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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커피시장 스페셜티가 주도할 것”

[TREND SETTER] 커피큐레이션 업체 빈스박스 김용환 대표 인터뷰

지구촌에서 석유 다음으로 교역량이 많은 상품은? 바로 커피다. 한국인도 세계적인 커피 맛의 변화에 따라 혀 끝이 길들여져 왔다. 믹스 커피에서 원두 커피로 취향이 변한 지는 이미 오래다. 김용환 빈스박스 대표는 그 다음 트렌드가 스페셜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사진 윤관식 기자 newface1003@naver.com

지난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가 4조 원을 넘어섰다. 2007년 1조 5,000억 원에서 불과 5년 만에 2.5배가량 급성장한 셈이다. 이 가운데 커피 전문점 매출이 1조 6,000억 원, 원두 시장이 1조 원, 인스턴트 커피믹스가 1조 2,000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7년~2012년) 커피 수입량은 300% 넘게 늘었고 1인당 커피 소비량은 137% 증가했다. 이에 반해 인스턴트 커피 소비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커피 소비의 중심 축이 원두커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김용환 빈스박스 대표는 “커피시장을 견인해 온 커피 전문점의 양적 성장도 주춤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말한다. “이제 커피는 질적 성장과 함께 다양성 확대의 길을 갈 것입니다. 과거와 달리 자신의 기호에 맞는 커피 맛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죠. 최근 홈 카페를 즐기는 분들이 많은데 이 역시 원두커피 수요 증가에 기여하고 있어요. 우리가 주목한 점은 원두 시장 중에서도 스페셜티의 성장세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는 것입니다.”

스페셜티라는 말이 다소 생소해 설명을 부탁하자 김 대표는 답변을 이어갔다.“스페셜티는 4등급 중 1등급에 해당하는 상위 7%의 생두를 말합니다. SCAA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와 SCAE (유럽 스페셜티 커피 협회) 산하의 CQI (커피품질 연구기관) 분석 항목을 평가해 평균 80점 이상이 돼야 스페셜티 등급으로 인정받아요. 빈스박스는 이보다 높은 90점을 상회하는 원두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는 덧붙였다. “일반 프렌차이즈 커피숍에서 마시는 커피는 2~3등급의 생두로 만들고 인스턴트 커피는 가장 낮은 4등급 생두로 만듭니다. 일반 생두는 대 1kg당 2만~3만 원 선이지만 스페셜티는 1kg당 6만~7만 원 선에 거래돼요.”

한국 스페셜티협회에 따르면, 스페셜티 커피는 1978년 프랑스 커피 국제회의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특별한 지리· 기상 조건에 의해 독특한 향기와 맛을 갖게 되는 원두를 뜻한다. 산지 농원만의 개성 있는 풍미가 두드러지는 것을 특징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김 대표에게 커피 맛을 결정 짓는 조건에 대해 물었다. 그는 “생두품질이 60% 정도 자치하고 로스팅 기술이 30%, 마지막으로 추출하는 방식이 10% 정도 맛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며 “빈스박스의 경쟁력이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설립한 빈스박스USA가 직거래할 농장을 엄선·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로스터 발굴과 컨트롤도 담당하고 있죠. 세계적으로 검증된 바리스타와 계속적으로 연계하는 작업들도 진행하고 있어요.” 그는 자신에 찬 어조로 “로스팅 후 4일 이내에 배송을 완료하는 것이 우리 비즈니스의 핵심이자 영업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대개 열흘 정도 걸리는 검역 통관절차를 철저히 지키면서 안전하게 국내 소비자들에게 배송하는 물류 시스템이 이 사업의 핵심이란 설명이다. 그는 또 “커피는 로스팅 후 이산화탄소가 어느 정도 빠질 시간이 필요하다”며 “4~5일째 마시는 커피가 가장 맛있다”고 귀띔해 주었다. 한국바리스타협회에 이를 문의해 본 결과 “원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로스팅 후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가 가장 맛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앞서 말한 세계적인 바리스타에 대해 김 대표는 “기술뿐 아니라 예술적 감각과 표현력이 검증된 분들이다. 지금까지 미국, 캐나다 바리스타 챔피언을 비롯해 미 바리스타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로스터들이 참여하고 있다. 빈스박스 고객들은 새로운 커피 맛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고급커피 시장을 찾을 것이란 확신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김 대표는 “커피가 사람을 찾는 시대에서 사람이 커피를 찾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아 되물었더니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우리나라 커피는 공간과 함께 성장해왔어요. 커피 향과 함께 장소가 사람들을 불러모았습니다. 대개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커피를 마셨다는 거죠. 하지만 이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장소를 찾고 있어요. 여기서 더 나아가 공간보다 어떤 커피를 마시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커피 본연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기 시작한 거라고 볼 수 있죠.” 그의 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아직 커피 맛의 다양성에 대한 수요가 전체 비중에서 크지는 않습니다. 다만 스페셜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건 분명해요. 몇몇 프랜차이즈커피숍에서도 스페셜티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것은 곧 다양한 맛에 대한 수요층이 점차 늘어날 것이란 신호죠. 그리고 그 시장은 당연히 스페셜티가 상당 부분 차지할 겁니다.”

여기서 든 의문은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알려진 스페셜티 커피의 국내 공급이 원활하게 진행될까 하는 점이었다. 김용환 대표는 “전세계 커피소비 1위 국가인 핀란드를 비롯해 커피 선진국인 미국, 캐나다, 영국, 노르웨이 등을 제외하면 국내로 반입되는 물량은 극소량임이 분명하다”고 인정한 뒤 “스페셜티를 취급하는 대부분의 세계적인 로스터들은 커피 품질뿐 아니라 농장과의 공생,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서스테이너블 커피(지속성장 가능한 커피)를 추구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농장과 직접 거래를 하고 있다. 우리와 연계하고 있는 로스터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런 점에서 물량은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빈스박스는 회원들에게 월 1회 3가지 스페셜티 커피를 월 3만 4,700원에 제공하고 있다. 6개월, 1년 단위의 결제 고객들에겐 최대 20%까지 할인도 해주고 있다. 유명 바리스타의 스페셜티 커피한 잔을 700원에서 900원에 마실 수 있는 셈이다. 김대표는 말한다. “여러 로스터들을 규합해 중간브로커를 없애고 농장 직거래를 한 결과예요. 쌀에 비유하면 최상의 햅쌀이 스페셜티인 셈인데, (우리가) 이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는 겁니다.”

앞으로 가격 변동 가능성을 묻자 그는 “커피 원두 가격은 원래 뉴욕 거래소나 런던 증권 거래소의 등락폭에 따라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직거래가 많은 스페셜티는 예외다. 등락폭이 거의 없이 일정한 가격에서 거래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온라인 홈페이지로만 영업하는 빈스박스의 오프라인 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국내 스페셜티 커피 고객들을 위한 안테나숍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그 숍은 다양한 스페셜티를 마실 수 있는 스페셜티 편집숍 개념으로 만들어 질 거예요. 국내 고객들의 커피에 대한 기호도 파악할 수 있겠죠.” 김용환 대표는 마지막으로 “한 달에 한 번 큐레이션 하는 서비스를 일주일 단위로 업그레이드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셜티 원두를 로스팅 한 뒤 4일 이내에 배송을 완료하는 것이 우리 비즈니스의 핵심 영업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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