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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적 사회공헌 캠페인으로 생활 가까이 다가온 ‘착한 기업’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⑤ 현대모비스

‘아이들에게 과학을 돌려주자’는 2012년 가장 주목받은 캠페인 중 하나다. 한 편의 공익광고를 연상시키는 이 캠페인으로 현대모비스는 그들이 추구하는 사회공헌활동을 강력하게 대중에게 어필했다. 현대모비스의 이 캠페인은 사회공헌활동을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좋은 사례로 손꼽힌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울산의 한 초등학교 과학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모형 풍차에 양 볼을 한껏 부풀려 입바람을 분다. 풍차와 연결된 LED 전구에 불을 밝히기 위해서다. 조립과 분해를 몇 번이나 반복한 후 결과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마침내 작은 전구에 불빛이 들어오자 아이들이 기쁨의 탄성을 지른다. 아이들은 현대모비스 주니어 공학교실 수업을 통해 풍력으로 전기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원리를 터득했다.


전통적으로 기업들은 자사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광고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여러 홍보 채널 중 광고만큼 빠르고 확실한 효과를 내는 도구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광고가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야 ‘우리는 이렇게 좋은 기업’이란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지만, 보는 이는 이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는다. 광고에서 보여주는 이미지가 실제 기업 이미지라 생각하는 이들은 드물다. 그리고 이런 성향은 최근 들어 더 심해지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와 브랜드 이미지는 이제 별개의 이야기가 되었다.

이런 점에서 현대모비스는 매우 차별화된 기업이다. 현대모비스는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브랜드 이미지가 훨씬 더 좋은 몇 안되는 기업이다. 브랜드 가치 제고에 있어서 광고보다 사회공헌활동이 더 주요한 역할을 한 것도 특이하다. 일반 기업들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화제가 된 ‘아이들에게 과학을 돌려주자’ 캠페인도 자사를 홍보하기보단 공익광고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보였다. 이 캠페인은 그동안 현대모비스가 시행했던 사회공헌활동의 연장선상에 있다. 공익적 성격이 강했음에도 현대모비스를 홍보하는 데, 또 기업 이미지를 좋게 형성하는 데 탁월한 역할을 했다.

현대모비스에 ‘착한 기업’ 이미지를 투영시킨 사회공헌활동은 현대모비스 사업 내용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보통의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이라는 타이틀에만 얽매여 단순한 기부나 봉사활동에 그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모비스의 사회공헌활동을 보노라면 이 기업이 매우 전략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에 머물렀다면 현대모비스 역시 평범한 기부나 봉사활동 정도에 그쳤을 것이다. 현대모비스의 생각은 좀 더 복잡했다. ‘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인 현대모비스가 해야 하는 사회공헌활동이란 어떤 것일까’라는 전략적이고 고차원적인 접근이었다. 이는 업종 정체성을 고민해야 하는 문제였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 제조 회사라는 자사의 특성을 바탕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인류의 안전과 꿈을 보호한다’는 사회공헌 활동의 큰 밑그림을 그렸다. 여기서 파생된 현대모비스의 사회공헌 전략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Easy Move, Green Move, Safe Move, Happy Move가 그것이다.

Easy Move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동편의 보조기구를 지원하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라는 자사의 정체성이 ‘이동의 불편함’이라는 장애와 맞물려 상징성을 갖는다. 이동의 불편을 극복하는 것은 초기 자동차 개발 정신과 많이 닮아 있기도 하다. 현대모비스는 이 외에도 장애인 휠체어 농구대회 지원 등의 활동으로 Easy Move의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Green Move는 환경보호를 위해 ‘현대모비스 숲’을 조성하는 것이다. 자동차 사용은 인간의 이동 편의를 돕는 동시에 주변의 환경을 오염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 업체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충북 진천군에 현대모비스 숲을 조성하고 있다. 숲에는 오염된 환경을 복구시키는 힘이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숲의 상징성에 주목했다. 2021년까지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군유림 33만 평에 6개의 특화된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숲은 환경보호 외에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한다. 조성된 숲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 및 어린이 자연생태 체험학습장, 산책로, 자전거 트레킹 코스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진천군도 현대모비스 숲을 진천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Safe Move는 어린이들에게 투명우산을 무료로 나눠주는 캠페인 활동이다. 우리나라 어린이 교통사고는 매년 1만4,000여 건에 달한다. 특히 비 오는 날에는 평소보다 훨씬 빈번하게 어린이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어린이들은 어른들보다 주의력과 판단력이 떨어져 우산이 시야를 가릴 경우 차량 대처가 훨씬 더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가 어린이의 안전을 해치고 꿈을 파괴하는 일을 막기 위해 투명우산 나누기를 사회공헌활동의 대표사업으로 선정했다. 2010년부터 매년 10만여 개의 투명우산을 만들어 전국 초등학교에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현재까지 배포된 투명우산만 40만여 개로 전국 565개 학교가 지원을 받았다. 현대모비스는 투명우산 나눔 캠페인 외에도 Safe Move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교통안전 그림 그리기 대회 등 다양한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

Happy Move는 현대모비스의 브랜드 인지도와 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상승시킨 핵심 사회공헌활동이다. 현대모비스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을 줄이기 위해 ‘주니어 공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활동에는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실제 주니어 공학교실은 기술연구소, 울산공장, 천안공장 등 지방사업장 인근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을 참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기사 서두에 묘사되어 있는 울산 초등학교 과학교실은 주니어 공학교실의 현장 모습이다.

주니어 공학교실의 최종 목표는 ‘한국을 이끌어갈 과학 영재 육성’이다. 2005년 경기도 용인시 기술연구소 인근 교동초등학교에서 실시한 과학 강의가 시발점이 되어 현재는 현대모비스 대규모 사업장이 위치한 전 지역으로 확대됐다. ‘태양 에너지로 움직이는 자동차 만들기’ ‘차선 이탈 방지 지시 시스템을 이용한 자동차 만들기’ 등 미래 자동차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주제로 자동차에 대한 어린이들의 흥미를 높이고 있다. 태양에너지로 움직이는 자동차 만들기는 ‘아이들에게 과학을 돌려주자’ 광고 캠페인에도 인용돼 큰 호응을 얻었다. 이 광고로 현대모비스는 2012년 대한민국 광고대상 기업PR 부문 금상을 받았다.

현대모비스는 기업 경쟁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의 목적이 영리추구인 만큼,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고 해도 사업 내용이 부실하다면 좋은 평가를 얻기가 힘들다. 현대모비스는 완성품 업체가 아닌 부품 업체임에도 웬만한 기업들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지난해 기준 총자산 규모만 10조 원이 넘는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2020 글로벌 톱5 진입’을 선포했다. 보쉬, 덴소, 컨티넨탈 등 기존의 글로벌 강자들이 건재한 가운데 나온 이번 발표는 다소 무리한 목표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하는 ‘전 세계 자동차 부품 업계 글로벌 톱100’ 순위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8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우리에게 보여준 놀라운 저력을 감안하면 그들이 세운 목표는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다. 2009년 매출 10조 원을 달성한 현대모비스는 2012년 30조 원이 훌쩍 넘는 매출로 다시 한번 시장을 놀라게 했다. 3년 동안 3배가 넘는 매출 신장을 보인 셈이다. 물론 이 같은 성장세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2020년 글로벌 톱5가 되겠다는 선언이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현 가능한 목표로 느껴지는 이유다.

현대모비스의 놀라운 성장은 현대기아차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2000년 이후 현대기아차가 세계시장을 무대로 활약하면서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던 현대모비스에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이를 기회로 현대모비스는 해외 유명 완성차 업체로 매출 다변화를 꾀하며 성장의 폭을 키웠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GM, 크라이슬러, BMW, 다임러, 폴크스바겐 등 세계 유수의 완성차 기업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신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부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에 적용되는 핵심부품 개발을 완료해 양산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반 박자 빠른 행보로 경쟁 업체들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시장의 우호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선 기존의 기계시스템에 첨단 기술을 효과적으로 융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기술 및 첨단 기술 부문에서 앞서나가야 글로벌 톱5로 올라서는 탄탄한 입지를 마련할 수 있다.

첨단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대모비스지만, 고객 서비스에서도 모자람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최초로 고객 방문 ‘멀티미디어 무상점검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자동차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현장에서 수리가 어려운 경우 해당 지역 AS센터 예약 서비스도 병행하고 있어 고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대형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이나 자동차 매매단지 등 고객 밀집 지역에 서비스 부스를 설치해 사용자들의 이용 편의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영위하는 업종 영역을 생각해 볼 때, 현대모비스는 브랜드 인지도 제고나 기업 이미지 구축에서 여러모로 불리한 여건을 가진 기업이다. 현대모비스의 사업 내용은 B2B 자동차 부품 업체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완성차 업체가 아닌 까닭에, B2C 기업이 아닌 까닭에, 우리 생활 주변에서 현대모비스라는 이름을 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라는 이름은 너무나 익숙하고, 또 빛나기까지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 컨설팅 기업 인터브랜드가 ‘Best Korea Brand 2013’에서 현대모비스를 17위에 올린 건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현대모비스에 ‘착한 기업’ 이미지를 투영시킨 사회공헌활동은 현대모비스 사업 내용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보통의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 이라는 타이틀에만 얽매여 단순한 기부나 봉사활동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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