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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인터뷰 “제주도를 전기차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

[전기차 시대를 열다] 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인터뷰

제주도가 ‘전기 자동차의 메카’로 변신하고 있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도내에서 운행하는 승용차 37만 대를 모두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160대를 시민들에게 보급했고 올해 451대를 지원한다. 다음은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전기차 시대 개막을 선언한 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현재 전기자동차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 중인데, 2030년까지 보조금 지급이 계속 되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예산이 많이 필요할 텐데요?
보조금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가장 파격적인 전기차 보급 정책입니다. 중앙정부는 앞으로 저탄소차협력금 제도를 통해 지원을 지속할 예정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방정부는 저탄소차협력금 제도와 같은 기금을 마련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전기차 보급이 규모의 경제에 이르는 시점에서는 전기차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적정한 차량가격·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시민의식·지자체의 재원 등 세 가지를 모두 판단해서 결정할 사항입니다. 주요한 전기차 생태계 형성에 보조금의 역할이 있음에는 분명하나 제주는 선도적인 민간보급 지원을 통하여 법제도 및 산업 가치사슬까지 생각하는 측면에서 전기차 활성화에 아낌없는 지원을 할 것입니다.


제주도가 국제적인 전기자동차 테스트베드로 떠올랐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제주도에 대한 관심은 어떻습니까?
매우 높습니다. 올해는 전기차 상용화 원년이라 평가되고 있습니다.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에서 야심차게 전기자동차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들이 모델 출시를 위해 국내에서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제주입니다. 이미 지난해 9월에 독일 BMW는 전기자동차 및 자동차 연관산업 발전에 공동 노력하기로 제주도와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르노삼성과 기아차, 쉐보레도 제주도에서 전기차 실증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닛산 역시 지난해 11월에 제주도에 전시장을 열고 제주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난 연말에는 프랑스 전기차회사인 미아일렉트릭의 미셸 부스 사장이 제주도를 직접 방문해 “전기차 인프라가 놀랍다. 관제센터까지 운영한 곳은 처음 봤다”며 제주전기차서비스 측에 사업을 같이 해보자는 제안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이는 제주도가 ‘탄소 없는 섬 2030(Carbon Free Island by 203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기자동차 상용화를 위해 행정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에 따라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전국 여느 곳보다 이미 잘 갖춰져 있다는 점, 그리고 섬이라는 특성상 주민들의 하루 생활 거리가 짧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전기차 테스트베드로 적합하다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낼 수 있었습니까?
먼저, 제주도의 글로벌 지향성입니다. 제주도는 대륙(러시아, 중국)과 해양(일본, 동남아)을 연결하는 요충지입니다. 동시에 항공기를 통해 2시간 내 5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18개 도시로 접근이 가능합니다. 둘째는 제주도가 세계적 휴양지라는 점입니다. 2013년 외국인 관광객 233만 명(중국인 182만 명)을 포함해 연간 1,100만명이 방문했습니다. 셋째, 국내에서 풍력자원이 가장 좋은 지역으로 신재생에너지원이 풍부합니다. 제주도는 이미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로 지정돼 전기차 충전기를 비롯한 전력관련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습니다.
넷째, 전기차를 운영할 수 있는 최적의 지리적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남북으로 41km, 동서 73km입니다. 또 제주도를 한바퀴 도는 거리는 약 180km로 내외로 전기차 1회 충전으로 모든 곳에 접근할 수 있는 특징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변화무쌍한 기후와 산악 지형을 모두 갖추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이 전기차 운영에 대한 다양한 기술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이점이 있죠. 마지막으로, 제주도는 국내 1인당 자동차 등록 대수가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저탄소 정책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제주도가 전기차 보급정책에 우선순위를 두는 이유입니다.


현재 제주도에서 전기차 관련 개발이나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주도의 전기자동차 산업활성화를 위한 기술개발사업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광역경제권 연계협력사업에 지원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2012년 8월부터 2015년 3월까지 3년간 사업비 90억 원이 투입됩니다. 제주대학교(스마트그리드연구센터)와 12개 민간회사가 참여해 전기차 통합 지능형관제 운용체계 개발, 다기능 융복합형 충전인프라 기술개발, 스마트 전기차 텔레매틱스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기개조차 및 충전기 관련 업체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 투자업체들도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제주도 외에 전기자동차 관련 인프라가 구축된 곳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EU는 2008년 금융위기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친환경차 계획(European Green Vehicles Initiative)을 출범시켰습니다. 50억 유로펀드를 투입하고 산하에 120여 개 세부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세부 프로젝트인 ‘그린 이모션(Green eMotion)’ 프로젝트는 43개 파트너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2012년 기준으로 해당 도시(베를린, 코펜하겐, 바르셀로나 등)에 약 2,000대의 전기차와 2,500개소 충전소가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미국 테슬라모터스의 경우 2013년 말 기준으로 미국 전역에 약 74개의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는데 2015년까지 대륙횡단에 가능한 약 259개의 충전소를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제주도에는 충전기가 500개가 있습니다. 실증연구를 위해 인프라가 가장 밀집된 곳입니다.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 대한 향후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엑스포를 이어갈 계획인가요?
저희의 목표는 한국 전기자동차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제주도를 동북아 전기자동차 관련 MICE산업의 목적지로 확립시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제주도를 전기차 실리콘밸리로 만들자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전기자동차엑스포를 정례화해 매년 개최하려고 합니다. 전 세계 전기자동차 관련 업계가 매년 이맘때는 제주도에서 열리는 엑스포에 참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싶습니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께서 “전기차는 창조경제의 좋은 사례”라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산업은 여러 신산업 분야가 모두 힘을 합쳐야 발전할 수 있는 미래형 산업입니다. 즉, 제주도를 세계 전기차 실리콘 밸리로 만들기 위해서는 제주도 차원을 넘어서는 중앙정부차원의 관심과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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