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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지도부가 ‘인도의 기적’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을까?

INSIGHTS

by John Cassidy

거침없어 보이는 중국의 성장에 집중하다 보니, 아시아의 또 다른 강대국 인도가 종종 무시당하곤 한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인도에서 벌어지는 일이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다.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는 미국, 유럽 연합, 러시아, 그리고 브라질을 합친 것보다 인구가 더 많다. 개발도상국의 낮은 물가를 고려한 최근 세계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구매력 측면에서 인도는 이미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이다.

그러나 최근 ‘인도의 기적’이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신임 인도 총리가 직면한 최대 현안은 어떻게 ‘인도의 기적’을 되살리느냐이다. 일부 기사는 인도의 정책 논쟁을 미 컬럼비아 대의 저명한 인도계 미국인 경제학자 자그디시 바그와티 Jagdish Bhagwati 같은 자유시장주의자와 하버드 대의 노벨 경제학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 Amartya Sen 같은 친정부 계획경제주의자의 대결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프레임은 너무 단순하다. 인도는 대립적인 경제학 이론들을 손쉽게 테스트할 수 있는 시험관 같은 곳이 아니다. 인도는 방대하고 복잡한 나라다. 즉, 초근대화 지역과 기근·저개발에 시달리는 많은 지역들이 혼재된 곳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진정한 현대 국가가 되기 위해 인도는 더 많은 자유시장 개혁과 효율적인 정부개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교육 시스템 개선과 인프라 구축, 사회 통합 도모, 그리고 법치주의를 강화할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이 하나라도 부족하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아시아의 호랑이’라 불리는 일본과 한국의 이전 세대가 전해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들 국가는 강력한 정부 통제하에서 세계 경제에 대한 경쟁과 개방을 접목하는 하이브리드 성장 모델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아시아 호랑이 모델은 ‘국제적 부가가치 사슬(International Value Chain)’의 최하단인 노동집약적 제조업에서 시작, 점차적으로 위로 올라오는 구조다. 그래서 결국 도요타 Toyota와 삼성 Samsung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했다.

인도는 IT 서비스분야에서의 성공에도, 시골지역의 가난을 흡수하고 추가적인 발전의 토대를 마련해주는 기본적인 제조업 단계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중국 내 임금 수준이 올라가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인도로 이전해야 할 판이다. 그러나 인도는 교통망, 발전소, 그리고 다른 편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많은 기업 활동이 관료주의와 부패로 여전히 애를 먹고 있다. 또 공익과 사익이 뒤섞인 금융 부문은 과도한 대출에 따른 악성 채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의 공식 발언으로 볼 때, 모디는 이 모든 문제를 이해하고 있다.

그는 인도가 중국과 한국 같은 나라들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고 말한다.

구자라트 주지사 재임 당시, 모디는 현대적인 고속도로를 건설했고 글로벌 기업을 인도에 유치했다. 아울러 일부 기본적인 정부 업무의 온라인화를 통해 부패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 국가 차원에서 이런 전략을 다시 펼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인도의 연방 체계하에서, 강력한 주정부는 대부분 자기네 멋대로 한다. 반면, 납세자 층이 취약하기 때문에-항상 재정지출에 어려움을 겪는다중앙 정부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디가 신임 총리에 취임하고, 저명한 시카고대 경제학자 라루람 라잔 Raghuram Rajan이 인도 중앙 은행 총재에 오르면서, 기업가들과 투자자들이 낙관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이후, 인도 주식시장은 약 33% 상승했고 루피화 가치는 안정세를 유지했다. 라잔이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이 단기적으로 크게 상승하진 않을 전망이다(IMF는 2015년 6.4%를 예상하는데, 이는 올 5.4%보다 오른 수치다). 일부 모디 지지자들은 실망할지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도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모디가 취할 대책이다. 개혁 약속을 지키려는 그의 능력이, 인도가 차기 아시아 호랑이가 되느냐 느림보 코끼리(a plodding elephant)가 되느냐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존 캐시디는 포춘 기고가로 뉴요커 New Yorker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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