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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은퇴 후 ‘기승전 치킨집’…믿을건 아파트?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폐업한 상가들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기승전 치킨집’ ‘기승전 커피집’이라는 말이 있다. 전공·직종을 불문하고 정년 퇴임 후 결론은 프랜차이즈 치킨집이나 커피집 창업이라는 현실을 빗대 나온 우스갯소리다.

하지만 이제는 옛말이 되고 있다. 코로나 19, 내수경기 침체, 공급 과잉 등으로 쇠퇴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은퇴 후 창업 전선이 흔들리는 가운데 올해 들어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결국 믿을 건 ‘아파트’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무너지는 기승전 치킨집>

국토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00년 초반 이후 급증한 치킨집이 2010년대 중반 개·폐업 수가 비슷해지더니 현재는 폐업이 개업보다 많은 쇠퇴 단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연은 ‘치킨집 개·폐업으로 보는 지역별 특성 변화’를 통해 지난 20년간 전국의 치킨집 개폐업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원은 2000년부터 작년까지 지난 20년간의 치킨집 개폐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0년대 초반은 치킨집의 수가 급증하는 팽창단계, 200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중반까지는 개·폐업의 수가 비슷한 정체단계, 2010년대 후반부터는 폐업의 수가 개업을 역전하는 쇠퇴단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보면 2000년대 초중반에 매년 1만여개 이상의 치킨집이 개업했지만, 폐업 건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2005년부터 폐업 건수와 개업 건수가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면서 정체단계로 진입했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치킨집 업체 수는 9.8% 증가하는 데에 그쳤고,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폐업 건수가 개업 건수를 앞지르며 총 영업 업체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2014년을 기점으로 개업 건수가 급격히 감소해 2017년에 5,960건을 기록하며 최저치에 도달했고, 2014년에서부터 작년까지 치킨집 업체 수의 증가율은 마이너스 9.2%를 기록했다. 연구원은 “치킨집 변화 추세를 보면 2009~2014년의 치킨집 증가세는 실업자 수 증가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13년 여러 대기업의 부도 사태 등 고용 위기가 치킨집 개업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믿을 건 아파트 밖에 없다>

은퇴 후 창업 전선이 흔들리면서 믿을 건 아파트밖에 없다는 인식은 확산 되고 있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올해 들어 상승 폭을 더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를 보면 KB 기준으로 올해 전국 집값이 8.35% 올라 14년 만에 최고로 상승했다. 전셋값은 6.54% 올라 9년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값이 작년 말 대비 9.65% 올랐고, 단독은 3.87%, 연립은 6.47% 상승했다. 아파트와 단독은 14년 만에, 연립은 1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 공식 통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이달 21일까지 전국 아파트값은 6.74% 올랐다. 지난해에는 -1.50%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이 7.38% 상승했고 서울 0.81%, 경기 11.08% 등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지역의 아파트 오름폭이 컸다. 집값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 중 절반을 넘는 6곳이 경기권이다. 특히 구리가 20.39%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수원(17.90%)과 김포(16.91%)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 밖에 용인(15.51%), 파주 (10.14%), 광명 (14.11%) 등도 10% 이상 아파트값이 올랐다. 서울에서는 이른바 그간 저평가됐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외곽 지역이 아파트값 상승세를 견인했다.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구로구로 2.5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뒤를 강북구(2.05%), 노원구(2.01%) 등이 이었다.

한 전문가는 “예전에는 은퇴 후 퇴직금과 주택 판 자금을 모아 창업 전선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며 “결국 창업 하는 것보다 아파트를 지키는 것이 안락한 노후를 보장하는 길이 됐다”고 말했다./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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