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캐스트 Comcast의 CEO 브라이언 로버츠 Brian Roberts는 자신이 운영하는 미디어 제국에 애플의 사업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단순화하라, 그리고 끊임없이 혁신하라.
INTERVIEW BY Geoff Colvin
미국 최대 규모의 방송사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컴캐스트는 디즈니, 뉴스 코퍼레이션, 타임 워너 등 그 어떤 경쟁자들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더 높은 시장 가치를 자랑한다. 심지어 CEO 브라이언 로버츠까지 어떻게 회사가 그 정도로 성장했는지에 놀라곤 한다. 로버츠의 부친이 미시시피 주 투펠로 Tupelo에서 작은 케이블TV 회사로 시작한 컴캐스트는 현재 NBC 유니버설 지분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또 단연코 미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케이블 운영사이자 가정용 인터넷 서비스 최대 제공업체이며, 세 번째로 큰 통신회사다. 로버츠(53)는 최근 포춘의 제프 콜빈 Geoff Colvin과 지난여름 런던올림픽 중계로 얻은 것, 사업 모델의 지속적인 변경 등 많은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대화 내용을 편집한 것이다.
경제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 Peter Drucker의 질문: 당신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현재 우리는 아마도 방송과 IT의 중간에 있는 유일한 회사일 것이다. 컴캐스트 NBC 유니버설은 수많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그 브랜드와 경험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수많은 방법도 갖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단순한 케이블TV 회사나 방송사가 아니다. 우리는 방송과 IT업계 변화의 최첨단에 서 있다.
컴캐스트의 올림픽 중계는 미디어와 IT의 특징을 잘 보여준 사례다. 당신이 NBC를 인수할 당시 꿈꿨던 모습처럼 보인다. 올림픽 경기가 모든 종류의 기기를 통해 온라인에서 라이브로 재생됐다. 또 기존의 TV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하고 녹화 방송되기도 했다. 당신은 이를 '실험'이라고 불렀는데, 거기서 무엇을 배웠나?
많은 것을 얻었다. 첫 번째 목표는 올림픽 중계를 하면서 손실을 입지 않는 것이었다. 과거 올림픽 사례를 보면 방송사가 손실을 볼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도 있었다. 약간의 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조금은 있었다. 이는 2020년까지 올림픽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수십억 달러(정확히 44억 달러)를 쏟아부은 우리의 결정에 긍정적인 징후다.
당초 우리는 베이징올림픽보다 수익을 10% 정도 낮게 예상했다. 당시 금메달을 8개나 딴 마이클 펠프스 Michael Phelps를 누가 압도할 수 있겠냐는 생각 때문이었다. 또 베이징올림픽 때는 시차가 크게 났기 때문에 미국에서 많은 경기를 생중계로 방송할 수 있었다. 그러나 런던올림픽에선 그런 생중계가 가장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수익을 10% 정도 낮게 잡았는데, 실제로는 10% 더 수익이 났다. 그 비결은 NBC가 발 빠르게 SNS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또 NBC와 CNBC, MSNBC, 텔레문도, 브라보, 유에스에이 등 우리가 보유한 모든 채널을 활용했다. 텔레비전 시청 시간은 역대 최고였다. 모든 경기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했고, 모바일 앱도 활용했다. 컴캐스트의 케이블TV 계열사 엑스피니티 Xfinity는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통해 고객들이 원하는(on-demand) 모든 미국 국가대표 선수의 정보를 제공했다. 17일 동안 4,000만~5,000만 건의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했다. 결국 대중이 올림픽을 즐길 수 있는 경로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는 미래 사업 모델에 긍정적인 신호다. 컴캐스트는 다른 언론이나 통신사와는 차별된 방식으로 사건과 소식, 또는 영화를 세계 곳곳에 최대한 폭넓게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당신은 통신 사업도 대규모로 벌이고 있다. 음성통화가 점차 무선통신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컴캐스트는 무선통신 부문을 매각했다.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분명 그것이 대세지만 컴캐스트는 여전히 수십만의 유선 음성통화 고객을 추가로 늘리고 있다. 유선 통화는 서비스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단히 저렴하다. 보모의 휴대폰으로 통화가 안 된다면, 사람들은 집에 전화를 걸어 누군가 받기를 원한다. 그게 당신에게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 한때는 100달러라는 거금이 들었지만 지금은 25달러면 충분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있잖아, 우리 집 방범시설이 고장 났을 때를 대비한 거야"라고 말하는 전화번호가 생기는 것이다. 컴캐스트는 또 유선통신기술이 단순한 제품 이상이 되도록 노력해왔다. 내 보이스 메일을 변환해 이메일로 보낼 수도 있다. 주소록을 확인하고, 내 모든 일상을 TV와 화상채팅에 올릴 수도 있다. 유선통신을 통한 모든 경험은 여전히 사업성이 있다.
무선 분야가 성장동력이란 사실은 분명했지만 직접 사업을 벌이기보단 제휴를 원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그게 더 바람직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라이즌 와이어리스가 혁신을 위해 우리 고객과 기술자들에게 제품을 전면 공개해왔다. 덕분에 우리는 모든 것이 연동되는 환경을 고객들에게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이곳에선 엑스피니티의 가정용 서비스와 태블릿, 모바일 TV, 다운받은 자료, 즐겨찾기, 방문기록 등이 모두 서로 연결된다. 우리는 그 후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와 공동으로 고객들에게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는 특정 시장에 그 서비스를 출시했다.
몇 해 동안 기존 케이블TV 고객 수가 줄어들었다. 이유가 무엇이고, 왜 지속적으로 고객이 감소한다고 보는가?
다이렉TV, 디시 네트워크 Dish Network, 버라이즌, AT&T 등과의 경쟁 때문이다. 이로 인해 컴캐스트는 계속 혁신하고, 더 많은 HD서비스를 제공하고, 인터넷 서비스와 통신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 내 컴캐스트 사업분야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인터넷 서비스다. 등장한 지 10년이나 된 서비스가 눈에 띄는 성장률을 기록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아울러 우리는 통합상품을 앞세워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사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건 통합상품을 상업화하고, 중소 규모의 사업에 진출하는 분야다. 영업 이익률은 50%를 상회할 것이고, 신규 사업을 시작한 지 5년도 안돼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지난 10년간 경쟁이 심화되는 와중에서도 우리는 매년 현금유동성을 늘렸다. 과거 최고의 통합상품을 제공하지 못해 빼앗겼던 고객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는 건 좋은 일이다.
고객 입장에서 단순한 TV 시청이 복잡한 일이 되면 문제가 아닌가?
애플의 성공적 사업 모델을 통해 우리가 배운 점은 복잡한 것을 단순하고 재미있고 아름답고 쉽게 만드는 방법이다. 내 생각에 우리의 이상적인 사업 방향은 지금처럼 가늠할 수 없을 양의 콘텐츠-인터넷으로 인해 훨씬 더 많아졌다-를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특화하고, 이용하기 쉽게 만들어 언제 어떤 기기를 통해서든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꽤 오래전, 빌 게이츠는 언젠가 TV 쇼에 나오는 인물의 신발을 클릭하면 온라인으로 그 신발을 구입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의 말이 현실화 될지는 모르겠다. 당신은 프로그래밍과 고객 정보, 기술을 통합하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나?
최근 실리콘밸리를 방문했는데, 누군가가 내게 "당신이 지금까지 들었던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이 모두 현실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이야기들이 반드시 허황된 것은 아니었다. 단지 동시대에 불가능했거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들거나, 혹은 약간 별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태블릿을 쓴다. 터치만 하면 모든 일이 일어난다. 소프트웨어는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때문에 모든 기업은 계속 혁신하고 사업 모델을 다시 창출해야 한다. 누군가 당신의 행동과 욕망을 파악하고 상업화해서.물론 사생활 보호를 최우선시해야 한다-콘텐츠를 좀 더 쉽게 소비하도록 한다면 승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음성 기술을 통해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 리모컨에 "우리 아이들이 좋아할 영화, 드라마, HD영상을 찾아줘"라고 말하면 곧바로 검색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클릭 한 번이면 시청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컴캐스트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나는 매우 전망이 밝다고 본다.
사업 모델의 혁신에 대해 여러 가지 얘기를 했는데, 모든 업계가 고민하는 문제다. 혁신의 방법으로 그동안 무엇을 배웠나?
결국 어떤 사람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사업에서 가장 힘든 것은 충성도가 높았던 누군가를 내보내고 그만두게 하는 것이다.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the name of the game). 다행히도 나 자신은 이 부분에 일관성을 유지해왔다. 지금 NBC 유니버설을 운영하는 스티브 버크 Steve Burke는 과거 몇 년 동안 컴캐스트의 케이블TV 사업을 훌륭하게 운영했다. 그가 NBC 유니버설로 자리를 옮겼을 때, 케이블TV 업체인 차터 Charter로부터 닐 스미트 Neil Smit를 영입했다. 닐이나 회사에겐 힘든 결정이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서 보니 내가 내린 결정 중 가장 훌륭한 것이었다.
미래 방향 전환을 결정하려 할 때, 팀 구성원이 누구이고 팀 내에서 의사소통이 얼마나 솔직하게 이뤄지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컴캐스트에는 진정한 기업 문화가 살아 있다. 이는 가업으로 시작한 회사의 뿌리와 항상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느끼는 도전 정신으로부터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어떻게 이 규모를 이용해 혁신하고, 뒤처지지 않고 빠르게 대응하며, 모험을 회피하지 않고 담대하게 나아갈지를 고민해야 한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이런 것들은 직관과 반대 방향으로 가게 된다. 활력(앤디 그로브 Andy Grove는 "집착"이라고 표현했다)이 넘치는 기업 문화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내가 할 일이다.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회자된다. 컴캐스트가 막대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가치가 있는 건 인재와 기업 문화라는 내용이다.
진부하긴 해도 이보다 더 진실에 가까운 말은 없다.
'최고 경영진의 전략 C-Suite Strategies'으로 불리는 리더십 시리즈는 포춘의 대기자 제프 콜빈이 최고위 중역들과 가진 최신 인터뷰를 연재한다. 포춘 홈페이지의 리더십 코너에서 이 인터뷰의 동영상 발췌본을 볼 수 있다. 또 콜빈이 찰스 슈왑 Charles Schwab, GE의 제프 이멜트 Jeff Immelt, P&G의 A.G. 래플리 A.G. Lafley, 전 뉴욕시 교육감 조엘 클라인 Joel Klein, 핌코 Pimco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Mohamed El-Erian, 휴매나 Humana의 CEO 마이클 매컬리스터 Michael McCallister 같은 인물들과 진행한 인터뷰도 만날 수 있다.
우리는 방송과 IT의 중간 지대에 있다.
입력2013-01-11 16:19:13
수정
2013.01.11 17: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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