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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비용으로 해커를 무찌르다

[VENTURE] WORLD’S MOST ADMIRED COMPANIES<br>Thwarting Hackers on the Cheap

한창 뜨는 벤처기업 클라우드플레어 CLOUDFLARE가 빠르고 스마트한 웹사이트 방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경쟁업체 아카마이 AKAMAI에겐 나쁜 소식이다.
By TP Mangalindan


지금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기업 중 하나지만, 하마터면 이 기업은 탄생하지 못할 뻔했다. 지난 2004년 시카고 대학교를 졸업한 변호사 매슈 프린스 Matthew Prince는 법조계 대신 기업가의 삶을 선택한 후, 친구 리 홀러웨이 Lee Holloway와 함께 스팸 메일을 추적하는 무료 네트워크를 개발했다. 프로젝트 허니 팟 Project Honey Pot이라는 이름의 이 오픈소스 시스템은 큰 성공을 거뒀고 지금까지 생명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 년 후, 하버드 MBA를 이수 중이던 프린스는 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점점 커지는 보안 위협에서 웹사이트를 보호하는 회사를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프린스와 홀러웨이는 2009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재학생 미셸 제이틀린 Michelle Zatlyn과 함께 클라우드플레어를 창업했다. 사용자가 주소를 입력하면 브라우저가 웹사이트 서버에 접근 요청을 보내는 게 인터넷의 기본 접속 방식이다. 클라우드플레어는 이 과정의 중개자로서 요청에 응답하고, 위협을 무력화시킨다. 또 고객의 콘텐츠 일부를 미국, 유럽 및 호주 전역에 분산 저장해 콘텐츠와 유저 간 물리적 거리를 줄이고 페이지 로딩 속도를 높인다. 업계의 터줏대감 아카마이 테크놀로지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클라우드플레어의 특징은 부분 유료제라 할 수 있다. 모든 고객은 기본적으로 속도 향상 및 보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받지만, 유료 옵션을 선택하면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보안기능도 강화된다. 프린스가 밝혔듯 매일 5,000명이 클라우드플레어에 신규 가입하는데, 이는 아카마이의 전체 고객 수와 맞먹는 규모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클라우드플레어는 부분유료제에 힘입어 개인 홈페이지 운영자 및 소상공인을 고객으로 유치했다. 쓸모 없는 데이터 요청을 대규모로 보내며 자신의 웹사이트를 공격하는 해커들을 막기 위해 가입한 10대 고객이 그 좋은 예이다(클라우드플레어 측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고객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이 고객의 사이트에는 초당 400기가비트의 데이터 요청이 쏟아지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이트가 마비될 만한 공격이었지만, 클라우드플레어 덕분에 이 10대 고객의 사이트는 무사했다. 프린스는 “자체 네트워크 전반에 걸쳐 (고정 방문객을 식별하는 신호 등) 수천 가지 신호를 사용한다”며 “‘나쁜’ 사람이 누군지 파악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개인고객이 전부는 아니다. 이하모니 eHarmony, 길트 그룹 Gilt Groupe, 프랭클린 민트 Franklin Mint *역주: 각각 미국의 온라인 만남 사이트, 인터넷 명품의류 쇼핑몰, 기념주화 제조사 등 기업고객들도 클라우드플레어를 찾고 있다.

이런 성공 덕분에 클라우드플레어는 벤처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자처 중 한 곳으로 떠올랐다. 2012년 12월 유니언 스퀘어 벤처스 Union Square Ventures,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 New Enterprise Associates, 벤록 Venrock 같은 투자자들이 총 5,000만 달러를 클라우드플레어에 투자했다. 클라우드플레어의 기업가치는 1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비상장 회사 중 에버노트 Evernote *역주: 동명의 앱으로 유명한 소프트웨어 제조사 수준에 비견될 만하다.

프린스는 “이처럼 수치가 화려하다 해도 회사의 주 목표는 해커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커 저지를 위해 바삐 일하다 보면 제품이 개선될 기회도 생긴다. 공격이 발생할 때마다 클라우드플레어의 디지털 보안 네트워크는 고객의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어 더욱 스마트해진다. 올해 초 10대 고객의 개인 사이트를 방어한 사건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았다. 이 때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형 금융 기관을 상대로 한 비슷한 공격도 막아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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