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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혁신 주도하며 진정한 샐러리맨 신화 창조

FORTUNE CEO 500<br>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얼마 전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국내 기업 CEO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 이는 누구일까? 수많은 기업 총수들을 제치고 신종균(59)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1위를 차지했다(1분기 기준 96억 6,400만 원). 진정한 샐러리맨 신화가 아닐 수 없다.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한지혜(미국명 Jaimie Kim) 작가가 그린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의 퓨전 초상화(캔버스에 아크릭). 한 작가는 인물의 표현을 다양한 기법으로 표출해내는 역량 있는 재미교포 작가다. 특히 개인의 인격을 존중하는 미국에서 두각을 보이며, 다양한 협업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서 운영하는 JART GALLERY의 대표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활동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


애플에 스티브 잡스가 있다면, 삼성에는 이건희 회장이 있다. 기업 차원에선 그렇다. 하지만 제품 차원으로 내려가면 등장인물이 달라진다. 아이폰에 스티브 잡스가 있다면, 갤럭시S에는 신종균 사장이 있다.

갤럭시S 시리즈 발표장에는 늘 신 사장이 있었다. 지난 2월 갤럭시 S5를 발표할 때도 그랬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개최된 ‘삼성 모바일 언팩 2014’에서도 신 사장이 직접 S5의 장점을 소개했다. 신 사장의 영어 발음은 소위 ‘본토 발음’과는 거리가 있다. 스티브 잡스 같은 화려한 프레젠테이션 기술도 없다. 하지만 신 사장은 늘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였다.

신 사장은 갤럭시 S 시리즈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을 총괄하며 삼성전자 IM부문에 닥친 각종 도전을 극복했고, 스마트폰 사업을 글로벌 세계 1위로 키워냈다. 언팩행사에 모인 수천 명의 사람들이 그의 말을 경청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엔지니어에서 CEO로

신 사장은 이른바 ‘엔지니어 성공신화’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노력만으로 세계 최대 IT 업체의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올랐다.

신 사장은 학벌부터가 남다르다. 신 사장은 영등포고등학교를 나와 인하공업전문대를 다니던 중 광운대 전자공학과에 편입해 학사를 마쳤다. 유학파나 유명 MBA 출신이 넘쳐나는 삼성 그룹과 IT업계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소위 학벌이나 인맥에서 내세울 것이 없었던 신 사장은 노력과 그의 따른 결과로 인생의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다.

1984년 경력사원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한 신 사장은 10년 뒤 삼성전자 무선전송그룹 그룹장을 맡으며 두각을 내기 시작했다. 이후 2000년 무선사업부 개발팀 연구위원이 되며 이사보로 임원 대열에 합류했고, 2004년 개발팀장 전무, 2006년 개발실장 부사장에 오르며 6년 만에 부사장 자리까지 고속 승진을 이어갔다.

신 사장은 이른바 ‘벤츠폰’, ‘블루블랙폰’ 등 피처폰 개발을 주도하며, 휴대폰 사업을 글로벌 2위로 도약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1997년에는 GSM(유럽방식) 휴대폰 첫 모델인 ‘SGH-200’도 개발했다. 유럽 메이커들에 밀려 GSM폰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땐 ‘SGH-600’을 성공시킴으로써 삼성이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신 사장은 2009년 무선사업부장에 취임하면서 스마트폰 사업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당시 국내 휴대폰 업계는 ‘승자의 혼미’ 상태였다. 피처폰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심취해, 스마트폰 시장이 도래하는 걸 준비하지 못했다. 결과는 치명적이었다. 아이폰이 국내에 도입되자 그동안 삼성이 쌓아올린 아성이 한 방에 무너졌다. 해외시장은 더욱 심각했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그 후 신 사장은 아이폰 대항마 개발에 매달렸다. ‘일벌레’로 유명한 신 사장은 2009년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8개월 동안 연구·개발을 진행한 끝에 갤럭시S를 내놓았다. 갤럭시S는 출시 6개월 만에 1,000만 대를 판매하는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신 사장은 이후 후속작 개발에도 연이어 성공하며 삼성전자를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세계 1위 업체로 당당히 올려놓았다. 삼성전자는 2011년 스마트폰 시장 세계 1위에 올랐고, 2012년에는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신 사장은 이 같은 성과의 자타 공인 1등 공신이었다. 성과를 인정받은 신 사장은 2011년 IM 담당 겸 무선사업부장에 올랐고, 2013년부터는 복수 대표이사 중 한 명이 되었다.

삼성전자 IM부문의 강점은 기술 주도력과 빠른 대응력이다. 여기에 IM부문을 이끄는 신 사장의 경영 스타일이 다분히 반영되어 있다. 신 사장은 승부 내기 근성이 강하기로도 유명하다. 지금도 세계 곳곳을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주위를 놀라게 한다. 삼성 내부에서도 신 사장의 살인적인 해외 출장 일정에 다들 혀를 내두른다고 한다.

신 사장은 2013년 갤럭시 S4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수차례 현지 바이어들을 직접 만나 북미 시장 유통망을 점검한 바 있다. 미국 베스트바이에 숍인숍 형태의 삼성 스토어가 들어선 것도 신 사장 작품이었다. 그해 3월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사내이사가 되고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복수 대표이사로 뽑히던 날에도 그는 미국에서 갤럭시 S4 공개 행사에 참석해 제품을 알리고 있었다.

신 사장의 승부 내기 근성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2011년 신 사장이 갤럭시 S2 프레젠테이션을 막 마친 뒤였다. 한 외신 기자가 “삼성에는 영어 잘하는 사람이 없냐”고 비아냥거린 적이 있다. 그 일로 오기가 발동한 신 사장은 항상 차를 타면 영어 CD를 틀어놓고 이를 따라했다고 한다. 이후 신 사장은 지난해 갤럭시 S4 공개 행사에서 한층 나아진 영어 실력을 선보였다. 외신들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지만 언어 장벽에 전혀 방해받지 않았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신 사장을 묘사하는 또 다른 단어는 겸손과 경청이다. 신 사장은 고객과 임직원의 목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여 사업에 반영하고 있다. 해외 유명 이동통신사 관계자들과도 직접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개선할 사항이 있으면 즉시 수정해준다. CEO가 직접 나서자 오히려 바이어들이 긴장할 정도다.

이런 태도는 내부 직원을 대할 때에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임직원 아이디어를 높게 사고, 성과에 맞게 인사고과에 반영한다. 갤럭시 노트도 이런 사내 분위기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 화면을 5인치대로 키우고 펜을 넣어 대성공한 갤럭시 기어도 직원 제안을 채택해 개발한 제품이다. 신 사장은 “나는 인복이 많다”며 공을 직원들에게 돌린다. 조직원들은 그런 신 사장을 믿고 자발적으로 실력을 발휘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렇다고 신 사장이 함께 일하기 편한 상사는 아니다. 하나에서 열까지 꼼꼼히 따져 직원을 긴장시키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신 사장은 임직원에게 “휴대폰은 졸면 죽는다”는 말을 자주 한다. 휴대폰 트렌드가 워낙 빨리 변하는 만큼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려고 고삐를 당기고 있는 것이다.

패스트 팔로어에서 퍼스트 무버로

신 사장은 기존 스마트폰 시장을 분화시키며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선보였다. 일반 스마트폰과 다른 ‘노트’라는 제품군을 새로 만들어냈으며, 갤럭시 기어를 출시해 웨어러블 시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신 사장은 IFA 2011에서 처음 선보인 5.3인치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에 이어 MWC 2012에서 갤럭시 노트 10.1을 소개했다. 신 사장은 발표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펜으로 입력하는 게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의심하지만, 전 단호하게 성공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아날로그 감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신 사장은 고객에게 기술과 감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경쟁 우위를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갤럭시 기어를 출시했을 때 시장 한편에서 혹평을 받았다. 성능과 디자인 모두 기대 이하라는 비판이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에선 “삼성이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신 사장이 삼성전자를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바꿔나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신 사장의 목표는 스마트폰, 웨어러블, 태블릿 삼각편대를 중심으로 삼성전자를 명실상부한 시장 선도업체로 자리매김 시키는 것이다. 신 사장은 “업계 최초 제품들을 지속 출시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선두업체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태블릿에서도 2015년 1위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올해도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을 더 가치 있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줄 소비자 중심의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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