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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상황에서 빛나는 리더의 세 가지 매력

[FORTUNE'S EXPERT 신제구의 '리더십 레슨']

리더의 예측력과 판단력, 그리고 실행력은 조직의 위기 탈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더는 이 세 가지 능력의 균형을 효과적으로유지할 수 있는 감각을 갖춰야 한다. 이들 중 한 가지만 흔들려도 리더십은 흔들리고 만다.



리더의 ‘치명적인 매력’이 가장 돋보이는 순간은 언제일까?
결정적인 순간에 뭔가를 보여줄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추종자들의 기대감을충족시켰을 때 비로소 리더는 존경을 받게 되고, 그런 존경에는 대가가따르는 법이다. 추종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것이 곧 리더의 역할이다. 만약 추종자들의 기대에 어긋난다면 리더의 운명도 어긋나고 만다.배려와 동기부여 같은 심리적인 기대감도 있겠지만, 조직의 생존과 안녕 또한 추종자들이 리더에게 바라는 근원적인 기대감이다. 이러한 추종자들의 근원적인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리더의 치명적인 매력 세가지에 관해 생각해봤다.

첫 번째는 ‘ 예측력’ 이다. 조직이 위기에 처했을 때 불안감은 곧 조직 전체로 확산한다. 그때 대안을 찾는 것이 리더의 몫이다. 불안한 추종자들은 리더의 생각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조직이 직면한 위기는 누구나 감지하지만, 아무나 나설 수 없는 곳이 바로 조직이다. 리더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리더의 내공은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곧 닥쳐올 조직의 미래를예측하고 대비하는 내공의 수준은 리더의 몸값을 결정짓는 근거가 된다. 조직의 운명을 결정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아니라 할지라도 적어도 조직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어야 리더는 존경을얻을 수 있다.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글로벌 기업 듀폰은 지난 1930년대 후반에 최초의 합성섬유인 나일론을 개발해 세계 최대 화학섬유기업으로 성장했다. 당시 나일론 스타킹은 판매 직후 몇 시간 만에 400만 개가 팔릴정도로 시장의 반응이 뜨거웠다. 그런데 듀폰은 1990년대 후반에 돌연나일론을 중심으로 한 섬유사업을 매각하겠다는 충격적인 선언을 했다.주력사업을 포기하고 대신 식량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당시 듀폰의 CEO였던 채드 홀리데이Chad Holiday는 섬유산업은 점차 개발도상국의 차지가 될 것이고 이러한 상황이 전개되면 듀폰의 경쟁력은 심각하게 약화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식량사업을 듀폰의 신성장동력으로 결정했던 것이다. 듀폰이 섬유 등 기존 사업을 과감히 매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농업·식량 사업을 섬유사업에 버금가는 규모로 훌륭하게 성장시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결국 1999년 석유사업을 매각하고2002년에는 제약사업을 매각했다. 또한 2005년에는 화학섬유사업을매각하고 식량사업과 관련된 농업 및 영양 부문 사업들을 과감히 인수했다. 당시 듀폰의 예측은 적중했고 지금 듀폰은 과거의 영광을 유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두 번째는 ‘판단력’이다.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면 개인이나 조직은 가장 먼저 판단력이 흐려질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갑자기 닥친 위험은 판단력을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뜨린다. 또한 갑작스럽게는 아니지만 동종업계 전체에 불어닥친 위험이라면 벤치마킹할 수 있는 대상이 없어 위험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개별 조직의 판단에 달리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더가 내리는 판단은 단순히 리더의 매력을 뛰어넘어 조직의 운명까지 결정한다.

전통적인 필름시장에 전자회사들이 만든 디지털카메라가 뛰어들면서 필름시장은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세계적인 필름 제조기업이던 코닥 Kodak은 지난 2012년 미국 뉴욕의 남부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내고 옛명성을 잃었다. 코닥이 설립된 지 131년 되던 해였다. 131년의 저력도 환경의 변화와 위기를 견디지 못했다. 코닥의 위기는 다른 필름회사에게도예외가 아니었다. 코닥의 절망을 지켜본 여느 필름기업들이 생존을 위해벤치마킹할 대상을 찾기란 불가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의 후지필름은 필름시장에 닥친 위험을 다른 방식으로 판단했다. 핵심제품인 필름에 집중하는 대신 핵심기술에 집중하기로 했다. 자신들이 가장 잘할수 있는 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필름 제조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던 황산화 기술을 응용한 ‘아스틸리프’라고 하는 화장품을 개발했고 기대 이상으로 성공을 거뒀다. 또 2014년에는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인 ‘아비간’을 생산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후지필름의 놀라운 변신은 바로 후지필름의 CEO인 고모리 시게타카 회장의 판단력 덕이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제약 및 화장품, 그리고 의료장비 등의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2018년까지 헬스케어 사업의 매출을 현재의 3배 이상인 1조 엔으로잡고 있다고 한다. 현재 60%인 해외 매출 비중을 향후 5년 안에 80%로확대할 예정이다. 필름업계가 모두 침체된 상황에서 의외의 선택을 했던 후지필름은 CEO의 판단력으로 생존 이상의 새로운 성장을 거둔 것이다.

세 번째는 ‘실행력’이다. 대안이 있어도 실행이 없다면 결과도 없다. 리더의 생각이 아무리 강렬해도 실행이 따르지 않으면 리더십은 의심받는다. 조직에서는 리더가 움직여야 모두가 움직인다. 어쩌면 조직의 자율은 리더의 그늘 아래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무엇 하나라도 리더의손길과 참여가 우선되지 않는다면 결과는 그만큼 빈약할 수밖에 없다.더욱이 명령과 추종에 익숙한 일반적인 조직이라면 리더의 살신성인은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하이얼Hier 은 전 세계 가전시장의 9.7%를 점유하고, 16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2014년 기준 매출이 약 35조 8,800억 원인 중국의 세계적인 가전업체이다. 그러나 30년 전만 해도 하이얼은 망해가던 회사였다.칭다오에 공장을 두고 냉장고를 생산하던 하이얼은 1984년에 147만 위안의 적자를 내던 보잘것없는 회사였다. 당시 수많은 경쟁사의 출현과높은 불량률로 위기를 겪던 하이얼의 변화를 이끌었던 인물은 바로 장루이민 회장이다. 그는 하이얼이 살아남는 방법은 제품의 생산량이 아니라 품질이라고 선언했다. 품질을 강조하는 장루이민 회장의 외침은 타성에 젖어 있던 하이얼 직원들에게 통하지 않았다. 장루이민 회장은 직원들의 변화를 위해 불량품이 발생할 때마다 직원들이 다 보는 앞에서공개적으로 커다란 쇠망치를 들고 불량 냉장고를 직접 부수거나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 머물며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품질경영의 실천을 몸소 실행했다. 직원들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고 회장의 간절한 품질경영 의지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중국 최초로 A/S 기능을 도입하고 품질경영의 대명사로 거듭나며 세계 가전시장 1등 브랜드로 성장했다. 장루이민 회장의 살신성인의 실행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조직의 위기는 리더의 능력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리더의 예측력과 판단력, 그리고 실행력은 조직의 위기 탈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리더는 세 가지 능력의 균형을 효과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감각을 갖춰야 한다. 이들 중 한 가지만 흔들려도 리더십은 흔들리고 만다. 직급이 낮을 때는 한 가지만 잘해도 조직에서 인정받는다. 그러나 직급이 높아지면 한 가지만 실패해도 위험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리더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행여 한 가지만 잘하고자 하는 리더가 있다면, 그는 모든 일을 한 가지 능력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대응하고자 하기 때문에 균형감을 잃고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조직의위기는 리더의 권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권력은 가질 수 있으나 리더십은 준비된 사람에게 주어지는 탁월한 능력이기 때문이다.



신제구 교수는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상무이사) 겸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국내 주요 기업 등에서 리더십, 팀워크, 조직관리 등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한국리더십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크레듀 HR연구소장, KB국민은행 연수원 HRD컨설팅 팀장등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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