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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 백신도 소용없다…강력한 전염력 가져"

WP, CDC 내부문건 보도…CDC '전세 변했다' 판단

돌파감염 인정…"백신, 집단면역 아닌 개인보호용"

방역당국, 백신신뢰 유지·규제 강화 난제 직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람은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강력한 전파력을 갖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정부는 최근 이 같은 정보를 토대로 백신 접종자에게도 마스크 착용 의무를 다시 부과했으며 이는 향후 각국 방역규제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방역 당국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내부 프레젠테이션 문건을 입수했다며 수록된 내용 일부를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DC 문건에는 델타 변이에 감염되면 백신 접종자가 미접종자만큼 쉽게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옮길 수 있다는 CDC 안팎의 연구 결과들이 담겼다. WP는 CDC 과학자들이 이 같은 결론을 보고 놀라 백신 접종자들의 일상과 관련한 기존 방역 지침을 일거에 바꿨다고 보도했다.

앞서 CDC는 지난 27일 백신 접종자도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는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 착용이 필요 없다는 올해 5월 3일 권고를 뒤집는 지침이다. 이 같은 급전환은 백신 보급과 함께 코로나19 종식에 다가서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자평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마스크를 손에 들고 강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연방 공무원들이 직장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지침을 내놨다. /AP연합뉴스


실제로 WP가 입수한 CDC 내부 문건에도 델타 변이의 특성 때문에 “전세가 바뀌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는 진단이 포함됐다. 델타 변이가 백신 보급 속에서도 중증과 사망을 더 많이 유발하고, 천연두처럼 전염력이 강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론이었다. 문건에는 델타 변이 감염 때 백신접종과 관계없이 중증이나 사망 위험이 젊은 층보다 고령층에서 높다는 조사결과도 실렸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백신 접종자 1억 6,200만명 가운데 유증상 감염자가 매주 3만 5,000명씩 나온다는 추산도 담겼다. 이는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병에 걸리는 돌파감염이 매우 드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돌파감염 위험성은 백신을 향한 대중의 신뢰와 직결되는 까닭에 방역정책 집행에 있어 걸림돌로 평가된다. CDC로서는 중증질환와 사망을 막는 백신의 입증된 효과를 계속 강조하는 동시에, 돌파감염이 드물지 않은 데다가 백신 접종자도 전염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WP는 “CDC가 대중이 모두 보는 앞에서 골대(방역성공 목표)를 옮길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짚었다. 미국 웨인주립대의 리스크 소통 전문가인 매슈 시거 교수는 “기적 같은 백신을 실컷 얘기하다가 자만의 덫에 빠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미국은 이날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유행에 따라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도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하는 새 마스크 지침을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CDC도 내부 문건에서 백신이 상당한 예방효과가 있지만 연령과 면역 수준과 같은 많은 변수에 따라 개별적 위험이 있다는 점을 백신 접종자들에게도 알려야 한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자가 증가하면서 돌파감염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의 강력한 전파력 때문에 백신 보급의 궁극적 목표로 거론되던 집단면역이 더욱 달성하기 힘든 목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콜럼비아대 질병학자인 제프리 셔먼은 CDC 내부 문건에 대해 “백신 접종자도 델타 변이를 상당한 수준으로 전파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라며 “어떤 의미에서 백신은 이제 집단면역보다 자신을 중증질환에서 지키는 개인보호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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