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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가와 과학자의 짝짓기

과학자를 대신해 오지를 탐사하는 탐험가들

STORY BY Luke Mitchell
ILLUSTRATION BY Ryan Snook


"탐험가가 이미 그곳에 있다면 연구자가 막대한 시간과 돈을 들여 직접 날아갈 필요는 없죠."

컴퓨터에 대한 과학의 의존도가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데이터는 여전히 가상공간보다는 물질계로부터 얻어진다. 적조현상이나 희귀 동식물에 대해 알려면 현장에 직접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사람이 가기 힘든 오지일수록 그곳에서 얻는 자료의 학술적 가치가 높다.

이와 관련 비정부기구(NGO)인 '자연보호를 위한 탐험가·과학자(ASC, adventureandscience.org)'의 설립자 그레그 트레이니시는 오지를 탐험하며 20대를 보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안데스산맥 1만2,500㎞를 트레킹한 그를 2008년의 탐험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문득 자신의 탐험이 너무 이기적이었음을 깨달았다. 좀 더 발전적 목적을 위해 오지를 탐험할 방안을 고민한 그는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탐험 중 과학자들을 대신해 오지에서 표본 채취 등을 대행해주는 것이었다.

"탐험가가 이미 그곳에 있다면 샘플을 얻으려고 연구자가 막대한 시간과 돈을 들여 직접 날아갈 필요가 없죠. 2010년 11월 영감이 떠오른 뒤 2개월이 지난 이듬해 1월 ASC를 설립했어요."



현재 ASC는 이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일련의 최신 기술을 활용한다. 과학자와 탐험가를 매칭시켜 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과학자가 탐험가에게 생물학 표본 채취 방법을 알려줄 화상회의시스템, 탐험가의 연구 데이터 기록을 도와줄 스마트폰 앱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ASC는 창립 이래 100여건의 연구프로젝트를 위해 1,000명 이상의 탐험가들을 연결해줬다.

"카약 탐험가들이 적조가 생긴 곳에서 표본을 채취하기도 했고, 한 전문등반가는 신종 규조류를 찾아낸 적도 있어요."

남미 파타고니아 출신의 쌍둥이 산악인 데미안 베네가스와 윌리 베네가스 형제는 워싱턴대학 연구팀을 요청을 받고 에베레스트산 6,480m 고도의 험준한 암벽에서 이끼를 채취하기도 했다. 이는 아직까지 식물이 발견된 최고 고도 기록으로 남아있다.

ASC의 아이디어는 간단하지만 그 결과의 가치는 지대하다. 특히 민간 참여형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 프로젝트인 '세티앳홈(SETI@home)'을 비롯해 기존의 대다수 크라우드소싱은 다수의 크라우드(대중)를 하나의 프로젝트에 연결했지만 ASC는 하나의 크라우드를 또 다른 크라우드와 연결한다는 점에서 큰 차별점이 있다.

"사실 초기의 탐험가들은 과학자였어요. 다윈도 탐험가였잖아요. ASC는 현대에 들어 분리됐던 두 집단을 다시 연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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