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일즈포스닷컴 CEO마크 베니오프는 현재를 데이터 과학혁명의 초기 단계라고말한다. 그는 업종을 막론하고모든 경영진은 혁신을 받아들이고,사이버보안에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y Adam Lashinsky
세일즈포스닷컴 Salesforce.com의 창립자 겸 CEO 마크 베니오프 Marc Benioff는 트렌드를 포착하는 데 재능이 뛰어나다. 그는 또 타고난 마케터로서 매우 중시하는 대상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불가사의한 능력도 갖추고 있다. 그는 거대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클라우드’-그는 이 개념을 대중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로 이동할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 예측한 사람 중 한 명이다.
클라우드란 저렴하게 빌려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사용자의 컴퓨터가 아닌 멀리 떨어져 있는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여느 경영진이 소셜미디어의 사업적 잠재력을 인식하기 훨씬 전부터,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왔다. 베니오프(50)는 16년 전 세일즈포스닷컴을 창립한 이후, 자신은 물론 회사와 임직원 모두가 자선사업에 참여토록 함으로써 기업인의 모범이 되기도 했다.
지난 1월 진행된 두 차례의 인터뷰-첫 번째 인터뷰는 포춘이 주재한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onsumer Electronics Show, CES) 만찬에서, 두 번째 인터뷰는 며칠 후 그의 샌프란시스코 저택에서 이뤄졌다에서 베니오프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들려줬다. 그중에는 데이터 과학이 어떻게 사람들의 일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그가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지, 왜 보안이 기업의 최고 우선순위(심지어 고객서비스 소프트웨어보다 우선시돼야 한다)가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가 왜 마이크로소프트의 신임 CEO 사티아 나델라 Satya Nadella와 협업하는지에 대한 질문들도 들어 있었다.
다음은 인터뷰 발췌 내용이다.
현재 기술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재는 AI의 전성기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 우리 회사를 포함해 모든 회사에서 데이터 과학 혁명이 경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컴퓨터가 고객들과의 소통방식에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있는 모범 기업사례는?
더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버 Uber를 보면 된다. 그리고 ‘왜 우버에게 이 모든 데이터 과학자들이 필요하지?’라는 의문을 가지면 된다. 아마도 그들은 최적화된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을 것이다. 또 차량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궁극적으론 최상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길 바랄 것이다. 그리고 데이터를 통해 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것이 당신처럼 컴퓨터 관련 배경이 없는 임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데이터가 존재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봤을 때, 우리가 처한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이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겐 이러한 데이터를 조직하고, 살펴보기 위한 차세대 수단들이 필요하다. 때문에 우리에겐 데이터를 관리하고, 데이터를 통해 조직을이끌 수 있는 차세대 임원진도 필요하다. 아울러 데이터를 중심으로 기업을 조직하고, 체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있는 차세대 직원들도 필요하다. 세일즈포스에서 추구해야 하는 새로운 기술들을 보면, 모두 데이터 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우리에겐 더 많은 클라우드가 필요치 않다. 더 많은 모바일 기술이나 소셜도 필요 없다. 우리에겐 단지 더 많은 데이터 과학이 필요할 뿐이다.
비전문가들이 이러한 데이터를 소비할 수 있다고 얼마나 확신하나?
많이 확신한다.
왜 그런가?
데이터 과학의 전체적인 개념에서 알수 있듯이, 소프트웨어가 전문가가 되고, 일반 사용자들은 진행 과정만 이해하면 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
나는 창의적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아이디어를 얻는다. 또 나는 매우 창의적인 분위기가 묻어나는 곳을 좋아한다. 그런 곳은 뭔가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자극제가 된다. 나는 또 고객들과 함께 있을 때, 많은 자극을 받는다.
나의 창의 과정 다음 단계는 나 자신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혁신의 질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의 질과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 자신과 우리 팀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이는 미래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를 명확히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이런 과정은 비전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일단 비전을 세우기 시작하면, 창조의 틀을 형성할 수 있다. 아이디어는 바로 거기에서 나오게 된다.
역사적으로 보면, 대기업은 최고의 위치를 유지하는 데 매우 다양한 어려움을 겪곤 했다. 360억 달러 가치를 지닌 16년 역사의 기술 회사를 운영하는 CEO로서 이런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
전 인텔 CEO 앤디 그로브 Andy Grove의 말을 인용하면, “오직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항상 초심자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끊임없이 미래를 창조해야 한다. 항상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모든 것을 집어 던지고, 다시 시작하는 데 두려움이 없어야한다. 그것이 가수 닐 영 Neil Young 같은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특성이다. 그는 항상 같은 노래만을 부르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하트 오브 골드 Heart of Gold ’나 ‘올드맨 Old Man’ 같은 노래를 부르긴 하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곡을 만들기도 한다.
당신은 핏빗 Fitbit, 작닥 ZocDoc 그리고햄프턴 크리크 Hampton Creek 같은 신생기업의 엔젤 투자자이기도 하다. 왜 그런 투자에 시간을 쓰나?
나는 곧 시작될 모든 새로운 것들, 기업인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끊임없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제까지 이런 방식으로 업계의 변화 를따라갈 수 있었다.
이런 회사들의 가치평가는 매우 잘못되지않았나?
현재로선 알 수 없다. 확실한 점은 이들의 가치가 점점 더 너무 과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워런 버핏 Warren Buffett은 “남들이욕심낼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 나는 이것이 일부 회사에겐 딱 들어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중 일부는 확실히 보증된 곳들이라 할수 있다. 이런 회사들의 매출이 급증하는 것을 지금도 볼 수 있지 않나. 숙박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 Airbnb와 우버가 아주 좋은 예이다. 이 회사들은 현재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그 성과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가치가 수천만 달러에 불과한 회사들이 과대평가를 받고자 할 때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그것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이다.
내가 투자했던 어떤 보안 기술 기업은, 6개월이나 9개월 전만 해도 8자릿수(수천만 달러)의 가치평가를 받던 회사였는데, 불과 6개월 만에 9자릿수(수억 달러)로 급등했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다.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상황이 이렇게 될 때, 기업인들이 훌륭한 회사를 창업하는 데 집중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현재 사이버테러리즘의 상황은 어떤가?
내 위키피디아 페이지를 보면, 맨 아랫부분에 2004년 쓴 ‘사이버보안과 위기의 우선순위 (Cybersecurity and Crisis Prioritization)’라는 보고서가 있다.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위해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이버보안에 대한 위기가 높은 우선순위로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이버보안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든 인터넷은 근본적으로 불안정하고 믿을 수 없다. 이것이 1960년대 탄생할 때부터 인터넷 자체가 지닌 본질이었다. 그래서 사이버보안에는 결승선이 없다. 모든 사람은 보안을 최우선순위에 둬야 한다. 현재 우리가 매우 역동적인 환경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나는 사이버보안에 대해선 조금도 오만함을 갖고 있지 않다.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항상 편집증적으로걱정한다. 그리고 보안에 대해서 매일같이 심각하게 우려한다. 나는 모두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세일즈포스닷컴은 철천지원수였던 마이크로소프트와 그렇게 다정한 사이가 될 수 있었나?
일전에 멘로 파크 Menlo Park의 로즈우드 Rosewood 호텔에서 사티아 나델라와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사티아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자신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또 얼마나 협력하고 싶은지 이야기했다. 그래서 그를 시험하기로 했다. 나는 그에게 마이크로소프트 기술자 중 한 명을 우리 회사의 인프라 담당자로 고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우리와 파트너십을 맺게 돼 협력에 대한 아이디어가 더 풍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다고 했다. 지금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일 관리 기술과 오피스를이용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가고 있다. 우리 회사 혼자 고민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사티아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인가?
그 사람(전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 Steve Ballmer)은 세일즈포스와 관계를 맺는 데 관심이 없었다. 사실 그는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세일즈포스와 관계를 맺지 않으려 했다.
현재 세일즈포스의 매출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은 좋지 않다. 짧은 시간 내에 조금이라도 순이익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우리에겐 시장을 활용할 큰 기회가 있다. 때문에 우리 회사에게 성장은 앞으로도 최우선 순위가 될 것이다. 10위권 안에 드는 다른 소프트웨어 회사 중 세일즈포스보다 더 빨리 성장하는 회사는 없다. 우리는 이런 성장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수익 마진도 늘리고 있다. 올해 우리 회사가 보여준 실적 수치가 이를 잘 보여준다. 내년에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생각이다.
자선사업으로 화제를 돌려보자. 현재 기술업계 기업인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사회적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나?
글쎄, 내 생각에는 기술업계의 역사 자체가그렇다고 생각한다. 이 업계는 역사적으로 인색했다. 사회환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역사를 가지지 못했다. 나는 연단에 올라 기업인들에게 호소해왔다. 그들이 자선사업이 선택이라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그것뿐이다. 내가 리더십의 질은 당신이 던지는 질문의 질과 같다고 말했듯이 자선사업도 마찬가지다. 단지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여러분의 회사는 어떤 자선사업을하고 있나?’ ‘개인적으론 어떤 자선활동을하고 있나?’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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