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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김도연

"과학기술 진흥으로 세계 중심국가의 꿈 이뤄 낼 것"<br>국가과학기술위원회 역할과 운영 방향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출범한 지 이제 두 달여가 지났다. 그 위상이 한층 강화된 새로운 국과위는 정부 부처와 산·학·연 간 개방 및 협력을 통해 범국가적 과학기술 비전을 설립, 21세기 과학 선진국으로 도약해 가겠다는 당초 취지에 따라 시동 걸기에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국과위 김도연 위원장에게서 과학기술계의 발전과 위상 강화를 위한 국과위의 구체적인 역할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과학기술계의 이목이 국과위에 쏠려있습니다. 수장으로서 포부를 말씀해 주십시오.

국가 과학기술정책을 총괄·조정하는 국과위 초대 위원장을 맡게 돼 큰 영광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국과위는 이제 갓 출범한 신생조직이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을 도모해 미래문제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이 세계 중심국가로 도약하는 데 이바지 할 것입니다. 위원장으로서 앞으로 우리나라 가 선진 과학기술 국가로 성장, 국격을 높이고 국부를 창출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국과위의 출범 배경 및 취지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국과위는 올해 3월까지는 자문위원회로 존재하다가 3월 28일 새롭게 출발하게 됐습니다. 다른 정부부처와 마찬가지로 결국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 설계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발전에 과학기술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과학기술은 앞으로도 우리사회가 안게 될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위상을 대폭 강화시킨 국과위를 새로 출범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국과위는 기대와 더불어 그 위상과 역할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문위원회였을 때의 국과위는 독립적 행정기능이 없었습니다. 반면 현재는 자체 인사권과 예산권을 지닌 독립된 조직으로 그 위상이 크게 강화됐습니다.

또한 대통령께서 명예위원장을 맡아 국과위에 힘을 실어주고 계십니다. 국과위는 앞으로 크게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과학기술 분야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주요 연구개발사업의 투자 효율성을 제고하며 정부와 산·학·연 연구주체 간 개방과 협력을 통한 유연하고 생산적인 과학기술 연구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 같은 역할들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열린 자세로 연구현장의 목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전문가 의견 수렴, 과학기술정책 수립, 예산 배분·평가 및 환류가 선순환 구조로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합리적인 제도 개선을 이뤄나가겠습니다.

말씀하신 정부 부처와 산·학·연의 개방 및 협력을 구현할 구체적 방안은 무엇입니까.

지금까지 우리 연구 주체들은 산업계나 대학이 나 출연연이나 모두가 각자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동안의 과학기술은 이미 개발돼 있는 선진 과학기술을 좇아가는 추격형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해도 어느 정도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한국의 과학기술 이 세계적으로도 선두권에 있다 보니 추격형 과학기술로는 비전이 없습니다. 창조적인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길을 우리가 열어가야 하는 때가 온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각 연구주체가 서로의 경계를 넘어 융합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다가올 미래는 융합기술의 시대입니다. 융합은 서로의 협력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며 여기에는 다시 개방이 전제조건이 됩니다. 국과위는 협력과 개방을 통한 융합기술 기반을 마련해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질적 도약을 촉진해 갈 것입니다.

또한 산·학·연 연구주체가 협력을 넘어 일체화 수준에서 연구개발에 임할 수 있도록 공동연구를 촉진하고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해 갈 계획입니다. 특히 대학, 연구소, 기업 간의 인력교류를 늘리고 연구개발 장비를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을 갖고 있습니다.

쟁점 사안 중 하나인 정부출연연구기관 조직 개편 방향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국과위 출범 전 '출연연발전민간위원회'에서는 출연연 사이의 칸막이를 제거하고 융·복합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과위 산하에 연구소들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출연연 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부처간 만족할 만한 수준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과위만 우선 먼저 출범하게 된 것입니다.

개방과 협력은 결국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시대정신이라고 믿습니다. 각 연구소 내외의 담장을 허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부처간의 장벽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향후 해당부처 등과 충분한 논의를 해나갈 예정입니다.

현재 출연연 성과평가제도 개선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출연연은 지난 45년 동안 국가과학 기술시스템의 연구개발 주체로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왔지만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기관 고유의 임무와 역할에 맞는 연구 수행이 미흡하며 선진 연구소에 비해 연구개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과위는 출연연이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하고 국가 과학 기술체계의 핵심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고유 임무를 정확 히 부여하는 한편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나가도록 바꿔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기존 성과평가제도의 개선은 중요합니다. 국과위는 기존의 상대평가방식을 임무·성격·규모 등 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평가 방식으로 바꿔 나갈 계획입니다.

또 세계 연구기관 등과 비교평가를 실시하면서 단기적이고 실적 위주의 평가가 아닌 창조적 연구 환경을 조성할 수 있 는 질적 평가로 변환해 출연연의 연구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양분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이 평가 결과는 출연연 관리와 통제의 도구가 아니라 기관의 책임성과 자율성을 통한 연구경쟁력 강화의 수단입니다.

또한 미래 국가 발전을 위한 핵심 과학기술을 발굴하고 중장기적인 R&D 투자방향과 효율적 추진체계 등을 결정 하는 데 활용될 것입니다.



현 정부의 과학기술 기본계획, 이른바 '577전략'은 어떻게 구현해 나갈 계획이신지요.

577전략은 정부가 선진일류 국가건설이라는 목표를 달성하 기 위해 세운 과학기술분야의 마스터플랜입니다. 2012년까 지 국가 R&D 투자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늘리고 자동차·조선·반도체 등 7대 기술분야를 중점육성해 세계 7대 과학기술강국을 실현하자는 것입니다.

국과위 역시 577전략의 성공적 완수를 업무의 최우선 순위에 둘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효율적 지원을 통해 우수한 성과가 많이 도출되도록 함으로써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국민의 삶의질 향상 등 사회·경제적 미래가치를 창출하려 합니다.

예산 배분 조정 등 국과위의 역할과 관련 기획재정부 등 유관 부처와의 관계는 어떻게 조율되고 있는 상태입니까.

국과위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 범위는 기획재 정부 등 관계부처와 충분히 협의된 후 과학기술 기본법 시행령에 명시돼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국과위는 국방 및 인문 사회 분야를 제외한 국가 연구개발사업 중 5년 이상 중장기 대형사업, 미래성장동력 사업, 기초원천 연구 사업, 부처 간 유사중복 사업 예산의 배분·조정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또 원활한 예산심의와 배분·조정, 예산편성 간의 연계성 강화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회를 운영할 계획이기 때문에 향후 실제 예산심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양 기관의 이견은 협의회를 통해 충분히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국과위는 최근 10대 기술분야별 핵심 투자이슈를 선정했습니다. 투자 효율화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있습니까.

연구개발 투자 예산이 양적으로 급성장하면서 중복투자를 방지하는 등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 올랐습니다. 국과위는 현재 언론, 국회, 학계 등에서 제기됐던 연구개발 중복분야에 대해 면밀한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분석 결과, 중복성이 확인된 사업은 내년도 예산편성 시 반드시 조정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정부 연구개발에 대한 '다부처 공동기획사업'을 추진, 정부 부처 간 연계를 강화하여 중복투자를 사전에 막고 명확한 역할 분담에 의 한 투자 효율성을 높일 것입니다.

아울러 연구개발 결과가 예산 배분에 엄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다음 연도 예산을 차등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자리 잡는 데 있어 국과위는 어 떤 역할을 하게 됩니까.

우리나라 기초 과학의 뿌리를 튼튼히 할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의 입지 선정이 마무리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제는 과학기술계 최대의 국책사업 중 하나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의 성공은 그 안에서 어떤 연구를 수행할지, 어느 분야에 초점을 둘 것인지에 대한 콘텐츠가 중요한데 그런 내용적인 부분에 대해서 앞으로 국과위에서도 좋은 의견을 개진하도록 하겠습니다.

과기부와 교육부의 통합 후 과학기술계가 중심에서 다소 밀려난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과학계의 목소리를 어떻게 수용할 생각이십니까.

현 정부 들어 교육부와 과학기술부가 통합돼 교육과학기술 부가 출범했습니다. 교육과 과학기술 모두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준비한다는 점에서 업무의 동질성이 있습니다. 교육 과 과학기술의 통합은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것이 목표였으며 그로 인해 얻는 것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계속적으로 시급한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교육에 비해 더욱 먼 미래를 고려 하는 과학기술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축소돼 과학기술정책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는 일각의 문제제기도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국과위가 출범한 만큼 과기계 종사자들의 사기를 높이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덧붙여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고 과학기술인이 우대 받는 사회 분위기와 시스템을 조성하겠습니다.

PROFILE

학력
1970.3~1974.2 서울대학교 공과대학학사 (재료공학)
1974.3~1976.2 한국과학원 석사(재료공학)
1976.3~1979.4 프랑스 블레즈파스칼대학 박사(재료공학)

경력
1976.9~1979.5 프랑스 르노자동차 중앙연구소 연구원
1979.5~1982.9 아주대 공대 조교수
1992.2~1994.2 서울대 공대 학생담당 부학장
1997.12~2005.12 재료 미세조직 창의연구단 단장
2005.9~2007.9 서울대 공대 학장
1982.9~2008.2 서울대 공대 조교수·부교수·교수
2008.3~2008.8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2009.12~2010.11 국가교육과학 기술자문회의 부의장
2007.10~현재 일본 동경대 팰로우 교수
2011.1~~2011.3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2008.9~2011.2 울산대학교 총장
2011.3. 28~현재국가과학 기술위원회 위원장

상훈
2001년 한국공학한림원 젊은 공학인상
2001년 과학기술훈장 진보장
2002년 대한금속재료학회 학술상
2004년 서울대 공대 훌륭한 공대교수상
2009년 KAIST 교육분야 동문상

주요저서
우리시대 기술혁명, 나는 신기한 물질을 만들고 싶다 기후·에너지 그리고 녹색이야기, 새로운 대학을 말하다.

박소란 기자 ps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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