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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투석기

압축공기의 힘으로 사람을 발사하는 베이스 점프 스타터

기계공학자 제이슨 벨은 웨스트버지니아주 파예트빌에서 열리는 베이스 점프 이벤트를 10여년 이상 지원해왔다. '브리지 데이(Bridge Day)'로 명명된 이 행사에선 매년 10월 400여명의 베이스 점퍼들이 낙하산을 맨 채 높이 270m의 뉴리버 조지 브리지에서 뛰어내려 다리 아래에 착지한다.

그러던 2년 전 벨은 점퍼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스릴을 제공할 기계를 개발키로 결심했다. 점퍼를 다리 아래의 골짜기로 던져버리는 투석기가 그것이다.

지금껏 벨은 눈썰매를 타는 아이들을 언던 위로 끌어올려주는 전자동 견인 로프나 전동 고카트, 가정용 지능형 기기 등 다양한 물건들을 발명해왔지만 인간 투석기만큼 대담한 작품에 도전해본 적은 없었다.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이런 종류의 발명에 뛰어듭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이 실패의 쓴 잔을 마시죠. 작업을 진행하면 할수록 해결해야할 난제들이 더 많이 나오거든요."

일단 시작은 좋았다 브리지 데이 행사 당국이 그에게 다리 위 6m의 구간을 내어주겠다고 약속한 것. 그러나 설계부터 만만치 않았다. 솔리드웍스(SolidWorks)라는 3D 설계 소프트웨어를 활용, 견고한 받침대와 길이 3.6m의 사다리형 투석장치로 이뤄진 프레임을 설계하는 데에만 무려 1년이 걸렸다. 이후 현지의 철공소에서 프레임이 제작되는 동안 벨은 자신의 집 차고에서 밤낮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압축공기 발사시스템을 개발해냈다.

이렇게 투석기의 프로토타입이 완성된 뒤 그는 집 안마당에서 안전성 테스트를 실시했다. 박제된 동물, 세탁물 백 등이 쏘아졌다.

"실험에 쓰인 물건 중 가장 무거운 90㎏짜리 샌드백도 15m 이상 날아갔어요. 그런데 시험 도중 투석장치의 연결부위(joint)에 과도한 응력이 가해지면서 베어링이 총알처럼 튀어나왔죠. 1,130㎏이나 되는 중량을 이기지 못하고 바퀴도 두 개나 부서졌고요."

벨은 베어링을 새로 제작해 장착했고, 스프링이 내장된 완충기를 추가해 바퀴가 받는 응력을 줄이는 등 투석기의 내구성을 대폭 높였다.

작년 여름 벨은 최종 완성품을 인근의 호수로 가져가 인체 실험(?)을 수행했다. 벨이 의자에 앉았고, 그의 친구가 밸브를 열었다. 그러자 1초 만에 압축공기가 피스톤을 밀어 넣으면서 뒤로 젖혀있던 투석장치가 벌떡 일어나 벨을 호수 상공으로 날려 보냈다.

"아주 부드럽고 신속하게 발사가 이뤄져요. 그야말로 순식간이죠. 호수에 떨어진 저는 아이처럼 웃으며 소리를 질렀어요."

지난해 브리지 데이를 통해 데뷔한 이 투석기는 베이스 점퍼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How it Works]





발사 메커니즘
11마력 가솔린 엔진[1]이 벨트를 회전시켜 공기압축기[2]를 구동한다. 밸브 손잡이를 돌리면 454ℓ 용량의 스틸용기[3] 속에 압축돼 있던 8.8기압의 공기가 사다리 모양의 투석장치와 연결된 공압실린더[4]로 유입되면서 피스톤을 밀어 넣는다. 이러한 피스톤의 작용에 의해 누워있던 투석장치가 1초 이내에 거의 수직 상태로 일어난다. 투석장치 끝에는 낙하산을 맨 베이스 점퍼도 편안히 앉을 수 있는 시트[5]가 부착돼 있다.

발사 테크닉
벨은 호수에서의 실험을 통해 베이스 점퍼가 의자에 똑바로 앉으면 낙하산을 펼치기가 불편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원심력에 의해 발사 직후 몸이 180도 회전하며 머리가 지면쪽으로 내려가는 탓이다. 그래서 그는 발사 후 안정적 자세가 유지되도록 점퍼들을 거꾸로 앉힌 채 발사한다.

업그레이드 플랜
이 투석기는 사람을 최고 높이 6m, 최대 거리 15m까지 쏘아 보낸다. 하지만 벨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투석장치의 프레임을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로 교체, 투척 높이와 거리를 극대화할 생각이다. 또한 대형 에어 매트를 놓고 그곳으로 사람을 안전하게 날려 보내는 시스템도 구상 중이다.

제작기간 : 2년
제작비용 : 2만5,000달러



베이스 점프 (BASE jump) 낙하산을 메고 건물, 다리 등의 구조물에서 뛰어내리는 스포츠.
고카트 (go-cart) 지붕과 문이 없는 소형 경주용·레포츠용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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