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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미국 전 합참의장이 말하는 ‘성공의 원칙’

콜린 파월의 실전 리더십
콜린 파월ㆍ토니 콜츠 지음/ 남명성 옮김/ 샘터/ 2만원

리더는 늘 쉽지 않은 직업이다. 수많은 사람을 아래에 두고 있지만 그들에게 군림하려는 순간 오히려 실패하는 경우를 허다하게 보고 듣는다. 그래서 경청하라, 존중하라는 역설적 충고가 늘 따르는지도 모른다.

세상에 있는 수많은 조직 중에 군대만큼 리더의 지위가 확고한 곳도 없을 것이다. ‘상명하복’이 조직의 생리로 체화된 곳에서 리더는 곧잘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누리려고만 하는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동시에 군대만큼 조직원들의 충심을 이끌어내기 어려운 곳도 없어 보인다. 못 받으면 그만인 성과급이나 승진이 아니라, 생사가 갈리는 상황에서 부하들의 외면은 곧 리더의 생명과도 직결된다. 군 장교 출신이 일반 회사 취업에서 종종 우대받는 이유 역시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콜린 파월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앞서 ‘흑인 최초’라는 수식어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흑인 최초의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 국무장관을 지냈고 세계적으로도 온화하고 합리적인 이미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자메이카 이민 가정에서 태어나 별다른 배경 없이 오로지 능력만으로 미국의 최고위직까지 올랐다.

파월은 인생의 고비마다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남다른 통찰과 돌파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그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결론이나 충고가 아닌 단순한 내 의견을 담고 있다. 인생의 교훈이 되는 이야기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여기 내 이야기가 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이런 것들이 나를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점이다.”

남에게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솔선해 보여줌으로써 주변의 동의와 복종을 끌어내는 그만의 리더십 방식이 첫머리부터 느껴진다. 리더십 열풍에 편승해 다분히 신변 위주의 경험담을 ‘실전 리더십’(책의 원제는 이다)으로 꾸민 상술이 조금은 낯간지럽지만 성공한 인물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교훈이 없지 않다.

책은 파월의 ‘13가지 원칙’으로 시작한다. 그가 13가지를 추린 것은 아니다. 그의 책상 유리 밑에 넣어둔 숱한 경구들 가운데 기자와의 인터뷰 중 그가 거론한 것이 13가지 원칙으로 우연히 정리됐지만 이후 숱한 강연에서 재인용됐다. 몇 가지 되새길 만한 것들만 옮겨 보자면 이렇다.

원칙 3. 자존심을 자신의 상황과 지나치게 결부시키지 마라.
상황이 나빠지면 자존심도 망가진다. 파월은 지휘관 시절 부하들에게 늘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 의견에 반대하라. 여러분은 그래야 할 의무가 있다. 단 내가 충분히 듣고 결정을 내릴 순간이 오면 그순간 여러분 모두는 내 결정을 마치 자신의 생각인 것처럼 실행에 옮겨주길 기대한다. 새로운 정보가 생겼거나 내가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고 여러분에게 다시 의견을 구하기 전까지 더는 이의를 제기하지 마라. 결정을 내린다는 건 여러분의 자존심에 관한 게 아니다.”

원칙 9. 공적은 나누어라.
파월은 리더의 책임감과 조직 운영에 대해 이렇게 조언한다. “일이 잘못되면 아랫사람이 아닌 자신을 탓해야 한다. 당신에게 책임이 있다. 단체기합이나 처벌은 안 된다. 조직을 쇄신할 수 있다면 사람을 자르고 더 열심히 훈련시키고 쉬는 시간을 이용해 엄하게 야단쳐라. 하지만 실패는 당신의 책임이다. 이를 절대 잊으면 안 된다.”

원칙 12. 두려움과 비관론에 귀 기울이지 마라.
파월을 성공으로 이끈 건 언제나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자세였다. 그는 “비관론자들은 어디나 있다. 그들은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걸 가장 안전하게 느낀다. 그들의 시각이 옳을 수도, 현실이 그들의 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은 부정적 자세를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여러 정보 중 하나로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필요한 모든 사람의 말을 듣고 두려움 없는 본능을 발휘하라. 그들의 두려움과 냉소는 아무것도 전진시키지 못한다. 그들은 진보를 죽인다. 제국과 위대한 도시, 강력한 회사를 세운 인물 중 냉소적인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가?”라고 말했다. 파월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성공비결은 성실함이었다고 회고한다. 그는 뉴욕의 뒷골목 상점에서 짐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청소년기를 보냈지만 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 “아무리 일이 어려워도, 일이나 상사, 작업환경, 동료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최선을 다하라”고 그는 조언한다.

군대에서도 그는 마찬가지였다. 한번은 준장 때 그의 역할을 사단장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사단장은 파월에게 평균 이하의 점수를 줬지만 더 높은 상관들이 그의 전역을 막았다. 파월은 “상관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상관이 해내기 원하는 것들을 늘 좋아하거나 인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말한다. 그는 덧붙인다. “나는 단 한 번도 업무 우선순위를 두고 상관과 다투려 한 적이 없다. 대신 그들이 부여한 임무를 최대한 빠르고 단호하게 완수하려고 노력했다. 상관을 빨리 만족시킬수록 그들은 그런 일로 나를 괴롭히지 않을 테고, 그러면 더 빨리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는 “보수를 받는다면 받을 자격이 있도록 일하라. 늘 최선을 다하라. 아무도 당신을 지켜보지 않을 때조차 당신 자신은 스스로를 보고 있다. 그러니 스스로를 실망시키지 말라”고 충고한다. 파월은 2003년 이라크전 당시 대량살상무기를 근거로 전세계에 미국의 침공 정당성을 설파했던 기억을 평생의 부끄러움으로 여긴다. 결과적으로 그는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세계를 속인 셈이 됐다. 여기서 그는 리더를 보좌하는 참모들에게도 조언을 전한다.

첫째, ‘아는 것’을 말하라. 여기서 아는 것은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합리적으로 확신한다는 것이지만 이 경우에도 왜 확신하는지, 어느 정도 확신하는지를 리더에게 알려줘야 한다. 이라크전 당시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보유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들은 두 번째 원칙, ‘모르는 것을 말하라’는 소홀히 했다. 정보기관들은 화학무기 제조 장치를 실은 이동식 밴 차량의 존재를 듣긴 했지만 정작 그 정보를 제공한 사람과 얘기해 본 적도 없었다. 일부 정보기관들은 그 정보가 신뢰할 수 없었다고 판단하기까지 했지만 결국 그들은 파월에게 ‘모른다’고 말하지 않았다. 파월은 모른다고 말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며, 리더는 모른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을 윽박지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더는 전령을 쏴 죽여서는 안된다”는 게 그의 표현이다.

그 다음으로 참모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말해야 한다. 맞거나 틀린 걸 증명할 수 없다고 해도 당신의 의견과 생각은 중요하다. 판단의 책임은 리더가 진다. 마지막으로 이 세 가지를 잘 구분해서 리더에게 전달하라는 게 파월이 권하는 참모들의 보고 원칙이다.


윈-윈에도 순서가 있다
이철우 지음/ 끌리는책/ 1만5,000원
40년간 유통업 외길을 걸어 온 이철우 롯데백화점 총괄사장의 경험담. 현장에서 느낀 일하는 사람의 자세와 열정, 기업의 존재와 역할, 상생하는 기업 문화, 유통 산업의 발전과 미래상에 대해 언급한다. 그는 힘을 적게 가진 쪽이, 권력이 없는 쪽이, 덜 가진 쪽이 먼저 이익을 내고 행복해야 이른바 ‘갑’도 더 큰 이익을 내고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게임 프레임
애런 디그넌 지음/ 고빛샘 옮김/ 돋을새김/ 1만2,000원
반복되는 삶, 재미없는 생활에 무기력함을 느낀다면 삶을 게임 프레임으로 만들라고 조언한다. 의욕과 능력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치료제로서 ‘행동게임’도 제시된다. 자발적 재미가 가져다 주는 강력한 몰입과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행동게임을 구체적인 실례를 통해 풀어놓았다.


어떻게 사람을 얻는가
신상이반 지음/ 하진이 옮김/ 더난출판/ 1만3,000원
중국의 역사소설 ‘초한지’에서 미천한 신분의 유방이 세력을 얻고 항우와 대결하며 한나라를 세우기까지 중국 고전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통해 사람 중심의 리더십을 알려준다. 저자는 뛰어난 학교 성적, 외국어 능력, 다양한 경험 등을 가진 인재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적절한 역할을 맡겨 최대의 능력을 끌어내는가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김용식 한국일보 경제부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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