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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산 식품이 몰려온다"

한-EU FTA 발효 후 한국 시장 공략나선 킬셔 SFD 회장 인터뷰

올해 7월 한국과 유럽연합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국내 시장을 공략하려는 유럽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유럽 식음료 기업들도 국내 대형 마트들과의 협력사업을 강화하며 국내에서 유럽산 식품 판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와중에 스코틀랜드 푸드&드링크 Scotland Food & Drink(이하 SFD)의 데이비드 킬셔David Kilshaw 부회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포춘코리아가 킬셔 부회장을 직접 만나 스코틀랜드 식음료 산업의 현황과 한국 시장 공략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k.co.kr

SFD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SFD는 스코틀랜드 식음료 업계가 산업 활성화를 위해 2007년 자발적 으로 설립한 비영리 회원제 단체로, 스코틀랜드 정부와 스코틀랜드 국 제개발청(SDI)의 지원 아래 운영되고 있다. 신제품 개발 지원과 기술 보급은 물론, 교육·마케팅, 홍보를 통해 스코틀랜드 식음료 기업들 의 성장과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SFD에는 스코틀랜드 위스키협회, 육류협회, 수산물 협회를 비롯해 유통·가공 업체 등도 참여하고 있 다. SFD의 목표는 이해 당사자들이 동일한 목소리를 내고 함께 협력함 으로써 식음료 업계의 매출을 성장시키고 수익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SFD가 설립된 2007년에는 스코틀랜드 식음료 업계의 총 매출액이 100억 파운드(약 18조 원) 정도였다. 우리는 이것을 2017년까지 125억 파운 드(22조 원)로 늘리고자 했다. 이 목표는 내년이면 조기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방한 목적은 무엇인가?

지난 12월 6일 알렉스 샐몬드A lex Salmond 스코틀랜드 수상(First Minister)이 중국 베이징에서 SFD의 대 아시아 시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서울을 비롯한 베이징, 상하이, 홍콩, 싱가포르, 도쿄 등 아 시아 6개 도시를 주요 수출 공략 거점으로 선정했다. 올해 7월 한-EU FTA가 발효되었기 때문에 서울을 빼놓을 수 없었다. 스코틀랜드 식음 료 업계는 최고급 품질을 앞세워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SFD는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 식음료 시장을 조사하고, 이마트와 신세계 등 대 형 마트와도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5성급 호텔이나 최 고급 레스토랑 등 하이엔드 식품서비스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개별 시 장을 적극 공략한다. 한국시장 조사를 마치고 나면 스코틀랜드 식음료 기업들을 교육시키고 실제사업에 접목시키는 노력을 진행할 것이다.

한국에 어떤 제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나?

2010년 한국으로 스카치 위스키 1억 5,000만 파운드(약 2,700억 원)가 량을 수출했다. 이는 세계 6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스카치 위스키를 제외한 식음료 상품도 같은 해 310만 파운드(약 56억 원)어치를 한국으 로 수출했다. SFD는 6년 안에 1,000만 파운드(180억 원)까지 대 한국 수출액을 늘릴 계획이다. 이는 스카치 위스치 수출을 제외한 수출액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스코틀랜드 식음료 전체 수출액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시아 거점 도시에 서울을 포함한 것이다.

스카치 위스키 이외 상품이란 어떤 것을 말하는가?

스코틀랜드는 수산업에 강하다. 현재 영국 수산물 생산의 75%를 스코 틀랜드가 담당하고 있다. 수산물 중 가장 경쟁력이 있는 어종은 연어 다. 스코틀랜드는 노르웨이와 칠레에 이은 세계 3대 연어 수출국가로 연간 15만 톤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에는 3~4년 전부터 노르웨이의 세 계 최대 수산물 업체인 마린 하베스트Marine Harvest 가 스코틀랜드산 연어를 공급하고 있다. 웨스터 로스 피셔리Wester Ross Fisheries 는 지난 6개월간 한국 시장에 진출해 왕성한 프로모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참 고로 영국에서 한국으로 수출했던 2010년 고등어 수출량은 약 150만 파운드(약 28억 원)가량이 된다.

스코틀랜드산 식음료 제품이 프리미엄급이라고 확신하는가?

스코틀랜드산 연어, 위스키, 소고기와 양고기 등 다수의 상품들이 EU 의 '지리적 표시 보호Protected Geographical Indication·PGI 인증을 획득 해 철저한 품질관리와 상품 보호 아래 생산되고 있다. 이는 특정 원산 지 제품만을 해당 지역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조치다. 이를 통해 지역 특산물의 명성을 보호하고,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을 유 지한다. 부정경쟁이나 비정품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도 한다. 이 와 함께 스코틀랜드는 투명한 유통 추적 체계를 구축했다. 구매자가 원 산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스코틀랜드산 연어는 프랑스 농림 수산청의 최우수 품질 인증마크인 라벨루즈Label Rouge 를 1992년 에 획득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산 식재료가 아닌 수입품으 로는 최초의 인증마크 획득이었다.

스코틀랜드가 알리고자 하는 주요 식품 기업 또는 상품이 있다면?

워커스Walkers 는 성공적인 사업 전략으로 쇼트브레드(shortbread·버 터를 많이 사용한 일종의 쿠키) 상품을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유명 한 오렌지 마멀레이드 제조사 마케이즈Mackays 는 효과적인 전략과 맞 춤형 경영을 통해 대기업으로 성장한 좋은 사례이다. 스코틀랜드인들 이 1600년대 연안으로 떠내려 온 배에 가득 실린 오렌지를 발견하고, 이를 잼류인 마멀레이드로 제조하는 방법을 고안해 대대로 계승해 왔 다는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마케이즈는 왕성한 마 케팅 활동을 펼쳐왔다. 그 결과 마멀레이드는 스코틀랜드의 대표 식 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 두 회사 제품은 모두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

한-EU FTA 발효는 스코틀랜드가 다른 EU 국가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 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시장 공략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 인가?

지금까진 한국에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기회가 있는지 관찰하는 중이 다.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이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사 결과, 한국 소비자들은 수산물의 경우 어떤 상황에선 생물 보다 냉동을 더 선호하고 있었다. 고등어와 골뱅이 수요가 얼마나 큰지 도 알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한국 소 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 이에 맞춘 접근 방법을 내 놓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단기적인 매출 상승 효과를 노리기보단 최고급 호텔체인과 레스토랑과 돈독한 관계를 구축해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기업이나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도 개최할 생각이다. 한국 이마트와 회의를 가질 예정인데, 이 만남을 통해 관계를 새롭게 강 화하고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협력 가능성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 기 대하고 있다.

한-EU FTA로 한국 소비자들이 얻는 혜택은 무엇인가?

이미 세계시장에서 품질을 인증 받은 스코틀랜드산 수산물과 위스키 등을 한국시장에 보다 폭넓게 공급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FTA 발효 후 한국으로 수입되는 유럽산 제품들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품질이라고 생각한다. 스코틀 랜드산 식음료는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프리미엄 제품군에선 전체적인 마케팅이나 가 격 전략에 변화가 없을 것이다. 물론 가격으로만 경쟁하기엔 여러 가지 도전 과제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한-EU간 FTA가 체결됐음에도 불구하 고 스코틀랜드산 연어에 붙는 관세가 노르웨이산 연어에 붙는 관세보다 높은 것이 한 가지 예라 할 수 있다. 노르웨이는 EU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를 포함한 영국산 연어제품에 부과되었던 이전 20%의 관세가, 한-EU FTA 발효 이후 현재 16%까지 감소되었으며, 향 후 전면 철폐될 예정이다.

FTA 발효 후 유럽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궁극적으로 양국 간 문화를 이해해야 교역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 다. 단기적인 매출 성장만을 목표로 할 때보다 기업 간 또는 국가 간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관계를 발전시킬 때 전략적인 성공이 더 발전적 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상호 간 아이디어 교류로 얻게 되는 결과물이 가 장 값지다. 모든 이해관계자 간의 믿음과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중 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과 스코틀랜드 식음료 회사들의 상호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실제 우리는 과거 뉴질랜드· 덴마크와의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내놓은 경험을 가 지고 있다. 이번 한국 방문을 계기로 구체적인 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할 생각이다. 이른 시일 내에 다시 한국을 방문해 여러 기업 공장과 매장을 둘러보고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데이비드 킬셔 부회장은…
스코틀랜드 식음료품 업계의 발전과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조세프 로버슨즈Joseph Robertsons, 레이지 데이 푸드Lazy Day Foods, 매티슨즈 푸드Mathiesons Foods 등 식음료 기업과 그램피 언 푸드 포럼Grampian Food Forum 같은 공공기관에서 회장직을 역임한 바 있다. 2006년 스코틀랜드 식 품 업계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받아 대영제국훈장(OBE)을 추서 받기도 했다. 킬셔 부회장은 스트라스클라 이드 대학에서 식품과학 학사와 MBA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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