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저희는 작살 우주선을 떠올렸죠. 우주선이 혜성 옆으로 다가가 9m 거리에서 작살을 발사하고 축임장치(dampening system)와 추진력으로 반동을 상쇄시키는 개념입니다.
이렇게 개발된 시제품 작살은 스테인리스강 소재로 길이 30㎝, 너비 5㎝, 중량 1.8㎏이에요.
너무 가볍게 만들지 않은 것은 적당히 무게가 나가야 혜성 표면을 뚫고 들어갈 가속도가 생기기 때문이죠. 작살은 끝부분이 열린 채 혜성 표면에 박히는데 이때 내부의 카트리지 속으로 샘플이 들어갑니다. 이후 뚜껑을 닫고 카트리지를 회수하면 되는 겁니다.
현재 실험실에서 작살의 성능을 테스트 중이에요. 안전상의 이유로 대포 대신 투석기의 일종인 노포(弩砲)를 이용해 작살을 발사하고 있죠. 모래, 암염, 자갈 등을 200ℓ짜리 드럼통에 채우고 초속 30m 속도로 작살을 쏩니다. 혜성은 솜사탕처럼 부드러울 수도, 암석처럼 단단할 수도 있어 다양한 소재로 실험해야 해요.
학자들은 혜성에 생명을 구성하는 몇몇 물질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표본 채취에 성공한다면 태양계의 구성 물질뿐만 아니라 지구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혜성과 작살, 생명의 기원을 모두 다루는 연구는 정말 흔치 않아요. 화가 날 때는 노포를 쏘아대며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고요.
- 돈 위즐 박사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소속 저온공학자
코어 시료 (core sample) - 토양 등 특정물체의 구조가 파괴되지 않도록 원통을 박은 후 그 속의 물질을 채취한 시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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