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30대 그룹은 지금] GS홈쇼핑

모바일 커머스 사업 폭풍 질주<br>시장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

GS홈쇼핑이 모바일 커머스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맹렬한 상승세를 타더니 지난 2월에는 오픈마켓인 옥션마저 끌어내렸다. 이 같은 GS홈쇼핑의 질주에 시장은 ‘기대 반 우려반’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GS홈쇼핑발 충격이 거세다. 그동안 모바일 커머스 시장은 월평균 이용자 수 기준으로 소셜커머스 3사(쿠팡, 티몬, 위메프)와 오픈마켓 3사(G마켓, 11번가, 옥션)가 최상위권을 과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웹사이트 분석·평가 기관인 랭키닷컴의 ‘모바일 앱 쇼핑 분야 순위 조사’에서 GS홈쇼핑이 옥션을 제치고 7위에 오르면서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일대 파란을 불러 일으켰다. 4위를 차지한 CGV의 업종 성격이 나머지 업체들과 다른 점을 고려하면 GS홈쇼핑은 소셜커머스 3사와 G마켓, 11번가에 이어 6위를 기록한 셈이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홈쇼핑 업체가 모바일 유통채널에서 소셜커머스 및 오픈마켓과 경쟁하는 수준까지 올라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여느 유통사들 역시 모바일 채널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경계하는 모습 또한 역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GS홈쇼핑이 모바일 채널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향후 2~3년간 제로마진까지 감수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안 그래도 과도하게 달아오른 모바일 커머스 시장이 더욱 과열되지 않을까 두렵기까지 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모바일 쇼핑 업계 1위가 되기까지
GS홈쇼핑은 유통업계에서 모바일 커머스에 가장 빠르게 대응한 업체 중 하나였다. GS홈쇼핑은 2010년 3월 홈쇼핑 업계 최초로 모바일 웹 방식의 스마트폰 쇼핑 서비스를 개시했다.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온 지 5개월 만이었다. 같은 해 5월 우리나라 최초의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가 오픈했으니 GS홈쇼핑의 대응이 얼마나 민첩한 것이었는지 가히 짐작할 만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모바일 커머스 사업을 개시한 2010년 이후 2013년까지 GS홈쇼핑은 분기 모바일 취급고에서 경쟁사인 CJ오쇼핑에 단 한 번도 앞서본 적이 없었다. 급기야 지난해 1분기에는 모바일 취급고에서 큰 격차가 벌어지며 지난수년간 한 번도 빼앗기지 않았던 전체 취급고 1위 타이틀을 내주고야 말았다.
지난해 1분기 GS홈쇼핑과 CJ오쇼핑의 모바일 취급고는 각각 1,249억 원, 1,453억 원으로 204억 원 차이가 났다. 전체 취급고 차이가 11억 원에 불과했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모바일 커머스 사업에서의 엇갈린 명암이 순위 바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다.

홈쇼핑 취급고 1위 기업의 변경은 당시 유통업계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업계에서는 CJ오쇼핑이 신사업인 모바일 커머스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재역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2분기 전체 취급고 및 모바일 취급고에서 GS홈쇼핑이 CJ오쇼핑을 압도하면서 금방 자취를 감춰버렸다. 2분기 GS홈쇼핑의 전체 취급고 및 모바일 취급고는 각각8,517억 원, 1,606억 원으로 CJ오쇼핑의 7,871억 원, 1,597억 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이때부터 GS홈쇼핑은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서 폭주기관차처럼 질주하기 시작했다. 결코 추격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양 경쟁 홈쇼핑사들을 거의 모든 면에서 압도했다. 지난 4분기 GS홈쇼핑의 모바일 커머스 취급액은 2,628억 원을 기록해 홈쇼핑 업계 최초로 분기당 모바일 커머스 취급액 2,000억 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CJ오쇼핑의 모바일 커머스 취급액은 1,883억 원이었다. 무려 1.4배 차이였다. 랭키닷컴에서 집계한 지난해 모바일 앱 월평균 이용자 수에서도 GS홈쇼핑은 242만명을 기록해 139만 명을 기록한 CJ오쇼핑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모바일 퍼스트’ 전략의 배경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서 GS홈쇼핑의 약진은 사실 지난해 초부터 상당 부분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1분기 취급고 1위 타이틀을 빼앗기면서 색이 많이 바래긴 했지만, 그 분기 3월 한 달 동안 GS홈쇼핑의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수가 100만 회를 넘어 화제가 된 바 있었다.
2010년 2분기 모바일 앱 출시 이후 지난해 2월까지 근 4년 사이 누적 다운로드 수가 500만 회였던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동안 일어난 기록적인 앱 다운로드는 분명 주목할 만한 사건이었다. GS홈쇼핑은 이후 3개월 동안 또다시 400만 다운로드를 더 추가해 같은 해 6월 누적다운로드 1,000만 시대를 맞이했다.

지난해 초 허태수 GS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당시 사장)의 “디지털 모바일 미디어 환경의 도래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제2의 도약을 위해 모든 사업 역량을 모바일에 집중하겠다”는 발언도 주목할 만했다. 이는 모바일 커머스 업계를 향한 일종의 선전포고와도 같은 것이었다. 이후 GS홈쇼핑은 모바일 커머스 사업에 엄청난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GS홈쇼핑은 특히 할인 쿠폰 및 적립금, 상품권 지급 등판촉비에도 상당한 비용을 쏟아부으며 소셜커머스 업체들 못지않은 과감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인식이 퍼져나갔다.

2015년 현재 GS홈쇼핑은 사실상 모바일 커머스사업에 거의 올인하고 있는 분위기다. GS홈쇼핑에선 현재의 모바일 위주 운영 방침을 ‘모바일 퍼스트’전략이라 부르고 있다. 신진호 GS홈쇼핑 홍보팀장은 말한다. “수년 전부터 시장에선 ‘TV 시청 인구 감소와 온라인 유통채널의 활성화 때문에 TV 채널을 통한 소비가 줄어들 것’이란 경고 메시지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딱히 피부로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었죠. 그런데 지난해부턴 그게 실적으로 수치화돼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저희로서는 매우 놀라운, 아니 쇼킹한 경험이었습니다. TV 채널 수입은 홈쇼핑사 수익 중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하거든요. 위기감이 엄습했죠.빠른 변화와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나온 것이바로 모바일 퍼스트 전략입니다.”

지난해는 홈쇼핑사들에겐 충격적인 한 해였다.
TV 채널 취급고가 TV홈쇼핑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역신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GS홈쇼핑도 마찬가지였다. 2013년 1조 9,447억 원을 기록했던 GS홈쇼핑 TV 채널 취급고가 지난해에는 1조 8,988억 원으로 2.3% 줄어들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체 취급고가 줄어들었던 2007년, 2008년 때보다 더한 충격이었다. 일시적인 외부충격이 아니라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에 따른 역신장이었기 때문에 홈쇼핑사들은 더 긴장했다.

올해도 100% 이상 성장 목표
GS홈쇼핑은 올해 모바일 커머스 취급고 목표치로 1조 5,00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GS홈쇼핑의 모바일 취급고는 전년(2,788억 원)에 비해 163.6% 성장한 7,348억 원이었다. 올해 1조 5,000억 원의 목표치를 달성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 이상 성장하는 셈이다. GS홈쇼핑은 2010년 모바일 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이래 매년 수백 %씩 성장을 지속해왔다.

이미 모바일 커머스 사업에서 상당히 몸집을 키운 상태지만, 시장에선 올해 GS홈쇼핑의 100% 성장 목표치 달성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전체 모바일 커머스 시장의 성장 여력이 아직도 충분합니다. 시장에서는 올해 모바일 커머스 취급고가 현재 우리나라 2위 유통채널인 백화점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어요. 내년엔 백화점을 제치고 마트에 이어 2위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하고요. 시장성장률이 워낙 높은 데다가 GS홈쇼핑이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100% 성장은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모바일 커머스 시장은 한창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통계청의 2014년 온라인 쇼핑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14조 8,090억 원으로 2013년의 6,560억 원보다 무려 125.8%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모바일을 포함한 온라인 쇼핑 전체 거래액은 38조 4,980억 원에서 45조 2,440억원으로 증가해 17.5%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재밌는 건 온라인 쇼핑 전체에서 늘어난 거래액 6조 7,460억 원이 모바일 부문에서 늘어난 거래액 14조 1,536억 원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이다. 모바일 커머스가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은 ‘기대 반 우려 반
시장은 GS홈쇼핑의 모바일 퍼스트 전략에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가파른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말한다. “소셜커머스 사들의 상황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취급고와 트래픽은 엄청나게 올라갔는데 영업이익이 거의 안 나오고 있죠. 수익성이 몹시 나쁘다는 얘기입니다. 경쟁이 심한 시장이다 보니 순위 유지를 위해 할인이나 적립금 지급 등 프로모션을 과도하게 진행해 생긴 현상입니다. GS홈쇼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수익원 중 가장 중요한 채널인 TV 쪽에서 견조한 성장이 이어진다면 모를까, 그렇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마진율까지 떨어뜨려 가며 모바일 커머스에 집중하는 건 아무래도 보수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수익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GS홈쇼핑에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 예상하는 곳도 많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소셜커머스 사들이 엄청난 판촉 경쟁을 벌이다 보니 지금은 모바일 커머스 사업의 수익성이 굉장히 안 좋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 엄청난 프로모션을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GS홈쇼핑은 그때를 노리는 거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제풀에 떨어져 나가면 가장 상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GS홈쇼핑에 가장 많은 기회가 올 테니까요.”

우려하는 입장이든 기대하는 입장이든 시장에선GS홈쇼핑의 수익성 문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수익성’이 GS홈쇼핑의 모바일 커머스 사업에 귀찮게 따라붙는 꼬리표가 된 셈이다. 시장 및 업계 일각에서는 GS홈쇼핑이 향후 2~3년간 제로 마진도 불사할 것이란 흉흉한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는 업계 전반에 전운이 감도는 이유이기도 하다.

GS홈쇼핑은 시장의 수익성 우려가 과도하다고 항변한다. 신 팀장은 말한다. “물론 경쟁 과정에서 시즌별로, 카테고리별로 평균에 못 미치는 마진율이 나올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GS홈쇼핑의 기본 입장은 ‘적정 마진을 반드시 유지한다’입니다. 최근 우리 고객들의 모바일 경험치를 늘려주기 위해 프로모션을 많이 진행하다 보니 영업이익률이 조금 빠진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제로마진이나 출혈경쟁을 각오하고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외치고 있는 건 아닙니다. TV홈쇼핑에 비해 낮을 뿐이지 모바일 커머스 쪽에서도 인터넷만큼은 마진율이 나오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저희는 어떤 채널에서든 최저가격과는 거리가 먼 기업입니다. 그만큼 마진율 관리를 하고 있다는 거죠.”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