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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尹 거부 쟁점법 속도…野 필리버스터로 맞대응
정치 정치일반 2025.07.27 17:54:367월 임시국회 막바지에 들어선 국회가 쟁점 법안 처리를 두고 긴장감을 최고 수위로 고조시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음 달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 세진’ 상법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 핵심 법안 강행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이용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로 대응하며 대여 투쟁 동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다음 달 5일 종료되는 7월 임시국회에서 핵심 쟁점 법안을 상당수 처리하기 위해 원내 전략을 정비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상임위를 넘어선 법안 외에 상임위별로 정리 중인 법안들을 다음 달 4일 본회의에서 최대한 처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권 초반 국정 운영 동력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늦어도 8월 임시국회까지 대부분의 쟁점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정부의 거부권으로 좌초된 법안들이 우선 처리 대상으로 이 중 야당과의 가장 큰 전선은 ‘방송3법’에서 형성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오히려 여당에 불리한 법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친여성향 단체들이 공영방송을 장악할 길을 열어주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방송3법은 이달 7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만 남은 상태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동원할 계획이다. 이미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다음 달 4·5일에 의원 전원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린 상태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이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미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뒤 표결을 통해 토론을 종결하고 법안 처리 표결에 나선다는 대응 전략을 세워놓았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실제로 법안 통과를 막는 것보다 민주당의 ‘일방 독주’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고 이를 통해 여당에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민주당은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을 담은 더 강력해진 상법 개정안도 같은 날 처리할 방침이다. 현재 법사위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지만 이번 주중 속도를 내면 본회의에 올리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후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업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기업의 반발은 9월 정기국회에서 특별배임죄 완화 입법을 통해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농업4법 중 처리되지 않은 핵심 2법(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를 이룬 상태다. 다만 다른 쟁점 법안 처리와 맞물려 야당이 본회의 협조를 거부할 수 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정부·야당과의 협의를 최대한 이루기 위해 이번 본회의에서 처리를 미룰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밖에 지난 본회의에서 처리를 미뤘던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개정안)과 인공지능(AI) 교과서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등도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정권 초 높은 지지율과 야당이 내홍인 현재가 입법에 속도를 낼 적기로 보고 있다. 쟁점 법안 처리를 마무리해 정권 운영 동력을 확보하고 뒤이어 다음 달 2일 선출되는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9월 정기국회에서 당의 숙원인 검찰 개혁을 마무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당 대표 주자인 정청래·박찬대 의원 모두 추석 전까지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
ETF 수익률 1위…불 뿜는 K방산 라인업 늘린다
증권 국내증시 2025.07.27 17:52:56반짝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였던 국내 방산 기업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자 자산운용업계가 앞다퉈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1년간 국내 방산 ETF 상품 수익률은 코스피 지수 상승을 10배 압도한데다 추가 상승 기대도 높다.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과 전문성을 앞세운 한화자산운용이 방산 ETF 레버리지 상품 출시 경쟁에 나선 이유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를 보유 중인 국내 자산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을 포함해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총 4개로 순자산은 1조 8443억 원(25일 기준)이다. 이 중 가장 먼저 출시된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 ETF가 압도적인 업계 1위를 유지 중이다. PLUS K방산 ETF의 순자산은 1조 2850억 원으로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방산&우주’ 순자산(3232억 원)의 4배 가까이 많다. 지난해 ‘SOL K방산’을 출시한 신한자산운용은 지난달 해당 ETF의 기초지수 산출 기준을 변경하며 수익률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방산 ETF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업계 3·4위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도 방산 ETF 출시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방산 ETF가 처음부터 국내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은 건 아니다. 실제 2023년 1월 5일 상장 당시 146억 원에 불과했던 PLUS K방산 ETF의 순자산이 처음 1000억 원(지난해 4월 2일)에 도달하기까지는 481일이 걸렸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순자산이 1000억 원에서 1조 원을 넘는 데에 걸린 시간은 440일로 가속이 붙었다. 전 세계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자 국내 방산 ETF로 투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의 25일 기준 최근 1년 주가 상승률은 상장 기업 최상위권이다. 이 기간 현대로템(064350)의 주가는 무려 310.22% 상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210.78%), 한화오션(042660)(197.03%), 풍산(103140)(157.54%), 한화시스템(272210)(156.63%), LIG넥스원(079550)(155.56%) 등 대다수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세자릿수다. 같은 기간 ‘PLUS K방산’의 수익률은 188.94%로 국내 상장된 ETF 전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코스피 지수 상승률(15.85%)의 10배가 넘는다. 주가 급등 부담에도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위 분담금 인상 압박을 받은 독일 등이 수출을 줄이면서 빈 시장을 한국 방산 기업이 파고들 것이라는 예상 덕분이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유럽 지역 군수물자 납품 대부분을 책임졌던 독일이 자국 무장 강화를 위해 수출보다는 내수에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며 “독일 외 유럽 국가의 군수물자 공급 빈틈을 국내 방산 업체들이 침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한국 방산 업체들의 주요 수출 대상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단독]방산 레버리지 ETF, 3분기 내 첫선
증권 국내증시 2025.07.27 17:47:52국내 주도주 ‘조방원(조선·방산·원전)’ 중 하나인 방산 업종에 투자하는 레버리지(일일 상승률의 2배 수익)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번 분기 내 등장한다. 반도체·2차전지·조선에 이은 국내 테마형 레버리지 ETF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내 ETF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은 올 9월을 목표로 방산 레버리지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상품은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레버리지’처럼 자사가 보유 중인 테마 ETF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일 가능성이 높다. 삼성자산운용은 15일 LIG넥스원(079550)·현대로템(064350)·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국항공우주(047810) 등 국내 대표 방산 기업 10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ETF를 상장했다. 업계 최초로 국내 방산 ETF를 출시한 한화자산운용도 레버리지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출시를 염두에 두고 시기나 상품 구조 등을 전반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방산은 전 세계 지정학적 위기와 자국 방위산업 강화로 몸값이 뛰고 있다. 최근 1년 주가 상승률 최상위권은 현대로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풍산(103140)·한화오션(042660) 등 국내 방산 기업이 차지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단기 테마에 그칠 줄 알았던 방산은 올 들어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반짝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였던 국내 방산 기업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자 자산운용업계가 앞다퉈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1년간 국내 방산 ETF 상품 수익률은 코스피 지수 상승을 10배 압도한데다 추가 상승 기대도 높다.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과 전문성을 앞세운 한화자산운용이 방산 ETF 레버리지 상품 출시 경쟁에 나선 이유다. 현재 국내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를 보유 중인 국내 자산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을 포함해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총 4개로 순자산은 1조 8443억 원(25일 기준)이다. 이 중 가장 먼저 출시된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 ETF가 압도적인 업계 1위를 유지 중이다. PLUS K방산 ETF의 순자산은 1조 2850억 원으로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방산&우주’ 순자산(3232억 원)의 4배 가까이 많다. 지난해 ‘SOL K방산’을 출시한 신한자산운용은 지난달 해당 ETF의 기초지수 산출 기준을 변경하며 수익률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방산 ETF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업계 3·4위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도 방산 ETF 출시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방산 ETF가 처음부터 국내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은 건 아니다. 실제 2023년 1월 5일 상장 당시 146억 원에 불과했던 PLUS K방산 ETF의 순자산이 처음 1000억 원(지난해 4월 2일)에 도달하기까지는 481일이 걸렸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순자산이 1000억 원에서 1조 원을 넘는 데에 걸린 시간은 440일로 가속이 붙었다. 전 세계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자 국내 방산 ETF로 투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의 25일 기준 최근 1년 주가 상승률은 상장 기업 최상위권이다. 이 기간 현대로템의 주가는 무려 310.22% 상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210.78%), 한화오션(197.03%), 풍산(157.54%), 한화시스템(156.63%), LIG넥스원(155.56%) 등 대다수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세자릿수다. 같은 기간 ‘PLUS K방산’의 수익률은 188.94%로 국내 상장된 ETF 전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코스피 지수 상승률(15.85%)의 10배가 넘는다. 주가 급등 부담에도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위 분담금 인상 압박을 받은 독일 등이 수출을 줄이면서 빈 시장을 한국 방산 기업이 파고들 것이라는 예상 덕분이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유럽 지역 군수물자 납품 대부분을 책임졌던 독일이 자국 무장 강화를 위해 수출보다는 내수에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며 “독일 외 유럽 국가의 군수물자 공급 빈틈을 국내 방산 업체들이 침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한국 방산 업체들의 주요 수출 대상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전세의 월세화' 확산…전셋값은 강북 오르고 강남 내렸다
부동산 분양 2025.07.27 17:43:49정부에서 6·27 대출 규제를 시행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주택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급속하게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 3구와 성동구·용산구·마포구 등 주요 지역의 집값 상승세는 둔화됐지만, 일부 재건축 단지의 상승세는 여전했다. 또 자금 조달 부담이 큰 강남권 단지는 신축 전셋값이 크게 하락한 반면, 가격 부담이 덜한 강북권 단지 전셋값이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은 7월 셋째주 0.16%를 나타냈다. 6월 넷째주까지 2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 6·27 대출 규제 이후 4주 연속 상승 폭이 둔화한 것이다. 6월 한때 주간 상승률이 0.6~0.7%에 달했던 서울 서초구(0.28%), 성동구(0.37%) 등도 대부분 0.3%대 이하로 하락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27 대출 규제’가 시장에서 상당 부분 영향을 발휘한 것이다. 6·27 대출 규제는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고 2주택 이상 보유자 등에 대한 주택 구입 목적의 추가 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 대출을 막으면서 ‘갭 투자’의 길목도 사실상 차단했다. 다만, 일부 재건축 단지 등에선 여전히 높은 가격의 거래가 이뤄졌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 주공아파트 5단지 전용면적 76.5㎡는 지난 11일 41억 7700만 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달 27일 39억 7700만 원에 거래된 데 이어 2억 원 더 상승한 셈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1단지 전용 154.44㎡도 지난 4일 34억 75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는 시장에 풍부한 자금 유동성(M2) 등으로 고가 주택시장에선 무차입 매매가 여전히 성행하며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주택 임대시장은 강력한 규제 여파로 ‘전세의 월세화’ 경향이 더욱 가속화됐다. 전세 물량은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비아파트 시장에서 확산했는데 6·27 대책 이후 아파트 시장으로 옮겨붙은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수급지수는 103.2로, 2021년 10월(110.6)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고를 나타냈다. 월세수급지수가 100을 넘은 것은 수요가 공급보다 강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대출 규제 이후 아파트 전세 물건은 줄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이달 25일 기준 2만 411건으로 대출 규제 발표 날인 지난달 27일(2만 4855건)보다 3.4%(844건) 줄었다. 반면 아파트 월세 물건은 2.4%(446건) 증가한 1만 9242건을 나타냈다. 장소희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 사기 영향으로 빌라·오피스텔에서 월세화가 확산하고 있었는데 6·27 대출규제로 인해 아파트 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며 “6·27 대출 규제로 집주인이 신축 아파트에서 거주할 방법은 전액 현금 또는 일부 보증금을 월세로 돌려 사는 방법밖에 없어 월세 거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여파로 서울 강남과 강북의 전세시장 흐름도 대조적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30일 같은 날 입주한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와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디센시아’의 전셋값은 상반된 모습이었다. 지난달 2일 메이플자이 전용면적 59㎡는 14억 원에 전세 거래가 체결됐으나 이달 18일 같은 면적 전세계약이 10억 5500만 원에 이뤄지며 3억 원 넘게 하락했다. 메이플자이 전용면적 84㎡도 지난 3일 19억 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으나 이달 8일에는 보증금 12억 원에 전세가 계약되며 7억 원 떨어졌다. 휘경자이디센시아 전용 59㎡ 전세는 지난달 7일 4억 2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한 달 만인 이달 15일 6억 원 신고가에 전세 계약이 성사되며 1억 8000만 원 올랐다. 전용 84㎡도 지난달 7일 6억 6000만 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지만, 규제 이후인 지난달 30일에는 7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2주택 이상인 경우 금융권에서 전세퇴거자금대출을 전혀 받을 수 없어 강남권 전세시장이 가격 하방 압력을 크게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카페 생크림 차질 빚나"…긴 폭염에 젖소도 '탈진' 우유 생산량 '뚝'
사회 사회일반 2025.07.27 15:05:29올해 기록적인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국내 우유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해 생크림 등을 비롯한 수습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7일 낙농진흥회는 우유 원유 생산량이 5~10%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키우는 젖소 대부분이 홀스타인종으로 고온에 특히 취약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기온이 27도 이상 오르면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기 시작하고, 32도 이상의 폭염이 지속되면 우유 생산량이 최대 20%까지 줄어든다. 땀을 적게 흘리는 동물인 젖소는 더위에 취약한데, 지구온난화로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를 갈수록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근 하루 평균 집유량이 통상 1,900톤에서 100톤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매일유업 역시 이달 하루 평균 집유량이 전달보다 5~1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원유 생산 급감으로 당장 생크림 공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우유 측은 "흰우유와 가공유를 우선 생산하는데 더위로 원유 생산이 줄다 보니 생크림 원재료가 부족해 생크림 공급을 많이 줄였다"고 설명했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여름철에 우유 소비량이 조금 늘어나는데 원유 생산량은 줄어드니 생크림 물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여름 생크림 공급 부족 현상은 지난해에도 있었지만, 올해는 이른 폭염으로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폭염이 장기화하면 우유 공급 자체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21년 여름 폭염 당시 서울우유는 1.8L 흰우유 제품의 편의점 공급을 중단했고, 매일우유도 우유 공급량을 줄인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한다. 여름철 폭염이 갈수록 강해지고 길어지면서 젖소의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 국내 낙농업계는 생산량 감소와 함께 수입 우유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내 우유업계가 우유 소비 감소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수입 우유 관세 철폐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고 보도됐다. 올 상반기 멸균우유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4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산 우유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특히 매일유업은 원재료인 원유 가격 인상 이외에도 설탕, 포장재, 제조경비 등의 인상으로 인해 생크림, 휘핑크림 등의 제품 출고가를 5~9% 인상한 바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는 단기적으로는 폭염 지속 시 우유 공급 부족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축사 시설 개선과 사료 공급 체계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
자국 때린 트럼프?…"일본차에 더 낮은 관세…美자동차산업 역차별"
국제 정치·사회 2025.07.27 15:05:24미일 관세협정을 두고 미국 자동차 업계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일본산 자동차에는 관세율을 크게 내린 반면 멕시코·캐나다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주요 거래처인 북미 지역은 여전히 높은 관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6일(현지 시간)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자동차 제조 업체를 대표하는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AAPC)의 맷 블런트 위원장은 “미국산 부품이 거의 없는 일본 자동차에 우리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의 자동차 산업과 미국 노동자에게 나쁜 거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과 일본은 22일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일본의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를 15%(품목관세 12.5%+기존 2.5%)로 내렸다. 문제는 미국 내 자동차 산업 공급망은 인접국인 캐나다와 멕시코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부합하지 않는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품목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 경우 일본산 자동차 관세인 15%와 비교하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 GM과 포드·스텔란티스 등 미국 주요 자동차 제조 업체들은 대부분 멕시코 등 인건비가 낮은 국가에서 부품을 구매해 미국 공장에서 조립하는 생산구조를 가지고 있다. GM과 스텔란티스의 경우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약 40~50%가 수입차다. 미국 정치 매체인 폴리티코는 “백악관은 관세가 미국 본토 자동차 생산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지만 북미 자동차 공급망 구조로 인해 국내 자동차 기업도 관세 타격을 입었다”고 짚었다. 관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며 향후 구매자들이 비교적 값이 싼 일본산 자동차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된 후 미국 자동차 시장은 저렴한 옵션이 붙은 하이브리드차 경쟁이 치열하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를 필두로 한 일본산 자동차의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점유율은 약 80%에 달한다. 인디펜던트지는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업체 다수가 멕시코·캐나다에서 차를 만들어 25%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높은 관세는 더 높은 가격이 된다”고 내다봤다. 폴리티코도 한 자동차 산업 로비스트를 인용해 “(일본과의 무역 합의가) 미국 자동차 업계를 저버리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3명 중 1명이 중국인이라고?”…韓 체류 외국인, 273만명 넘겨 ‘역대 최대’
사회 사회일반 2025.07.27 13:52:50학업, 취업, 관광 등 다양한 이유로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이 273만명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중 3분의 1은 중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은 총 273만 2797명으로, 전달보다 1.5%(4만68명) 증가했다. 이 중 장기 체류 외국인은 등록 외국인 155만 9975명, 외국국적동포 국내 거소 신고자 55만 2419명으로 집계됐다. 단기 체류 외국인은 62만 403명이었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019년 252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204만명, 2021년 196만명으로 줄었었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인 2023년 251만명으로 반등했고, 지난해에는 265만명까지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를 이어가며 3월 272만명을 기록했으나, 4월과 5월에는 각각 271만명, 269만명으로 다소 줄었다. 이후 6월 들어 다시 늘면서 기존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97만 2176명으로 전체의 35.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뒤이어 베트남(34만 1153명), 미국(19만 6664명), 태국(17만 3710명), 우즈베키스탄(9만 8457명) 순으로 집계됐다. 등록 외국인 대부분은 수도권에 머물고 있었고, 영남권 31만 7286명(20.3%), 충청권 20만 939명(12.9%), 호남권 13만 6990명(8.8%) 순으로 분포했다. 연령대별로는 30~39세가 전체의 25.7%로 가장 많았고, 20~29세(23.1%), 40~49세(16.7%), 60세 이상(13.5%), 50~59세(12.3%), 19세 이하(8.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체류 자격을 보면 재외동포(F-4)가 55만 4895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비전문취업(E-9) 외국인은 34만 1453명이었다. 이어 영주권(F-5) 21만 4036명, 유학생(D-2) 19만 1297명, 관광 통과(B-2) 17만 1063명 순서였다. 특히 관광 목적의 체류자는 전월 대비 29.6%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해외로 휴가 간다면 '이것' 해놔야 안심…금감원이 강력 권고한 것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7.27 13:35:15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는 가운데, 신용카드 부정 사용 피해도 크게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감독원은 27일 '신용카드 해외 사용시 유의사항'을 발표하며, 지난해 해외에서 발생한 카드 부정 사용 피해액이 총 31억 5000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중 도난·분실로 인한 피해가 27억 9000만원, 카드 위·변조 피해가 3억 6000만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피해 예방을 위해 출국 전 '해외사용안심설정 서비스' 신청을 강력 권고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카드 사용 국가, 1회 사용 금액, 사용 기간 등을 제한할 수 있다. 여행 비용을 고려해 신용카드 한도를 여행 경비 범위 내로 설정하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해외 체류 중에는 한적한 곳이나 사설 ATM 이용을 피해야 한다. 카드 정보 탈취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노점상이나 주점에서 결제할 때는 카드를 다른 장소로 가져가 위·변조하는 사례가 있어 결제 과정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또한 원화보다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 것이 수수료 절약에 유리하므로, 출국 전 원화결제 차단서비스 신청이 권장된다. 본인도 모르게 카드가 위·변조된 경우 귀국 후에도 부정 사용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귀국 후 카드사에 '해외 출입국 정보활용 동의 서비스'를 신청해 해외 오프라인 결제를 제한하는 것이 안전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전 예방 조치만으로도 대부분의 카드 부정 사용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해 반드시 보안 서비스를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
"더운 것을 넘어 뜨겁다" …오늘도 37도 폭염 '온열 질환' 비상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07.27 11:09:23일요일인 27일도 낮 기온이 최고 37도까지 오르며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이날 날씨는 전국적으로 맑은 가운데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까지 올라 무더울 전망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엔 폭염특보가 발효돼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겠다. 이날 아침 기온은 23~27도, 낮 기온은 30~36도를 오르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또 월요일인 28일부터 한 주 내내 전국적으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전국적으로 흐린 날이 많아 지난 주말보다는 기세가 다소 꺾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기간 체감온도는 대부분 지역에서 33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야외 활동과 외출을 자제하고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음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다음 주에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물회·회덮밥 3만원 기본, 그나마 '시세가'"…잡히나 했는데 다시 사라진 오징어
사회 사회일반 2025.07.27 10:08:24강원 동해안에서 한동안 비교적 많이 잡혔던 오징어가 다시 자취를 감추면서 피서철 대표 별미인 오징어 요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7일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16~22일 오징어 어획량은 29톤(t)으로 전주 127t의 23% 수준에 그쳤다. 이는 전전주 324톤과 비교하면 무려 10분의 1 이하로 급감한 수치다. 2주 연속으로 어획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속초시 15t, 강릉시와 동해시가 각각 4t, 고성군 3t, 삼척시 2t, 양양군 1t이 잡혔으나, 피서 성수기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어획량 급감으로 활어 20마리 1두름 가격은 29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주 21만원보다 8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이 같은 공급 부족으로 동해안 횟집들은 오징어 요리를 '시세가(변동가격)'로 판매하는 곳이 늘고 있다. 오징어 물회는 2만5000원에서 3만2000원까지 다양하지만 대부분 시세가로 매일 가격이 변동된다. 오징어 회덮밥도 2만5000~3만2000원으로 가장 비싼 메뉴에 속한다. 피서객 A씨는 "올해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과 함께 오징어 물회를 먹으러 왔는데, 3만원이 넘는 가격에 놀라 오징어가 들어가지 않은 2만원대 회덮밥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다행히 올해 누적 어획량은 2055t으로 전년 동기 535t보다 384% 증가했지만, 최근 급감세로 피서철 수급 불안정이 지속될 전망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한동안 많이 잡혔던 오징어와 청어 어획량이 2주간 감소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가부장문화 잔재인가…부모 살해 15년 vs 자녀 살해 7년 '형량 논란'
사회 사회일반 2025.07.27 10:04:32이달 20일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가 사제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자녀 살해에 대한 처벌이 부모 살해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존비속 범죄에 대한 처벌 형량이 과거 가부장적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대법원 판결문 분석 결과, 2022년부터 올해 1월까지 선고된 비속살해(자녀 살해) 사건의 평균 유기징역 형량은 7.7년으로 존속살해(부모 살해)의 15.7년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존속살해로 기소된 53명은 모두 집행유예 없이 실형을 받았으며, 절반 이상인 31명(58.5%)이 15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12명(22.6%)은 징역 10~14년, 2명(3.8%)은 무기징역을 받았다. 반면 비속살해는 피고인 32명 중 22명(68.8%)이 징역 3~9년에 그쳤고, 4명(12.5%)은 아예 집행유예를 받았다. 비속살해 피해자 대부분(23건·79.3%)은 미성년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존속살해보다는 형량이 크게 낮았다. 법원 판결문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비속살해 판결문 16건에서는 "혈족을 죽였다는 죄책감을 평생 갖고 살아야 해 범행으로 인한 피해를 스스로 입고 있다"며 가해자에게 동정적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비관해 12세 아들을 살해한 40대 어머니 A씨는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고 평생을 죄책감과 회한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반면 존속살해 판결문에서는 '반사회적'(38건), '인륜'(33건), '패륜'(12건) 등 강한 비난 표현이 등장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80대 아버지를 살해한 60대 아들도 "용납될 수 없는 패륜적이고 반사회적 범죄"라며 징역 7년을 받았다. 현행 형법은 존속살해를 사형이나 무기징역, 7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하지만 비속살해는 일반 살인과 같은 5년 이상 징역형을 적용한다. 이는 효(孝)를 중시하는 가부장적 유교 사상이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21대 국회에서 비속살인죄 신설 법안 5건이 발의됐으나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
"랩에 싸서 냉장고에 뒀는데, 이럴 수가"…여름 필수템 '수박의 반전'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5.07.27 08:05:22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을 잘못 보관하면 식중독의 주범이 될 수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수분 함량이 높은 수박은 고온다습한 여름 환경에서 세균이 급격히 증식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수박을 냉장고에 넣기 전에는 자른 수박의 온도를 충분히 낮춰야 한다. 여름철 상온에 있던 수박은 30℃ 이상으로 온도가 높을 수 있는데, 이 상태로 자른 수박을 냉장고에 넣으면 온도가 떨어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 냉장고 안에서도 세균 증식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온도가 높은 수박은 식힌 뒤 잘라 냉장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랩 보관 수박, 세균 3000배 증식 위험 대부분 가정에서 먹다 남은 수박은 비닐 랩에 싸서 냉장 보관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오히려 세균 증식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멸균된 조리도구와 깨끗한 냉장고 환경에서도 랩에 싼 수박을 4℃에 보관하자 절단면의 세균 수가 보관 전보다 약 300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박 껍질에 남아 있던 세균이 습한 환경에서 증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랩으로 수박을 감쌀 경우 내부에 습기가 차고 통풍이 어려워 결로 현상이 발생하며 이러한 습한 환경이 세균 증식을 촉진한다. 특히 저온에서도 증식하는 리스테리아균 등 일부 세균은 랩 보관만으로는 완전히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안전한 수박 보관 핵심은 '밀폐 용기'와 '빠른 섭취' 세균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박을 잘게 잘라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절단 전에는 수박 껍질을 깨끗하게 세척하고 과육을 한입 크기로 잘라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해야 한다. 이미 반으로 잘라 랩을 씌워 보관했다면 섭취 전 겉면을 1cm 이상 도려내는 것이 안전하다. 깍둑썰기하여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 수박은 초기 세균 농도의 3.5배 수준이었다. 랩으로 포장한 수박(초기 농도의 3000배)에 비해 세균 증식이 100분의 1 수준으로 현저히 낮게 억제되는 것이다. 또한 자른 수박을 상온에 방치하지 않고 바로 냉장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일연방위해평가원 보고서에 따르면 멜론 과육 조각에 있던 살모넬라균과 리스테리아균은 20℃의 상온에서 두 시간 만에 두 배로 증식했으며 보관 온도가 높을수록 증식 속도는 빨라지는 경향을 보였다. -
"사진책은 무궁무진한 언어 확장의 매체…감각과 정서를 함께 담아내죠" [디자이너가 만난 디자이너]
문화·스포츠 문화 2025.07.27 07:17:58서울 종로구의 중심부, 어느 건물 안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는 문득 바깥세상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각자의 장소와 공간에서 특별한 지금을 보내고 있을 그들과 만나 또 다른 미지의 장소와 공간을 탐험해 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사월의눈’은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출판사다. 사진책을 중심에 두고 이미지, 텍스트, 디자인의 상호 관계를 실험한다. 디자인 저술가 전가경 사월의눈 대표와 북디자이너 정재완 영남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두 사람이 함께 운영하며 지역성과 시각 문화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전 대표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독문학을,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한국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와 주변부 시각문화를 꼼꼼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출판 기획 및 저술을 통해 기록하는 데 관심이 있다. 저서로는 ‘그래픽 크리틱’, ‘세계의 아트디렉터 10’, ‘펼친 면의 대화’ 등 이 있다. ‘정병규 사진 책’ 시리즈와 이미지, 텍스트, 장소의 관계를 탐색하는 ‘리듬총서’ 기획을 통해 사월의눈의 고유한 시선을 보여준다. 정 교수는 북디자이너이자 영남대학교 시각디자인 학과 교수로, 타이포그래피와 디자인 교육, 저술 등 넓은 범위의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민음사 북디자이너를 거쳐 AGI(국제그래픽 연맹)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지역과 연결된 디자인 실천, 글쓰기, 전시 기획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은 2025년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전 ‘100 Films 100 Posters’에서 공동 총감독을 맡아, 영화와 포스터라는 매체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시각 언어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교차점 위에서 시작된 ‘사월의눈’은 봄날 불현듯 내리는 눈처럼 잠재된 감각을 담아내는 기록의 이름이다. ◇작업실 이야기 Q. ‘사월의눈’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전가경(이하 전 대표): 출판사를 시작하자고 한 건 저였어요. 정재완 씨와는 북디자이너 정병규 선생님이 진행하신 디자인 워크숍에서 처음 만났는데요. 당시 전통 시각문화를 공부하다가 같은 조로 활동하면서 인연이 닿았죠. 저는 학부 때 문학을 공부했는데, 30대 초반에 시각디자인으로 전공을 바꾸게 됐어요. 약간 사연이 좀 깁니다(웃음). 당시 취미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는데, 뒤늦게 진학한 대학원에서 1960년대 독일 잡지 ‘트벤(Twen)’을 소재로 석사 논문을 쓰게 됐어요. 당시 스승이셨던 정병규 선생님께서 ‘트벤’을 언급하시면서 한국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중요한 잡지인데 제가 독일어를 하니까 연구해 봤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들여다보니 무척 흥미로운 잡지더라고요. ‘사진 다루기’라는 주제로 석사 논문을 쓰면서 흠뻑 빠졌어요. 디자이너가 사진을 지면에 나열하거나 배치하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무척 흥미로왔습니다. 이후 대학원 졸업 무렵 ‘AGI Society’라는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출판팀을 새롭게 만든다며, 입사를 제안해 주셨고, 그렇게 디자이너가 설립한 출판팀인 ‘아지북스’에서 자연스럽게 이미지 기반 책들을 편집·기획하게 됐어요. 논문을 쓴 후 현장에서 관련 실무를 익힐 수 있는 기회였죠. 지금 돌이켜보면 우연과 운이 저로 하여금 사월의눈이라는 길로 가도록 한 것 같아요. 비슷한 시기에 일본이나 유럽 서점들을 다니며 사진책을 감상했는데, 국내에는 양질의 저렴한 사진책이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면서 사진책 출판의 틈새를 보게 됐어요. 그래서 2012년쯤, 재완 씨에게 제안을 했고,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한 게 ‘사월의눈’이었어요. 정재완(이하 정 교수): 기획과 편집은 가경 씨가, 디자인은 제가 맡기로 했죠. 제가 가경 씨 석사 논문 디자인도 해줬거든요(웃음). 전 대표: 맞아요. 그때 작업하면서 ‘우리 둘이 호흡이 잘 맞는다’는 걸 느꼈고, 같이 책을 만들면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던 것 같아요. Q. ‘사월의눈’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이름이 참 인상적입니다. 전 대표: 지난 2012년, 출판 등록을 앞두고 이름을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마침 4월이었고, 서울에서 예상치 못하게 눈이 내렸어요. 그 장면이 인상 깊었는데 불현듯 ‘4월의 눈’이라는 이름이 떠오르더라고요. 당시 우리는 사진책 출판이 그리 낭만적이거나 장밋빛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현실적인 각오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4월의 눈’이라는 말이 주는 특유의 정조, 혹은 아이러니함이 사진 출판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정 교수: ‘눈’이라는 단어가 내리는 눈(snow)이기도 하고 보는 눈(eye)이기도 하잖아요. 처음 한글로 이름을 정했을 땐, 그 중의적인 의미가 참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웹사이트 도메인을 정하면서 영어 이름을 택할 때는 ‘snow(내리는 눈)’로 갈 수밖에 없었어요. 올해 4월 서울에 눈이 왔을 때 몇몇 지인들이 저희에게 눈 오는 영상을 보내주시기도 했죠. 이제는 의미가 자연스럽게 한 가지로 정리된 셈입니다. 한글이 지닌 동음이의어의 재미가 조금은 사라진 게 아쉽긴 하지만. 전 대표: 정작 제가 이름을 지었던 곳은 서울이었고, 그 뒤에 첫 책을 만들고 대구로 내려왔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대구는 겨울에도 눈이 잘 오지 않아요. 그래서 사월에 눈이 내리던 그 풍경은, 여전히 이름만큼이나 낯설고도 특별한 감각으로 남아 있어요. Q. 대구에서 특별히 중구 지역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작업 공간을 정할 때 어떤 점들을 고려하셨는지요. 정 교수: 처음 대구에 왔을 땐 직장인 영남대 근처 시지라는 지역에 살았어요. 수성구 끝자락의 신도시였죠. 대단지 아파트에 병원도 있고 생활 인프라는 정말 잘 갖춰진 곳이었어요. 그곳에서 2~3년 정도 지냈는데, 저희에겐 특별한 감흥이 없더라고요. 집을 다시 구하게 됐을 때는 대구 구도심 쪽이 흥미롭게 다가오더라고요. 결국 그곳에 있는 신축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사월의눈 첫 작업실을 인근에 마련했어요. 나름 의미 있는 순간이었어요. 전 대표: 이후 우연히 저렴하게 나온 오래된 일자 한옥을 발견했고, 대구에서 교류하는 건축 스튜디오 ‘오피스 아키텍톤’의 최영준, 우지현 소장님께 사무실로 개조할 수 있을지 자문을 구했죠. 그분들의 도움으로 리모델링을 한 후 지금의 작업실에 정착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자리 잡은지도 벌써 6년째가 됐네요. Q. 스튜디오 주변에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 대표: 딱 하나를 고르기는 어렵지만, 외부 손님이 오시면 걷기 좋은 곳으로 보통 북성로를 추천하곤 해요. 대구시 공식 관광지는 아니지만, 저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동네거든요. 일제강점기에서부터 1960년대까지의 근대 건축물도 간간이 남아 있어서 도보로 대구의 옛 흔적을 천천히 둘러보기에 좋은 곳이에요. ‘더 커먼(The Common)’이라는 제로웨이스트 숍이자 비건 카페를 좋아합니다. 제가 비건 지향 식생활을 해서 자주 방문하기도 하고, 공간을 운영하시는 강경민 님이 디자이너이자 액티비스트로 활동 중이라 응원하는 마음으로 가는 곳이죠. ‘책빵 고스란히’도 추천하고 싶네요. 집에서 가까운 동네 서점이자 카페인데, 토마토 스튜인 토마토 수영장과 밀크티가 맛있고, 조용히 책 읽기나 작업하기 좋아요. 마지막으로 ‘북 셀러 호재’라는 헌책방인데요. 미감이 뛰어난 운영자가 선별한 책들을 만날 수 있어서 책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꼭 소개하곤 해요. 정 교수: 저는 ‘오오극장’이라는 독립영화 전용관을 꼽고 싶습니다. 55석 규모의 소극장인데, 대구의 젊은 영화인들이 함께 꾸려가고 있어요. 주로 엄선된 독립영화를 상영하고, 매년 대구단편영화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죠. 오오극장 같은 장소는 다른 무언가로 대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또 하나는 ‘KB팩토리(경북프린팅)’라는 인쇄소입니다. 저희가 만드는 사진책들의 대부분은 여기서 인쇄되고 있어요. 서울에도 좋은 인쇄소가 많지만, 거리나 단가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작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KB팩토리는 재정적 안정성을 갖춘 인쇄소로, 시설과 기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디자인적 니즈도 충실히 대응해 주셔서 저희 작업에는 없어선 안 될 존재죠. Q. 대구 지역 디자이너들과 교류하는 네트워킹 모임이 있나요? 정 교수: 대구에서 디자이너들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대표적인 기회 중 하나가 대구단편영화제의 ‘디프앤포스터(diff n poster)’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전주영화제의 ‘100 Films 100 Posters’전시와 비슷한 포맷으로, 40명의 그래픽 디자이너 혹은 작가들이 40편의 단편 영화 포스터 제작에 참여하는 전시 행사입니다. 특히 이 행사는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창작자들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지역 내 다른 업계의 전문가들을 통해 더욱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있기도 합니다. 전 대표: ‘FDSC’회원으로서 작년에 FDSC 지역 모임을 꾸렸어요. 작년 상반기에 2주 간격으로 다섯 차례 포트폴리오 리뷰 모임을 가지면서 대구 및 경상도 기반 여성 디자이너들과 새로운 인연을 맺을 수 있었죠. 사실 2~3년 전만 해도 저에겐 대구에 끈끈한 네트워크가 전무했어요. 상당히 고립된 채 지내던 시기도 있었는데요. 코로나 전후로 뜻이 맞는 여성 디자이너들과 만나기 시작해 지역 내 강단 있는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 작업 이야기 Q. 다양한 매체 중에서도 특히 ‘사진’에 집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진이라는 매체가 어떤 의미인지요. 전 대표: 초기에는 사진 혹은 사진과 글의 관계에 초점을 뒀어요. 그런데 최근 2~3년 사이에 저 스스로 왜 이런 작업들을 계속하게 되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뒤늦게 깨닫게 됐습니다. 결국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이야기하는 일’, 그러니까 스토리텔링이더라고요. 그것을 글로 할지, 이미지로 할지, 혹은 이미지와 텍스트의 관계를 통해 풀어낼지를 고민해온 거죠. 저는 특히 이미지와 텍스트가 함께 만들어내는 이야기 구조에 관심이 많았고, 사진 책은 그 방식을 실현하기에 적절한 매체였어요. 사진의 배열이나 구성 방식이 마치 소설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고,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도 사진책을 좋아했거든요. 하나의 이야기처럼 읽히는 감각이 좋았던 거예요. 초창기에는 ‘사진가를 위한 플랫폼이 되자’ 는 생각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사진 책을 만들고자 했던 진짜 이유는 글이 아닌 방식으로,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점에 있었던 것 같아요. Q. ‘사월의눈’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입문용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정 교수: 사월의눈이 만드는 책은 주제나 접근 방식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어떤 책이 입문자에게 더 낫다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최근에 나온 책 위주로 말씀드리자면, ‘어서 오십시오’를 추천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글자에 대한 관심사’의 연장선에서 만든 책이라 애정이 큽니다. Q. ‘어서 오십시오’ 라는 제목이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표지 이미지도 눈에 띄고요. 제목에서 일종의 환대나 초대 같은 느낌도 받았어요. 전 대표: 맞아요. ‘어서 오십시오’는 저희가 디자이너 출신이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사진책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지나쳐버리는 거리의 글자들을,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공존하는 풍경으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사월의눈이 지향하는 ‘새로운 시선’이라는 철학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작업입니다. Q.사월의눈을 대표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 ‘리듬 총서’는 어떤 계기로 시작된 프로젝트인가요? 전 대표: ‘리듬 총서’는 대구에서의 삶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시리즈예요. 제가 대구에 살면서 놀란 것 중 하나는 대구에 대한 외부 편견이 굉장히 강하다는 점이었어요. 서울을 혐오하거나 비하하는 표현은 잘 없는데, 대구에 대한 험한 표현들은 공공연히 존재하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실제로 대구에서 만난 분들 중에는 다양한 방향의 활동을 하시거나, 수도권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열린 시각을 가진 분들도 많았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단편적이지 않나’ 하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죠. 고민 끝에 각 지역의 정서나 리듬, 풍경을 다층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책을 만들어보고자 했어요.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의 ‘리듬 분석’이라는 책에서 영감을 받아 도시의 소리나 풍경, 시간의 흐름 같은 것들을 기록하자는 의미에서 ‘리듬 총서’라는 이름을 짓게 됐습니다. Q. ‘리듬총서’ 시리즈에서 첫 책 ‘대구는 거대한 못이었다’를 보면, 지역을 아주 직설적으로 그리기보다는 은유적으로 풀어낸다는 인상이 있어요. 전 대표: 엄도현 사진가의 시선으로 본 대구 관찰기에요. 작가님은 현재 프랑스에서 10년 넘게 살고 계세요. 낯선 이의 감각으로 대구를 바라볼 때 보다 흥미로운 지점이 발견되지 않을까라는 판단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였죠. 대구가 여름에 대프리카라고 불리는 것처럼요(웃음). 그런데 놀랍게도 작가님이 리서치를 하다가 ‘과거에 대구는 거대한 호수였다’는 문장을 발견하신 거예요. 저는 무척 흥미로운 단서라고 생각하고, 이걸 단초 삼아 작업을 이어가자고 서로 합의했어요. 엄도현 작가님이 대구의 호수 흔적을 찾아다니며 일종의 사진 일기를 쓰셨는데, 덕분에 멋진 책이 나올 수 있었고, 국내외로 많은 관심을 받은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Q. 책을 출간하실 때 주제를 선정하거나 기획하는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보통 어떤 계기로 한 권의 책이 시작되는지 궁금합니다. 작가 선정의 기준이 따로 있을까요? 전 대표: 제가 주로 사월의눈 기획과 편집을 맡으며 방향을 설계하는데, 그 과정에서 협업자인 정재완 씨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를 선정할 때는 이력보다 당연하게도 작업 분위기를 먼저 보고요. 저는 보통 ‘사진적이지 않은 사진’을 찍는 분들에게 끌리는데요, 그 기준은 굉장히 직관적인 편이에요. 사진의 완성도는 물론이거니와, 전통적인 사진 교육에서 강조하는 방식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진 작가님들을 찾고 있어요. 한 작가의 작업이 눈에 들어오면 이후 전시를 꾸준히 찾아보면서 지켜보는 편입니다. 실제로 몇 년간 관찰한 뒤에 연락드린 경우도 많아요. 정 교수: 그런 접근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저희가 특정 학교나 사진계 네트워크에 속해 있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희는 그런 배경이 없기 때문에, 오롯이 ‘사진’ 자체로만 작업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 대표: 작가님께 연락을 드릴 때는, 협업이 잘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고려합니다. 소통이 잘 되는 분일수록 결과도 자연스럽게 좋아지더라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신인 작가에게 연락을 드리기도 하죠. 이미 잘 알려진 작가와의 작업도 분명 장점이 있겠지만, 실험적인 시선이나 유연한 태도를 가진 분들과의 협업에서 새롭고 신선한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도 많거든요. 반대로 유명 작가의 작업을 소개한다면, 그분의 잘 알려지지 않은 면모, 예를 들어 구본창 선생님을 작가님으로 모신다고 했을 때 선생님의 1980년대 디자인 작업들을 조명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거죠. 구본창 선생님은 사진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빼어난 감각의 디자인 작업도 정말 활발히 하셨거든요. Q. 선호하시는 디자인적 접근 방식이나 표현 방법이 있으신가요? 디자인 작업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 교수: 저희는 책 작업을 시작할 때, 사진 작가님들과 굉장히 많은 회의를 진행합니다. 작가분들이 놀라워하실 정도로 의견을 충분히 교환하고 소통하죠. 디자인 과정에서도 일반적인 사진 도록처럼 대표작을 일렬로 배열하는 방식은 지양합니다. 지금까지 만든 책 중 그렇게 구성한 사례는 단 한 권도 없어요. 오히려 저희는 이미지가 갖는 서사를 어떻게 연출할지, 어떤 판형과 편집 구조 안에 담아낼지를 고민하죠. 시각디자인 전공자라면 공감하실 수 있을 텐데요. 저는 사진책이야말로 타이포그래피의 영향력이 굉장히 큰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텍스트의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타이포그래피가 책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폰트를 고르는 데서부터 조판, 여백, 자간과 행간 하나하나까지 가능한 한 깊이 고민하고, 세밀하게 조정하려고 애씁니다. Q. ‘사월의 눈’에서 제작한 책은 온라인 주문이나 소규모 책방, 디자인 전문 서점에서만 구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유통 방식을 고수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전 대표: 유통 방식은 저희가 전략적으로 선택했다기보다는, 소규모 독립 출판을 하는 입장에서 사실상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에요. 정 교수: 저희 책은 대부분 사진책인데, 대형 서점의 오프라인 매대에서 사진책이 좋은 위치에 전시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교보문고 대구점만 가봐도 사진 코너에는 실용서들이 대부분이라 저희 책이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어요. 오히려 책의 성격을 이해하는 독자들과 더 가까이 닿을 수 있는 곳은 소규모 독립 책방이나 사진 전문 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특정 독립서점들과는 직접 거래를 통해 유통하고 있고, 대형서점은 온라인 구매처를 이용해 접근성을 높이고 있어요. 전 대표: 처음부터 저희는 ‘책으로 수익을 내자’가 목표가 아니었어요. 다음 책을 만들 수 있을 만큼의 제작비가 회수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출판을 시작했고,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잘 유지되고 있네요. Q. 사진책은 한 권을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과 깊은 고민이 담기는 장르인 만큼, 대중적이거나 수익성 있는 출판물과는 거리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책을 계속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 대표: 사진에 대한 개인적인 애호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넘어서 사진책이 가진 표현 방식으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어요. 우리가 말하거나 글로 표현하듯, 사진도 분명 하나의 언어이고 스토리텔링 방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지금은 다양한 미디어가 공존하는 시대이고, 책도 그런 변화에 맞춰 더 다양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예전에는 문자 중심의 책이 주를 이뤘지만, 사진 인쇄 기술이 발전하면서 책의 형태도 달라졌고요. 사진책이 마이너한 장르임은 분명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이미지의 힘은 말이나 글로는 담기 어려운 감각과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사진책을 단순한 기록을 넘어서, 책이라는 매체의 표현 가능성을 확장하는 하나의 실험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런 잠재성을 건드려 보고자 합니다. Q. 안그라픽스의 ‘세계의 북디자이너 10’를 집필하면서 다양한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하셨는데요. 작업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전 대표: 스위스의 북 디자이너 ‘요스트 호훌리(Jost Hochuli)’선생님과의 만남이 가장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전혀 스위스적이지 않은, 상당히 낯선 형태의 스위스 타이포그래피 작업을 하고 계셔서 인터뷰 요청을 드리게 됐죠. 지금 생각해 보면 인터뷰를 서면으로 진행할 수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직감적으로 꼭 스위스까지 가서 찾아뵙고 직접 대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연로하신 분이 일면식도 없는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에서 찾아온 저를 장크트갈렌(St.Gallen) 역까지 직접 마중 나오시고, 집으로 데려가 식사까지 대접해주셨어요. 인터뷰 도중엔 “나는 오후 낮잠을 꼭 자야 한다”며 저 혼자 작업실을 둘러보게 하시고선 30분 동안 휴식을 취하셨는데, 편안하고 따뜻했던 분위기가 정말 인상 깊었어요. ‘과연 나는 낯선 제3세계로부터 찾아온 방문객에게 이렇게까지 호의를 베풀 수 있을까’ 스스로 질문을 해보면 당시 선생님의 환대는 대단한 것이었어요. 그 계기로 아직까지도 선생님과 좋은 인연을 유지하고 있어요. 재작년에 선생님께서 90세 생신을 맞이하셨는데 영광스럽게도 초대받아 축사를 건네기도 했죠(웃음). 저에게는 하나의 선물과 같은 소중한 경험이 아니었나 싶어요. Q. 전주국제영화제의 ‘100 Films 100 Posters’ 전시를 이번에 처음 큐레이팅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떠셨나요? 정 교수: 굉장히 재미있게 준비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디자이너 100팀이 참여하는 규모의 전시는 드물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해요. 그동안은 프로파간다의 김광철 편집장님이 10년간 이 프로그램을 맡아오셨는데, 올해부터는 저희가 바통을 이어받았어요. 전주국제영화제 측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원했고, 가경 씨 제안으로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를 공유하는 ‘살롱’, 그리고 살롱과 연계된 ‘주제 전시’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도했습니다. 그동안 영화와 그래픽 디자인을 연결하는 행사가 10년간 이어져 왔지만, ‘과연 그 과정에서 뚜렷한 담론이나 성과가 축적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했던 기획이었어요. 덕분에 이번 전시는 이전과는 또 다른 방향성을 갖게 됐죠. 전 대표: 저희는 총감독 역할을 맡았고 큐레이터로는 강주현, 정해리 디자이너가 함께했어요. 이전에도 서로 알고 지냈지만 실제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팀워크가 아주 잘 맞았어요. 덕분에 전시 기획도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었고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Q. 디자이너를 위한 무대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이번 전시는 그런 아쉬움을 채워주는 뜻깊은 자리였을 것 같습니다. 전 대표: 맞아요. 예전에는 ‘타이포잔치’ 같은 큰 비엔날레가 디자이너들에게 중요한 행사 중 하나였어요. 한글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동시에 한국 디자인 문화의 교류를 위해 문체부가 주최하는 국제 타이포그래피 전시였습니다. 2001년 첫 회가 개최됐고 그 사이 10년이란 공백이 있긴 했지만 이후 2년마다 꾸준히 열려 디자이너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무대였죠.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별다른 공지도 없이 전시가 조용히 사라졌어요. 웹사이트조차 닫혀버린 상태라 더 당황스럽더라고요. 많은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던 전시였는데, 이런 식으로 단절된다는 건 아쉬운 일이죠. 디자이너들이 서로의 작업을 공유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Q. 정재완 님은 디자이너로서 지역 신문이나 대중 매체에 글을 기고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신문은 책보다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매체이기도 하고요. 정 교수: 오래된 지역 문화 예술 잡지 ’대구문화’의 임언미 편집장님 제안으로 약 2년간 격월로 글을 기고한 것이 좋은 계기가 됐어요. 덕분에 ‘영남일보’에 칼럼을 연재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됐죠. 저는 기회만 있다면 언제든 글을 쓰고 싶어요. 글을 쓰다 보면 평소에 지나치거나 명확히 정의하지 못했던 생각들이 정리되는 경험을 하게 되거든요. 특히 대구에 와서 느낀 건,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생각보다 고립되어 있다는 점이었어요. 물론 지금은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예전에는 디자인이라고 하면 주로 관공서나 지자체로부터 수주를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굉장히 전형적인 역할로만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생들도 그런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다 보니, ‘서울에 가야 ‘진짜 디자이너’가 된다’는 인식이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요. 그런 상황에서 저는 디자이너가 나아갈 수 있는 다양한 반경의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글쓰기도 그런 실험 중 하나였죠. Q. 두 분 모두 다양한 정체성과 매체를 넘나드는 작업을 해오셨는데요. 창작자로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어떤 방식으로 정의해오셨는지, 또 어떤 형태의 활동이 더 본인에게 자연스럽다고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정 교수: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곤 하지만, 저는 사월의눈 대표가 아닙니다(웃음). 저는 현재 대학교에서 타이포그래피와 북디자인을 가르치고 있고, 사월의눈에서는 디자이너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사월의눈과 학교라는 두 가지 축이 늘 병행되고 있는데, 그 밸런스를 유지하는 일이 꽤 중요합니다. 학기 중에는 아무래도 학교 수업과 행정 업무가 많지만, 방학이 되면 두세 달 정도는 사월의눈 작업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죠. 사월의눈에서 북디자인 작업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대학 수업도 더 실감 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현장에서의 실무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북디자인을 가르치는 데에 흥미나 확신을 느끼기 어려웠을지도 몰라요. 전 대표: 다층적인 활동을 하다 보니,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가 있어요. 그럼에도 저를 구성하는 가장 큰 축 중 하나는 분명히 사월의눈입니다. 꾸준히 해오고 있는 강의·글쓰기·연구 역시 제 정체성을 대표하죠. 지난달 ‘그래픽 크리틱’이라는 이름의 한국 그래픽 디자인 역사에 관한 저서를 출간했습니다. 5년 동안 정말 힘들게 작업했는데요. 오히려 책을 마무리하면서 느꼈던 건, 제가 그래픽 디자인에 큰 사명감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거예요. 이번 출판을 통해 ‘제 선에서 할 수 있는 큰 과제 하나는 끝냈다’라는 감정이 먼저 찾아왔어요. 그리고 제가 연구자로서 적합한 인물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근래에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전시와 살롱을 기획했던 경험에서, 그리고 사월의눈에서 사진책 기획하는 활동에서 보다 더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결국 ‘어떤 정체성을 가져야 할까’를 계속 고민하기보다는, 그때그때 ‘내가 흥미를 느끼고 보다 더 몰입하고 싶은 일’에 충실하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에게는 뚜렷한 정답보다는 그런 열린 상태로 유연하게 살아가는 방식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 앞으로의 이야기 Q. 대구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거나 활동하려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혹은, 지역에서 커리어를 꾸려가는 데 고민이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정 교수: 대구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거나 디자이너로 활동하려는 학생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벗어나고 싶어 하는 학생들, 그리고 지역에 남아 의미 있는 활동을 해보고 싶어 하는 학생들로요. 체감상 대구를 떠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더 많다고 느껴집니다. 그런 학생들에게 저는 주저 없이 ‘적극적으로 떠나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대구에 남는 것을 일종의 사명감처럼 여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들어 ‘로컬’이라는 키워드가 부각되면서, 일부 학생들은 자신이 우리 지역을 지켜야 한다는 막연한 책임감을 느끼는 듯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기회를 접해보고, 다양한 선택지를 통해 자기만의 방향을 만들어가는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다른 도시나 나라로 나아가려는 학생들의 도전을 저는 언제나 응원하고 싶습니다. 다만,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건, 어떤 선택이든 휩쓸리지 말고 ‘주체적으로’ 움직이면 좋겠다는 점이에요. 본인이 원하는 방향은 스스로 결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한 뒤 다시 대구로 돌아와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많아진다면 그것 또한 긍정적인 현상이겠지요. 더 많이 보고 배운 사람들이 대구에서 새로운 어젠다를 이끌어가는 것 또한 무척 의미 있는 일일 테니까요. 현재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튜디오나 디자이너들도 점점 연차가 쌓이면서, 다른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자주 하게 됩니다. 꼭 대구 안에서만 일거리를 찾지 않아도 되고, 활동 영역을 전국 단위로 유연하게 넓히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Q. ‘사월의눈’이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전 대표: 몇 년 전 재완 씨와 관련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우리의 감각이 더 이상 동시대적이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사월의눈은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고 했죠. 저는 나이가 들수록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자기 객관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디자이너로서 시대의 흐름에 둔감해진 채 계속해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것은, 어쩌면 창작이라기보다는 취미 활동에 가까운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특별한 능력이 평생 지속된다고도 생각하지 않기에, 언젠가 우리가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판단되면, 그때는 미련 없이 멈추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대구라는 지역과 사월의눈의 관계를 곱씹어 보자면요. 저희는 대구로의 이주를 ‘생계형 이주’라고 농담처럼 말하곤 합니다. 그런데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다 보니 대구와 사월의눈 사이에 흥미로운 레이어가 겹겹이 쌓이게 됐어요. 물론 이 연결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리라는 확신은 없습니다. 대구는 아마 저희가 평생 머물 도시는 아닐지도 몰라요. 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겠죠. 사월의눈 활동도 지금은 계속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어질지 단언하기 어려워요. 언젠가 ‘그 시기’가 온다면 깔끔하게 멈추고 새로운 분야나 전혀 다른 가능성에도 열린 마음으로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
“인생 2막, 뜻밖의 변수는 ‘○○’였다”…시니어창업 전 필수점검 항목[일터 일침]
사회 사회일반 2025.07.27 07:00:00올해부터 950만 명에 달하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가 본격적인 은퇴 연령대에 진입하며 '대규모 퇴직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100세 시대’인 만큼 상당수는 퇴직 이후에도 생계유지, 자아실현 등을 위해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영업에 도전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운수업, 음식업, 도소매업 등 초기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으로의 유입이 두드러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60세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2020년 32.7%에서 2024년 37.1%로 증가했다. 2032년 60세 이상 고령 자영업자는 2015년(142만 명)보다 약 1.7배 증가한 248만 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10년간(2014~2024년) 고령 자영업자의 업종별 증가폭은 운수창고업이 10.7만 명으로 가장 컸고, 숙박음식업(8.1만명), 제조업(7.8만명)이 뒤를 이었다. 고령층 자영업자 증가의 이면에는 경제적 고충 외에도 또 다른 문제점이 존재한다. 앞서 언급했듯 이들이 은퇴 후 선택한 업종은 대부분 고강도의 신체활동과 체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서서 일하거나 물건을 나르고 허리를 반복적으로 굽혔다 펴는 동작이 일상인 경우가 많다. 과거 사무직 등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환경에 익숙했다면 허리 근육이 약화돼 있을 뿐만 아니라 척추 디스크 퇴행이 진행된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은퇴 이후 자영업을 준비하거나 이미 시작한 5060세대는 ‘퇴행성 허리디스크’에 주목해야 한다. 허리디스크의 의학적 명칭은 ‘요추추간판탈출증’으로, 척추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노화나 반복적인 충격으로 손상돼 주변 신경을 압박하거나 염증반응으로 통증을 유발하는 상태다. 초기에는 단순 통증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는 방사통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퇴행성 허리디스크를 단순 노화 증상으로 치부해 방치할 경우, 증상이 심화되고 치료 예후도 나빠져 적극적인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다행히 수술이 필요한 중증 단계가 아니라면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법인 한의통합치료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추나요법, 한약 처방 등을 종합적으로 시행하는 한의통합치료를 통해 허리디스크의 근본적 치료에 나선다. 한의학의 가장 기본적 치료법인 침 치료는 긴장된 근육의 이완과 혈액순환 촉진을 통해 통증을 낮추고 기능 회복을 돕는다. 약침 치료는 한약재 성분을 추출·정제해 체내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뛰어난 염증 및 통증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그 중 자생한방병원이 SCI(E)급 국제학술지 ‘신경학최신연구(Frontiers in Neurology)’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약침 치료가 염증을 유발하는 산화 스트레스 물질(TNF-α, IL-1β)과 디스크 퇴행에 관여하는 효소(ADAMTS-5)의 발현을 억제하고 운동 기능을 유의미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나요법은 척추와 골반의 정렬을 바로잡아 디스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주변 근육, 인대, 관절 등을 이완시켜 통증 개선과 신체 균형 회복에 도움을 준다. 체질과 증상에 따라 처방되는 한약은 전신의 기혈순환을 촉진하고 디스크 조직 및 척추·관절 등 전반적인 근골격계의 회복과 영양 보충에 기여할 수 있다. 은퇴 후에도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돼야 한다. 특히 허리는 일상과 경제활동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은퇴 후 자영업을 고려하고 있다면 체력은 물론 허리 상태를 점검해 보자. -
시간선택제 공무원 10명 중 9명 “제도 폐지해야”…이유는?
사회 사회일반 2025.07.26 20:38:13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제도에 대해 열 명 중 아홉 명꼴로 폐지가 필요하다는 응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시간선택제공무원노동조합(이하 시간선택제노조)이 24일 발표한 ‘2025년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가운데 92.1%가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전일제 공무원과 동일한 양의 업무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급여와 수당이 근무 시간에 비례해 지급돼 실질적인 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어 26.9%(295명)는 시간선택제 전환공무원과의 차별(승진소요연수·육아휴직 기간 산정 근무시간 비례 적용)을 문제로 꼽았다. 이번 조사는 이달 7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됐으며, 총 1095명의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여성은 885명(80.8%), 남성은 210명(19.2%)이었다. 해당 제도는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 공공부문에 질 높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제도 본래의 취지는 흐려졌고, 실제 현장에서는 ‘악조건의 일자리’라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이에 따라 시간선택제노조는 매년 자체 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시간선택제노조는 올해 조사 결과에 대해 “지난해 777명 대상 현황 조사 결과 80.2%가 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는데 올해는 1095명 중 92.1%(1008명)가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해 지난해 보다 폐지 의견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주된 폐지 이유는 ‘차별’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라고 홍보했지만 결국 ‘차별 일자리’로 전락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제도 초기엔 30대 구성원이 주를 이뤘으나, 현재는 40대가 다수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는 30대가 258명(23.6%), 40대가 670명(61.2%), 50대가 167명(15.3%)이었다. 해당 제도에 지원한 동기는 육아가 507명(46.3%)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전일제 준비 190명(17.4%), 겸직 156명(14.2%), 학업 48명(4.4%), 기타 194명(17.7%) 순이었다. 주당 근무시간에 대해서는 31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응답이 872명(79.6%)으로 압도적이었다. 그 외에는 1620시간 122명(11.1%), 2125시간 67명(6.1%), 26~30시간 31명(2.8%), 15시간 이하는 3명(0.3%)에 그쳤다. 초과근무 여부에 대해선 883명(80.6%)이 ‘예’, 212명(19.4%)이 ‘아니오’라고 응답했다. 초과근무 중인 883명 중 482명(54.5%)은 최근 6개월간 월 21시간 이상 추가로 일했다고 답해, 사실상 주 40시간 근무와 유사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제도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불만 357명(32.6%), 불만 335명(30.6%), 보통 327명(29.9%), 만족 63명(5.8%), 매우 만족 13명(1.2%) 등으로, 전체의 63.2%가 불만족 이상을 표시해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일제 공무원과의 업무 차별성 여부를 묻는 항목에선 1001명(91.4%)이 ‘아니오’라고 답해 대부분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현재 맡고 있는 업무가 시간선택제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740명(67.6%)이 ‘아니오’, 355명(32.4%)이 ‘예’라고 응답해, 제도와 맞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혜 위원장은 “문제점만 남은 시간선택제 채용 공무원 제도의 실패를 이재명 정부가 인정하고 제도 폐지 후 전일제 공무원으로 일괄 전환해야 한다”면서 “짧은 시간 근무를 원하는 경우 기존에도 운영 중인 시간선택제 전환공무원 제도를 통해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간선택제노조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지방자치단체 및 중앙행정기관 인사부서 의견을 모아 오는 9월 국회 토론회를 열고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에 제도 폐지를 공식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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