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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 확답커녕…"서방이 인플레 자초" 맞받아친 사우디
국제 정치·사회 2022.07.17 18:21:40원유 생산량 확대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 측으로부터 ‘증산 확답’을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는 오히려 미국 등 서방 진영의 비현실적인 탄소 중립 목표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맞서기도 했다. 산유국 증산에 따른 공급 완화를 기대했던 국제 원유 시장에서는 9월 이후 증산량을 결정할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회의(다음 달 3일 개최) 때까지 큰 변동성과 마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선 만큼 원유 증산에 대한 미국과 사우디 간의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1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3’ 정상회의에 참석해 “국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원유) 공급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데 우리는 동의했다”며 “에너지 생산 업체들은 이미 증산했으며 향후 수개월간 벌어질 일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 아랍 국가들 간의 원유 증산에 대한 암묵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뜻으로 풀이되지만 사우디의 공식 반응과는 온도 차가 컸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사우디는 이미 최대 생산능력치인 1300만 배럴까지의 증산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를 넘어서는 추가 생산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부 장관 역시 “GCC+3 회의에서 원유 관련 논의는 없었다”며 “OPEC+가 시장 상황을 평가해 적절한 생산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디 측은 오히려 유가 상승을 미국 탓으로 돌렸다. 빈 살만 왕세자는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비현실적인 에너지 정책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며 “실업률을 높이고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 정책을 세우는 등 기후변화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급속한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현 상황이 초래됐다고 꼬집은 셈이다. 2018년 미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빈 살만 왕세자가 오히려 인권 문제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CNN은 “빈 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 살해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답했다”며 “미군의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 포로 학대 사건과 팔레스타인계 미국 언론인인 시린 아부 아클레 기자 피격 사건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미군 역시 수감자를 학대하는 등 인권 문제가 상당한데도 자신만 몰아세우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유가 문제와 함께 주력해온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의 안보 협력 역시 빛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 미국 매체들의 평가다. 외신들은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이 원유 증산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경기 침체 우려로 하락세를 보여온 서부텍사스산원유(WT)와 브렌트유 가격은 산유국 증산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며 이날 2% 안팎 상승했다. 다만 공개되지 않은 내용이 있는 만큼 다음 달 OPEC 회의를 여전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두 정상이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비공개 합의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
'쌍高'에 돈줄 마르는 기업…"투자보다 현금"
산업 기업 2022.07.17 18:11:54급격히 얼어붙는 글로벌 경제 상황 속에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투자를 대거 미루거나 재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고금리 등의 복합 악재로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서다. 이들 기업의 투자 보류는 중소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경기 침체→투자 보류→고용 감소→경기 침체라는 악순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기업들은 경영 환경 급변에 대응해 하반기 경영 전략 재검토에 속속 나서고 있다.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3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지난해 세웠던 투자 계획들이 어느 정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원자재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원래 투자를 계획했던 것과 잘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2026년까지 247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SK그룹의 계획에 대해서는 “안 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이자가 계속 올라가는 만큼 전략·전술적 형태로 투자를 지연하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1조 7000억 원 규모의 미국 배터리 공장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면서 당초 예상했던 투자 규모가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국내 5대 그룹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은 어려운 시기”라며 “선택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신중한 투자 집행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건립한다고 발표한 기업들도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상위 20대 기업의 재고자산은 올 1분기 20조 원 이상 급증했으며 기업들은 미래의 불확실성과 금리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현금성 자산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하반기에 투자를 늘리기보다 더 줄이겠다는 분위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10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국내 투자 계획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28%는 “상반기 대비 투자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들이 투자를 더 줄이면 국내 경기 활성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
1000兆 투자 외쳤지만…경영 시계제로에 "설비증설 재검토"
산업 기업 2022.07.17 18:04:46#. 국내 제지 업체 A사는 올해 집행하려던 투자 방침을 전면 보류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당초 올해부터 3년간 신규 설비를 들여 회사의 덩치를 키우기로 하고 본사 인근에 대규모 부지까지 확보해둔 상태였지만 수입 원자재와 전기·가스 가격 급등,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투자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이 당분간 계속된다는 가정을 하고 있다”며 “투자를 줄이고 대신 최대한 원가를 절감하는 방향으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는 것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경영지표가 악화 일로로 치닫는 글로벌 경제 환경 때문이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의 영향으로 가계 실질소득이 줄면서 제품을 구입할 수요가 크게 줄었고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제조 비용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도 고금리·고환율 등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미국 등 해외투자 재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올라 투자 비용 2조 증가…삼성·현대차도 ‘고민’=국내 10대 그룹은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1055조 원에 달하는 향후 5년간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 450조 원, 현대차 63조 원, SK 247조 원, LG 106조 원, 롯데 37조 원 등 ‘통 큰’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최근 완전히 달라진 글로벌 경제 상황으로 모든 계획을 원점부터 다시 세워야 할 형편이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1조 7000억 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다시 살펴보기로 했고 SK그룹도 투자 시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삼성전자와 조지아주 서배너에 55억 달러 투자 계획을 세운 현대차는 아직 계획대로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연초 대비 투자 비용이 2조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는 괜찮다고 해도 계획 대비 비용 증가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면 투자 규모나 시기 등의 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 실제로 기업들의 각종 경영 환경은 악화할 대로 악화한 상태다. 원·달러 환율은 1320원대까지 치솟았고 한국은행의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2.25%로 치솟았다. 통상 환율 상승은 수출량 증대로 이어져 수출 기업에는 호재지만 최근의 환율 상승은 경기 침체와 맞물려 있어 수출 증가로 이어지기 어렵고 원자재 구매 비용 및 해외투자 비용 상승이라는 악영향만 미친다는 점이 문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향후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흐를 것 같고 내년에도 그렇게 될 것 같다”며 “투자를 안 할 계획은 없지만 투자 지연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롯데그룹은 14일 부산에서 신동빈 회장 주재로 첫 사장단회의를 열고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속에서 투자 계획 추진 현황을 면밀히 검토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투자가 진행 중인 상황도 있고 정무적인 문제도 연결돼 있는 만큼 주요 기업들이 발표한 투자 계획을 당장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더 이상 손해를 감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시기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는 사치…벤처 ‘투자 빙하기’로=대기업보다 경영 환경 변화에 취약한 중소기업은 위기가 더욱 심각하다. 중소기업을 비롯해 벤처 스타트업은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급등에 이어 고환율,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까지 덮치면서 ‘투자 빙하기’에 이미 들어섰다. 원자재를 장기 계약해 미리 사놓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 대부분은 최근 원자재 값 급등에 따른 손실을 그대로 떠안고 있다. 당장 눈앞의 위기를 헤쳐나가기에 급급하다 보니 미래를 위한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2년 동안 유동성 자금이 몰렸던 스타트업계 분위기는 더욱 얼어붙었다. 정보기술(IT) 관련 스타트업 B사의 경우 투자 심사가 완료돼 입금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잠정 보류한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사는 벤처캐피털(VC) 2곳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지만 지주사가 2분기부터 투자를 보류하기로 결정해 투자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을 내기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들은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이 싹을 틔워보지도 못하고 져버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식품 업계도 원자재 값 폭등에 고환율 악재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내 굴지 식품 기업인 C사는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분기 영업이익이 300억 원가량 손해가 난다고 자체 분석하고 향후 경영 계획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내수 비중이 높은 식품 업체는 치솟는 원·달러 환율이 가장 큰 문제”라며 “환율 문제에 대응하느라 비건(vegan) 식품, 케어푸드 개발 등 미래 먹거리 투자는 잠시 뒤로 미뤄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식품 업계는 비싼 달러에 대응해 유럽이나 일본에서 원자재 등을 수입할 때 일부는 달러가 아닌 유로화나 엔화로 거래하는 등 차선책을 살피고 있다. 일부 식품 기업은 통화 선도 파생상품 계약 등을 체결해 환 헤지(대비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고환율이 지속되면 환 헤지 비용이 불어나 결국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고민이다. 한 식품 기업은 올 1분기 환 헤지 관련 비용으로만 직전 분기 대비 34%가량 더 사용했다. -
'R의 공포' 덮친 수출기업…재고자산 석달새 20兆 폭증
산업 기업 2022.07.17 18:03:35국내 상위 20개 기업의 재고자산이 최근 3개월간 20조 원 늘면서 17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각 기업들의 창고에 재고가 대량으로 쌓이고 있는 셈이다. 재고가 누적되면 투자 감소→고용 감소→경기 침체→재고 누적이라는 악순환이 고리가 형성될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서울경제가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상위 20개 기업(금융사와 재고자산 5000억 원 이하 기업 제외)의 1분기 기준 재고자산을 파악한 결과 총 172조 26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2조 921억 원이었던 이들 기업의 재고자산은 3개월 만에 20조 1681억원(13.26%) 늘었다. 이들 기업의 재고자산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대체로 10% 안팎의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1년 만에 33.79%(113조 6822억 원→152조 921억 원)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첫 분기에 13% 이상 증가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이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이들 기업의 올해 재고자산은 사상 처음으로 200조 원을 넘어 230조 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고자산 증가가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매출 증가세는 재고 증가세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데 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던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1.11%, -4.63%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재고자산은 17.3%, 4.10%씩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기대감 속에 22.79%의 매출 증가가 이뤄졌지만 재고자산은 그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33.79%나 늘었다. 매출액 대비 재고자산 비율(재고율)은 2018년 10.05%, 2019년 11.92%, 2020년 13.01%, 2021년 14.18%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올해는 재고자산 증가 속도가 더욱 가파른 데다 각종 글로벌 악재로 기업 매출 증가 폭이 제한적이거나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 자칫 재고율이 20% 가까이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들 기업의 재고자산은 규모와 증가 속도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가전제품 제조사들은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큰 폭으로 쌓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지난해 출하량(2억 1353만 7000대)보다 2.22% 감소한 2억 879만 4000대로 예상된다. 반도체·배터리 업계 등도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재 재고를 대폭 늘리면서 창고를 채워가는 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41조 3844억 원이었던 재고자산이 올 1분기 47조 5907억 원으로 3개월 만에 6조 2063억 원(15.00%) 늘었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8조 9166억 원에서 10조 3926억 원으로 1조 4760억 원(16.55%)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 23.55%, LG화학 12.42%, 셀트리온 25.34%, LG전자 4.72% 등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재고자산이 이 기간 52.25%나 급증했는데 유가 급등으로 재고자산의 가치가 높아진 탓으로 해석된다. 재고자산은 경기가 좋을 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늘리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증가하고 있어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판매량이 줄고 이에 따라 재고가 늘어나는 경우 공장 가동률 하락, 실적 악화, 기업가치 훼손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나친 재고 누적은 기업의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美 기대인플레 1년來 최저…'자이언트 스텝' 힘 실리나
국제 경제·마켓 2022.07.17 17:12:51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40년래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고물가에 대한 전망이 다소 꺾였다는 의미로, ‘인플레이션 완화’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 인상 폭을 고민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운신 폭’이 조금이나마 넓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16일(이하 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가 집계한 5년 기대 인플레이션율 7월 수치는 2.8%로 전월(3.1%)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FT는 “이로써 지난해 7월의 2.8% 이후 줄곧 2.9~3.1%를 보여온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5.2%로 전월(5.3%) 대비 소폭 하락하며 2월(4.9%) 이후 가장 낮았다. 이에 따라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1%포인트가 아닌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시간대 인플레이션 기대 수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하게 만든 핵심 지표 중 하나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9.1% 올라 물가 고공 행진이 재확인되면서 연준이 더 과감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지만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낮아졌다는 것은 연준이 경기 침체를 촉발할 정도로 무리하게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을 나타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FOMC에서 금리를 0.75%포인트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은 70.9%를 기록한 반면 1%포인트 인상 전망은 29.1%로 낮아졌다. 기대 인플레이션 수치가 발표되기 이틀 전인 13일에 1%포인트 인상 전망이 무려 80.35%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1%포인트 전망은 급격히 힘을 잃은 것이다. 다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음이 여전히 큰 만큼 연준이 더욱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속속 올리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잡히는 시점은 내년은 돼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하는 것을 보고 있다. 고물가 ‘불길’에 찬물을 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총 “대우조선 불법파업에 6000억 손실…정부 개입 절실”
산업 기업 2022.07.17 13:26:13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이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의 1도크(배 건조 작업장) 무단 점거 장기화에 유·무형의 손실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정부의 신속한 공권력 집행을 촉구했다. 17일 경총은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현존하는 불법 앞에서 노사의 자율적 해결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불법행위에 따른 국민경제의 현저한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공권력 집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의 하청노조는 지난 달 22일부터 대우조선해양의 1도크를 무단 점거해 선박 건조가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하청노조는 임금 30% 인상, 집단교섭 등을 요구하고 있다. 불법 점거가 길어지면서 선박 건조와 인도가 중단되며 대우조선해양은 매일 약 316억원 규모 매출 및 고정비 손실이 발생해 현재까지 약 6000억원의 누적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이밖에 경총은 하청노조의 불법파업으로 근로자 생계 문제나 해외 선주의 불신 등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입장문에서 “도크가 마비되면서 그 피해는 원청뿐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와 근로자들에게 직격탄”이라고 했다. 해외 선주사와 신뢰관계가 중요한 조선업에서 생산차질로 선박 납기가 지연되면 국내 조선사들의 국제경쟁력에도 커다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경총은 “그간 조선업은 해운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고임금 구조로 장기간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러다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위주로 흑자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처럼 수주 회복을 한 상황에서 하청노조의 불법점거로 수년 간 적자에 시달리던 대우조선해양의 경영회복 가능성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수출 전선 초비상…한은, 美·中·EU 경기 침체 가능성 제기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7.17 12:00:00높은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전 세계 주요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고물가에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착륙 우려가 커졌고, 유로지역도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마저 ‘V자 회복’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리 경제 버팀목이 수출이 꺾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7일 한국은행 조사국은 ‘미국과 유로지역 경기침체 가능성 점검’을 통해 “미국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과 유로 지역의 ‘테일 리스크(Tail risk)’ 현살화에 대한 우려가 점차 확대되는 등 글로벌 경기 리스크가 높다”고 밝혔다. 테일 리스크는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현실화되면 충격이 큰 위험요인을 말한다. 천연가스발(發) 경기침체는 유로존을 포함한 거대 내수시장인 유럽연합(EU)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미치면서 우리 수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장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든 가운데 2분기까지 연속으로 감소하는 기술적 경기 침체 발생 가능성을 보는 기관이 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금리 인상 사이클은 경기 선행지표가 확장 국면에서 시작됐는데 이번에는 선행지표 하락과 함께 진행되는 만큼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증폭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유로지역 역시 러시아의 대(對) 유로 천연가스 공급 감축 규모가 커지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올해 1~4월 유로지역의 대러 천연가스 수입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9% 감소했고 재고량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유럽중앙은행은 3분기부터 에너지 수입이 정면 중단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2022년과 2023년 성장률이 각각 1.3%, -1.7% 기록할 것으로 봤다. 한은 조사국은 ‘중국 경제의 V자형 회복 가능성 점검’을 통해 대내외 여건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코로나 발생 초기와 같은 빠른 경기회복이 쉽지 않고 ‘U자형’의 완만한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크고 정부 수입 감소와 자본 유출 우려 확대 등으로 재정·통화정책 여력도 축소됐기 때문이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해 봉쇄조치가 다시 강화된다면 ‘L자형’ 장기 침체가 나타날 가능성도 남아있다. -
올 들어 ‘시총 1조’ 56곳 줄어…상위 10곳 시총 모두 감소
증권 증권일반 2022.07.17 11:16:16올해 들어 주식 시가총액이 1조 원 이상인 상장사가 50곳 넘게 줄어들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시총이 1조 원 이상인 상장사는 총 232곳으로, 지난해 말보다 56곳 줄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217곳에서 191곳으로,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71곳에서 41곳으로 감소했다. 시총을 끌어 내린 건 글로벌 고물가 발 주요국 중앙 은행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위축됐고 코로나19 재확산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물가는 하늘 높은 모르고 치솟았다. 이를 잡기 위해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 중앙 은행의 긴축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중앙 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거두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됐고 이는 곧 기업 실적 악화, 증시 부진을 불러왔다. 이달 15일 코스피는 2330.98로 마감해 올 들어 22.13%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762.39로 마치면서 같은 기간 25.84% 하락했다. 올해 시총 1조 원 클럽에서 제외된 곳은 HDC현대산업개발(294870), SK가스(018670), 롯데관광개발(032350), 하나투어(039130), 한화투자증권(003530) 등이다. 1조 원 클럽에 남은 상장사들도 몸집이 쪼그라들긴 마찬가지였다. 시총 상위 10개 기업(우선주 및 올해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 제외) 중 올해 시총이 늘어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이달 15일 기준 대장주 삼성전자(005930) 시총은 467조 4340억 원으로 올해 들어 109조 2470억 원 줄었다.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도 각각 23조 5145억 원, 1조 5978억 원 감소했다. 현대차(005380)(5조 4485억 원), 네이버(24조 1972억 원), 삼성SDI(006400)(7조 3578억 원), LG화학(051910)(7조 2710억 원), 기아(000270)(1조 2566억 원), 카카오(035720)(18조 9599억 원) 등도 모두 큰 폭으로 시총이 줄었다. 시총 1조 원 클럽을 이탈하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한 차례 더 하락 구간을 맞이할 가능성을 고려해 주식 매수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재현·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주식은 분명 바겐세일 가격권에 있다”면서도 “물가를 잡으려면 실업률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는 중앙은행의 강한 동기와 그 결과를 감내할 의지가 끊임없이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모습의 침체가 오는지와 상관없이 확실한 것은 실업률은 상승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때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또 한 번 낮아질 수 있다”며 “장기투자 관점에서 매수에 접근할 수 있는 구간은 적어도 실업률이 높아지는 모습을 확인한 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 침체 우려 고조…영업이익 전망치 한달 사이 3% ‘뚝’
증권 증권일반 2022.07.17 11:03:25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지며 코스피 상장사 실적 전망도 속속 현실화하고 있다. 한달 사이 삼성전자(005930) 실적 전망은 10%, SK하이닉스(000660)는 12%나 하락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212곳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지난 15일 기준 228조 3055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영업이익 추정치(236조 2983억 원)와 비교하면 3.4% 줄었다. 올해 순이익 추정치도 176조 5061억 원으로 한 달 새 3.3% 감소했다. 매출액 추정치는 2547조 2867억 원으로 0.5% 늘었다. 기업별로 보면 분석 대상의 절반인 106곳(적자 확대·적자 전환 포함)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보다 감소했다. 반면 85곳(40.1%)은 한 달 전보다 추정치가 증가했다.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은 업종의 실적 전망 하향이 특히 두드러졌다. 정보기술(IT) 수요 둔화 및 메모리 가격 하락 여파에 국내 증시를 이끄는 두 대형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63조 504억 원에서 56조 7260억 원으로 10.0% 하향 조정됐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16조 6064억 원에서 14조 6068억 원으로 12.0% 줄었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IT 수요 둔화 영향에 한 달 새 영업이익 전망치가 75.7%(8736억 원→2127억 원), 하이브(352820)의 경우 BTS 단체 활동 중단 여파로 20.2%(3345억 원→2671억 원) 각각 하향 조정됐다. 그 밖에 효성화학(298000)(52.2%↓), 한전기술(052690)(39.1%↓), 대한유화(006650)(20.8%↓), 넷마블(251270)(16.7%↓) 등의 실적 하향 조정 폭도 컸다. 업종별로 보면 증권 업종이 거래대금 감소와 채권 평가손실 확대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보다 5.8% 낮아졌고 조선 업종은 후판 가격과 인건비 상승, 러시아발(發) 리스크 등에 적자 폭 전망치가 확대됐다. 문제는 치솟는 물가에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의 고삐를 죄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져 하반기부터는 실적 하향 조정이 본격화한다는 점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요인에 환율이 가세하고 있어 실적이 하향 조정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경기 둔화의 모습이 구체화될수록 기업 실적의 추가 하향은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2분기까지는 실적이 양호했지만 3분기, 4분기로 갈수록 실적 둔화는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세계 유일의 상승장, 중국 주식 투자하려면 이것만은 알아야… [김광수의 中心잡기]
국제 경제·마켓 2022.07.17 09:57:28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재테크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미국을 시작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하는 고강도 긴축에 들어가면서 주식 시장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습니다. 특히 금리 인상의 파고가 본격적으로 전해진 2분기 이후 주요 증시의 지표는 암울한 수준입니다. 올해 2분기 이후 7월 8일까지 코스피가 14.8% 하락하며 동학개미들에게 좌절을 안겼습니다. 미국의 나스닥은 18.2%나 떨어졌고 다우지수의 하락률도 9.6%에 달했습니다. 상대적으로 하락률이 낮은 니케이 지수도 2분기 이후 8일 현재 4.7%의 낙폭을 보였습니다. 반면 중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2분기 이후 3.2%의 상승률을 기록 중입니다. 상승폭이 크진 않지만 전반적인 하락장 속에 눈에 띄는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 증시는 최근 '나홀로 상승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 주식시장을 불신하는 투자자들도 많겠지만 관심을 두게 된 투자자들도 늘어났습니다.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를 생각하고 계시다면 일단 중국 주식시장에 대해 알아야겠죠. 중국 주식시장은 크게 본토와 홍콩으로 구분할 수 있고. 본토는 다시 상하이, 선전, 베이징 3개 거래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상하이거래소는 1990년 12월 19일 개장해 거래를 시작합니다. 이어 이듬해 1991년 7월 3일 선전거래소가 개장합니다. 상하이거래소는 다시 A주, B주, 커촹반(科?板)으로 구분할 수 있고요. 선전거래소는 A주, B주, 중샤오반(中少板), 촹예반(??板)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베이징거래소가 본토 3번째 거래소로 문을 열고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크게 분류하면 상하이 거래소는 금융, 산업재, 경기소비재, 에너지 등의 산업 위주입니다. 4대 은행(공상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 농업은행), 대형 국유기업, 민영 대기업 등이 주로 포함됩니다. 마오타이주를 만드는 구이저우마오타이, 중국핑안보험그룹 등이 대표 기업입니다. 선전 거래소는 IT, 헬스케어, 엔터 등 최근 떠오르고 있는 신흥 산업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CATL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한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 닝더스다이, 중국 최대 감시장비 업체 하이크비전 등이 주요 상장사입니다. 중소 혁신 기업의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문을 연 베이징거래소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입니다. 촹예반, 커촹반 등을 만들며 중국판 나스닥을 지향했던 것이 모두 자리를 잡지 못했는데, 베이징거래소가 그 역할을 대신할 지 주목됩니다.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에 거래되는 주식은 A주와 B주가 있습니다. A주는 위안화로 거래되며 중국 내국인과 허가 받은 외국인 기관 투자자만 거래가 가능합니다. B주는 외국인만 투자가 가능하며 미국 달러, 홍콩 달러로 거래됩니다. B주는 내국인에게도 부분적으로 투자가 허용됐지만 쉽게 말해 A주는 내국인용, B주는 외국인용으로 보시면 됩니다. B주는 외국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만든 거지만 활성화 되지 못했습니다. 기업들이 B주 발행을 거의 하지 않아 유통 물량이 적고, 기업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2021년 말 기준, 상하이거래소의 A주 발행 기업은 1665개, B주 발행 기업은 46개였고. 선전거래소의 A주 발행 기업은 1486개, B주 발행 기업은 43개였습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상하이거래소는 A주 8072조원, B주 15조원이고 선전거래소는 A주 4215조원, B주 9조원으로 격차가 상당했습니다. 추가로 상하이거래소에는 커촹반, 선전거래소에는 중샤오반과 촹예반이 있습니다. 커촹반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계획을 직접 밝히고 2019년 7월 출범했습니다. 상장 기준이 기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완화됐고 과학기술 기업들의 상장 통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SMIC, 상하이실리콘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이죠. 선전거래소의 중샤오반은 말 그대로 중소기업들이 상장한 곳이고요. 촹예반은 중소벤처기업 전용 시장입니다. CATL이 촹예반의 대표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촹예반도 커촹반에 이어 IPO 등록제있를 시행하고 있고, 하루 주가 상하한폭도 마찬가지로 20%로 높은 편입니다. 홍콩거래소는 H주, R주로 크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H주는 중국에 설립된 기업이 홍콩의 상장한 경우를 말합니다. 자본과 기업의 등록지가 모두 중국입니다. R주는 중국 국유기업 해외법인이 홍콩 증시에 상장한 주식입니다. 자본은 중국이지만 등록지가 홍콩인 경우죠. 베이징거래소는 기존 베이징에서 운영되던 중소기업 전용 장외 주식시장인 신산반(新三板)의 핵심 기업을 옮겨와 2021년 11월 15일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신산반은 징쉬엔청(精??), 촹신청(?新?), 지추청(基??)이 있는데 이 중 가장 우량 기업인 징쉬엔청 71개사와 신규상장 10개사를 더해 81개 기업이 첫날 거래됐습니다. 베이징거래소는 투자 기간이나 거래 금액의 기준이 높은 편이고, 외국인에게는 아직까지 허용되지 않아 거래는 제한적인 편입니다. 베이징거래소는 상하한가 폭이 상하이·선전 증시의 10%, 커촹반·촹예반의 20%보다 높은 하루 30%인 것이 특징입니다. 외국인의 투자가 까다로웠던 중국 증시지만 10여년 전부터는 조건이 완화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후강퉁, 선강퉁인데요. 후강퉁은 상하이와 홍콩의 교차 거래, 선강퉁은 선전과 홍콩의 교차 거래를 의미합니다. 후강퉁, 선강퉁이라고 하면 선후(先后)를 나타내는 것이냐고 묻기도 하는데요. 상하이를 한 글자로 '후(?)', 선전은 줄여서 '선(深)'으로 표현하고 '강(港)'은 홍콩을 의미합니다. 두 지역이 통(通)한다는 것은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을 나타내죠. 후강퉁은 2014년, 선강퉁은 2016년부터 가능해졌는데요. 한국 투자자들도 상하이거래소나 선전거래소 상장 종목을 홍콩거래소를 통해 자유롭게 매매가 가능합니다. 홍콩거래소를 통한다고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별도의 등록이나 절차가 없어서 직접 상하이나 선전 증시의 종목을 사는 것처럼 느낄만 합니다. 그렇다면 성공 투자를 위한 가이드가 필요하겠죠. 그건 다음 시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
유류세 인하·국제가격 하락…국내 휘발유 가격 이달 96원↓
경제·금융 정책 2022.07.16 08:15:09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에다 국제 가격 하락세까지 더해지면서 이달에만 L(리터)당 100원 가까이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정유사들이 최근 국제 유가 하락세를 반영해 잇따라 주유소 휘발유 공급 가격을 인하하면서 당분간 국내 기름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7월 10∼1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36.1원 내린 L당 2080.7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5월 첫째 주부터 8주 연속으로 오르다가 이달 들어 유류세 인하폭 확대(30%→37%)와 국제 석유제품 하락세의 영향으로 2주 연속 내렸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직전일보다 12.8원 하락한 L당 2049.0원이었다.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추가 인하 직전인 지난달 30일(20144.9원)보다 95.9원 떨어졌다. 국내 최고가 지역인 서울의 이번주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주보다 34.9원 내린 L당 2132.9원, 최저가 지역인 대구는 44.1원 떨어진 2042.4원을 각각 기록했다. 상표별로는 SK에너지 주유소가 L당 평균 2088.5원으로 가장 비쌌고, 알뜰주유소는 2053.4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국내 경유 가격도 휘발유와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번주 경유 평균 가격은 지난주보다 27.1원 내린 L당 2123.3원을 나타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직전일보다 9.2원 내린 L당 2099.7원이었다. 경유 가격은 유류세 추가 인하 직전인 지난달 30일(2167.7원)과 비교하면 68원 떨어졌다. 최근 정유사들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을 반영해 국내 휘발유와 경유의 공급가격을 L당 100원 이상 내리기도 했다. 국내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확대 효과에다 국제 가격 하락까지 맞물리면서 국내 유가는 계속 내려갈 것"이라며 "휘발유 가격은 다음주 중 L당 2000원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주 국제 원유 가격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 우려와 국제에너지기구(IEA)·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수요 전망치 하향 등의 영향으로 지난주에 이어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이번주 평균 가격은 지난주보다 5.3달러 내린 배럴당 99.4달러를 나타냈다. 국제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주보다 13.9달러 내린 배럴당 113.1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6.9달러 하락한 배럴당 145.9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
과도한 업황 우려 줄어…외국인 '반도체 투톱' 4000억 순매수
증권 국내증시 2022.07.15 18:43:14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가 한 달 만에 6만 원 선을 탈환했다. SK하이닉스도 5%대 급등을 보이며 주가 10만 원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추락하던 반도체 주가가 크게 반등한 것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과했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가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며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에 온기를 전했다. 달러 강세로 반도체주의 수출 마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면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점도 동력을 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앞으로 경기회복에 따른 본격적인 주가 상승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500원(4.35%) 오른 6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6월 16일 6만 900원을 기록한 후 한 달(21거래일) 만에 6만 원을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5% 오른 9만 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 비중이 큰 반도체주가 살아나면서 경기 침체 우려에 짓눌렸던 코스피 지수도 전일보다 8.66포인트(0.37%) 오른 2330.9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한때 6일 이후 처음으로 2300선을 밑돌기도 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두 회사의 주가가 반등한 것은 TSMC가 전일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SMC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5341억 4000만 대만달러(약 23조 4600억 원), 순이익이 2370억 3000만 대만달러(10조 4000억 원)로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43.5%, 76.4% 증가했다고 밝혔다. 3분기 전망도 긍정적이었다. TSMC는 3분기 매출 전망을 27조 원 규모, 영업이익률은 47~49%로 제시하고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30% 중반으로 높여 잡았다. 지난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9% 상승하며 미국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들이 호조를 보인 점도 투자 심리 회복에 힘을 보탰다. AMD(1.39%), 엔비디아(1.37%), 인텔(1.34%), 마이크론(0.83%) 등 대부분 반도체 종목이 1%대 강세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TSMC 실적 서프라이즈 발표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상승하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업종 전반적으로 2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326원을 돌파하며 달러 강세가 이어졌음에도 외국인은 반도체 업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달러 강세로 전반적인 환차익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반도체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율이 올라가면 차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 3207억 원, SK하이닉스 837억 원 등 두 종목만 4044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 남는다. 6월 이후 목표 주가를 발표한 18곳의 증권사 중 15개의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내려잡았다. 키움증권은 8만 원보다 낮은 7만 3000원까지 눈높이를 낮췄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이사는 “매크로(거시경제) 이슈로 세트 출하가 예상을 밑돌며 전방 업체들의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생산 업체들의 재고도 증가하며 올해 하반기 D램과 낸드 가격의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가 이미 반도체 업황 우려를 선반영한 만큼 추가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시각도 있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각각 1.33배, 1.03배로 역사적인 저평가 수준에 들어선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실적 우려가 선반영되면서 반도체주의 주가가 과도하게 빠진 측면이 컸다”면서 “우려보다 2분기 실적이 선방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조금씩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조정으로 관련 우려는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주가가 실적을 약 6개월 선행한 선례를 고려하면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주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
커지는 R공포에도…억만장자가 담은 배당주는[서학개미 리포트]
증권 해외증시 2022.07.15 18:43:00고물가에 경기 둔화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면서 전 세계 주식 투자 ‘큰손’들이 보유한 고배당주가 주목받고 있다. 금리 인상기와 맞물려 약화되고 있는 기업 이익 체력이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배당주들의 매력이 재부각되면서다. 15일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올 들어 약세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 워런 버핏, 리온 쿠퍼맨 등 월가의 억만장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고배당주 목록을 밝혔다. 이들 중 대부분은 지난해 말부터 유가 및 원자재 급등에 힘입어 큰 폭의 이익 성장을 이룬 기업들로 올해 하락장에서도 플러스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1분기 말 기준) 가운데서는 석유 정제 업체 셰브런(CVX), 식품 기업 크래프트하인즈(KHC), 은행인 US뱅코프(USB) 등의 시가 배당률이 4%를 넘어선다. 특히 최근까지도 버핏의 꾸준한 매수세가 이어진 셰브런의 경우 지분 비중이 7.01%까지 늘어나며 상위 4위로 올라섰다. 셰브런은 30년 넘게 배당금을 연속 인상해온 ‘배당 귀족주’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1분기 이익 규모(65억 달러)가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던 셰브런의 주가는 연초 대비 13.99% 상승했다. 크래프트하인즈, US뱅코프 역시 같은 기간 주가 상승 폭이 각각 7%, 13% 수준에 달한다. 미국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리온 쿠퍼맨이 창립한 오메가 어드바이저 역시 데번에너지(DVN), 코테라에너지(CTRA), 에너지트랜스터(ET) 등 다수의 고배당 에너지주를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시가 배당률은 각각 6.8%, 7.6%, 8.1%에 이른다. 쿠퍼맨은 일찍부터 에너지주 중심의 투자 전략을 피력해왔다. 그는 유가 급등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내년 중 미국을 경기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면서도 “에너지 기업 중심의 투자 비중은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쿠퍼맨이 담은 이들 세 종목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10~35%에 이른다. 월가의 또 다른 억만장자이자 헤지펀드 서드포인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대니얼 러브 역시 배당률이 4.7% 수준에 해당하는 선코어에너지(SU)를 올 들어 새롭게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선코어에너지는 캐나다의 오일 샌드 개발 업체로 유가 급등에 힘입어 올해 주가가 15% 가까이 올랐다. 이에 더해 내년까지 배당금이 약 40%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사들의 추천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밖에 배당률(3.8%)이 4% 수준에 준하는 에너지 업체 키비타스리소시스(CIVI)는 데이비드 아인혼이 이끄는 헤지펀드 그린라이트 캐피털의 포트폴리오에서 1.04%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물건너간 바오우…3연임 앞둔 習, 인프라 등 부양책 총동원 예고
국제 경제·마켓 2022.07.15 18:03:31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과 달리 간신히 0%를 웃도는 수준으로 곤두박질침에 따라 중국 정부가 그동안 고수했던 바오류(保六·6%대 경제성장률 사수)를 포기하고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바오우(保五·5%대 성장률)’ 달성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초만 해도 중국은 글로벌 침체 우려와 상관없이 성장의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 든 지금은 목표치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시진핑 국가주석 입장에서는 올가을 연임을 확정하고 장기 집권에 돌입하려면 경제·사회 안정이 필요한 만큼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소비·생산·투자 등 실물경기 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하반기에는 성장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다시금 확산될 기미를 보이는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연간 목표 달성 위해 하반기 8.5% 성장 필요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4%에 그치면서 중국은 상반기 성적표를 2.5%로 마무리했다. 연간 목표치(5.5% 내외)와는 격차가 크다. 산술적으로 올해 5.5%를 달성하려면 하반기 성장 속도가 8.5%까지 치솟아야 하고 5.5%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허용 범위를 넓힌다 해도 최소 8%는 달성해야 한다. 현재 분위기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영국의 경제 분석 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드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수치를 가볍게 봐도 중국이 ‘5.5% 내외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며 “하반기에 엄청난 부양책이 일어나겠지만 (목표 달성)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주요 글로벌 기관들의 눈높이도 낮아지는 추세다. 앞서 세계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중국 성장률을 각각 4.3%, 4.4로 예상했지만 UBS(3% 미만), 바클레이즈(3.3%), JP모건(3.7%) 등은 3%대까지 목표치를 낮춘 상태다. 그나마 2분기 성장률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 더욱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내에서도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경제 매체인 제일재경에 따르면 이 매체 산하 제일연구원이 중국 경제학자 17명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평균을 낸 결과도 4.33%에 그쳤다. 인프라 투자 중심 소비 촉진책 동원 전망 당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꺼내 든 가장 강력한 카드는 공공 인프라 투자 확대다. 올 1∼6월 인프라 투자 증가율은 7.1%로 1∼5월의 6.7%보다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씨티그룹은 하반기 투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올해 중국 내 인프라 투자가 1년 전보다 7.7%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이달 13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교통운수부는 2025년까지 46만 1000㎞에 달하는 ‘중국 도로망 계획’을 발표했고 국무원 역시 같은 날 교통, 수자원, 에너지, 재해 복구 등 일곱 가지 국가 중점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경기 침체기마다 도로·고속철도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직접적인 경제성장률 상승 효과를 본 적이 있다. 내수 확대를 위한 소비 지원책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13일 리커창 총리 주재로 상무 회의를 열고 관련 부처와 지방정부에 고용 안정 강화와 소비 확대 지원을 지시했다. 국무원은 “소비는 최종적 수요로서 소비 확대는 국민 생활 수준 향상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취업·투자·산업 향상을 이끈다”며 “지속 가능한 방식을 통해 소비가 경제성장을 더욱 잘 견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녹색 스마트 가전 소비 촉진이 거론된다. 당국은 지방 정부가 기존 가전제품을 새것으로 바꿀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 농촌 주민이 가전제품을 살 때 보조금을 주는 ‘가전하향(家電下鄕)’ 사업을 권장하고 있다. 문제는 중앙 정부가 재원 마련의 책임을 지방정부에 미루고 있다는 점이다.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이어오느라 정부 부채가 늘어나고 재정 여력이 악화한 상황에서 충분한 진작책을 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지표 회복되지만 부동산 침체는 여전 중국 경제는 일단 상하이 봉쇄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 추세에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월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0.3%를 크게 웃돌았고 산업 생산도 4월 -2.9%, 5월 0.7% 성장에서 6월 3.9%로 뚜렷하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상반기 전체 산업 생산 증가율은 3.4%를 기록했다. 도시 실업률도 전달에 비해 소폭 줄어든 5.5%로 집계돼 연간 목표치에 도달했다. 하지만 경기회복의 열쇠를 쥔 것으로 평가되는 부동산 시장이 문제다. 중국 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동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얼어붙은 상태다. 당국과 지방 정부가 다양한 부동산 부양책을 꺼내 들고 있지만 크게 회복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급격한 긴축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지속되는 미중 갈등이 중국 경제에 불안 요소로 남아 있어 하반기 경제 회복을 낙관하기 쉽지 않다. 이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경기 둔화에 맞서려면 재정과 금융 정책에서 더 많은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 인플레이션이 낮은 것을 감안하면 중앙은행이 금융 정책 지원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IMF는 강조했다. -
"집 안팔려 이사 못가요"…불꺼진 새 아파트 늘어난다
부동산 주택 2022.07.15 18:02:01기존에 소유한 집이 팔리지 않아 새 아파트로 입주하지 못하는 가구의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15일 주택산업연구원이 6월 전국 아파트 미입주 사유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존 주택 매각 지연’이라는 응답이 41.2%로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응답률은 5월(31.5%)보다 10%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수치다. 올해 들어 해당 응답 비율이 40% 이상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국토연구원 발표 ‘2022년 6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서도 매수 심리가 악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5월 109.4에서 6월 103.0으로 6.4포인트 감소했다. 4월까지 3개월 연속 오르던 지수는 5월부터 2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거래절벽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만 7124건으로 전년 동월(6만 1666건) 대비 39.8%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서 집계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 역시 4월 1749건, 5월 1739건, 6월 960건(집계 중)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6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82.3%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89.4%에서 86.7%로 2.7%포인트 떨어졌고 6대 광역시는 82.9%에서 82.5%로 소폭 하락했다. 기타 지역은 79.4%에서 80.4%로 1.0%포인트 상승했다. 전국적으로 입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7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68.3으로 지난달(72.6)보다 4.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입주전망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 중인 아파트 단지의 입주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입주 여건이 양호한 것을, 이하는 그렇지 않음을 의미한다. 서현승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미국이 7월에도 자이언트스텝을 예고하면서 한국도 빅스텝에 이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예견된 상황”이라면서 “경기 침체 우려, 대출비용 부담 증가 등으로 주택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아파트 입주 전망도 어두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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