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잠수함 게임 시뮬레이터

온몸이 흠뻑 젖는 현실감 만점의 1인용 잠수함 재난 게임기

EDITED BY Doug Cantor H20@popsci.com

지난 7월 19일 에너지드링크 제조기업 레드불은 미국 내 해커 스페이스들을 대상으로 해킹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예선을 통과한 12개 팀에게 주어진 과제는 72시간 내에 게임기를 제작하는 것. 이 게임기는 화면 속 캐릭터를 조종하는 것이 아닌 물리적으로 작동 가능해야 하고, 중량이 900㎏을 넘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명확한 승자가 가려져야 한다는 게 조건이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작업실이 있는 '1.21 지가와트(1.21 Jigawatts)'팀의 네이선 너트슨 팀장과 23명의 팀원들은 저녁 6시경 이 같은 경기 요강이 발표되자마자 곧바로 회의에 들어갔다. 그리고 토론을 거듭한 끝에 새벽 2시경에 이르러 물을 사용하는 게임기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여름이라는 시기적 상황에 착안한 것이었다.

다음날 오전 팀원들이 다시 모였을 때 이들이 속한 해커 스페이스인 '밀(Mill)'의 설립자 브라이언 보일이 이렇게 제안했다.

"혹시 잠수함은 어떨까?"

그로부터 2시간 만에 잠수함 조종실을 모방한 1인용 재난 시뮬레이션 게임기의 기본 설계안이 화이트보드에 그려졌다. 게이머가 잠수함 내부를 닮은 유선형 벽면 앞에서 다수의 밸브와 레버를 조작, 여러 위험상황에 대처해나가는 구조였다. 또한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게이머의 조작이 늦거나 적절치 않을 경우 수도관과 연결된 파이프에서 물이 뿜어지도록 설계했다.

개괄적인 구조가 정해지면서 너트슨 팀장은 필요한 자재의 세부 목록을 작성했고 팀원들은 그 목록에 맞춰 게이머를 물에 빠진 생쥐로 만들어줄 전기제어식 스프링클러를 비롯해 주철 밸브, 사이렌, 부저, 차량용 적색 후미등 등 실제 잠수함처럼 꾸며줄 부품들을 구입해 돌아왔다.

"저희는 시뮬레이터가 이리저리 기울어지고 흔들리는 것은 물론 음향효과까지 겸비하기를 바랐죠. 눈으로 쳐다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체감하며 몰입할 수 있는 게임 환경을 구현하고자 했어요."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가면서 팀원들은 임무를 분담했다. 한 그룹은 CNC(컴퓨터수치제어) 라우터 장비로 항공용 합판을 잘라 외벽과 골조를 세웠고, 전자기술자인 테일러 쿠퍼와 저스틴 쿠퍼 형제는 게임 제어용 소프트웨어를 작성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트위터에서 일정 숫자 이상의 사람들이 '어뢰 발사' 등 위험신호를 보내오면 경고음이 울리며, 게이머가 신속히 대처하지 못했을 때 아두이노 마이크로컨트롤를 통해 스프링클러를 가동시킨다.

시뮬레이터가 움직이도록 하는 일은 너트슨 팀장이 맡았다. 그는 게임기의 프레임 하단부에 공업용 직류 모터를 설치하고, 액추에이터를 프레임과 지지대 사이에 연결했다. 이렇게 액추에이터가 팽창 혹은 수축함에 따라 시뮬레이터가 불규칙적으로 마구 흔들리게 된다.



레드불은 모든 참가팀의 작업과정을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하면서 누리꾼들의 투표를 받아 우승자를 가렸다. 1.21 지가와트팀은 아쉽게도 우측에 소개된 미로게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너트슨의 자부심은 1등 이상이다.

"게임을 해보면 알겠지만 정말 잠수함에 탄 듯한 착각에 빠질 만큼 현실감이 뛰어나 답니다."

해커 스페이스 (hacker space) 학업 등 순수한 목적으로 해킹을 공부하는 화이트 해커들의 공동 작업실.




TWO MORE 프로젝트





듀얼링 래버린스(Dueling Labyrinths)
제작기간 : 72시간 제작비용 : 1,000달러

핵 어 데이(Hack a Day) 웹사이트 운영자 케일럽 크래프트와 그의 제작팀은 한 쌍의 미로를 제작했다. 테이블당 두 명의 플레이어가 참여, 테이블을 기울이면서 누가 더 빨리 쇠공을 미로 밖으로 빼내는 지를 겨루는 게임이다. 그들에게 72시간은 빠듯했다. 전자석과 연동된 버튼을 통해 상대방의 쇠공을 일시 정지시킬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려 했기 때문이다. 팀원들은 마감 30분 전에야 전자장치들을 완성해냈다.



섬 워즈(Thumb Wars)
제작기간 : 72시간 제작비용 : 700달러

애리조나주에서 온 '메이커 트윈스(Maker Twins)'팀의 일원인 패트 머레이, 마이크 머레이 형제는 어릴 적부터 엄지손가락 씨름을 자주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바로 이 기억을 되살려 거대한 손가락 씨름 게임기를 개발했다. 스틸과 항공합판으로 제작한 프레임에 발포재를 바른 다음, 표면에 덕트 테이프를 붙여서 거대한 손 모형을 만든 것. 게이머가 조종간을 움직이면 엄지손가락이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상대방의 손가락을 2초 동안 누르고 있으면 승리를 알리는 부저음이 울린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