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초콜릿이 데이터를 만났을 때

[tech@work] Kisses and Hugs and Hard Data

허시를 비롯한 소비재 기업들이 팰런티어 Palantir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절호의 사업 활성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By Michal Lev-Ram


팰런티어 테크놀로지의 CEO 알렉산더 카프 Alexander Karp와 펜실베이니아에 본사를 둔 허시 Hershey의 CEO 제이피 빌브레이 J.P. Bilbrey는 일견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인다. 팰런티어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비밀스러운 기업으로, 오사마 빈 라덴 추적에 일조했을지도 모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업체다. 허시는 키세스 Kisses, 킷캣 Kit Kats, 리세스 피넛버터컵 Reese’s Peanut Butter Cup의 제조사인 유명제과업체다. 하지만 팰로 앨토 Palo Alto의 팰런티어 본사에서 만난 두 CEO는 열띤 대화를 나눴다. 그들의 계획이 새삼 비밀스러운 건 아니었다. 바로 세계 식량공급의 효율화가 목적이었다.

피터 시엘 Peter Thiel이 2004년 공동 창업자로 참여한 팰런티어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일정 패턴을 찾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판매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고객은 미 중앙정보국과 국가안보국 등 정부 기관이었다. 팰런티어의 2014년 매출은 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사기를 적발하려는 월가의 금융업체들,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려는 제약업체들이 팰런티어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도입하면서 고객층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허시는 팰런티어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날씨 패턴과 소비자 행동 간의 연관 관계를 파악해왔다.

그게 끝은 아니었다. 허시를 필두로 한 소비재 판매 기업들이 힘을 합쳐 새로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각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해 소비자 구매 경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전 세계 유통 구조의 비용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였다. 사이버안보 업계와 마찬가지로, 이들 기업은 지식경영에 먼저 뛰어들어 업계가 발전하게 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빌브레이는 “데이터의 금전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면서 독점 대 공유의 구도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나는 개방된 환경과 자유로운 데이터 이용을 지지한다. 경쟁력은 정보의 소유 여부가 아닌 활용 여부에 달린 것이다.” 일례를 들어보자. 팰런티어의 데이터 분석 결과, 디트로이트 소비자들이 대형 슈퍼마켓 체인보다 중소형 매장에서 식품을 더 많이 구매한다고 가정해보자. 허시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 유통량을 적극 재조정해 임기응변식 대처로 발생하는 재고 및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서아프리카 코코아 생산량 추이를 관찰하고 이해를 높이는 데에도,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에도 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허시는 껌 판매량의 감소 경향을 포착한 결과, 사탕처럼 입 속에서 녹아 없어져 뱉을 필요가 없는 껌을 개발하기도 했다.

사업상의 합작답게 컨소시엄 참여 회사들은 소프트웨어 운영 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카프는 이 컨소시엄을 직접적인 이윤 창출의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업계 차원의 데이터 이용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로 보고 있다. 그는 “자본주의는 불완전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목표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적의 파트너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팰런티어는 지금까지 9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현재의 기업가치는 12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된다. 상장을 원하는 투자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카프는 기업공개를 추진할 경우, ‘소프트웨어를 통해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회사의 비전이 잊혀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물론, 허시라면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초콜릿 유통을 개선하면 된다고 말했겠지만.


제니퍼 알세버의 ’빅 데이터를 향한 줄릴리의 작은 접근법‘ 기사를 포춘 홈페이지에서 참조하라.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