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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산불, 삼척까지 번져 LNG기지 '초비상'

축구랑 4600배 면적 불타 '10년來 최대'

정부, 산불 확산에 재난사태 선포

4일 오전 경상북도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진 가운데 삼척시 원덕읍 일대 주택 뒤편 산림이 불에 타고 있다. 사진 제공=삼척시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4일 오전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인근 한울원자력발전소 구역과 북쪽인 강원도 삼척시까지 번졌다. 한때 한울원전 경계선 안까지 번졌으나 필사적인 진화 작업 끝에 원전 주변은 1차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산불이 방향을 틀면서 삼척시 원덕읍 호산리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기지 주변까지 옮겨붙자 소방 당국은 울진에 배치할 예정이었던 중앙119구조본부 대용량 방사포도 방향을 돌려 LNG 기지에 배치하는 등 초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오전 11시 17분께 발생해 순식간에 인근 산 정상 부근으로 번졌다. 건조한 대기 속에서 불었던 강한 바람이 산불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소방청은 오후 1시 50분께 전국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해 서울·부산·경남·대전 등 각 지역에서 화재 진압 차량을 투입했다. 소방동원령은 대형 화재나 사고·재난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부족한 소방력을 다른 지역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소방력 동원 규모에 따라 1호(당번 소방력의 5%)·2호(10%)·3호(20%) 순으로 단계가 올라간다.

산림청은 사태가 심각해지자 오후 2시 10분 경북 울진군 일대에 산불 재난 국가 위기 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산불 현장 통합 지휘에 착수했고 산림·소방 당국은 헬기 30여 대와 대원 1100여 명, 차량 230여 대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산불 진화에 나섰다. 오후 들어서는 삼척에도 ‘심각’ 단계가 발령됐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도 산불 진화 총력 대응을 직접 지시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의 영향권 면적은 약 3300㏊로 잠정 집계됐다. 이 중 울진은 3240㏊, 삼척은 60㏊다. 정밀 조사를 통해 확정되는 피해 면적 규모가 최근 10년 동안 가장 큰 산불은 지난 2020년 4월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것으로, 1944㏊ 규모의 산림 소실로 이어졌다. 피해 금액은 208억 9800만 원에 달했다.



이번 산불은 아직 피해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강풍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어 실제 피해 면적은 기존 최대 규모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산림 당국의 한 관계자는 “안동 산불 피해 규모는 사흘에 걸쳐 발생했지만 이번 산불은 단 하루가 지나지 않았음에도 피해가 크다”면서 “최근 10년 내 가장 피해가 큰 규모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로 피해 지역 주택들이 불에 탔고 주민 5000여 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민가 지역뿐 아니라 월천리와 산양리에 있는 요양원 환자와 시설 관계자들도 긴급 피신했다. 원덕읍 호산리 호산교차로∼울진 방향 7번 국도는 통행이 전면 통제됐고 인근 지역 곳곳에서 정전 사태가 벌어졌다.

산불 최초 발생 지점에서 약 11㎞ 거리의 한울원전의 울타리 주변까지 불씨가 날리자 한국수력원자력은 신속하게 자체 진화를 한 뒤 송전망 문제 발생에 대비해 한울 1~5호기의 출력을 50%까지 낮췄다. 이후 한수원 측은 1~5호기 모두 설비 손상 없이 안전한 상태이며 인명 피해나 방사성물질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이 사력을 다해 방어에 나선 삼척 LNG 기지는 2017년 준공돼 중부 및 강원·영남 지역에 천연가스를 공급한다. 약 98만 ㎡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인 27만 kl급 상용화 저장 탱크를 갖추고 있다. 영하 163도의 냉열로 운영돼 화재에 따른 폭발 위험은 작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면 막대한 시설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에 대한 우려도 크다. 지난달 28일부터 닷새째 건조특보가 내려져 있는 데다 이날 오후 강풍주의보까지 발효됐다. 강원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국가 주요 산업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이중 삼중의 방어선을 구축했다”며 “밤사이 불길이 민가는 물론 LNG 기지 인근에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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