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기반의 차세대 트랜지스터 개발에 돌파구가 열렸다. 국내 연구진이 자기장 및 자성체 없이 그래핀으로 스핀 전류를 생성·검출하는 실험에 성공해 비메모리 반도체 성능과 안정성을 높이는데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는 본원의 조성재 물리학과 교수팀이 그래핀으로 자기장, 자성체 없이 스핀 전류를 생성·검출하는 실험에 성공해 차세대 그래핀 스핀 트랜지스터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원자만큼 얇게 배열된 나노미터급 크기의 물질이다. 전기전도성과 탄성, 안정성이 높아 반도체용 트랜지스터용으로 응용 연구개발돼 왔으나 한계가 있었다. 스핀 전류를 직접 생성하거나 검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는 그래핀의 전자 스핀과 궤도가 상호작용하기에는 스핀-궤도 결합에너지가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조 교수팀은 이 같은 그래핀의 스핀-궤도 결합을 100배 이상 증가시키는데 성공했다. 스핀-궤도 결합이 매우 큰 전이금속이자 디칼코게나이드 물질인 ‘2H-TaS2’를 그래핀에 접합시켜 인접효과를 발생시킨 덕분이다.
조 교수팀은 ‘라쉬바 효과’를 유도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라쉬바 효과란 강한 스핀 궤도 결합으로 그래핀과 같은 2차원 물질 내부의 전기장이 자기장으로 전환되는 현상이다. 이를 통해 스핀 전류를 생성·검출하는 효과를‘라쉬바-에델스타인 효과’라고 부르는데 조 교수팀이 최초로 그래핀에서 이 효과를 구현했다. 라쉬바 효과가 그래핀에 유도되면 라쉬바-에델스타인 효과에 의해 전하 전류와 스핀 전류가 상호 전환될 수 있다. 즉, 자기장이나 자성체 없이도 그래핀에 전류를 흘려줌으로써 스핀 전류를 생성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울러 그래핀 층에 흐르는 스핀 전류를 전하 전류나, 전압 측정을 통해 검출할 수 있다.
조 교수 연구팀은 트랜지스터의 단자 사이에 인가되는 전압인 게이트 전압으로 그래핀 이종접합에 생성되는 스핀 전류의 크기와 방향을 제어하는 것에도 성공했다. 이는 앞으로 자기장 및 자성체 없이도 동작하는 그래핀 스핀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데 초석이 될 획기적 연구성과라는 게 카이스트측 설명이다.
조 교수는“이번 연구는 그래핀 이종접합에 자기장, 자성체 없이 전기적으로만 스핀 전류를 생성, 검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인 최초의 연구로서 전기적으로만 작동 가능한 그래핀 스핀 트랜지스터의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특히 상온에서 실험이 성공했기 때문에 응용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향후 우리나라 비메모리 산업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스핀트로닉스 관련 물리학 및 산업에 응용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의미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지난 8일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 (ACS Nano)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리준리 박사후 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했다. 논문명은 ‘Gate-Tunable Reversible Rashba?Edelstein Effect in a Few-Layer Graphene/2H-TaS2 Heterostructure at Room Temperature’다. 한국연구재단 미래반도체 신소자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연구가 수행됐다./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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