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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가가 말하는 자동차의 미래

얼마 전까지 인터넷 사각지대는 딱 두 곳이었다. 운항 중인 항공기 안과 자동차 운전석. 이제는 자동차만 남았다.
차병선 기자 acha@hk.co.kr
사진 윤관식 기자 newface1003@naver.com


우리가 늘 사용하는 기기를 꼽아보자. TV나 휴대전화가 대표적이고 PC, 자동차 역시 누구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도구다. 이 중 유일하게 인터넷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는 게 자동차다. 물론 이미 일부 차량에선 제한적인 접속이 가능하다. 스마트폰만 있다면 테더링 기능을 이용해 앞 좌석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그 이상을 원한다.

“자동차는 3년 안에 완벽한 커넥티드 디바이스 Connected Device가 될 겁니다.” 브라이언 애플리 아카마이 자동차산업부문 수석전략가가 말한다. “가트너와 같은 IT조사기관에 따르면 커넥티드 디바이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람보다 디바이스가 더 많은 상황이고, 이 같은 추세는 가속화될 겁니다. 이는 사람들이 언제나 온라인 상태가 되길 원하기 때문이죠. 이를 가로막고 있는 건 두 가지입니다. 디바이스와 네트워크의 성능입니다. 자동차를 통신기기로 만드는 기술, 그에 맞는 네트워크 속도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 이 모든 것을 아카마이가 자동차 제조사와 함께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애플리는 지난 22년간 자동차 산업에서 일한 베테랑이다. 그가 해온 일을 돌아보면 자동차 통신 기능이 발전하는 모습을 거꾸로 추적할 수 있다. 포드에 취직 후 그가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서비스 매뉴얼을 디스크에 저장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지금이야 단순업무로 치부되지만 당시엔 IT전문가가 아니고선 해내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후 그의 업무는 온라인 고객관리로 진화했고, 9년 전 아마카이로 옮기며 좀 더 광범위해졌다. 현재 그는 자동차 제조사와 딜러, 고객들을 이어주는 IT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제조사의 홈페이지가 세계 곳곳에서 잘 접속되도록 관리하는 것은 물론 차량용 전자장치에 사용되는 업데이트 파일을 빠르고 안전하게 전달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다. 차량 결함이 발견됐을 때, 이를 업데이트 하는 일은 특히 속도가 관건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같은 업데이트는 유선상으로만 가능했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다운받아 USB로 옮겨야 했다. 하지만 최근엔 무선 기능이 진일보하고 있다.

물론 지금도 차량 내부에 일부 무선 기능이 지원되고 있다. 내비게이션에선 실시간 트래픽 정보가 제공되고, 타이어 압력이나 엔진 기능을 체크 하는 점검 시스템도 온라인 서버와 통신을 하며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일부 차량에선 앱을 다운받아 실행할 수도 있다. 차량용 앱은 자동차 제조 업계에서 가장 핫한 주제다. 이미 자동차 회사 중 일부가 기밀리에 앱스토어를 제작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애플리는 차량 제조사가 앱스토어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협력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아카마이가 애플과 같은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와 일하며 쌓은 경력을 한껏 활용하고 있다. 모바일용 앱스토어와 달리 차량용 앱스토어는 안전이 최우선 과제다. 차량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직접적인 인사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스마트폰용 앱스토어보다 더욱 안전과 보안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합법적이고 믿을만한 소스에서만 앱을 다운 받도록 만드는 일이 관건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자동차는 클라우드와 직접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리는 말한다. “모든 기기가 클라우드를 통해 차와 연결될 겁니다. 집과 차도 서로 작용하죠. 사용자가 집을 떠나 차를 타면 집의 등과 에어컨이 자동으로 꺼지고 보안기능이 켜지죠. 차량끼리 역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교통정보를 공유해요. 앞에 가는 차량이 교통체증을 겪는지 등을 체크하며 내비게이션에서 새로운 길을 제공할 겁니다.”

애플리에 따르면 미래에는 자동차가 차량 정비 상태를 점검할 뿐 아니라 운전자 건강 역시 확인한다. 한국이나 미국처럼 고령화된 사회에서는 중요한 기능이다. 실시간으로 운전자 건강상태를 보고함으로써 도로 안전을 확보한다는 뜻이다. 또한 운전자가 차를 여러 대 소유한 경우, 차량끼리 운전자 선호도를 공유한다. 운전자가 조금 전까지 듣던 라디오방송 채널, 차량 실내온도 등을 나눈다. 이는 이미 아카마이가 온라인 미디어 업체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소비자가 원하는 영화나 음악을 디지털 락커(클라우드)에 저장해 두고 어느 기기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 차에서도 온라인 미디어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 제조사가 커넥티드 자동차를 만들려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과거와 달리 자동차는 구태의연한 산업의 일부로 느껴진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가 현대자동차보다 더 미래지향적인 기업으로 느껴진다. 자동차 제조사는 이 같은 브랜드 이미지를 깨고 진취적이며 하이테크 브랜드로 비치길 바란다. 차량 내에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광고나 홍보에 활용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를 원한다.

두 번째는 차량 내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을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 제조사들은 이전부터 내비게이션과 같은 추가적인 옵션을 유료로 팔았지만, 이를 좀 더 확대할 수 있다. 차량 내 플랫폼에서 앱과 콘텐츠를 파는 시장도 만들 수 있다. 차를 팔아 얻는 수익보다는 적겠지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미래에는 ‘버킷 시트 커머스 Bucket Seat Commerce’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에 앉아서 모든 상거래를 할 수 있다. 차를 타고 가던 중 어떤 상점에서 맘에 드는 물품을 봤을 때 원클릭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픽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 차량의 위치정보와 상점의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미 그 같은 기능이 상당부분 구현 가능하다.

세 번째는 고객 관리 차원이다. 소비자와 제조사 관계가 좀 더 가깝고, 직접적이 될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가 고객 취향을 좀 더 이해하고, 이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장기적인 고객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 취향에 맞춤 설계한 상품,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구미가 가장 크게 당기는 부분이다.

“커넥티드 차량의 플랫폼은 차량 브랜드 사이에 차별화 요소가 될 겁니다. 제조사는 차별적인 플랫폼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거예요. 과거에는 자동차 회사가 엔진과 트랜스미션만 신경 쓰면 됐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커넥티드 플랫폼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머지않아 올 것입니다.” 애플리는 말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경쟁할 날이 멀지 않다는 의미이다.


아카마이는 어떤 회사인가
아카마이는 세계 최대 온라인 콘텐츠 분산 네트워크 Contents Delivery Network 기업이다.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15~30%가량을 아카마이가 담당하고 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행사의 실황 중계를 실시간으로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볼 수 있는 것도 아카마이와 같은 CDN 서비스를 이용하는 덕이다. 애플사가 iOS 업데이트 버전을 인터넷으로 빠르게 배포하는 것도 아카마이가 지원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글로벌 상위 10개 업체 중 8개사를 아카마이가 지원하고 있다. 제조사가 딜러, 소비자 등과 인터넷을 통해 빠르고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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