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남편보다 더 영향력이 큰 미셸 오바마의 마케팅 효과

INSIGHTS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Barack Obama와 영부인 미셸 오바마 Michelle Obama 중 누가 더 인기가 있을까? 보통 정치인들의 인기는 대중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측정한다. 그런데 이런 전통적인 분석방법과는 다른 재미있는 분석이 하나 있다. 대통령과 영부인이 입는 옷의 브랜드 명이 외부에 노출될 때, 그 회사의 주가가 어떻게 변하느냐를 측정해 보는 방법이 그것이다. 그 결과가 흥미롭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브랜드의 옷을 입느냐는 해당 의류를 만드는 회사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미셸 오바마 영부인이 어떤 브랜드의 옷을 입느냐는 관련 기업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이런 발견을 보면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여성상위시대에 접어든 듯하다. 미국을 대표하는 대통령도 영부인 파워를 못 당하니 말이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들도 여성 대통령의 패션에 대해 관심이 많다. 대략 70~80%의 성인들은 대통령의 패션이 잘 어울리며, 우리나라 이미지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다. 부정적인 의견들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대통령이 선택한 국내 중소기업 의상이나 가방 등이 히트상품이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미셸 오바마는 유명 고급 브랜드의 유명 디자이너 제품이 아니라 동네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상가(mall)에서 옷을 구매한다. 그리고 손쉽게 볼 수 있는 일반 중산층들이 즐겨 구입하는 중상급 브랜드의 제품을 주로 입는다. GAP, J. Crew, Nike 등이 그녀가 자주 입는 브랜드다. 그녀가 이런 브랜드의 옷을 처음 입고 중요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면 해당 기업의 주가는 평균 1.7% 정도 상승한다고 한다. 반면 해당 기업의 라이벌이 되는 다른 회사들의 주가는 평균 0.2% 정도 하락한다. 따라서 한 번 새로운 브랜드의 옷을 입고 모임에 모습을 드러낼 때의 총 주가효과는 약 14억 달러(약 1조 4,220억 원)라고 한다. 이런 자본시장의 반응은 놀랄만한 것이다. 과거 클린턴이나 부시 대통령 시절 영부인들의 경우, 패션에 대해 대중들이 이런 정도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미셸 오바마 열풍은 남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취임 초기보다 많이 하락한 지금까지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고(故) 케네디 대통령의 영부인 재클린 케네디 Jacqeline Kennedy 여사의 인기에 버금갈 정도라고 평가된다.

미셸 오바마 효과의 진가는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유럽 방문 때 특히 부각됐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슈퍼모델·영화배우 출신 부인 카를라 브루니 Carla Bruni와 함께 만났을 때 세간의 시선이 집중됐다. 그런데 미셸 오바마가 입은 평범한 브랜드에 대해선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데 반해 절세미녀인 부르니가 입은 고급(luxury) 브랜드 크리스천 디오르 Christian Dior 옷에 대해선 별로 시선이 모이지 않았다. 왜일까? 미셸 오바마는 스스로 옷을 골라 쇼핑을 하는 데 반해, 카를라 브루니는 항상 크리스천 디오르의 옷을 협찬받아 입는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었다. 즉, 소비자들은 광고가 아닌 해당 유명인사의 자발적인 선택이 무엇이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심지어는 미셸 오바마가 주로 쇼핑을 하는, 중산층을 타깃으로 하는 백화점이나 양판점을 운영하는 회사인 Kohl’s, Macy’s, Saks, Target 까지도 주가가 올랐다. 물론 카를라 부르니 때문에 크리스천 디오로도 상당한 광고효과를 보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크리스천 디오르는 미셸 오바마 효과처럼 직접적인 효과를 즉각적으로 누리지는 못하는 듯하다.

이런 사례처럼 유명인사, 주로 인기 배우들을 새 광고에 캐스팅하거나 해당 배우가 특정 물품을 회사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면 광고가 방송되기도 전에 해당 기업의 주가가 평균 0.5%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를 이른바 ‘톱 스타(celebrity)효과’라고 한다. 인기 정상의 톱스타 이미지를 바로 제품의 이미지로 연결시킬 수 있으므로 그 효과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한때 배우 이영애, 김태희나 김연아 선수 등이 온갖 광고에 등장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톱스타 마케팅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예전에는 상당히 효과가 있었지만, 요즘은 이런 스타 마케팅이 너무 많아져서 효과가 거의 사라졌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또 톱스타 마케팅이 기업들에 역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2009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복잡한 불륜행각이 드러났을 때, 타이거 우즈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던 나이키 Nike사는 주가하락은 물론 브랜드 가치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나이키사는 1996년부터 타이거 우즈를 모델로 기용하여 광고를 해왔기 때문에, ‘나이키 = 타이거 우즈’라는 이미지가 굳건했다. 때문에 타이거 우즈의 스캔들 발생 후 주가가 무려 4%나 하락한 것이다. 나이키뿐만 아니다. 당시 우즈를 모델로 기용했던 5개의 기업은 사건 발표 후 10일 동안 3%, 15일 동안 5% 정도 주가가 하락했다고 한다.

국내의 경우에도 자사 홍보모델로 활동하는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스캔들에 연루되면 해당 기업은 광고를 중단한다. 그 외에도 인터넷 등에 해당 기업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거나 불매운동으로 확산되는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사실 한국에서는 극성 팬이나 안티 팬이 많고 정치적 이슈에 지나치게 민감한 극성 정치꾼들도 많기 때문에, 해당 스타를 광고모델로 고용한 기업이 죄 없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이러니 스타 마케팅이 상대적으로 역효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외국보다 더 빈번할 것이다.

요즘은 스타 마케팅이 직접적인 광고가 아니라 간접적인 광고영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일반 대중들은 유명인사들이 무엇을 입고 무엇을 쓰느냐에 대해 관심이 많다. 누가 결혼식 할 때 입었던 옷이라느니, 어떤 연속극에서 하고 나온 목걸이라느니 하는 식으로 마케팅을 하면 효과가 좋다. 예컨대 “빅히트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나온 상품”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상품은 흥행에 성공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까지도 상품을 싹쓸이를 할 정도다.

그래서 스타의 결혼식에 드레스와 보석 등을 협찬하거나 연속극에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를 하려고 기업들이 노력하는 것이다. 인터넷 상에서 종종 화제가 되는 공항패션이라는 것까지도 우연히 일반 시민이 연예인을 공항에서 보고 찍은 사진이 아니라 협찬받은 패션을 노출시키기 위한 광고라고 한다. 전문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을 일반인인 것처럼 인터넷에 올리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간접광고가 워낙 많다 보니 아무래도 그 효과가 줄어드는 듯하다.

이런 현상들을 종합해 보면, 결국 간접광고나 스타 마케팅이 효과를 발하기 위해서는 진실성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협찬 받은 최고급 브랜드 옷이 아닌 스스로 고른 평범한 옷을 입는 미셸 오바마 여사의 효과가 큰 것처럼, 스타 마케팅도 스타가 협찬 받은 옷이 아닌 스스로 어떤 옷을 골라입느냐가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더 많이 끌 수 있다는 얘기다.

PPL이 프로그램 중 자연스럽게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연예인의 모습을 노출시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도, 마치 해당 제품을 연예인이 평상시에 사용하는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니 억지로 끼워 넣은 PPL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소비자들이 그 모습을 보고 오히려 어색해 하거나 불편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이다. 다시 말해 광고에서도 진실성이 통한다는 것이다. 결국 정말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스타들이 실제로 그 제품을 생활 속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마케팅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