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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주제·방향성 적절…정책 선도하도록 연속성 유지를" [서경독자권익위]
사회 사회일반 2023.06.29 17:59:51서울경제신문 독자권익위원회가 21일 서울 중학동 서울경제 15층 편집국 중회의실에서 6월 정례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현정택 위원장(정석인하학원 이사장)을 비롯해 김세호 위원(전 건설교통부 차관), 양준모 위원(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심상민 위원(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희숙 위원(한국과학기술연구원 소프트융합소재연구 센터장)이 참석했다. 함께 자리하지 못한 최진녕 위원(법무법인 CK 대표 변호사)은 서면으로 의견을 보내왔다. 6월 정례 회의에서는 서울경제가 창간 63주년을 맞아 5월 31일과 6월 1일 양일간 진행했던 ‘서울포럼 2023’ 관련 보도와 비대면 진료 기획 보도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론했다. 앞서 위원들은 회의 3주 전 이 주제를 공통 논의 대상으로 선정해 지난 2개월 동안 서울경제 지면과 온라인 플랫폼에 보도된 뉴스 콘텐츠를 분석·평가했다. 위원들은 올해 14번째로 열린 서울포럼의 주제와 방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올해 서울포럼의 주제는 ‘보건의료·경제·안보의 핵심, 첨단바이오 시대를 열자’였다. 포럼에 참석한 국내외 석학 및 전문가들은 첨단 바이오 산업이 반도체·배터리에 이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 아래 한국 바이오 산업의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 정책 방향 등을 모색했다. 김희숙 의원은 “대중 신문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심층적인 과학 보도가 연속적이고 비중 있게 보도돼 반가웠다”며 “첨단 바이오 및 의료와 관련된 산업 현황부터 전문가 의견, 정책 방향성, 인재 양성에 이르기까지 과학계 전반을 깊이 있고 폭넓게 다뤘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소 의견을 접하기 힘든 해외 전문가들의 인터뷰와 국내 전문가들의 인터뷰가 균형감 있게 실려 여러모로 유익했다”며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실패가 용인되는 연구 문화를 정착하고 산업·학계 사이의 간극을 좁히며 과감한 투자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통되게 말했는데 크게 공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서울경제가 매달 진행하고 있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국가 과학기술 육성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점이 느껴져 과학기술인으로서 감사하다”는 의견도 더했다. 김세호 위원 역시 “바이오 파트에 대해 별도 지면을 할애하면서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만큼 이번 포럼에서 그동안의 노력과 역량이 빛을 발한 것 같다”며 “특히 바이오가 경제 안보의 핵심이라는 점, 반도체·배터리 다음은 바이오라는 포인트를 주제로 잡은 점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양진모 위원도 “서울경제가 포럼을 통해 정책을 리드하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의미 있는 주제의 포럼을 기획해주길 바란다”고 긍정 평가했다. 다만 양일간의 행사를 앞두고 약 한 달 전부터 바이오 관련 심층 보도를 집중적으로 이어간 모습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서울경제는 ‘미리보는 서울 포럼’이라는 제목으로 5월 중순 초청 연사들의 사전 인터뷰 등을 제공해 포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실제 포럼 기간에도 여러 지면을 할애해 포럼을 다뤘으며 이후로도 기획 보도 형식을 빌려 강연 내용을 추가로 소개했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상세히 풀어준 것이 좋았다는 의견이 있었던 반면 비슷한 보도가 지나치게 반복되며 피로감이 높아졌다는 반론도 나왔다. 심 위원은 “포럼을 앞두고 거의 한 달 이상 관련 보도를 집중적으로 쏟아냈다”며 “지면 배치도 과감하게 하다 보니 지면에서 행사 기사의 의존도가 너무 높아 자칫 신문이 홍보 책자처럼 느껴지는, ‘브로슈어 저널리즘’의 우려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1박 2일 포럼 기사를 긴 시간에 걸쳐 쓰다 보니 오히려 행사가 열리기도 전에 기조연설 등의 내용을 다 알아채는 ‘스포일러(사전 유출)’ 역할도 했다”며 “그러다 보니 정작 본 행사에서 힘이 빠지고 무게감이 떨어진 것 같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심 위원은 “포럼의 주요 기사만 임팩트 있게 본지에 배치하고 나머지는 별지를 통해 더욱 비중 있게 다루는 하이브리드 편집을 적용하는 편이 더 적절했을 것”이라며 대안도 제시했다. 또 위원들은 서울포럼을 단발성 이벤트로 끝내기보다 국가 바이오 정책을 이끌 연속 기획으로 확장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현 위원장은 “바이오·의료는 향후 국가 경제적으로 중요한 분야이며 선도 경제지인 서울경제가 포럼에서 다룬 것은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선도해가기 위해서는 의학전문기자나 바이오전문기자를 계속 육성해가는 등 직접 전문가를 키워가려는 노력이 더해질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호 위원 역시 “해결 방안과 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 부분에서는 다소 미진했던 점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기획 보도를 계속 이어가며 지속적으로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심 위원도 포럼을 이벤트성 뉴스로 끝내기보다 지속적인 연재 시리즈물로 확장하는 ‘동반자 탐사 저널리즘’ 포맷의 적용도 검토해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양 위원은 포럼과 별개로 바이오 보도 전반의 팩트 체크 기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했다. 양 위원은 “바이오 산업의 성패가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달린 만큼 바이오 업계에 대한 의혹도 많은 게 사실”이라며 “정부와 제약 업계가 잘 하고 있는 부분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자의 혼란을 해소해주는 신문의 기본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개별적으로 인상 깊게 본 보도에 대해서도 논평했다. 이날 함께 자리를 하지 못해 서면으로 의견을 밝혀온 최 위원은 서울백병원 폐업 보도에 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 위원은 “도심 공동화 등으로 시내 초중고교가 폐교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백병원도 폐업한다는 소식이 서울 시민들에게 매우 충격적이었지만 대부분의 보도가 보도 자료 수준에 그쳐 아쉬웠다”며 “서울백병원 사태를 계기로 서울경제가 인구 감소나 서울시내 공동화 현상, 사립학교 및 부동산 정책 변화 등과 관련된 의료 체계 문제의 원인을 깊게 분석해 향후 종합적인 보도를 해나갈 수 있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은 중요 판결이나 민형사 사건의 이면을 가벼운 필치로 알려주는 온라인 시리즈 ‘서초동 야단법석’에 대해서도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뜻깊은 시도”라고 평가했다. 양 위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갈피를 잡기 어려운 가운데 언론마저 심층 취재가 아닌 단편적 현상 보도만을 이어가고 있어 독자로서 혼란스럽다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양 위원은 “부동산 침체로 금융이 불안하다는 보도와 거래량이 늘어 서울 아파트 시장이 살아난다는 기사가 제각각, 큰 시차를 두지 않고 연속적으로 나오다 보니 무엇이 맞는지 혼란스럽다”며 “독자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을 종합한 분석 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 위원은 ‘2023 新가족 리포트’에 대해 호평했다. 그는 “언론의 본령인 탐사 보도 기획 기사로 조금 더 심도 있게 이어갔어도 좋았을 의미 있는 보도”라며 “심층 탐사 보도를 끝낸 후 포럼을 여는 ‘선 시리즈 후 포럼’ 등의 형식으로 지속성과 영향력을 높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공직자의 기고·칼럼과 관련해 “공직자의 글을 싣는 것은 정부는 물론 언론에도 필요한 일이지만 독자들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공직자가 정부 서비스에 대해 말하고 싶다면 책임자로서 정확하고 쉬운 표현을 사용해 독자의 이해를 도와야 하며 홍보 자료적 성격이 두드러지는 표현은 피하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 개혁에 대해서도 바른 시각을 견지하기를 주문했다. 현 위원장은 “최근 대통령이 지시한 수능 개편과 사교육비 절감이 교육 개혁의 핵심인 것처럼 보도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이런 식으로는 국가 인력 개발을 위한 종합적·구조적 개혁에 오히려 지장을 줄 수 있다”며 “교육 개혁의 초점은 미래 경쟁력 강화와 교육의 본질인 인성 강화에 맞춰져야 한다는 종합적 관점에서 보도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
"그린·화이트 바이오로 고부가 창출…소재대체 산업 확대해야"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3.06.01 19:18:35바이오 기술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산업 범위를 확대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푸드테크 등을 아우르는 ‘그린바이오’와 기존 석유화학 소재 대신 식물·미생물 등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해 친환경 연료나 플라스틱 대체 제품을 생산하는 ‘화이트바이오’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는 취지다. 이기원 서울대 푸드테크학과장은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의 세 번째 세션 ‘차세대 먹거리 그린바이오&기후위기 해결 화이트바이오’에 기조강연자로 참석해 “농업은 기본적으로 후방 산업으로 분류되지만 생명공학 등 다른 분야의 기술을 적용하고 전방 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한다면 고부가 그린바이오 신산업이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농업을 응용하는 지점은 식품뿐 아니라 백신 등 의료용 물질까지 넓어질 수 있다”며 “적용 산업도 환자용 약품에서부터 기능성 화장품, 반려동물을 위한 ‘펫푸드’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 농업의 가치가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영양을 충족하는 데 있었다면 이제는 이를 넘어 환경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고 각자 원하는 메뉴와 제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첨단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석학교수는 ‘교차 경제’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무언가를 취하고 만들고 낭비하는 데 그치는 ‘선형 경제’, 재활용을 시도하지만 많은 지원과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는 ‘순환 경제’ 모델을 넘어 재료 전환을 통한 가치 증대를 꾀하는 게 특징이다. 조 교수는 고순도 석영→실리콘→반도체로 이어지는 제조 과정을 예로 들며 “재료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가 극대화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교차 경제에서는 모든 것이 새롭게 변화할 수 있고 지속 가능성 그 이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제한된 자원에 갇히지 않을 수 있다는 개념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활용이 아니라 대체해야 하고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응용해야 한다”고 했다. 로드니 루오프 IBS 다차원탄소재료 연구단장 및 UNIST 특훈교수는 자급자족 경제에 대해 발표하며 “한국은 네덜란드인이 보기에는 일조량이 많은 국가”라며 “식품 온실 생산을 늘린다면 자급자족 시스템을 향한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은 기존 화학 소재 대신 식물·미생물·효소 등을 활용해 제품이나 연료 등을 생산하는 화이트바이오 산업의 성과를 제시했다. 고부가가치 사료용 아미노산 첨가제인 ‘발린’, 기존 붉은 색소의 원료인 연지벌레 없이 색소를 만들어낼 수 있는 ‘카르민산’ 연구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 부총장은 “미생물을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세포 공장으로 쓰면서 바이오 제조의 원동력이 됐고 급속 발전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석학들은 그린·화이트 등 첨단바이오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계와 기업에서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고 창의적인 인재를 키워낼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야 혁신 생태계가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논리다. 폴 류 미국 국립보건원(NIH) 인간유전체연구소 연구부소장은 NIH가 미국의 첨단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 차원의 막대한 지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류 부소장은 “NIH에 편성된 올해 예산은 492억 달러(약 65조 원)에 달하는데 이 기금의 84%는 외부 연구기관이나 학계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며 “NIH가 바이오 생태계 구축에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긴 덕분에 연방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받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구 성과물이 산학 협력과 기술의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적재산권을 보장하는 작업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르데카이 셰베스 전 와이즈만연구소 부총장도 “정부가 학계와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면 안 된다”며 “기술 개발 과정에 실패가 발생해도 이를 정부가 함께 부담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셰베스 전 부총장은 이스라엘의 사례를 언급하며 교육 시스템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이스라엘 교육 체계는 아이들의 독립적인 사고와 호기심을 유도한다”며 “정부가 아이들이 창의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핵심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달리기를 하다 쓰러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실패를 용인하고 개인이 생각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말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인재가 탄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레드·그린·화이트 바이오 융합의 시대 열렸다"[서울포럼 2023]
산업 기업 2023.06.01 19:14:58바이오 산업은 큰 틀에서 그린·화이트·레드 바이오로 나뉜다. 음식과 관련된 산업은 그린바이오로 분류되며 화이트바이오는 친환경, 레드바이오는 예방·진단·치료뿐 아니라 신약 개발과 관련된다. 이 같은 분류는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경계가 점차 흐려져 융합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소비자들의 식문화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의약품 분야에서도 친환경적인 방식이 중요해지면서다. 우지 소퍼 알파타우메디컬 최고경영자(CEO)는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의 ‘차세대 먹거리 그린바이오&기후위기 해결 화이트바이오’ 세션에서 “친환경은 다른 산업에서도 중요한 문제지만 제약 업계에서도 최대한 청정한 의약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음식을 통해 질병이 발생하고 환경이 인간의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도 친환경적인 요소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레드·그린·화이트로 나뉜 바이오의 개념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통합되고 있다. 과거 리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리튬은 100년 전 폐기물이었지만 현대에는 배터리에 쓰이며 친환경 전기차의 핵심 소재가 됐다. 조남준 난양공대 석좌교수는 “폐기물에 대해 연구하며 변화를 이끌 수 있었다”며 “바이오 분야는 교차 경제에서도 중요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식품 분야에서도 그린·레드 바이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놈앤컴퍼니는 장내 미생물을 활용해 자폐증 치료제, 항암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신약뿐 아니라 이를 활용한 프로바이오틱스 등 다양한 식품도 개발하고 있다. 미생물은 식량난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은 “식용 미생물을 배양해 영양소 공급원으로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식량난 해소를 위해 중요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
"韓 혁신생태계 막는 주범은 획일화된 교육"[서울포럼 2023]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6.01 19:09:57국내에서 첨단바이오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질문이 사라진 획일화된 교육과 과도한 사교육이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과 혁신적 사고를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은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의 네 번째 세션 ‘글로벌 바이오 생명공학 혁신생태계’ 패널 토론에 참석해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학교를 마치면 학원에 가 같은 공부를 반복하면서 온 힘을 뺀다”며 “똑똑한 학생들이 획일적인 교육을 받도록 하는 시스템이 혁신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총장은 과도한 사교육이 국내 교육의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내 학부모들이 1년에 쓰는 교육비는 총 40조 원에 달하며, 특히 사교육비는 전 세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며 “사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인데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국내 중·고등학교 교육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어야 하며 이는 우리나라의 운명을 바꿀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도 “10여 년 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방문했던 당시 한 교수에게 한국 학생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아주 우수하지만 질문을 할 줄 모른다’는 얘기를 했다”며 “엉뚱한 질문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혁신의 계기가 되는 만큼 교육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나치게 경제발전에 치우친 정부의 연구 지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총장은 “우리나라는 국가 연구비의 50% 이상을 경제발전에 쓰고 기초연구를 위해서는 10%밖에 쓰지 않는다”며 “미국의 경우 국방 분야를 제외한 국가 연구비의 60% 이상이 건강과 환경·기초연구에 할당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기초과학을 못한다며 연구자들을 야단치는 형국이 대한민국의 기초연구를 막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산업계를 대표해 패널로 참가한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실패를 용인하는 혁신 생태계 구축과 부족한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노력이 한국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
파텔 특별강연에 쏠린 눈[서울포럼 2023]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3.06.01 18:02:51숀 파텔 미국 리액트뉴로 창업가가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에서 ‘보스턴의 첨단바이오 혁신 생태계와 한국에 대한 시사점’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
"고령화發 의료위기, AI 무장 헬스케어로 넘어라"[서울포럼 2023]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6.01 18:00:05첨단바이오 산업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직면하고 있는 급속한 고령화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헬스케어 산업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과 융합하면서 과거에는 극복하지 못한 노화와 과다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바이오 석학들은 전통 바이오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우리나라가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경우 미래 바이오 분야를 이끌 선도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롤런드 일링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의료책임자 겸 국제공공부문 보건담당이사는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 세션에서 “헬스케어에 AI를 활용하면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을 조기 발견하거나 치료 계획을 도울 수 있고 고령 환자의 의료 요구를 사전적으로 예측해 병원에 재입원할 가능성을 낮출 수도 있다”며 “이미 대한민국을 비롯해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AI와 클라우드·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디지털 기술은 빠른 속도로 적용되고 있다. AI로 자기공명영상(MRI) 이미지를 판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90분에서 10분 내로 줄었다. 지난달 말 미국에서는 AI로 잠재적 화합물을 분석한 끝에 치명적 슈퍼박테리아인 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을 퇴치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가 발견됐다. 한국이 과학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발 디지털 전환을 발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첨단바이오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역설했다. 로넨 세갈 알파타우메디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1인당 연구개발(R&D) 지출 비용이 높은 편”이라며 “혁신을 현실화할 동력이 충분히 있다”고 평가했다. 게릿 스톰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트벤터대 교수 겸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나노 기술로 질병이 일어난 부위에만 약물을 전달하고 부작용을 없애는 등 많은 의약품을 개선할 수 있다”며 “다만 의약품 비용이 높아 정부의 지출로 감당할 수 없는 문제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을 수행하는 데 수반되는 위험을 기업과 정부가 함께 나눠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모르데카이 셰베스 전 와이즈만연구소 기술이전 부총장은 “정부는 돈만 줄 게 아니라 기업과 함께 위험을 부담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 기업도 생각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말하는 ‘후츠파 정신’으로 글로벌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바이오 시장 총성없는 전쟁중…민관정 '원팀' 돼야"[서울포럼 2023]
사회 사회일반 2023.05.31 23:41:51김진표 국회의장이 “글로벌 첨단바이오 기술 경쟁에서 승자가 돼야 앞으로 50년·100년을 먹고살 수 있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3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 개막식 축사에서 “바이오 산업이 보건의료는 물론 경제안보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장은 글로벌 첨단바이오 기술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탄탄한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는 지금 바이오 산업을 둘러싸고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라며 “어렵게 연구개발(R&D)한 기술을 적시에 시장에 내보낼 수 있도록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개선해야 하며 정부와 국회·기업 모두 원팀이 돼 함께 뛰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첨단바이오 산업을 첨단산업과 융합하면 한국은 ‘퍼스트무버’뿐 아니라 ‘패스트무버’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첨단 융복합 기술과 결합한 바이오헬스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는 그에 걸맞은 법과 제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세제·예산 지원은 말할 것도 없고 풀지 못한 규제 사슬을 빨리 제거하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정부와 국회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나라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과 바이오시밀러 등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지만 국내 바이오 산업 규모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미흡하다”며 “바이오 신시장 창출 전략을 수립하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바이오 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를 추진하는 등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은 “바이오 산업은 윤리적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등 시간이 걸리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분야라 어려움이 많다”며 “정치권과 우리 사회가 지혜를 모으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다듬어 혁신적인 일들이 만들어지고 바이오 강국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
“파괴적 기술 갖춘 韓, 첨단바이오 글로벌 리더 될 것” [서울포럼 2023]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5.31 23:34:49“한국은 반도체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있고 기술에 능통한 인력을 보유했기 때문에 첨단바이오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수브라 수레시 휴렛팩커드(HP) 이사회 의장은 31일 ‘보건의료·경제·안보의 핵심, 첨단바이오 시대를 열자’를 주제로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개막한 ‘서울포럼 2023’ 기조 강연에서 한국이 첨단바이오 부문에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수레시 의장은 디지털 강국인 한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선 만큼 바이오 분야에서도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이 첨단바이오에서 강점을 가지려면 인공지능(AI)·생화학·빅데이터·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협력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레시 의장은 특히 첨단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기술들에 주목했다. 차세대 유전체학, 인공지능(AI), GPT,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등 시장을 뒤흔들 ‘파괴적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학장을 맡기도 한 수레시 의장은 싱가포르 난양공대 총장으로 자리를 옮겨 공학·의학·인문학·기초과학 간 융합 연구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번째 기조연설에 나선 제프리 글렌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도 “한국이 코로나19 팬데믹 때 백신·치료제 분야에서 후발주자였지만 우수한 과학기술을 활용하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감염자 추적,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조치에는 성공했으나 자체 백신·치료제 개발이 늦어 적극 활용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글렌 교수는 “미래에 발생할 또 다른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첨단바이오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며 “특히 의료·공학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CT) 간 협력적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꼽은 ‘첨단바이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찾은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를 언급하며 “우리도 대학·병원·기업 등이 어우러져 기술 개발부터 경영·재무·법률 컨설팅·투자 등이 한곳에서 제공되는 완결된 바이오클러스터를 만들어 집중 지원할 것”이라며 “첨단바이오 기술이 첨단바이오 산업, 바이오 경제로 이어져 성장하는 체인리액션(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韓 강점 IT 접목땐 선도자 올라설 것"[서울포럼 2023]
산업 바이오 2023.05.31 22:39:52손동영(사진)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사장이 3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 개막식 환영사를 통해 “기존 바이오 기술에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새 길을 적극 개척하면 멀지 않은 미래에 한국이 선도자의 위치에 올라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한국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지금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미중 대립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한반도 주변 정세와 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언급하며 “작게는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이, 크게는 글로벌 공급망과 정치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도 바이오·헬스케어를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고 4월 방미 때는 현지 석학들과 만나 바이오와 디지털 기술 결합은 삶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며 “우리도 같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이어 “이번 포럼을 통해 대한민국을 첨단바이오 분야의 세계 선도자로 만들기 위해 함께 뛸 것을 제안한다”며 “K바이오가 글로벌 선두 주자로 올라서는 길에 이번 서울포럼 2023이 영감과 아이디어를 줄 것”으로 기대했다. -
"대학 R&D 역량, 기업서 상품화로 연결 필요" [서울포럼 2023]
산업 기업 2023.05.31 22:36:40대학이 확보한 연구개발(R&D) 역량을 기업이 활용할 수 있어야 첨단 바이오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학계가 개발한 기술을 사용해 기업이 제품화에 성공해야 산업이 활성화하며 생태계가 뿌리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우지 소퍼 알파타우메디컬 최고경영자(CEO)는 3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 라운드테이블2 행사에서 “학계의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기술이 대학 테두리 안에만 머무르면 사회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의료기기 기업인 알파타우는 텔아비브대 등 세계 유수의 대학과 협력해 암 치료 기술을 개발 중이다. 소퍼 CEO는 “연구자가 대학을 벗어나 기업에서도 연구를 지속할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스라엘에서는 대학에 소속된 연구자가 일주일 중 며칠은 기업에서 근무하는 식으로 산학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제프리 글렌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라운드테이블에는 소퍼 CEO를 비롯해 게릿 스톰 싱가포르국립대 의대 교수, 마크 코언 칼 일리노이대 의대 학장, 데이비드 처칠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교수, 은성호 보건복지부 첨단의료지원관, 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회장, 김철홍 포스텍 교수, 배성철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김영철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 김준휘 LTIS 대표 등 보건·의료와 바이오 전문가 12명이 참석했다. 코언 학장은 “일리노이대는 의대 학생에게 공학을 기반으로 한 의술을 교육하고 있다”며 “심지어 학생의 30%는 입학 전 공학이나 통계학 등 다른 전공으로 석·박사 과정을 밟은 이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학과 공학 기술을 자유자재로 융합할 수 있는 인재들이 ‘의사 혁신가’로 거듭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사무총장은 “흥미로운 방식”이라며 “한국의 KAIST도 엔지니어링 기반의 의대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호응했다. 스톰 교수도 “융합 연구는 혁신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학과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 회장은 “유럽연합(EU)과 비교해 한국에는 세부적인 규제가 훨씬 많다”고 했다. 배 교수도 “규제 당국이 새로운 기술을 검토할 때 많은 데이터를 요구해 어려움이 많지만 정부가 최근 임상 실험에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결정한 점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
반도체 첨단소자부터 해수 담수화까지…미래 핵심기술 난제 풀어 [서울포럼 2023]
산업 산업일반 2023.05.31 22:36:23“저는 과학기술인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딸도 미래의 과학기술인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강문진 한국과학기술원 수리과학과 부교수) 이공계 인재가 높은 연봉을 좇아 의료계로 빠져나가는 ‘의대 블랙홀’이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지만 31일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시상식에 모인 수상자들은 연구자로 사는 즐거움을 한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서울경제신문과 한국연구재단이 공동 주관하며 1997년부터 매달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낸 과학기술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날 시상식은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 개막일에 맞춰 상반기 6명의 수상자를 축하하기 위해 열렸다. 축사에 나선 김광덕 서울경제신문 부사장은 “상반기 수상자의 업적을 보면 반도체, 과학 장비, 수처리 등 인류 사회에 필요한 기술을 두루 망라했다”면서 “오늘 수상자를 뛰어넘는 과학자가 끊임없이 등장해 한국이 선진국 못지않은 과학기술 강국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지난 26년간 과학계를 대표하는 315분을 시상했고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도 수상자”라면서 “현장에서 많은 고뇌와 어려운 시간을 보낸 과학기술인에게 국민들도 박수 치고 계시고 정부도 끝까지 지원해서 내년에는 스웨덴에서 뵈었으면 한다”고 다짐했다. 김영철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은 “4차 산업혁명, 미중 기술 패권 경쟁 등 과학기술이 국가 명운을 좌우하는 시대지만 우리 사회는 ‘의치한(의대·치대·한의대)’으로 대표되는 인재 쏠림 현상이 가장 큰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과학기술인이 진정으로 대우받는 사회가 돼야 과학기술이 우리 미래를 개척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1월 수상의 영광은 반도체 소자 기술 경쟁력을 높인 김윤석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부교수가 차지했다. 김 부교수는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하프늄옥사이드의 강유전성(외부 전기 자극 없이 양전하와 음전하가 갈라지는 현상) 발현 원인을 밝히고 이온빔을 이용해 하프늄옥사이드의 강유전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 부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반도체 소재 분야가 한 단계 도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월은 360도 전방위 수륙양용 카메라를 개발한 송영민 광주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에게 돌아갔다. 송 교수는 농게의 겹눈 구조를 모사한 카메라로 시스템반도체의 핵심 기술인 이미징센서와 자율자동차, 가상현실 기기에 필요한 영상 기술 발전에 기여했다고 인정받았다. 그는 “무겁지 않은 카메라를 만들어 전 세계에 널리 활용하게 하는 게 꿈”이라면서 “앞으로 단순히 논문만 아니라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언급했다. 3월은 이상호 국민대 건설시스템공학부 교수의 수처리 및 해수 담수화 기술이 영광을 안았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수처리에 결합하는 연구”라면서 “더 많은 성과로 국가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4월은 강문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리과학과 부교수의 편미분 방정식 연구가 차지했다. 강 부교수는 1차원 공간 위에서 약한 리만충격파는 물리적 교란이 있어도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강 부교수는 “수학은 첨단은 아니지만 첨단이 빛을 발할 수 있게 하는 저변을 제공한다”면서 “수학의 파급효과는 10년 혹은 전혀 예상치 못한 100년 후에 중요한 철학을 제공한다고 역사는 말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5월은 신현석 울산과학기술원 자연과학부 교수의 반도체 미세 공정 한계 돌파를 위한 비정질 질화봉소 개발이 선정됐다. 신 교수는 초미세, 고집적 반도체 핵심 기술인 초저유전물질 합성법을 개발했다. 마지막으로 6월에는 김찬혁 KAIST 생명과학과 부교수의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이 수상 명단에 올랐다. 김 부교수는 “좋아서 하는 일인데 상을 받아 감사하다”면서 “영예로운 상을 받은 만큼 신나게 연구해 암 환자를 위한 좋은 약을 만들겠다”며 웃었다. -
"코로나가 끝 아냐, 넥스트 팬데믹 더 심각할수도…韓 잠재력 깨워라" [서울포럼 2023]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5.31 22:31:23“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한국이 백신·치료제 분야에서 후발주자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한국이 보유한 우수한 수준의 과학기술을 활용한다면 다음 팬데믹을 대비하는 과정에서 좋은 기회를 잡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프리 글렌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는 3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 기조강연에서 “미래에 발생할 또 다른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첨단바이오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지원, 다양한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이미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을 갖춘 한국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글렌 교수는 ‘미래 팬데믹과 지속 가능한 첨단바이오’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코로나19는 오랜 시간 바이러스로 고통받아온 인류에게 경종을 울렸다”며 “바이러스 전염은 점점 가속화하고 있고 또 다른 팬데믹이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에도 우리는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글렌 교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지속적인 ‘팬데믹 대응 항바이러스 프로그램(APP)’을 가동하는 등 지속 가능한 첨단바이오 플랫폼을 마련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미국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같은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항바이러스제와 표적 약물 개발 등을 위한 지속 가능한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며 “다양한 기관이 참여하는 APP는 미국 전역에 분포한 팬데믹예방감염병예방센터(AViDD)들에 자금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해 APP를 가동해 향후 5년간 4조 5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한 상황이지만 또 다른 코로나19가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본 것이다. 스탠퍼드대에서 소화기내과 및 간장학, 미생물 및 면역학과를 담당하는 글렌 교수는 분자바이러스학 연구실을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항바이러스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그는 스탠퍼드 AViDD의 ‘SyneRx’를 이끌고 있다. SyneRx는 글렌 교수가 책임자로 활동하는 스탠퍼드 차단 방역 및 팬데믹 대비 이니셔티브인 ‘ViRx@@Stanford’의 일환이다. ViRx@@Stanford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약 1조 1700만 달러를 지원받아 항바이러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으며 몽골·베트남·브라질·이스라엘 등 세계 곳곳에 지부를 두고 지역 특화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글렌 교수는 한국 역시 과학기술의 전문성이 우수한 만큼 미래 전염병에 대응하는 바이오 기술력을 개발할 중요한 기회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국은 진단, 감염자 추적, 감염 통지, 마스크 착용 조치 등에서 훌륭한 역량을 보였으나 개발한 백신·치료제는 없었다”며 “한국은 강력한 생명공학 잠재력 등 과학기술의 전문성을 갖고 있어 미래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코로나19 백신에서는 후발주자였지만 디지털 인공지능(AI) 기술과 융복합하는 첨단바이오 시장은 선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글렌 교수는 한미 양국이 첨단바이오 산업에서 상호 협력해 퍼스트무버가 될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이 ‘ViRx@@Stanford’ 등에 참여한다면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한미 양국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팬데믹 대비와 관련된 핵심 분야에서 한국의 전문성을 활용한다면 미래에는 팬데믹에 가장 먼저 대응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에 초점을 맞추면 다른 적응증 관련 신약을 출시하는 동시에 향후 필요한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오 기술 구현은 일반 기술보다 훨씬 오래 걸리지만 보상도 그만큼 크다”며 “다음 팬데믹이 세계를 황폐화시킬 때 최대한의 영향력과 글로벌 리더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금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코로나로 바이오 혁신 가속…韓, 융합 통해 '빅 찬스' 잡아야" [서울포럼 2023-첨단바이오 시대 열자]
문화 · 스포츠 라이프 2023.05.31 22:31:14“인공지능(AI)·GPT 등 디지털 세계와 바이오·헬스케어 등 생물학적 세계가 융합하면서 새로운 생태계가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도 생태계 구축에 참여해야 합니다.” 수브라 수레시 휴렛팩커드(HP) 이사회 의장은 3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개막한 ‘서울포럼 2023’ 기조강연에서 “코로나19는 기회이자 위기였다. 이 기간 바이오 업계의 혁신 속도가 빨라지면서 과학기술과 융합에도 속도가 붙어 바이오·헬스케어에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2년 만에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MIT 학장, 카네기멜런대 총장,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 지원 재단인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총재 등을 역임하며 언제나 ‘아시아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기술·학문 간 융합 분야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코로나19로 줌과 같은 플랫폼이 확산되는 등 기술 채택이 가속화됐고 대학·연구기관의 연구가 전 세계 인구에 적용되며 영향력을 입증했다”며 “이와 동시에 국가 간, 사람 간에 의료 접근의 불평등이 커지는 계기가 되고 전 세계 대중이 과학에 대해 불신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이 첨단바이오 분야의 위기는 피하되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첨단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시장을 뒤흔들 ‘파괴적 기술’로 그는 모바일인터넷, 클라우드, 차세대 유전체학, 첨단 소재, AI, GPT, 로보틱스, 3D프린팅, 실시간 컴퓨팅 시뮬레이션,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등 10대 기술을 지목했다. 이들 기술이 인류와 연결되고 윤리·정치와 상호 작용하면서 융합적 사고로 이어져 첨단바이오 산업을 이끄는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의미다. 실제로 AI·빅데이터·딥러닝 기술 등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 후보 물질을 추려내고 원격의료 서비스의 상용화도 앞당겼다. 기술 발전의 빠른 속도를 감안할 때 더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수레시 의장은 이러한 사례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협업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이 프로젝트는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당뇨병 환자의 안구에서 혈류의 속도·압력을 통제하고 여기에 AI·머신러닝 등을 도입해 진단도구까지 개발하고 있다. 과학기술이 의학 발전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그는 또 한국이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늦게 출발했으나 디지털 기술 등에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수용해온 만큼 더 큰 기회가 열려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레시 의장은 “한국은 기술에 능통하고 교육을 받은 인력이 많으며 반도체 기술력이 우수한 점 등이 바이오 역량을 개발하는 데 우호적인 측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첨단바이오 기술 발달로 불평등이 심화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점 등은 한국도 고려해야 할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기조강연에서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한 의사가 로봇의 스크린을 통해 암 환자에게 1주일 내 죽을 것이라고 알려줘 논란이 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소개했다. 당시 의사는 로봇의 스크린을 통해 78세 환자에게 “더 이상 남은 폐가 없다”며 “죽을 때까지 모르핀 주사를 놓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환자 가족은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절망을 주는 말이라며 분노했다. 의학기술 발전이 의사와 환자 간 상호작용을 완전히 대체한 것이다. 수레시 의장은 “인간의 존재를 정의하고 기계가 인간의 편견을 악화시키지 않는지 한국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기술 발전이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오히려 일자리를 줄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도 잘못된 정보를 가려내도록 훈련하고 책임 있는 혁신을 추구해나가야 한다”며 “민관 파트너십을 통한 지속적인 배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보기술을 이해하고 정보를 활용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인 디지털리터러시를 키우고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사회를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MIT에서는 인류학이든 영어학이든 학생의 전공에 상관없이 디지털리터러시의 최소 요건을 갖추도록 요구한다”며 “바이오와 의학을 모두 잘 아는 공학자를 양성할 때 사회과학·인문학 교육이 매우 강조된다”고 힘줘 말했다. -
"조특법 대상에 ‘바이오’ 추가… 세제 지원 대폭 강화하겠다" [서울포럼 2023]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3.05.31 22:30:28정부가 바이오 산업을 미래 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세제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구체적으로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의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대상 기술에 수소·전기차에 이어 바이오도 추가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추경호(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 개막식 축사에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바이오 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앞선 발언을 언급하며 “정부가 (바이오 산업) 세제 지원에 앞장서겠다.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이어 “윤석열 정부는 세제 지원을 대폭 강화해 바이오 산업이 제2의 반도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9일 국가전략기술에 전기차와 수소 분야를 추가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도 12일 바이오 산업을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하고 국가전략기술 산업의 공제 범위를 토지 및 건축물까지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실상 정부와 국회가 바이오 산업을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국가전략기술에 바이오 산업이 들어가면 생산시설 투자분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대·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5%로 오른다. 여기에 직전 3년간 연평균 투자 금액 대비 투자 증가분에 대해 올해 10%의 추가 공제(임시투자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결과적으로 대·중견기업이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에 달하는 투자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추 부총리는 또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 사업에서 보듯이 바이오 산업은 기술·인재·지식·자본이 밀접하게 연계된 역동적인 혁신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며 “입지 규제 완화, 산·학·연·병원 간 협업 강화 지원, 핵심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정주 역할 개선 등으로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바이오 기업이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개선하는 한편 융합 인재 양성, 첨단 장비 활용 지원을 통해 디지털 바이오 인프라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
"韓, 연구자 창업 지원하고 기술이전 전문조직 구축해야"[서울포럼 2023]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3.05.31 22:28:55한국 바이오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산학연 협력과 이를 기반으로 한 창조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바이오 산업이 제조 분야에서는 일정 수준에 도달했지만 신약 개발과 같은 혁신 측면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가 혁신을 위한 기반과 토대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3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의 특별대담에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첨단바이오 생태계 조성 요건에 대해 이같이 제언했다. 남준 조 싱가포르 난양공대 석학교수가 진행한 이번 대담에는 수브라 수레시 휴렛팩커드 이사회 의장, 제프리 글렌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 폴 류 미국국립보건원 인간유전체연구소 연구부소장, 숀 파텔 미국 리엑트뉴로 창업가, 게릿 스톰 싱가포르국립대 의대 교수, 모르데카이 셰베스 전 와이즈만연구소 기술이전 부총장, 롤런드 일링 아마존 웹서비스 최고의료책임자, 마크 코언 칼 일리노이대 의대 학장, 우지 소퍼 알파타우 최고경영자(CEO) 등 열 명의 바이오 석학이 참여했다. 소퍼 CEO는 대학과 의료기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스라엘 바이오·생명공학 생태계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이스라엘에 있는 스타트업 90% 이상이 대학과 연계돼 있고 이는 기술이전과도 긴밀히 연결된다”며 “독일 바이오앤테크가 화이자 백신을 짓는 공장 부지로 예루살렘을 선택했는데 이는 이스라엘의 훌륭한 바이오 생태계와 지적재산권에 대한 존중 덕분”이라고 말했다. 기술 이전 등 연구개발(R&D) 단계의 기술을 체계적으로 상업화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셰베스 전 부총장은 “한국은 기술이전 유닛 등의 조직을 만드는 것을 잘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며 “보통 교수나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연구한 내용을 어떻게 상용화할 수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기술이전 전문 조직들이 이런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기술이전 등을 전문적으로 하는 조직은 관련 경험이 많기 때문에 이들과의 교류에서 과거 실패로부터 배우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기술이전뿐 아니라 연구자 창업이 활성화돼야 산학연 혁신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고언도 함께 제기됐다. 학자 출신으로 여러 바이오 스타트업에도 몸을 담은 스톰 교수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네덜란드와 싱가포르 연구 환경에 대해 설명하면서 “연구실의 과학기술을 사회적 이익으로 전환하고 이러한 방향으로 생태계를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바이오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파텔 창업가는 “기술과 혁신을 가장 초기 단계인 연구실에서부터 끌어내려는 마법과 같은 환경들이 중요하다”며 “실패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창업가들과 학계를 지원하려고 하는 자본 소유자들, 정책 입안자들을 비롯해 이러한 환경과 인프라를 조성하려는 시도가 혁신을 위한 에너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바이오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대학뿐 아니라 초등교육 단계부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 체계를 갖춰야 혁신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취지다. 셰베스 전 부총장은 “교육이야말로 사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수익성 높은 투자”라며 “특히 교육은 바이오 혁신 생태계 조성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지식이 아닌 도구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공지능(AI)을 비롯해 혁신을 떠올릴 수 있는 교육을 해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던지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언 학장도 “다양한 산업계와 정부가 힘을 합쳐 ‘다학제 그룹’을 꾸려야 더 빠른 속도로 혁신을 이끌 수 있다”며 “향후 10년간은 학문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차세대 인재를 양성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 했다. 인재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제언도 동시에 나왔다. 글렌 교수는 “실패를 받아들일 줄 아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특히 한국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실리콘밸리가 실패를 용인하는 방법을 통해 발전했듯 한국에서도 인재들이 실패에서 배우는 연습이 이뤄져야 바이오 혁신 생태계도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소퍼 CEO도 “교수진과 학생의 창의성이 가장 중요한데 이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에서만 발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지식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과서를 공부하듯 학습할 지식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학 현장에서는 어떤 지식을 어떤 방법으로 학습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경우가 있다는 김무환 포스텍 총장의 질문에 류 부소장은 “사고방식을 바꾸며 새로운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게 중요하다”며 “모든 지식은 5~10년 내에 휘발되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을 시시각각 받아들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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