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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인터넷, 신세계가 열리다

[INNOVATION] Internet at Sea, a Life for Me

선박의 인터넷 연결은 선주에겐 아주 값비싼 제안이다. 하지만 새로운 장치의 개발로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선원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By Brandy Dale


헬레스폰트 프로그레스 Hellespont Progress라는 이름의 유조선이 대서양을 항해하고 있을 때였다. 전화벨이 울리자 선장인 에이모 안토니오 Amo Antonio가 수화기를 들었다. 그 너머로 들리는 상대방의 목소리는 크고 또렷했다. 이것은 상당한 발전이었다. 육지에서 1,000마일가량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는 선박 위에선 전화 통화가 목소리를 거의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나빴을 뿐만 아니라, 통화료도 분당 수 달러가 들 정도로 비싼 게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유조선 위에서의 통화는 매우 깨끗하게 들렸고 무엇보다 저렴하기까지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바로 유조선에 설치된 C-버드 안테나 C-Bird antenna 덕분이었다. 이 안테나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매리타임 브로드밴드 Maritime Broadband가 개발한 장치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정비용으로 상선의 고속인터넷 이용을 가능케 한다. 1974년부터 항해경력을 쌓아온 에이모는 과거의 통화기술로는 전화로 대화가 거의 어려울 정도였지만, VoIP *역주: 기존의 아날로그 전화라인(PSTN) 대신 고속 인터넷(Internet Protocol)을 사용해 전화 통화를 하는 통신 시스템를 사용한 후부터는 거의 육지에서 통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C-버드 안테나는 통신 엔지니어인 제비 크라머 Zevi Kramer가 발명했다. 그는 합리적인 비용의 선박 인터넷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몇 년간의 연구를 통해 C대역 *역주: 4㎓ 부터 8㎓ 까지의 레이더 주파수대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선 통상 5.2㎓부터 5.9㎓의 대역 C대역으로 규정한다을 사용하는 초소형 위성 지구국(A very small aperture terminal, VSAT) 안테나를 개발했다. 이 안테나는 위성통신용으로 많이 사용되며, 우천시에도 통화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선박에서의 인터넷 이용은 1990년대부터 가능해졌다. 하지만 1 킬로바이트당 지불해야 하는 데이터통화료가 꽤 비쌌기 때문에 선박들은 요금 폭탄을 맞지 않기 위해 데이터사용량에 신경을 써야 했다. 매리타임 브로드밴드는 C-버드 안테나를 통해 정액요금으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끔 함으로써 통신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C-버드 안테나의 월 이용 요금은 최소 400달러부터 시작하며, 여기에 매월 900달러의 장치대여료가 추가된다.

C-버드 안테나는 다방면으로 혁신적인 제품이다. 첫째, 기존 안테나보다 훨씬 크기가 작기 때문에 설치 공간을 줄일 수 있다. 둘째, 민감한 장치부분을 스스로 안전하게 보호한다. 기존의 비슷한 안테나는 레이돔 Radome이라 불리는 비싼 외부 플라스틱 덮개가 필요했다. 셋째, 세 개의 축-선박처럼 계속 움직이는 물체 위에 안테나를 고정하기 위해 사용된다-가운데 하나는 위치를 조정하기 위해 모터 대신 예측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가상의 축이다. 마지막으로, C-버드 안테나는 선원들이 선상에서 직접 조립할 수 있기 때문에 비싼 돈을 주고 항구에서 기중기를 빌려 옮겨 실을 필요가 없다. 매리타임 브로드밴드의 CEO 매리 엘런 크레이머 Mary Ellen Kramer는 “우리 회사는 바다 위의 선박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턴키솔루션 Turnkey solution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전화 한 통화를 위해 아주 복잡한 일을 진행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그 한 통화가 궁극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잘 운영되는 선사라도 직원들의 이직률이 20%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부 석유가스 회사들의 경우, 임원고용 조건으로 다년 계약을 요구하기도 한다. 2011년 딜로이트 Deloitte는 해운산업이 직면한 도전과제들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의 인터넷 연결은 선원들이 해상 위에서 세상과 연결되도록 함으로써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이직률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현재 C-버드 안테나를 설치한 선박은 총 9척에 불과하다. 하지만 매리타임 브로드밴드는 약 3,000척의 선박들과 설치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짐은 “돛단배에서 동력선으로 전환한 이후, 해운산업은 이렇다 할 혁신을 경험하지 못했다. C-버드 안테나는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발명품이다”라고 강조했다.


포춘 홈페이지에서 앤드루 잘레스키의 ‘자동차 내부 기술은 왜 그렇게 복잡한가(Why Is In-Car Tech So Complicated?)’ 기사를 참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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