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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가격·여행사 협력 통해 외항사 평균 탑승률 1위 지키겠다”

[INTERVIEW] 에어프랑스-KLM 유밍 시 상무

프랑스 국적기 에어프랑스와 네덜란드 항공사 KLM이 합병해 탄생한 에어프랑스-KLM이 최근 한국에 새로운 사업·운용 총괄 책임자 Commercial Director를 선임했다. 인구 대비 아웃바운드 여행객 비율이 큰 한국 시장의 고객 잠재력을 흡수하기 위한 포석이다. 포춘코리아가 이 업무를 맡은 에어프랑스-KLM 유밍 시 상무를 만났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사진 윤관식 기자 newface1003@naver.com


“아시아는 처음입니다. 벨기에와 런던에서 근무하다가 이번에 한국으로 오게 됐습니다.”

서울 서소문동 에어프랑스 한국지사에서 만난 유밍 시Yu-Ming Sie 상무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었다. 첫 인상은 상당히 겸손했다.

“본사에서 왜 유밍 시 상무를 한국으로 보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자 시 상무는 빙그레 웃으면서 답했다. “한국 시장의 성장성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린 이머징 마켓인 한국시장의 비즈니스에 대해 많은 의욕을 가지고 있죠. 한국은 유럽 어느 나라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요.”

유밍 시 상무는 그가 맡을 역할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했다. “저는 마케팅 전문가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가격 결정도 하게 됩니다. 합리적이고 다양한 가격 정책을 펼쳐 영업력을 확장할 것입니다.”기자는 그렇게 한창 의욕을 보일 때쯤 유밍 시 상무에게 기가 조금 죽을 만한 질문을 던졌다. “최근 에어프랑스가 발표한 실적이 좋지 않습니다. 9,0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했더군요.” 하지만 시 상무는 의외로 담담했다. “항공업계는 마진을 남기기가 쉽지 않은 분야입니다. 항공사 지출의 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유가 변동폭이 큰 경우엔 더욱 그렇죠. 특히 유럽 구간 내의 국내선 적자 폭이 컸습니다. 하지만 국제선에선 실적이 좋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고 있지 않습니다.”그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말을 이었다. “유럽은 아시다시피 그동안 경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점차 안정세를 보이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 판단합니다. 에어프랑스와 KLM의 합병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4년 에어프랑스는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과 합병했다. 합병 이후에도 각 브랜드와 시스템, 전략 등은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시 상무는 말한다. “올 7월에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2015년이 되면 합병 시너지를 기반으로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에어프랑스는 합병과정의 후유증과 기업 체질 개선을 위해 ‘트랜스폼 2015’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에어프랑스와 KLM 직원을 각 5,000여 명 감축하는 조치다. 이에 대해 시 상무는 “조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이며 구성원들의 큰 동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시 상무는 합병 회사의 브랜드를 통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프랑스 사람은 에어프랑스를 고집하고 KLM을 이용하는 네덜란드 사람들은 에어프랑스를 꺼립니다. 문화와 습성이 다르다는 거죠. 에어프랑스가 고급스러움을 가지고 있다면 KLM은 합리성과 심플함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는 이런 각 나라의 기호를 살려 항공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우산 아래 두 개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999년 한국의 자동차 기업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합병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탄생했다. 하지만 현대와 기아라는 브랜드는 그대로였다. 특장점을 살려 차별화하고 고객들의 기호도 반영하는 브랜드 전략인데 에어프랑스-KLM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유밍 시 상무가 설명한 것처럼 에어프랑스와 KLM은 공항에서부터 그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에어프랑스가 본부로 삼고 있는 파리 샤를 드 골 공항은 스타일이 강점이다. 화려하고 세련된 특징을 갖고 있다. 반면 KLM 본부가 위치한 암스테르담 공항은 한 터미널 안에서 입출국과 환승이 가능해 효율성과 단순함이 돋보인다. 에어프랑스와 KLM은 이런 각자의 개성을 살리면서 항공 노선을 공유해 방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편리한 환승을 통해 유럽 어디든 쉽게 갈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 밖에도 에어프랑스는 친환경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유럽 최초로 바이오 연료 연구소를 설립해 친환경 연료를 개발 중이다. 현재에도 파리-뉴욕, 파리-암스테르담 노선 비행기 등에는 기존 연료에 재활용 식용유를 섞어 사용하고 있다. 이런 친환경 항공운항을 인정 받아 다우존스 지속가능 항공사 8년 연속 수상이란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한국에선 저가항공사가 부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 등 국제선 취항에도 적극적이다. 그렇다면 프랑스는? 에어프랑스가 최근 론칭한 저가항공사 브랜드 ‘호프’에 대해 유밍 시 상무에게 물었다. “오랜 설문과 조사 끝에 유럽 내에서만 운영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세계적으로 저가항공사들이 늘어났는데 국제선에까지 저가항공사를 투입할 생각은 없습니다.”
유밍 시 상무의 한국 영업전략을 물었다. “가격으로 한국 승객들의 마음을 흔들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좌석 판매의 대부분이 여행사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다양한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난 30여 년간 한국에서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해 온 팀원들과 함께 다양한 가격정책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에어프랑스-KLM의 지난해 평균 탑승률은 90%를 상회한다. 외항사 중 1위다. 그렇다면 어떤 서비스 전략으로 이런 성과를 올릴 수 있었을까? “(에어프랑스에 타면) 고급 프랑스 와인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색다른 기내 이벤트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요. 예컨대 기내 음악회, 기내 클럽 등을 마련하기도 하죠.” 그는 타 항공사와 달리 대한항공과의 파트너십이 공고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 페이스북에서 신청을 받아 옆자리에 앉을 친구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되어 있다고 전했다. “인천-파리 노선에 한국어가 가능한 승무원을 배치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한국 신문, 영화, 음악과 함께 말이죠. 그리고 고객이 접수한 불만이나 불편사항을 12시간 내에 완벽하게 해결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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