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여성들의 두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프랑스24 방송은 "탈레반이 집마다 찾아다니며 조직원들과 결혼시킬 12~45세 여성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는 보고가 여러 건 있다"라고 보도했다. 카불에 남은 '자유유럽방송' 소속의 한 기자는 트위터에 "아프간 언론도 탈레반화되고 있다"라면서 "대부분 방송이 오늘 아침부터 여성 아나운서를 출연시키지 않고 음악을 틀지 않는다"라고 남겼다. 현재 아프간 방송에선 뉴스와 드라마가 사라지고 광고 없는 종교프로그램만 방영된다고 한다. 카불 상점가에선 여성이 모델인 광고사진을 떼어내거나 페인트로 덧칠해 가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
아프간 체류 마지막 한국인도 무사히 철수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1.08.17 10:53:52외교부가 17일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재장악한 아프간에 남았던 우리 국민 마지막 1명까지 무사히 출국했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현지에 남은 주아프가니스탄 대사에 따르면, 우리 공관원 3명과 공관원 보호 하에 있던 우리 국민 1명이 탑승한 중동 제3국행 항공기가 한국 시각 오전 9시경 이륙했다. 앞서 우리 국민은 전날 아프간에서 철수하기 위해 미군 수송기에 탑승했지만 활주로에 아프간인들이 몰리면서 실패한 이후 이날 공관원 3명과 함께 공항에서 대기하다가 출국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불 국제공항은 탈레반이 20년 만에 재집권 시도에 성공한 이후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시민들이 대거 몰리면서 '아비규환'을 겪고 있다. -
탈레반에 함락된 카불, 음악 끊기고 상점 폐쇄…공항 가는 길은 '대탈출' 행렬
국제 국제일반 2021.08.17 09:48:36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함락된 지 이틀째인 16일(현지시간) 곳곳에서 총을 든 대원들을 볼 수 있는 가운데 조용한 하루를 맞았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이들 대원은 이전까지 군경이 있던 검문소를 꿰차고 교통 통제, 차량 수색을 했으며, 특히 군경이 소유했던 차량을 집중 검문했다. 탈레반은 이들 차량을 속속 몰수하고 있는데, 그사이에 약탈범에게로 흘러 들어간 차량을 찾아내기 위해서라고 BBC는 전했다. 검문을 거쳐 시내로 들어서면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오히려 탈레반이 카불을 접수한 전날보다 더 조용해졌다고 BBC는 설명했다. 도로에 차량이 줄었고,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다. 거리를 걸어가는 여성이 간혹 보이기는 했으며, 탈레반은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이전까지 음악이 흘러나오던 호텔에서 더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직원들은 긴장한 모습이었다. BBC 취재진은 "도시는 여전히 움직이는 중"이라며 "놀랍게도 탈레반 대원들에게 '안녕하세요' '행운을 빕니다'라며 인사말을 건네는 주민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취재진은 그러면서 "탈레반 대원들도 기쁜 것처럼 보였고, 이들 중 일부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었다"면서 "대통령궁에서는 탈레반 대원들이 취재진의 입장을 차단했는데, 친근하게 대하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카불 공항으로 가는 길목에서는 "대재앙"이 벌어지고 있다. 2㎞ 남짓한 길을 따라 어린이를 데리고 가는 가족, 청년, 노인이 기나긴 행렬을 이뤘고, 이들은 걸어가다가 길 한복판에서 대기하기를 반복했다. 공항 주위에는 이미 1만명 이상이 몰려가 있는데, 입구에서는 중무장한 탈레반 대원들이 허공으로 총을 발사하며 해산을 시도했다. 이 때문에 담벼락에 올라타고, 철조망을 넘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공항 안에는 수천명이 모여있으며, 대부분 탑승권이나 여권 없이 공항에 온 사람들로, 일단 아무 비행기에라도 올라타면 다른 나라 어디라도 갈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BBC는 전했다. 하지만 공항 당국자들은 이미 사라져버렸으며, 어린이, 여성, 장애인을 포함한 이들에게 물이나 음식이 제공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
바이든, "아프간전 종료 후회 없다"
국제 국제일반 2021.08.17 06:04:14조 바이든(사진) 미국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 16일(현지시간) “후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간에서 미국의 임무는 국가 건설이 아닌 테러 대응이었다”며 “미국 철수를 통해 아프간 전쟁을 끝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아프간 정부가 포기한 전쟁에서 미군이 희생돼선 안 된다”며 “미국의 국익이 없는 곳에서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프간 전역을 재장악한 탈레반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신속하게 대응에 나서겠다”고도 경고했다. 이는 아프간이 탈레반에 함락된 후 처음으로 나온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이다. 휴가를 위해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던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사태가 터지자 대국민 연설을 위해 백악관에 일시 복귀했다. -
바이든 “아프간전 명분 없어…철군 결정 후회없다”
국제 정치·사회 2021.08.17 06:04:06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함락 사태와 관련해 명분이 없는 전쟁이라며 철군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서 기울이겠다고 했다.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의 임무는 국가 건설이 아닌 테러 대응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내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를 위한 좋은 시기가 없음을 20년 만에 어렵게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미국의 대통령”이라며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공격에 맥없이 무너지고 카불 공항이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시민들로 혼란사태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탈레반의 공세에 대해 “사실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진행됐다”며 판단에 실수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아프간 정부가 포기한 전쟁에서 미군이 희생돼선 안 된다”며“ 미국의 국익이 없는 곳에 머물며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다만,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이 미국을 공격하면 신속하게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휴가를 위해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던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 철수로 아프간이 탈레반 수중에 들어가자 대국민 연설을 위해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
아프간·중국·테이퍼링 악재에도 다우 0.31%↑ 사상 최고치 [데일리 국제금융시장]
증권 해외증시 2021.08.17 05:25:10아프가니스탄을 둘러싼 지정학 리스크 고조와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공식발표할 것이라는 악재에도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상승, 최고치를 기록했다. 16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와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0.02포인트(0.31%) 상승한 3만5,625.4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은 11.71포인트(0.26%) 오른 4,479.71에 마감한 반면 나스닥은 29.13포인트(0.20%) 하락한 1만4,793.76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시장에는 다양한 악재가 쏟아졌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고 카불 공항이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이들로 혼란스럽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의 7월 소매 판매가 전년 대비 8.5%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시장 예상치(11.5%)를 크게 밑돌았다. 또 연준이 9월에 테이퍼링을 공식 발표하고 연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 때문에 다우와 S&P는 장초반 하락세를 보이다가 이후 상승 마감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한때 연 1.259%까지 떨어졌다. 7월 소매판매 지표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이중 테이퍼링의 경우 이미 가격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으며 실제로 매입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해야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배런스는 “다양한 뉴스가 시장을 혼란스럽게 했지만 논리적인 시장 움직임은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는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과 아프간의 지정학적 리스크게 따른 수요감소 우려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의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15달러(1.7%) 하락한 배럴당 67.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中, 탈레반 정권 승인…'일대일로'로 영향력 키울 듯
국제 정치·사회 2021.08.16 21:06:33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점령한 지 하루 만에 중국이 사실상 탈레반 정권을 승인했다. 중국은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추진 구상을 밝히며 차이나머니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6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아프간 정세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는데 우리는 아프간 인민의 염원과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프간 탈레반과 아프간의 각 당파, 민족을 포용하는 정치 구조가 아프간 평화 정착의 토대를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프간 인민의 선택’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중국이 사실상 탈레반 정권을 승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통 선거를 거친 적이 없는 중국 공산당도 줄곧 공산당의 집권 정당성으로 중국 역사와 인민의 선택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함께 중국은 관영 매체를 동원해 아프간에서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은 아프간 개발에 기여할 수 있으며 앞서 제안한 일대일로를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미국 등 서방인들이 도주하면서 그들이 진행한 20년간의 실험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2017년부터 아프간 정부에 일대일로 사업 참여를 요구한 바 있다. 최근 탈레반이 득세하면서 분위기는 호전됐는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달 28일 탈레반 수뇌부를 수도 베이징 인근의 톈진으로 불러 면담하기도 했다. 당장 사회 안정과 경제 재건이 시급한 탈레반으로서도 중국의 요구에 솔깃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그동안 극단적인 탈레반이 중국의 신장위구르의 독립운동을 지원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중국·아프간의 국경 통제가 가능하며 탈레반도 중국 자본으로 회유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경제 재건을 명목으로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중앙아시아로 영향력을 확대할 듯하다”고 말했다. -
‘필사의 탈출’로 아프간 카불공항 아수라장…“최소 5명 사망”
국제 정치·사회 2021.08.16 18:41:27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하자 수도 카불 공항은 필사의 탈출을 위해 몰려든 수많은 인파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수천 명의 시민들이 한꺼번에 활주로로 몰려들고 이들을 해산하려고 미군이 발포하면서 일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급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16일 톨로뉴스와 외신들에 따르면 예상 밖의 빠른 속도로 친미 성향 아프간 정부가 붕괴하고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자 카불 시민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이날 날이 밝기도 전에 수천 명의 시민이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공항으로 몰려들었다. 트위터 등 SNS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끝도 없이 많은 시민이 뛰는 모습이 담겼다. ‘탕, 탕’하는 총성이 산발적으로 들리는 가운데 아이를 업거나 안은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내달린다. 게시물 작성자는 “시민들이 패닉(공포)에 빠져 공항을 향해 달려가고 미군이 총을 발사했다. 이런 모습을 보는 게 정말 슬프다”고 적었다. 또 다른 동영상에는 기관총을 난사하는 소리와 함께 시민들이 공항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항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시민들이 활주로를 장악하고 문이 열린 여객기 안으로 밀고 들어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어떻게든 여객기에 타려고 탑승 계단에 거꾸로 매달린 시민들의 절박한 모습도 보였다. 밀려든 인파로 도저히 여객기가 뜰 수 없게 되자 공항 당국은 모든 민항기의 운항이 중단됐다고 이날 오후 발표했다. 아울러 아프간 항공 당국은 카불 영공 통제가 군에 넘어갔다며 항공기 노선 변경을 권고했고, 이미 유나이티드항공 등 여러 외항사들은 아프간 영공을 피하기 위한 항로 조정에 나섰다. 특히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미군의 발포로 공항에서 아프간인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보안군 소식통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SNS에는 “미군이 카불 공항에서 질서 유지를 하려고 발포하는 바람에 민간인이 죽었다”는 글과 함께 여성을 포함한 여러 명이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한 미국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공항에 몰려든 군중이 통제불능 상태였다. 발포는 혼란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카불 공항에서 최소 5명이 숨졌는데 미군 발포 때문인지 (인파에) 깔려 죽었는지 모르겠다”는 목격자 증언도 전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적어도 3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공항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아프간에 머물기로 결심한 사람은 모두 카불 공항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용한다. 민간인은 해치지 않는다”는 발표를 내놨다. 카불 공항에서의 혼돈을 두고 많은 이들이 1975년 남베트남 패망 직전 당시 ‘사이공 탈출’을 떠올렸다. 카불 시내를 빠져나가는 차량 행렬로 도로 곳곳이 꽉 막힌 영상도 잇따라 올라왔다. 앞서 거점 도시가 탈레반 수중으로 넘어가자 안전한 수도로 도망 왔던 피란민들의 경우 더는 갈 곳이 없다며 자포자기 상태가 됐다.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를 구성하겠고 약속했지만, 과거 탈레반이 통치했던 5년 동안 극단적인 샤리아(이슬람 율법) 적용을 경험했던 시민들은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다. 탈레반 통치 당시에는 음악,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가혹한 벌도 허용됐다. 게다가 수도 카불 시민들은 그동안 미군과 국제동맹군, 국제 NGO단체와 협업하거나 외국인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한 경우가 많아 탈레반이 ‘부역자’라며 자신들을 처단할까 봐 두려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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