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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최희연 "숙제였던 베토벤, 이제 축복으로 바뀌었죠"

3년 만에 앨범 발매·리사이틀 무대

템페스트·발트슈타인·열정 3곡 수록

2015년부터 베토벤 전곡녹음 시작

"관객들에게 받은 사랑 돌려 줄 것"





“베토벤은 처음엔 숙제였고, 곧 숙명이 됐고, 이제 축복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피아니스트 최희연(사진)이 베토벤 소나타 ‘템페스트(17번)’와 ‘발트슈타인(21번)’, ‘열정(23번)’ 세 작품을 담은 새 앨범과 함께 돌아왔다. ‘더 그레잇 소나타(The great sonatas)’라는 부제에 걸맞게 베토벤 중기에 탄생한 걸작들이 담겼다. 2002년부터 4년에 걸쳐 베토벤의 32개 소나타 전곡 연주 시리즈를 펼치며 명실공히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날린 그는 2015년부터 베토벤 소나타 전곡 녹음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앨범은 이 장기 프로젝트의 중간 결과물이기도 하다.

오는 7일 3년 만의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리사이틀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무대에 오르는 최희연은 3일 서울 정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서 오랜만의 리사이틀”이라며 “그 어느 나라에서의 공연보다 살 떨리는 무대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앨범의 녹음은 코로나 19로 국가 간 이동에 제약이 많은 지난해 10월 진행됐다. 스튜디오가 있는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어렵사리 완성한 결과물이다.

최희연은 “템페스트와 열정, 발트슈타인은 베토벤이 하일리겐슈타트 유서(청력을 잃고 하일리겐슈타트라는 작은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형제에게 쓴 유서) 전후에 쓴 작품”이라며 “극적인 요소가 많아 그 자체를 하나의 심리극으로 볼 수 있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가장 유명한 곡들이기에 오히려 피해왔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이 세 작품은 코로나 19로 이어진 오랜 격리 기간을 통해 나에게 새로운 해석으로 다가왔다”고 앨범 수록 배경을 밝혔다. 팬데믹 장기화로 공연과 연주가 줄고, 수시로 음악을 실어 나르던 귀가 휴식을 취하면서 ‘베토벤 소나타는 이렇게 쳐야 한다’는 전형적인 해석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는 것이다. 그는 “귀를 닫고 쉬면서 종전의 해석에서 벗어나 텍스트를 나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최희연의 장기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15년부터 시작한 베토벤 소나타 전곡 녹음은 현재 17곡을 완료한 상태다. 이미 두 차례 전곡 사이클(연주회를 통털어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것)을 마친 데 이어 수년의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전곡 녹음까지, 이 고된 여정의 의미를 그는 “내가 한국 관객에 보은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최희연을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각인시킨 것은 2002년부터 4년에 걸쳐 이뤄진 첫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시리즈였다. 당시 전석 매진기록과 함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예술상’을 받는 등 그를 향한 국내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최희연은 “나는 한국 관객들이 만들어준 베토벤 스페셜리스트이고, 그 분들 덕에 유럽에서도 좋은 평가도 받을 수 있었다”며 “이 사회에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방법이요, 세상에서 뮤지션으로 활동하다 갈 내가 남길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 전곡 녹음인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베토벤 음악은 ‘됐다, 이루었다’ 하는 느낌을 안 줘요. 그래서 놓지 못하는 게 베토벤입니다.” 2023년까지는 전곡 녹음을 마치고 싶다는 그는 베토벤 음악의 마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7일 공연에서는 앨범 수록곡과 함께 소나타 22번과 31번을 함께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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