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뚜껑에 물을 채운 뒤 잉크 한 방울을 떨 어뜨려보자. 물은 금세 검게 변할 것이 자명하다. 동일한 양의 잉크를 종이컵에 가득 담긴 물에 떨어뜨리면 어떨까. 약간 탁해지겠지만 완전한 검은색을 띠지는 않는다.
만일 수영장이라면? 당연히 물의 색깔은 전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비누도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손을 씻거나 빨래를 할 때 손과 빨랫감에 묻은 비누의 양에 비해 물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원래의 비누 색깔을 확인할 수 없다.
여기서 추가되는 궁금증 하나. 그렇다면 왜 비누거품은, 아니 모든 거품은 유독 흰색으로만 보일까.
이는 빛의 반사와 관련된 문제다. 빨간색이 붉게 보이고, 파란색이 파랗게 보이는 것은 물체가 빨주노초파남보의 가시광선 중 그 색상만 반사하고 나머지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흰색은 가시광선 전체가 반사될 때, 검은색은 전체가 흡수될 때 그렇게 보인다.
거품이 흰색인 것은 각각의 거품 알갱이들 이 일종의 거울처럼 작용, 거의 모든 가시광선을 반사하는 탓이다. 이 점에서 거품은 무수히 작은 거울 수백, 수천만개가 모여있는 것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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