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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한국’ 위한 금융의 역할은 무엇일까

수출입은행, 북한 개발 관련 콘퍼런스 개최

수출입은행이 통일 한국을 대비해 금융기구의 역할을 모색하는 콘퍼런스를 마련했다. 발표자들은 독일 등 체제전환국 사례를 들어 북한지역 개발 관련 초기 금융권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국제기구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국제개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통일은 대박이다.” 올 초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운영 구상 중 밝힌 말이다. 최근 한국 경제는 지지부진한 경제성장으로 선진국 문턱에서 멈칫거리는 상황이다. 때문에 박 대통령의 발언은 통일 전후 북한 지역 개발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정치권에선 이 말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지만 대체로 북한개발이 통일한국을 위한 당면 과제임은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 후 학계와 정부, 기업은 구체적인 통일경제 시대의 이점을 찾아 방안과 전략 세우기에 분주했다. 금융업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금융위원회는 올 4월 통일금융 TF팀을 꾸리고 매주 남북경제통합과 관련한 금융 산업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북한개발연구센터 개소를 기념해 지난 7월 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북한개발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통일기반 구축을 위한 동북아, 북한 개발협력’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콘퍼런스에서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수은은 국제금융기구와 함께 북한 개발협력 방안을 모색해 동북아 개발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 역시 “통일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에서도 대박”이라며 “한반도와 동북아를 관통하는 경제협력의 틀을 만드는 것이 통일을 대박으로 이끌어 가는 선도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개발협력 증진을 위한 국제금융기구의 역할’, ‘동북아·북한 개발 협력의 비전과 과제’라는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독일과 미얀마 등 체제전환국의 사례 발표를 통해 국제금융기구의 역할을 가늠해 보기도 했다.

체제전환국 개발 사례 발표에 나선 파로스카 EBRD 국가전략정책 소장은 “체제전환 초기엔 사회 구조 안정화를 위해 대대적인 경제지원과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체제전환 초기에 탈규제, 제도신설, 민영화 등 핵심적인 개혁요소들에 대한 대대적인 실행이 체제전환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사례(외국기업들의 국내 기업 소유, 실업자 양산, 독점을 통한 불균형 등)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그는 “국유 부문에서 고용률이 높을수록 민주화 정도가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노동 시장 역시 단숨에 통합·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하나 된 독일을 위해 서독은 GDP의 40%를 동독에 투입했다. 현재의 독일이 이 투자가 가치 있고 효과적인 투자였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면서 북한 개발 역시 경제적 지원의 단기적 효율성과 유불리를 넘어 장기적 안목으로 개발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스 야누스 Hans Janus 율러헤르메스 이사는 “동독의 경우 일정 기간 동안 서독의 금융기관으로부터 수출신용보증을 제공받아 기업들의 성공적인 국제 경제 편입을 지원했다”고 소개하면서 “국제무대에 북한 경제를 편입시키기 위해선 국내외 금융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 발표자로 나선 베르너 캄페터 Werner Kamppeter 전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한국사무소장은 “실제적인 경제개발 금융을 제공하기 위해 방안을 모색하는 수출입은행의 노력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한 뒤 “북한이 체제전환기를 맞이한다면 생산성 악화를 포함한 경제적 쇼크는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그럼에도 북한개발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의 통로가 되기 위해선 외국자본이 개발 이익을 향유하지 못하도록 국가개발 클러스터를 만들어 북한 주민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 경제의 현대화와 시스템 개선을 위해선 일정 기간 동안 경쟁보다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금융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회는 국제개발협력을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였다. 패널로 나선 로스카 나기 Piroska Nagy EBR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북한 개발을 위해선) 국제기구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다른 패널들 역시 동북아 물류 인프라 구축과 무역 활성화를 통해 북한이 자연스럽게 경제개발에 편입될 수 있도록 북한 경제의 체질개선과 더불어 실질적인 경제 성장을 도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토론자들은 현재의 대북 물자지원에서도 북한 개발 활용 안, 즉 지식공유와 같은 역량강화 방안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배종렬 한국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중국 동북 3성의 적극적인 대북투자를 언급하며 남북경협을 서둘러 확대해 교역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수출입은행과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은 이번 콘퍼런스 공동개최를 계기로 각 기관의 씽크탱크인 북한개발연구센터와 한국학연구소 간 MOU를 체결하고, 앞으로 공동연구와 정보교환, 연구자 교류 등 협력사업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북한개발연구센터는...
수출입은행이 올 4월 개소한 북한개발연구센터는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와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 지원, 남북한 경제통합 등을 연구해 대북정책을 제언하기 위해 출범했다. 수은은 이 센터를 통해 나진-하산 개발 사업 등 통일 기반 조성사업의 실행방안 제시와 함께 북한·동북아 개발을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한 동북아 다자간 금융협력체계 구축 방안을 강구하는 등 통일시대를 대비한 주춧돌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있다. 초대 센터장은 20여 년간 북한만 연구해 온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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