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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양대 산맥 ‘넥슨-엔씨소프트’

[지스타2014] 화려한 볼거리로 지스타2014 빛냈다

올해 지스타2014에는 지난해와 달리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모두 참여해 다양한 신작 콘텐츠를 선보였다. 양사는 지스타의 꽃이라 불리는 ‘B2C’관에 화려한 부스를 마련해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들 부스엔 다양한 체험존과 신규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기 위한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스타2014에 참여한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주요 콘텐츠와 비전을 살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넥슨 ‘돈슨’의 굴레를 벗다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은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돈슨’이라고 불린다. 돈슨은 넥슨에겐 결코 달갑지 않은 뜻을 담고 있다.

넥슨이 돈슨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게임 유저들의 관점이다. 그들이 넥슨을 ‘돈슨’이라 부르는 이유는 유료화 게임이 많다는 인식 때문이다. 일부에선 초등학생들의 코 묻은 돈까지 뺏어 간다며 넥슨을 ‘돈슨’이라 부른다. 두 번째는 게임업계의 관점이다. 굵직한 인수·합병을 수차례 하다 보니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가 아니라 ‘게임을 사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는 것이다.

올해 넥슨은 작심하고 지스타 2014를 통해 역대 최다인 15종의 출품작을 공개하며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아이러니하게도 올해 넥슨의 지스타 슬로건은 ‘돈슨의 역습’이었다. 이번 지스타에서 선보인 자체 개발 온라인 신작은 전작의 명성을 이어 만든 ‘메이플스토리2’와 ‘서든어택2’, 일본 애니메이션 원작을 바탕으로 네오플이 개발한 1인칭 슈팅(FPS)게임 ‘공각기동대 온라인’, 띵소프트의 카툰렌더링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페리아 연대기’ 등이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2’에 뜨거운 관심이 모아졌다. ‘메이플스토리’의 후속작인 메이플스토리2는 쿼터뷰(3인칭 시점) 방식의 풀 3D MMORPG이다. 창의적 콘텐츠 생산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메이플스토리2’는 모든 스테이지가 레고처럼 육면체의 작은 블록들로 구성돼있다. 사용자들은 이를 통해 이동, 전투, 건설, 미니게임 제작 등 게임의 모든 요소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 업계에서도 메이플스토리2에 주목했다. 메이플스토리2가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인수 후 진행된 첫 번째 양사 협업 프로젝트이기 때문이었다. 현재 메이플스토리는 양사의 협업 개발조직인 ‘N스퀘어개발본부’에서 개발되고 있다.

모바일 신작으론 데브캣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정통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마비노기 듀얼’, 독특한 세계관과 게임성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왓스튜디오의 ‘야생의 땅: 듀랑고’, 중세 판타지 스타일의 액션 RPG ‘프레타’가 공개됐다.

퍼블리싱 온라인 신작으론 비공개 테스트에 1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몰리며 큰 관심을 모은 나딕게임즈의 신개념 액션 RPG ‘클로저스’, 동물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와 박진감 있는 전투가 인상적인 엔진스튜디오의 신감각 학원 RPG ‘아르피엘’, 액션과 MMORPG의 재미를 결합한 키보드액션 MMORPG ‘아이마’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밖에도 미디어 아트 중심의 파격적인 넥슨 지스타 부스도 눈길을 끌었다. 넥슨관은 360도 영상관을 구현한 ‘미디어 갤러리’, 개발자 발표와 관람객 이벤트 중심의 오픈형 무대 ‘슈퍼스테이지’를 비롯해 모바일 게임 시연이 가능한 ‘모바일스폿’ 등 모두 3개의 독립 공간으로 구분돼 관람객에게 독특하면서도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넥슨은 올해 지스타를 통해 ‘돈슨’이라는 이미지를 벗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넥슨의 선언은 결코 허언이 아님을 풍부한 콘텐츠로 증명했다. 이정현 넥슨 사업본부장은 말한다. “돈슨이라고 불리는 건 2014년이 마지막이 될 겁니다. 넥슨은 변하고 있어요. ‘돈슨’이 아니라 뒤에 붙어 있는 단어 ‘역습’에 주목해 주시길 바랍니다.”

엔씨소프트 ‘온라인·모바일 모두 잡아라’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2년 만이었다. 김 대표는 작심하고 엔씨소프트가 위기상황에 있음을 강조했다. 물론 해결책도 내놓았다. 기존에 강점을 보여온 온라인 게임의 경쟁력 강화와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한 도전이 그것이었다.

지스타 개막 이틀 전인 지난 11월 18일 엔씨소프트 지스타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한 김택진 대표는 엔씨소프트를 ‘산소탱크가 터진 우주선’에 비유했다. “아폴로 13호의 산소탱크가 터지자 미 항공우주국항공우주국(NASA)의 지상관제소가 공기정화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이를 통해 아폴로 13호는 가까스로 무사귀환에 성공할 수 있었죠. 지금 엔씨소프트가 가려는 우주는 모바일로 바뀌어 가는 격변의 세상입니다. 모바일이라는 우주에서 엔씨소프트에게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김 대표의 확고한 목표의식은 이번 지스타에서도 드러났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지스타에서 모바일게임 신작 6종을 선보였다. 엔씨소프트의 대표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소울’과 ‘아이온’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블소 모바일’, ‘아이온 레기온스’ 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블소 모바일’은 ‘블레이드&소울’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배경으로 모바일 환경에 맞게 새롭게 각색한 모바일 RPG게임이다. SD캐릭터(사람 형태의 캐릭터를 2등신, 3등신으로 표현하는 기법)가 문파원들과 힘을 합쳐 난관을 극복하는 전략적인 전투를 구현했다. ‘아이온 레기온스’는 ‘아이온’을 활용해 천족과 마족의 전투 전장인 ‘어비스’의 세상을 모바일로 구현한 게임이다. 더욱 진화된 아이온의 보스들과 대규모 사냥을 통해 온라인에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디자이너가 돼 패션숍을 경영하고 친구들과 협력해서 지역을 확장해 나가는 감성 패션 소셜네트워크게임(SNG) ‘패션스트리트’와 엔씨소프트의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의 신작 ‘프로젝트 H2’, ‘팡야 모바일’, ‘소환사가 되고 싶어’가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 게임 역시 주목을 받았다. 프로젝트 시작부터 관심을 받아온 ‘리니지 이터널 Lineage Eternal’과 ‘프로젝트 혼 Project HON’은 지스타에 선보인 수많은 게임 중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니지이터널’은 리니지 시리즈의 세계관을 잇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지난 2011년 지스타에 처음 공개할 당시 압도적인 대규모 전투와 진화된 전투 시스템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번 지스타에선 체험 버전이 최초로 공개돼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의 눈과 손을 즐겁게 했다.

이번 지스타에서 최초로 공개된 ‘프로젝트 혼’은 거대 메카닉(전투기계) 병기를 소재로 한 대작 게임이다. 3D영화에 버금가는 그래픽 기술, RPG와 슈팅을 결합한 새로운 장르는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총 100석 규모의 ‘스크린X’ 상영관을 통해 ‘프로젝트 혼’의 플레이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3면의 스크린으로 꾸며진 스크린X는 게임의 생동감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시설로 호평을 받았다.

김택헌 엔씨소프트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이번 지스타에서 엔씨소프트가 주력한 점은 바로 차별성”이라며 “앞으로 엔씨소프트가 보여줄 거침없는 도전과 변화의 모습을 지스타에서 미리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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