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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2.4조 팔자 개인 2.2조 샀다...사상 최대 난타전

MSCI 지수 리밸런싱 앞두고

외국인 대규모 차익실현 나서

코스피 1.6% 뚝 2,600선 붕괴

단기적 모멘텀 등에 민감 반응

액티브 자금 움직임 주목해야

코스피가 사흘 만에 하락하며 2,600 선이 무너진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를 연일 사들이던 외국인 투자가가 30일 하루 만에 2조 4,000억여 원이라는 사상 최대치 물량을 쏟아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리밸런싱을 앞두고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개인 역시 2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2,600 선은 지키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심리가 위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날의 코스피 하락은 짧은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는 2조 4,362억 원을 팔아 역대 최대치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이날 코스피는 1.60% 급락한 2,591.34로 장을 마감해 6거래일 만에 2,600 선 아래로 떨어졌다. 코스닥도 0.06% 올라 886.11로 마감해 겨우 상승세를 유지했다. 반면 이날 개인 투자자들은 2조 2,190억 원이라는 역대급 금액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사실상 거의 다 받아냈다.

이날 외국인의 코스피 대량 매도는 MSCI 지수의 리밸런싱을 앞둔 비중 조정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이번 MSCI 신흥국 지수 정기 변경에서 인도 정부의 비중이 증가(8.0→8.8%)하고 쿠웨이트가 새로 편입(0→0.58%)되며 한국의 비중은 12.1%에서 11.8%로 감소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지수 추적 자금을 2조 달러로 가정할 경우 이날 외국인 투자가 매도 금액은 6,020억~9,030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피 급등세에 따라 대규모 차익 실현이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코스피는 11월에만 14.3% 오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후 반등장인 지난 4월 기록(10.99%)을 앞질렀다. 실제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으로 급등했던 금융업(-3.35%), 전기전자(-2.07%), 화학(-1.58%) 등이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외인들은 이날 삼성전자를 8,508억 원어치 순매도하며 그야말로 물량 폭탄을 던졌다. 삼성전자는 11월 초부터 지난주까지 2조 2,874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외국인에 힘입어 주가가 월초 대비 20% 이상 상승한 상태다. 외인들이 쏟아낸 삼성전자 물량은 개인 투자자(7,601억 원)가 대부분 소화하며 주가는 2.20%(1,500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외인들의 매도세를 개인이 소화하는 상황에서 코스피 하락은 단기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개인 주식 순매수 규모도 역대급이기에 외인 매물이 나온다고 해도 받을 주체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인들의 대량 매도 역시 이벤트성에 그치리라는 분석이다. 국내 코스피의 실적과 경기 회복세 등을 볼 때 다시 매수 우위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외국인은 한 번 사기 시작하면 평균적으로 8개월 동안, 월평균 2조 원 규모의 순매수를 보였다”며 “특히 코스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던 2009~2011년과 2016·2017년 외국인 순매수세가 돋보였는데 현재도 코스피 이익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외인 순매수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가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신흥국 증시 투자가 계속되리라는 관측도 높다. 일례로 시장의 투자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인 CNN의 공포와 탐욕 지수(Fear&Greed Index)는 27일(현지 시간) 기준 92로 ‘극단적인 탐욕(Extreme Greed)’ 상태를 기록했다. 지수는 한 달 전 ‘공포(35)’ 상태보다 162.86% 급등했고 일주일 전(63)보다도 46.03% 상승했다. 같은 날 소위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장중 19.52까지 하락하며 올 2월 말 이후 처음으로 20 선을 밑돌았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및 미국의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코로나19 재확산과 경제 회복 약화 우려라는 암울한 현실을 압도한 가운데 글로벌 자금의 한국 투자 비중 확대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급등에 따른 과열 논란이 커지고 있고 연말이 다가온다는 점에서 외인 매수세가 주춤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월 외국인 자금 중 4조 원은 패시브, 3조 원은 액티브 자금이었다”며 “액티브 자금은 단기적인 모멘텀이나 리스크 지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자금 속성상 연말인 12월에도 지속적인 순매수 기조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나·김경미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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