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직업: 기계공학자, 지구물리학자
하버드대학 사라 스튜어트 박사의 연구실에 들어서면 누구나 파란색 압력탱크에 눈이 간다. 그녀와 두 명의 대학원생 조교는 이 탱크로 우주에서 가장 커다란 충돌, 즉 천체 간의 충돌을 재현한다. 탱크 내에 장착된 구경 40㎜의 가스총이 131g의 탄환을 음속의 8배나 되는 최고시속 9,650㎞로 발사해 소행성이나 행성, 위성을 모방한 표적을 타격하는 방식이다. 표적에는 다수의 센서가 부착돼 있어 탄환이 충돌하면서 생긴 충격파의 유형과 충격에너지를 기록한다. 연구팀은 이를 분석해 거대한 천체끼리 충돌했을 때 벌어질 일들을 예측할 수 있다. 이는 또 행성의 위성들이 과거에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알려주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실험실에서 조교들은 표적의 제작을 돕는다. 천체의 구성물질에 맞춰 BOOM자성암석으로는 소행성을, 얼음과 돌을 가지고는 목성의 차가운 위성 가니메데와 유사한 표면을 만드는 것. 이들은 또 충격파의 형상이나 충격 파편의 속도 분석에도 참여한다. 다만 스튜어트 박사는 안전을 이유로 학생들에게는 웬만해선 방아쇠를 당기게 하지 않는다.
"탱크 속의 총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아닌 진짜에요. 연구한지 오래된 학생들에 한해 종종 총을 쏘아볼 기회를 주기도 하죠."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