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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별 1호 발사 20주년 올해 인공위성 4기 쏘아 올린다

2012년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가 발사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듯 올해에만 4기의 인공위성이 우주로 향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위성 개발 역사상 한 해 최다 발사 기록이다. 4기의 위성이 모두 지구궤도에 오르면 대한민국은 우주강국으로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된다.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자료제공_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과 미래


세 번의 기회 마지막 도전
올해 쏘아 올릴 4기의 인공위성 중 최 고의 백미는 단연 '나로과학위성'이다. 정확히 말해 이 위성이 실리게 될 나로호의 발사 성공이 국민적 관심사다. 오는 10월경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나로호가 마지막 기회인 3차 발사에 도전하는 것. 이미 두 차례 실패의 아픔을 딛고 '기필코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비롯한 관계기관들이 어느 때보다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성공 가능성 제고를 위해 나로호는 설계가 일부 수정됐다. 2차 발사 때의 실패 원인인 노즈 페어링 시스템과 관련 페어링 분리에 쓰였던 고전압 장치가 저전압 장치로 교체됐다. 기폭장치도 고전압에서 저전압으로 바뀌고, 비행종단시스템에 사용했던 화약도 없애기로 결정했다.

주지하다시피 나로호에 실릴 위성도 1, 2차 때의 '과학기술위성 2호'이 아닌 나로과학위성이다. 마이크로파 복사계를 활용해 대기·해양의 수증기 분포와 바람의 속도 등을 알아내는 것이 주 임무였던 과학기술위성 2호와 달리 나로과학위성은 나로호가 정상 궤도에 진입했는 지를 확인하는 게 첫째 임무다.

위성이 보낸 신호 여부에 따라 나로호 발사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위성에 장착한 펨토초 레이저 발진기, 적외선 센서, 반작용 휠 등의 우주기술이 검증된다. 또 우주방사선량측정센서로 우주방사선 환경을 관측하는 임무도 겸한다.

나로호의 성공 요건에는 발사 시간이 상당히 중요하다. 3차 발사는 소위 '하늘 문이 열리는 시간(Launch Window)'이라는 오후 3시 30분〜4시경에 이뤄질 전망이다. 그 이유는 가장 경 제적 비행을 위해서다. 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뒤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태양에너지를 십분 이용하려면 이때가 가장 좋다. 다른 시간대에 발사하면 지구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면서 위성의 내장배터리를 사용해야 할 수 있다.

노즈 페어링 (nose fairing) - 로켓발사체 최상단에 위치한 원뿔 모양의 보호 덮개. 그 속에 위성이 들어 있으며 위성이 분출되기 전 미리 로켓과 분리된다.

나로호 3차 발사는 소위 '하늘 문이 열리는 시간(Launch Window)'이라는 오후 3시 30분〜4시경에 이뤄질 전망이다.

영상레이더 탑재 위성 '아리랑 5호'
아리랑 5호(다목적실용위성 5호)는 우리가 TV를 통해 발사 모습을 가장 먼저 보게 될 위성이다. 이미 제작이 완료됐지만 그동안 위성발사 용역을 맡은 러시아 코스모트러스와 러시아 정부와의 내부 갈등으로 발사시기가 몇 차례 미뤄진 상태다. 따라서 일정만 잡히면 오늘 당장이라도 쏠 수 있다.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발사될 것으로 보이며 발사 장소는 러시아의 야스니 발사장이다.

대륙간 탄도탄을 개조해 만든 드네프르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이 위성에는 국내 위성 중 최초로 영상레이더가 탑재돼 있다. 아리랑 1호와 2호, 천리안 등 기존 위성들은 대개 광학카메라를 장착했다. 카메라가 아닌 레이더를 쓰기 때문에 구름이 끼거나 야간에도 관측이 가능한 24시간 전천후 지구관측 위성이다.

구체적으로 위성으로 지상의 영상정보를 획득하는 수단은 크게 3가지다. 디지털 카메라처럼 가시광선 영역의 영상을 촬영하는 광학카 메라, 야간 식별이 가능한 적외선 카메라, 그리고 레이더 전파를 이용한 영상레이더가 그것.

광학카메라의 최대 단점은 야간 촬영이 불가능하고 구름이 잔뜩 낀 날은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이다. 적외선카메라의 경우 온도, 습도 등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약점이 있다.

반면 영상레이더는 전파를 쏜 뒤 물체에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를 받아 이미징하기 때문에 날씨나 주·야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특히 금속이 포함된 인공물을 찾아내는 능력이 뛰어나 건물이나 울창한 숲속에 가려져 있어도 확인이 가능하다.

아리랑 5호는 향후 5년간 지상 550㎞의 궤도에서 하루 15바퀴씩 지구를 공전하며 지구촌을 1m급 공간 해상도로 촬영한 영상을 보내올 예정이다.

독수리의 눈을 가진 아리랑 3호
아리랑 5호의 뒤를 이어 오는 5~6월경 일본 최남단 가고시마현 단가시마우주센터에서 아리랑 3호가 발사된다.



아리랑 3호에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공간 해상도 70㎝급 고해상도 광학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지구 상공 685㎞에서 지표면의 물체를 70㎠를 하나의 픽셀로 촬영할 수 있는 것. 이는 지상의 차량이 트럭인지 승용차인지 구분할 수 있고 사람의 움직임까지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래서 아리랑 3호를 '독수리의 눈'이라 부르기도 한다.

특히 이 같은 아리랑 3호의 고성능 광학계 카메라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탑재체실에서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했다는 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에이스(AEISS)'로 명명된 이 카메라의 설계부터 최종 조립,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부품 제작을 제외한 모든 과정을 독자 기술로 수행해냈다.

일반적으로 지구관측용 위성에는 광학계 카메라나 영상레이더가, 과학용 위성은 적외선 또는 자외선 카메라나 분광기, 이온 측정기, 자기장 측정기 등이 탑재체로 채용된다. 이중 광학계 카메라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 5개 국가만이 관련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만큼 핵심 기술의 이전이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다.

이승훈 위성탑재체실장은 "항우연은 그동안 아리랑 2호의 광학 카메라 공동개발을 통해 해상도 1m급 카메라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며 "전 세계 5개국만 갖고 있는 고해상도 광학 탑재체 기술을 우리나라는 2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보유했다는 사실에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아리랑 3호와 5호의 운용이 개시되면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인 위성영상 수출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2006년부터 활동해온 아리랑 2호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영상 수출로 2,200만 달러(약 254억원)의 수입을 올렸음을 감안할 때 촬영시기의 제한이 없고 해상도도 높은 두 위성의 영상은 한층 더 많은 경제적 부가가치를 생산할 것이 자명하다.





융합과학
인공위성을 포함한 우주항공 기술은 한 국가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첨단 융합과학의 결정체다.

환경감시자 '과학기술위성 3호'
나로호보다 약 한 달 앞서 과학기술위성 3호가 발사를 앞두고 있다. 오는 9월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쏘아 올릴 이 위성은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가 개발한 순수 연구용이다. 하지만 대기관측, 환경 감시 등 다양한 지상 관측 자료를 제공할 수 있어 실용위성만큼 쓸모가 크다.

과학기술위성 3호의 임무는 은하의 분석.

이를 위해 근적외선 우주관측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이 카메라로 우주에서 방출되는 근적외선을 촬영, 우리은하의 지도를 만들 수 있다. 또 근적외선 지구관측카메라가 산불 탐지, 도시의 열섬 현상 등 적외선 관측이 유리한 지상의 변화를 확인하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64가지 색깔로 분류하는 소형 영상분광기는 대기와 해수 등을 촬영해 환경 감시자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우리가 우주기술에 열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우주기술이 고부가가치 산업인 동시에 국가안보와도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걸프전과 이라크전에서 선보인 GPS 방어시스템, GPS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이 그 실례다.

어디 그뿐이랴. 일본은 독자적으로 4기로 이뤄진 정찰위성을 발사, 북한의 핵미사일을 추적하면서 한반도를 24시간 감시 중이다. 중국은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위성 격추 실험까지 했다. 즉 우주기술은 21세기 국가 생존전략의 필수조건이라 봐도 무방하다.

또 하나는 우주기술이 미래 산업을 이끌고 갈 첨단기술의 집합체라는 사실이다. 동시에 최고 수준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국가 성장동력의 주축으로 꼽힌다. 일례로 미국은 세계 주요 6개국의 항공우주산업 매출액 중 60%를 점유하는 독보적 존재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제품의 톤당 가격을 비교할 때 인공위성의 가격은 자동차 대비 300배에 달할 만큼 고가다. 그만큼 부가가치도 높아 이윤 창출의 극대화가 가능하다. 또 중국이 개발한 1,000여개 신소재 중 80%가 우주기술의 성과다.

결국 미래에 한국을 먹여 살릴 동력 또한 우주기술에서 파생되는 부가가치 상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우주기술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아니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간 해상도(spatial resolution) - 인공위성의 센서가 관측할 수 있는 목표물의 최소 단위 픽셀 값. 공간 해상도가 1m라면 1㎡의 면적을 하나의 픽셀로 표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공간 해상도의 수치가 작을수록 고해상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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