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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인천 출신 대통령 될 것"…金 "GTX-D노선 바로 시작"
정치 정치일반 2025.05.21 18:26:31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사흘째 수도권에서 유세를 이어가며 민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인천 계양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이 후보는 자신이 ‘인천시민’인 점을 앞세우며 표심을 공략했고 ‘모내기 체험’을 한 김 후보는 규제 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다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인천 남동구 유세에서 “인천 출신 최초의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데 팔이 안으로 굽지 않겠냐”면서 “제가 사는 동네를 더 잘 챙길 것”이라고 운을 뗐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공약에 대한 인천 지역의 아쉬움을 감안한 듯 “하나만(해수부) 딱 부산으로 옮겨 북극 항로를 대비해야 한다”며 “협력을 통해 우리 함께 더 많은 것을 얻어내야 나아갈 수 있다. 인천은 인천대로의 발전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이해를 구했다. 인천의 교통 문제 해결 의지도 드러냈다. 이 후보는 “수도권 동서남북 중 교통 상황이 나쁜 곳이 서쪽”이라며 “이런 문제는 기반시설 문제도 직접 체험했으니 앞으로 잘 챙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 집중 유세에서는 ‘방탄막 설치’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세를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반성해도 모자랄 자들이 국민을 능멸하고 살해 기도에 목이 찔린 정치인을 두고 장난해서야 되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회를 주시면 한 명의 공직자가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반드시 보여주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동 중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선 성남시장 재임 시절 시청에 ‘공공갈등조정관제도’를 도입한 얘기를 꺼내며 “충돌하는 민원들을 다 듣고 조정하는 공공갈등 조정 담당 비서관을 대통령실에 만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같은 날 김 후보는 경기 북부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이날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서 청년 농업인을 만나 모내기 체험을 하면서 행동반경을 넓혔다. 김 후보는 모내기 체험 뒤 기자들과 만나 “농촌 지역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며 “농업이 좌절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농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 유세에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확충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고양 화정역 유세에서 “지금은 GTX가 서울역까지만 가는데 동탄을 지나 평택까지 내려갈 수 있는 교통 혁명을 이루겠다”고 공약했다. 김포 유세에서는 GTX-D노선의 착공을 즉각 시작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후보는 “많은 분들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특구를 만들고 노력도 하고 계신다”며 “김포는 최전방 접경지라 군사보호시설구역이 너무 많아 산업단지 하나 번듯하게 만들지 못한다. 김포에도 좋은 땅이 많은데 전부 다 좋은 연구소와 좋은 직장을 제가 많이 만들겠다”고 밝혔다. -
볼리비아 한국계 대선후보 출마 좌절
사회 피플 2025.05.21 18:03:068월 치러지는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예비 후보로 나섰던 한국계 정치현 박사의 출마가 좌절됐다. 20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볼리비아 최고선거재판소는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마감 결과 모두 10명이 공식 신청했다고 밝혔다. 정 박사는 규정상 필요한 소속 정당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이민 1.5세대인 정 박사는 민주기독당(PDC) 소속으로 대선 후보 등록을 원했지만 PDC는 로드리고 파스 상원 의원을 후보로 정했다. 정 박사는 2019년 대통령 선거에서 ‘깜짝 선전’을 펼치며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다만 당시 선거 결과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측 선거 부정으로 무효가 됐다. 이듬해 다시 치러진 대선에서 4위에 올랐던 정 박사는 올해 초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한때 2∼3위권까지 오르며 이목을 끌었지만 소속 정당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일찌감치 뜻을 접게 됐다. 한국에서 태어난 정 박사는 선교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12세 때인 1982년 처음 볼리비아로 건너갔다. 이후 볼리비아에 귀화한 뒤 외과의사와 목사로 활동했다. 정 박사의 부친인 정은실 선교사는 13일 산타크루즈의 자택에서 향년 88세의 나이로 소천했다. 한편 성관계를 위해 여성 청소년을 인신매매한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모랄레스 전 대통령 역시 출마길이 막혔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이미 세 차례 대통령을 지낸 상황에서 헌법재판소로부터 ‘임기 제한을 규정한 헌법에 따라 더는 대통령직을 맡을 수 없다’는 결정을 받은 데다 소속 정당도 구하지 못했다. 애초 연임 도전 의사를 보였던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은 한 자릿수 지지율 속에 출마의 뜻을 접었다. 호르헤 키로가 전 대통령과 안드로니코 로드리게스 상원의장, 만프레드 레예스 비야 코차밤바 시장 등이 대권에 도전한다. -
길어지는 박스피에…증시 거래대금 ‘내리막’
증권 국내증시 2025.05.21 17:58:19관세에 대한 피로감과 시장을 이끌 주도주가 사라지면서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관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올해 2월 12조 원을 웃돌았던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대체거래소(ATS) 출범에도 불구하고 내리막을 보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하루 평균 코스피 거래 대금은 8조 3166억 원(20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에도 7조 9000억 원대에 머무르며 2달 연속 10조 원을 밑돌았다. 올해 초 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2월 기준 12조 2194억 원을 기록했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 대금은 3월부터 넥스트레이드(NXT) 출범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실제 코스피·코스닥·NXT(메인 마켓 기준)의 거래 대금을 모두 합한 5월 일평균 거래 대금은 18조 5972억 원으로 2월 21조 1782억 원(코스피·코스닥 합산 기준)보다 규모가 작다. 이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가 이를 유예하면서 혼란이 완화됐다. 이달 들어서는 미중 간 갈등 해소부터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까지 다양한 이벤트가 등장했지만 시장 변동성이 제한되면서 거래 대금도 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 등 중소형주로 매수세가 쏠리고 있는 점도 거래 대금 상방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현대차(005380) 등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 최근 부진하면서 거래 대금뿐만 아니라 시장이 전반적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관세 피로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증시 변동성을 키울 뚜렷한 이벤트가 없어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시장을 이끌 주도주가 부재한 점도 거래 대금이 늘어나지 않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연초와 달리 미국 증시가 상승 기류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자금이 국내 증시가 아니라 다른 시장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는 해석도 적지 않다. -
“원화코인은 국가안보 문제…법제화 서둘러야”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05.21 17:53:44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서두르지 않으면 한국이 테더(USDT)나 유에스디코인(USDC) 같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통화 주권에 종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율 법안을 사실상 통과시킨 만큼 한국도 관련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본지 5월 21일자 1·4면 참조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화 스테이블코인 vs 달러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통화 전쟁 승리 전략’ 정책 토론회에서 “지금 한국이 선택하지 않으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통화 주권이 종속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교수는 “미국 사업자가 스테이블코인을 독점하는 구조 속에서 금융위기 발생 시 글로벌 뱅크런이 일어날 수 있다”며 “한국이 자체 사업자를 두지 않으면 위험이 전이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손을 놓고 있으면 결국 글로벌 위험 관리 주체를 해외에 넘기는 셈”이라며 “기술이나 금융을 넘어 국가 안보와 전략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자본 유출, 통화정책 약화 등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부작용에 대응하기 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국부 유출 문제도 심각하다. 서병윤 DSRV랩스 소장은 “이미 해외 고객이 있는 국내 쇼핑몰에서는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받은 쇼핑몰 사장이 이를 다시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국부가 유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이 장점이 있는 K컬처와 결합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분석도 많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금융)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시점인 만큼 역량을 집중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글로벌 기업이 이미 주도하고 있다고 후발 주자인 한국이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김대중 정부 시절 초고속 인터넷망 투자를 반대한 논리와 동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도 “K콘텐츠, K게임 등과 결합하면 글로벌 결제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BTS 상품을 구매하는 해외 팬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한다면 통화영토 확장이자 디지털 한류의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를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스피드가 중요한 만큼 기존 대형 플랫폼인 삼성이나 카카오·네이버·토스·쿠팡과의 협력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는 만큼 한국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민 의원은 “미 상원에서 지니어스법(스테이블코인법) 토론이 종결됐다”며 “한국으로 치면 필리버스터가 종결된 것으로 사실상 통과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미국은 앞질러 가고 있는데 (다른 대선후보가) 반크립토 얘기를 하면서 비판하는 게 현재 수준”이라며 “한국이 글로벌 질서에 수동적 수용자로 머무를지 능동적 설계자로 도약할지는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지급준비금 50억 원이면 누구나 KRWT, KRWC 이름으로 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며 “시장혼란과 사기피해가 속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
[만파식적] 퍼거슨의 법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5.21 17:53:161639년 합스부르크 왕조의 펠리페 4세는 “장기채권 도입이 파멸을 야기했다”고 인정했다. 1차 세계대전까지 약 700년 동안 유럽의 중심에 군림했던 합스부르크 왕조는 과도한 국가채무로 균열을 맞기 시작했다. 통치 자금을 빚으로 조달하던 스페인 왕실은 1607년부터 1662년 사이 다섯 차례나 부채를 상환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등이 합스부르크 왕조에서 독립을 선언했다. 약 100년 후인 1767년 영국의 정치사상가 애덤 퍼거슨은 ‘시민사회의 역사에 관한 에세이’에서 과도한 공공부채가 시민사회를 위태롭게 한다고 경고했다. 2월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의 선임연구원 니얼 퍼거슨은 이 경고를 ‘퍼거슨의 법칙’으로 재조명했다. 그는 “국가부채 상환 비용이 군사력 유지 비용을 초과할 경우 패권을 상실하게 된다”고 주장하며 이 법칙을 미국에 적용했다. 후버연구소의 보고서는 미국의 과도한 부채 부담이 지정학적 영향력을 약화시켜 군사적 도전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4 회계연도 미국의 국가부채 이자 지급액은 국방비 지출액을 처음으로 초과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이자 지급액은 1조 1240억 달러, 국방비 지출은 1조 1070억 달러였다. 니얼 퍼거슨은 미국이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려면 방만한 복지 프로그램을 개혁하거나 인공지능(AI)을 통한 생산성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퍼거슨의 법칙과 유사하게 미국의 재정위기가 패권 위기로 이어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전략을 마련했을까. ‘덜 쓰고, 더 걷고, 남에게 떠넘기기’다. 그는 정부효율부(DOGE)를 통해 1조 달러의 지출을 삭감하고 관세로 재정을 보전하며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을 현실화하겠다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대선 후보들은 관세 협상 전략과 함께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 대응책을 촘촘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 무분별한 선심 공약을 멈추고 재정 건전성을 지키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
[목요일 아침에]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5.21 17:52:42· 1970년대 밀턴 프리드먼 등 시카고학파는 중남미·동유럽 등 신흥국의 젊은 인재들을 불러 모아 신자유주의 이론을 가르쳤다. 이른바 ‘시카고 보이즈’들은 자국의 정책 결정권자 자리에 오르자 무역 자유화와 자본시장 개방, 민영화 등 급격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폈다. 경제 체력에 맞지 않는 과속 정책 탓에 이 국가들은 미국 투기 자본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말았다. 미국 대학들은 미국의 글로벌 패권을 지탱하는 주요 소프트파워이자 수출 산업이다. 주로 엘리트 집안의 자제인 해외 유학생들은 고국으로 돌아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인권 등 미국적 가치를 퍼트리고 있다. 일부 해외 인재들은 미국에 남아 첨단 기술 개발과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 또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쓰는 돈은 미국의 천연가스·석탄 수출액을 합친 것보다도 더 많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학은 우리의 적”이라며 주류 대학들을 공격하는 자해 행위를 벌이고 있다. 진보 세력의 구심점을 파괴하고 대학을 문화 전쟁의 대상으로 삼아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의도이다. 상당수 국민들은 “학문과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하버드대의 반발에 대해 특권층의 배부른 소리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이런 사이 유럽연합(EU)·중국 등은 미국에서 탈출하는 과학 인재들을 하나둘씩 영입하고 있다. 대학 등 전통적 권위 집단에 대한 사회적 신뢰 하락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 현상이다. 의회와 행정부·사법부·검찰은 물론이고 언론·의료계·과학기술계 등도 불신과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신 사람들은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몰려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불확실한 미래를 타개해줄 정치적 구세주를 찾고 있다. 사회적 신뢰 자본이 고갈되는 것을 넘어 분열되고 있다. 이를 틈타 포퓰리즘 정치인들은 상대 진영을 악마화하고 기존 규범과 질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유발해 정치적 자산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결과보다 절차를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 자체가 위협받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12·3 불법 계엄을 선포해 대다수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보수의 최우선 가치인 개인의 자유와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처사다. 이런데도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주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선 후보 한 사람을 위해 관련 법을 바꾸고 사법부를 발 아래 두려 하고 있다. 정의·공정에 기반한 사회적 규범, 반대 진영과의 화해 등 공동체 유지를 위한 필수 요소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무너져내린다. 중심이 지탱하지 못하니. … 어떤 계시가 임박한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19 등 격변기마다 유럽 정치인들이 자주 인용하는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구절이다. 우리나라는 더 큰 역사적 분기점에 서 있다. 외부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고도화를 이끌었던 자유화·세계화, 전후 안보 질서와 국제 규범이 무너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저성장 고착화 위기가 커지고 세대 갈등과 진영 대립이 증폭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에너지 자체가 고갈되고 있다. 6·3 대선이 끝나면 패배한 진영의 분노가 커지고 사회적 갈등이 극에 달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러다 대한민국 망한다”는 불안감도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프리드먼은 “오직 위기만이 진정한 변화를 낳는다”고 했다. 독일·네덜란드·아일랜드 등 다른 선진국은 내부 갈등을 국민 통합의 기회로 삼아 한 단계 성장했다. 차기 정부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상호 화해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성장과 복지, 생산성 향상과 사회안전망 구축 간의 균형 잡힌 패러다임을 지향하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한편 사회경제적 양극화 해결을 위해 포용적인 정치·경제 제도를 안착시키는 작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지금처럼 정치적 대립과 반목이 반복된다면 수십 년 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한국 경제의 성과와 민주주의도 무너지고 말 것이다. 위기의 순간은 기회의 순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오일쇼크·외환위기 등을 산업 고도화와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아 경제 선진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위기 극복을 위한 제도적 기반과 내부 역량이 없다면 더 큰 위기를 맞게 된다. 결국 정치에 달려 있는 문제다. -
한동훈 "김문수, 이기려면 부정선거 음모론과 절연해야…尹 본인은 매번 사전투표"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05.21 17:51:32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김문수 대선 후보를 향해 ‘부정선거론’과 선을 그어달라고 촉구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 김문수 후보가 부정선거 음모론과 단호히 절연한다고 선언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은 사전투표를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한다”며 “국민의힘이 그런 부정선거 음모론과 단호하게 선긋지 못하면 민주당은 3일간, 우리는 하루만 투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면 이길 수 없다”며 “오늘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부정선거 음모론 영화를 봤지만 정작 본인은 매번 사전투표했다”고 꼬집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파면 후 첫 행보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내용의 영화를 관람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대구 서문시장 유세에서도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리는 것은 선거 필패의 지름길”이라며 “음모론을 끊지 못하면 사전투표를 독려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자율車·선박이 스스로 충전 후 전기 배분…신재생 걸림돌 넘는다
산업 IT 2025.05.21 17:41:42“서해 문갑도에 태양광·풍력이 부족하네요. 인근 덕적도에서 전기 선박을 보내 나눠주죠.” 21일 찾아간 광주광역시 남구 한국전기연구원 스마트그리드연구본부. 연구자들이 전자 칠판처럼 생긴 대형 화면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화면에는 인천 옹진군 일대 섬들의 지도와 개별 섬의 태양광·풍력 등 에너지 공급량이 ㎾(킬로와트) 단위로 실시간 표시됐다. 실제 발전 상황을 반영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라고 한다. 신재생에너지는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해 전기가 낭비되거나 부족한 일이 잦다. 이에 연구자들은 ‘움직이는 배터리’, 이른바 양방향충전(V2G) 수단으로 가상의 전기 선박을 도입했다. 남는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전력을 고르게 배분해 옹진군 도서 권역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얼마나 효율화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기 위해서다. 스마트그리드연구본부에서는 다양한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연구개발(R&D)이 한창이었다. 스마트그리드는 에너지 수급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정보기술(IT) 일체를 말한다. 최근 신재생에너지나 에너지믹스와 함께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에너지 신기술로 주목받으며 관련 지원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지능형 전력망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재생에너지 활용도 제고’와 ‘분산 에너지 활성화’를 10대 공약에 포함시켰다. 양당 모두 스마트그리드를 주요 정책으로 삼았다. 세계적으로도 시장 규모가 2030년 1600억 달러(220조 원)로 예상된다. 김태현 전기연 스마트그리드본부장은 “신재생에너지는 공급이 불규칙한 데다 여러 군데에 잘게 흩어져 수급 모니터링이 거의 안 되고 있다”며 “다만 발전 비중이 무시 못할 수준이 된 만큼 모니터링은 물론 예측까지 필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전기는 저장 비용이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준 ㎿(메가와트)당 5억 원 정도로 비싸 가급적 생산되는 대로 소비돼야 하기 대문이다. 화력은 연료량으로 생산을 쉽게 조절할 수 있는 반면 신재생에너지는 그렇지 않다. 자연적으로 전기가 만들어질 때마다 미리 수요를 맞춰놓아야 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마트그리드 핵심 기술로 직류(DC) 전환, 가상발전소(VPP), 배전망 관리 등 세 가지가 꼽힌다. 세계적으로 아직 제대로 상용화하지 않아 선점 경쟁이 치열한 기술들이다. 이 가운데 직류 전환은 신재생에너지의 전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 김 본부장은 “기존 화력으로 생산되는 전기는 교류(AC)인 반면 태양광으로 만들어지는 전기는 직류이기 때문에 둘을 함께 쓸 수 있는 전력망이 필요하다”며 “현재는 직류로 생산된 태양광 에너지를 기존 교류 전력망에서 쓰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고 교류로 변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연은 이에 올해 하반기 기존 교류 전력망에 중전압직류(MVDC)를 융합하는 약 600억 원 규모의 ‘AC·DC 하이브리드 배전망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교류 배전망의 MVDC 전환은 세계 최초 도전이다. MVDC는 직류 중에서 신재생에너지 전송에 적합하지만 다루기 까다로운 기술이다. MVDC는 기존 송전망이라는 고속도로가 아닌 복잡한 골목길(배전망)을 따라 구석구석 흐르는 전기다. 신재생에너지는 지역에서 만들어져 인근에서 바로 사용되기 때문에 고속도로가 아니라 골목길을 따라 흐를 수밖에 없다. 동시에 공급이 불규칙해 일시적 과부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 흐름을 제어하는 기술도 필수적인 것이다. 이를 제어하는 기술이 배전망 관리다. 분산전력시스템연구센터 내부에 전선이 가득 든 캐비닛 모양의 배전망 시험 장치 수십 대를 두고 기술 테스트를 진행 중이었다. 일부 전선이 낡은 것처럼 보였는데 실제로 일부러 현실 같은 악조건을 만들어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전진홍 센터장의 설명이다. 또 VPP는 전력 수급을 예측하고 중개하는 IT 플랫폼이다. 에너지플랫폼연구센터는 전기연 창원 본원의 실제 전력 수급 상황을 VPP로 구현해 국내 최고 수준인 90%대 예측 정확도를 달성했다. 화면에는 소비 전력과 공급 전력, 또 보조 배터리인 ESS 4대의 잔량과 온도·습도까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기존 전력이 과부하로 전기료가 비싸질 경우 ESS로 대체해 절감하고 이런 패턴을 학습해 이후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 전기차, 전기 선박 같은 V2G 기술 역시 상용화하면 스마트그리드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연구동 밖에도 자율주행차 한 대가 ‘자율주행 V2G 전기차 전용 충전기’에 연결돼 있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맞춰 차가 스스로 돌아다니며 전기가 남는 곳에서 충전하고 필요한 곳에 나눠주는 기술도 실증까지 진행하며 준비 중인 것이다. 또 날씨에 따라 바뀌는 발전량에 맞춰 전기차 충전 요금을 올리거나 내림으로써 수요 분산을 유도하는 ‘실시간 요금제’ 같은 다양한 스마트그리드 서비스도 향후 가능할 것으로 김 본부장은 내다봤다. 이 같은 비전은 정부의 2050년 탄소 중립 계획에 맞춰 단계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선 2023~2027년 5년간 3조 7000억 원을 투자해 AC·DC 하이브리드 배전망 기술 개발, V2G 제도와 한국형 VPP 도입 등을 목표로 하는 ‘제3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을 추진 중이며 전기연이 이를 위한 R&D를 지원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LS일렉트릭 등 전력 기기 업체들이 ESS·직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전력망복원력혁신파트너십프로그램(GRIP) 등을 통해 스마트그리드에만 30억 달러, 송배전 기술 솔루션에 25억 달러를 투입하는 등 글로벌 경쟁도 거세다. -
[투자의 창] 0%대 성장 위기 몰린 韓경제
증권 국내증시 2025.05.21 17:34:4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경제 전망을 2.0%에서 1.0%로 낮췄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5%를 제시한 바 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과 올 7월 초 수정된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인데 기존 전망치 1.5%와 1.8%에서 큰 폭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의 전망치는 더 낮은 수준으로, 대체로 0.5~1.0% 사이에 분포해 있다. 지난해 1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1.3%의 고성장을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1년 동안 양적으로 증가하지 못했다. 통상 2개 분기 연속 GDP 역성장을 ‘경기 침체’로 평가한다. 소폭의 성장과 역성장을 반복하면서 이를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지만 사실상 경기 침체가 진행 중임을 부인하긴 어렵다. 현재의 경기 부진은 대외 경기 둔화와 불확실성 확대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낮은 상황에서 내수가 기대만큼 회복하지 못한 탓이다. 아울러 지난해 말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혼란의 장기화는 경제에 큰 부담을 안겼다. 정부의 재정 집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 가운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민간 소비 증가세가 둔화했고 기업의 투자 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한국 경제의 탄력을 보여주는 설비 투자도 소폭의 증가에 그쳤고 건설 투자는 과거 금융 위기와 코로나19 펜데믹 당시보다 급감했다. 대선 이후 재정 정책은 신정부 출범 이후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추진 등 이전보다 확장적인 기조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이때 재정 정책은 국가의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해 재정승수가 낮은 전 국민 지원금과 같은 단발성 소비 진작책보단 꼭 필요한 분야에만 적절한 규모로 표적화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기준금리 또한 경기 회복을 위해 중립 금리 추정치보다 일정 수준 낮아지는 것이 불가피하다. 과거처럼 극단적인 저금리로 회귀한다면 수도권 부동산 시장과 가계 부채 문제 등에 악영향을 끼칠 확률이 더 높다. 다행히 최악의 국면은 지금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치적 혼란은 해소될 것이며 미국 관세 부과 강도도 점차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민간 소비는 소비 심리 개선, 정부 지출은 추경 집행으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회성 요인까지 겹쳐 크게 부진했던 건설 부문도 금리 인하와 수주 증가 등으로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리 경제의 구조는 단기적인 미봉책으로 수습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을 활용하되 거시건전성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하며 주력 산업의 경쟁력과 가계의 소득 기반 강화, 수도권 집중 및 인구 문제 해결 등 구조적인 개선 노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
[단독] 美 혁신 금융기업 담은 ETF 나온다
증권 국내증시 2025.05.21 17:28:15미국 혁신 금융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비자나 페이팔 같은 단순 핀테크 기업 외에도 혁신적인 투자 상품을 출시하는 자산 운용사나 해당 상품을 매매 할 수 있는 거래소 등 금융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함으로써 기존 미국 금융 ETF와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편입 종목 중 다수가 디지털 금융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가상자산 기술 발전에 따른 투자 수요 증가 수혜도 기대된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오는 27일 ‘KODEX 미국금융테크액티브’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한다. 해당 ETF는 NH투자증권이 산출한 ‘아이셀렉트 미국 차세대 파이낸셜 테크’를 기초 지수로 삼는다. 기초 지수에 편입된 종목 다수가 디지털 금융 업종으로 최근 몇 년 새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잇달아 내놓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초 미국 대선 이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규제 완화와 세금 인하, 디지털 경제 촉진 등 금융 테크 기업에 긍정적인 정책을 잇달아 추진하는 덕에 수혜를 입고 있다. 실제 편입 종목 중 누 홀딩스는 올 들어 주가가 23% 넘게 상승했다. 중남미 지역 최대 디지털 은행 누 뱅크의 모회사인 누 홀딩스는 오프라인 지점이 없어 고객당 월평균 서비스 비용이 전통 은행 대비 85% 낮은 0.8달러에 불과하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지털 중심 초저비용 구조를 기반으로 빠른 수익성 확보에 성공한 몇 안 되는 인터넷 뱅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SaaS(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로 유명한 레스토랑 관리 솔루션 제공 기업 토스트의 주가도 올 들어 21% 넘게 오르며 올해 미국 지수 수익률을 한창 웃돌고 있다. 편입 종목 다수가 가상자산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기초 지수에 편입돼 있는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은 비트코인 현물 ETF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의 발행사로 유명하다. 페이팔과 비자도 스테이블 코인을 자체 발행하거나 이를 이용한 대금 결제 서비스를 테스트하는 식으로 가상자산 산업과의 접점을 늘리는 추세다. 세계 최대 파생 상품 거래소로 잘 알려져 있는 CME 그룹은 최근 직접 암호화폐 리플(XRP) 선물 ETF를 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CME 그룹은 미국 증시 변동 장세 장기화로 투자자들 사이 선물과 옵션 거래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가가 올해 들어 20% 가까이 상승했다. 실제 KODEX 미국금융테크액티브 ETF가 추종하는 지수는 올해 비트코인 가격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아이셀렉트 미국 차세대 파이낸셜 테크 지수는 올 3월 말 종가 기준 971.22포인트로 지난해 말 대비 6.43% 하락했다. 동 기간 비트코인 가격도 11.99% 떨어지며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자 해당 지수도 상승 전환했다. 이날 기준 아이셀렉트 미국 차세대 파이낸셜 테크 지수는 1055.69포인트로 올 3월 말 대비 8.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도 20% 넘게 상승했다. -
[공약 심층분석] 이재명 "부동산 세금 손대지 말아야" vs 김문수 "종부세 완화·재초환 폐지"
부동산 정책·제도 2025.05.21 17:27:07부동산 매수 심리와 직결되는 부동산세제 개편 공약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현상 유지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감세를 내걸었다. 다만 증세와 감세 주장으로 맞붙었던 지난 대선과는 달리 이 후보가 증세에서 한 발 물러나 현상 유지를 택하면서 부동산세제에 대한 여야 간 입장 차는 상당 부분 좁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는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에 대해 굳이 세금을 통해 수요를 억누르지 않겠다”며 사실상의 우클릭 행보를 선언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부동산세제 완화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그는 지난해 당 대표 선거 과정 이후 증세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후보는 지난해 7월 “종합부동산세가 불필요한 갈등과 저항을 만든 측면도 있어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후보는 급기야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부동산 세금은 손댈 때마다 문제가 돼 가급적 손대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대선 공약이었던 국토보유세 정책도 이번 대선에서 “수용성이 떨어진다”며 폐기했다. 증세에서 물러난 이 후보는 현상 유지를 택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역시 그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본부장은 “실제로 재초환이 2023년 크게 완화되며 부담이 줄었고 (개정해서) 시행한 지 1년이 채 안 됐기 때문에 시행 후 부담 정도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세제상의 부담은 윤석열 정권하에서의 감세 정책으로 인해 부담이 과거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실제로 부동산 관련 세수 현황을 보면 그 부담이 크게 낮아지고 완전 과거 수준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특별히 손을 봐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지 않다”고 현상 유지 입장을 취했다. 김 후보의 부동산세제 공약 중 이 후보와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것은 재초환과 종부세다. 김 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에서 “재초환을 폐지하고 종부세는 부담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편,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비수도권 주택에 대한 취득세 면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세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이어나가겠다는 셈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종부세를 폐지해 지방세인 재산세와 통합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각종 부동산세 부담 경감을 약속한 것이 당선의 원동력이 됐다. 특히 김 후보의 재초환 공약의 경우 윤석열 정부의 입장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 노무현 정부 때 도입된 재초환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시행이 유예됐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시행됐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2023년 재건축부담금이 면제되는 금액을 30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완화한 바 있지만 김 후보는 폐지를 공약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1인형 오피스텔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세제상 중과 대상 주택 수에서 오피스텔을 제외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또 오피스텔을 10년 이상 보유 후 매도할 경우 매년 5%씩 세액공제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생애최초 주택을 살 때는 취득세 50%를 감면해주고 결혼 7년 이내 신혼부부의 경우 59㎡ 이하 주택 취득 시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준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어 자녀가 2명일 경우에는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20억 원으로 상향하고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주택을 매도할 때는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
민주, 尹 '부정선거' 영화 관람에 "극우 망상으로 대선 개입"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05.21 17:25:54더불어민주당이 2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론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한 것을 두고 “내란 수괴의 후안무치한 대선 개입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민수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 반성은커녕 극우들의 망상을 퍼뜨리고 대선을 망치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가 있어야 할 곳은 영화관이나 거리가 아니라 감옥”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을 13일 앞둔 이날 서울 동대문 한 극장에서 이영돈 PD와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기획하고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내란수괴 윤석열과 극우 내란 아바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부정선거 망상을 앞세워 극우 내란 연대를 결성한 것”이라며 “김 후보와 국민의힘은 근거 없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유포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고, 재판부도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윤석열을 즉각 재구속하라”고 촉구했다. 전현희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내란수괴 윤석열이 끝까지 부정선거 미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참으로 한심하다”며 “계엄 때는 침묵했던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윤석열은 당과 관계 없는 분'이라고 모른 체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구속 취소를 두 팔 벌려 환영했던 국민의힘이 표가 떨어질까 부랴부랴 손절하는 모습이 참으로 비겁하고 비루하다”며 “국민의힘이 버린 보수의 가치는 민주당과 이재명이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했다는 소식을 듣고 페이스북에 말줄임표(…)만 남기며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에는 윤 전 대통령이 영화관에서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와 함께 자리에 앉아 영화를 관람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후보는 이날 인천 유세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의 행보를 어떻게 보느냐’라는 질문에 “그 선거 시스템으로 본인이 선거에서 이긴 것 아닌가”라며 “이를 부정선거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 이해가 안 된다”고 답했다. -
[공약 심층분석] 李 "4기 신도시" 金 "청년주택"…'공급 확대' 마스터플랜이 없다
부동산 정책·제도 2025.05.21 17:25:20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들이 공공주택 확대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식과 정확한 공급 물량 등은 내놓지 않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 2월 서울 강남 일대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뒤 매매가격이 급등하는 등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한 기류가 여전한 만큼 시장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택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향후 주택 공급 마스터플랜이 나오지 않아 주택 매입 시점에 대한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주요 후보들이 공공주택 확대에 방점을 두면서 공공주택 사업을 전담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 압박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부동산 공약과 관련해 1기 신도시 노후 인프라 재정비와 서울 도심의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상향 및 분담금 완화를 핵심 방안으로 내세웠다. 또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해 고품질 공공임대주택과 공공임대 비율의 단계적 확대를 약속했다. 구체적인 공급 물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올 4월 “임대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현재 8% 수준인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20%는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4기 스마트 신도시에 대한 구상 또한 내놓았다. 이 후보는 지난달 말 페이스북에 “교통이 편리한 제4기 스마트 신도시 개발을 준비해 청년과 신혼부부 등 무주택자에게 쾌적하고 부담 가능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언급했다. 윤후덕 민주당 정책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대선 당시 311만 가구를 공급한다고 했는데 제대로 공급이 되려면 5년간 250만 가구는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청년·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한 공급 방안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결혼하면 3년, 첫아이를 낳으면 3년, 둘째 아이 때 3년 등으로 총 9년간 주거비를 지원하는 주택을 매년 10만 가구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3·3·3 청년 주택 공급’안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청년, 신혼부부, 육아 부부를 위한 주택을 매년 20만 가구 공급하고 1인 가구 아파트와 오피스텔 공급 역시 확대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권한을 기초자치단체로 이양해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선 후보들의 이 같은 공급 방안에 대해 공급 확대 구호만 있을 뿐 실행 계획 등이 빠져 시장의 불확실성만 높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대 대선 때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에서 5년간 전국에 27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측에서 기본주택 140만 가구를 포함해 총 311만 가구의 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비교하면 이번 대선에서는 구체적인 수치와 공급 방식은 빠진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 20대 대선에서 무리한 공급 수치를 제시했던 것에 대한 학습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 미분양 물량이 7만 가구가량 쌓여 있는데도 미분양 해소 방안 등이 담기지 않은 것 역시 부동산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를 담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선 후보들의 주택 공급 마스터플랜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신혼부부 등 주택 실수요자의 불안감 또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R114 등에 따르면 내년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 4400가구 수준으로 올해(4만 671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우려된다. 공급 가뭄으로 가격 불안의 위험이 큰 만큼 향후 공급 추이 등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완화 방침에도 국회에서 관련 법 논의가 이뤄지지 못해 주택 공급이 늘지 못했다”며 “주택 공급을 확대할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는 이상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후보와 김 후보의 공공주택 확대 방침이 LH의 부채 압박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LH는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 규모가 160조 1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7조 2000억 원 늘었다. 특히 2020년 이후 공공전세주택 매입 등 공공사업을 확장하면서 부채 규모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상황이다. LH가 기획재정부 등에 제출한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 따르면 2028년 부채가 227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LH가 부실화하면 결국 세금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이를 막기 위해 주거 취약 계층 위주로 공공주택을 공급하고 나머지 주택은 민간 임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경남 양산·김해 연이어 찾는 이재명…盧·文 지지층 결집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05.21 17:11:4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는 22~23일 경남 양산·김해를 방문한다. 험지로 꼽히는 부산·경남(PK)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중도 통합 메시지를 던지고 노무현·문재인 정부 계승 의지를 피력할 전망이다. 이 후보는 오는 22일 제주에 이어 경남 양산 등지에서 유세를 벌이고, 23일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는다. 외연 확장을 꾀하는 동시에 민주당의 정통성을 부각, 지지층 결집을 모색하는 일정인 셈이다. 이 후보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면은 23일 봉하마을에서 성사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이 후보는 지난해 추도식에 참석하면서 노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 권양숙 여사와 오찬을 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23일 저녁에는 대선후보 TV토론에 참석하는 일정을 소화하는 만큼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양산 평산마을을 따로 방문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
[단독] 정부·민주당, 디스플레이산업 특별법 제정 협의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5.21 17:05:43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52시간 근로제 적용 예외 등의 내용을 담은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법(가칭)’ 제정이 추진된다. 중국이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을 위해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지원하며 우리나라와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는 것을 고려해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디스플레이 특별법이 제정되면 삼성과 LG디스플레이(034220)를 필두로 관련 공급망 중소기업 수천 곳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기사 3면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의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들과 디스플레이 특별법 입법을 위해 제반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이 의원실은 법안 핵심 내용에 대해 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며 반영하고 있는데 6·3 대선 후 전문가 토론회 등을 거쳐 추가 의견 수렴을 마친 뒤 법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특별법에도 반도체 특별법과 마찬가지로 R&D 인력의 주52시간 근로 예외 조항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이 적용된 제품을 살 때 소비자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과 국가전략기술의 세액공제 이월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내용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후 반도체 특별법과 함께 주52시간 근로의 제한적 예외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 의원실과 정부는 신시장인 방산용 디스플레이의 R&D 지원, 무기 발광 디스플레이에 대한 선제 대응안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반도체·배터리와 달리 주요 생산 거점이 국내에 있어 세액공제 등 특별법 도입에 따른 부작용 및 논란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욱 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디스플레이산업 경쟁력을 상실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실 측은 이와 관련해 “특별법 제정을 고민 중이지만 주 52시간 예외 조항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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