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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인 톡! 톡!] 신효섭 다이닝 코드 대표

"빅데이터 맛집 추천 인기몰이 중국어 버전 앱도 곧 출시해요"

IT기술과 이종(異種)산업의 결합은 수많은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금융과 IT를 결합한 ‘핀테크PinTech ’, 증권투자와 IT가 만나 탄생한 ‘캡테크 CapTech ’가 대표적인예다. 그리고 최근 새롭게 탄생한 신조어가 있다. 바로 ‘푸드테크Food Tech’ 다.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모바일을 통해 맛집을 찾으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많은 스타트업이 푸드테크에 기반을 둔 맛집 추천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 중 신생 스타트업 다이닝코드는 ‘인터넷 블로그의 빅데이터BigData 분석’이라는 참신한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신효섭 다이닝코드 대표를 만나 맛집 추천 서비스, 그리고 다이닝코드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_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인터넷에서 정말 맛있고 괜찮은 횟집을 검색하 는 방법 알려드릴까요? ”인터뷰 시작 전 음료수 한잔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신효섭(45) 다이닝코드 대표가 던진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기자는 평소 회 한 점과 소주 한잔이면 세상 부러울 것 없는 행복을 느낀다. 신 대표의 입만 쳐다봤다. 어서 답을 달라는 간절한 눈빛도 함께였다.

“일반적으로 횟집을 검색하려면 지역 이름 뒤에 횟집이라는 단어를 붙여 검색하죠? 횟집 말고 매운탕을 넣어보세요. 강남 매운탕, 종로 매운탕 이런 식으로 말이죠. 사실 회 맛은 대부분 비슷하지만, 매운탕은 횟집마다 맛이 다르거든요.”

신선했다.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검색 방법이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 역시 맛집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람은 다르구나.’

수많은 궁금증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맛있는 한식집, 중국집, 일식집을 찾는 신 대표의 노하우를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개인적인 질문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이제 일할 시간이다.

신 대표의 이력은 조금 독특하다. 그는 전형적인 공학도였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뒤 20여 년간 정보검색, 데이터마이닝(대용량의 데이터로부터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는 것), 데이터베이스(DB) 분야를 연구했다. 지난 2005년에는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 인터넷미디어공학부 교수로 임용돼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교수라는 안정된 길을 걸어온 그가 창업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일까? 사실 신 대표가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

“인터넷에는 어마어마한 정보가 쌓여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정보를 골라내기란 결코 쉽지 않죠. 진짜 정보를 찾아내는 기술을 구현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학문적 테두리를 벗어나지는 않았죠. 설사 기술을 만들어 내더라도 이를 통해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바로 블로그와의 만남이었다.

“5년 전쯤으로 기억합니다. 네이버 전체 블로그를 분석하는 연구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어요. 패션, 요리, 자동차 등 33가지 분야로 블로그를 나눠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이었죠. 33가지 분야 중 가장 다양하고 방대한 분량의 정보를 도출했던 분야가 바로 ‘맛집’이었습니다.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수많은 맛집 정보를 활용한 사업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했죠.”

학교로 돌아온 신 대표는 곧바로 막연한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우선 사업 아이템을 선정했다. 그의 눈에 포착된 것은 블로그 정보를 활용한 맛집 추천서비스였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맛집 정보를 인터넷 블로그에서 얻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가장 많은 맛집 정보가 쌓여있는 공간이 바로 블로그이기 때문이죠. 자연스레 블로그에 쌓여있는 수많은 맛집 정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야 한다. 흔히 ‘ 빅데이터 분석’ 이라 불리는 과정이다. 다행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이터마이닝’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신 대표였다. 정보 수집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문제는 분석이었다. 인터넷 블로그에 누적된 수많은 맛집 정보 중 ‘진짜 정보’를 골라내야 했다. 신 대표는 말한다. “통상적으로 국내사용자가 운영하는 블로그 중 약 7%가 광고성 블로그로 분류됩니다. 문제는 광고성 블로그의 포스트(블로그를 통해 작성된 게시물)가 일반 블로그로도 공유될 수 있다는 점이죠. 광고성 포스트를 필터링 하는 과정에는 섬세하면서도 복잡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죠.”

그렇게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지칠 법도 했지만 신 대표는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2013년 12월, 마침내 국내 최초 블로그 빅데이터 분석 기반 맛집 추천 서비스 ‘ 다이닝코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이닝코드의 정보 제공 방식을 간략히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네이버, 다음, 티스토리 등 세 개 블로그 서비스를 대상으로 맛집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한다. 그리고 자체 필터링 시스템을 통해 걸러진 ‘진짜 정보’를 기반으로 맛집 랭킹을 작성해 다이닝코드 플랫폼에 노출 시킨다.

사용자가 정보를 얻는 방식도 간편하다. 다이닝코드에 접속하면 자그마한 검색창이 눈에 띈다. 그리고 자신이 찾고자 하는 맛집과 관련된 간략한 키워드를 적어 넣으면 끝이다. ‘ 강남’ , ‘ 종로’ , ‘ 가로수길 한식’ , ‘ 시원한 국물맛집’ 등 맛집과 관련된 어떠한 단어· 문장도 상관없다. 간단한 키워드 입력만으로 맛집의주소, 상호 명, 주요 메뉴, 대표 이미지, 분위기, 관련 블로그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재 다이닝코드는 약 21만 개의 맛집과 246만여 개의 맛집 블로그 링크를 제공하고있다.

‘진짜 맛집 플랫폼’ 이라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사용자들의 신뢰를 등에 업은 다이닝코드는 출시 1년 만에 국내 대표 맛집 추천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한 달 평균 50만 명이 다이닝코드에 접속해 정보를 얻어가고 있다. 특히 재방문율은 50%에 육박한다. 정보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불가능한 수치다.

벤처업계에서도 다이닝코드를 주목하기시작했다. 다이닝코드의 잠재력을 인정한 벤처 캐피털( VC)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2억 원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TIPS)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6억 원을 지원받았다.

총 8억 원의 투자 금액은 고스란히 서비스개발에 사용됐다. 올가을에 출시될 ‘다이닝코드 중국어 버전’은 그 결과물 중 하나다. 신 대표는 말한다. “중국 관광객, 이른바 ‘요우커’를위한 중국어 버전의 앱 서비스를 조만간 출시합니다. 비단 중국어 버전뿐 아니라 일본, 영어권 등 해외 관광객들을 위한 서비스도 준비중입니다. 또 차후에는 해외여행을 떠나는 국내 사용자들이 해외 현지에서 쓸 수 있는 서비스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다이닝코드는 잇단 투자유치 성공과 사용자들의 호평을 기반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신 대표는 아직‘성공’과 ‘성장’이라는 단어를 경계한다. 변화무쌍한 스타트업 세계에서 방심은 금물이기 때문이다.

“한순간 방심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난관에 봉착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특성입니다. 지난 1년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업무의 연속이었죠. 아직 저희가 성공을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여전히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팀원들과 지혜를 모아 하나둘씩 해결해 나갈 겁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해왔던 것처럼 말이죠.”

대다수 신생 스타트업의 공통된 고민거리는 바로 ‘수익원 확보’다. 다이닝코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신효섭 대표는 아직수익에 대한 고민은 없다고 말한다. 다이닝코드의 당면 과제는 수익 창출이 아니라 사용자의 신뢰를 구축하는 서비스 구현이라고 강조한다. “생각해놓은 여러 개의 수익원이 있습니다. 쿠폰 서비스, 예약 서비스, 온라인 광고사업 등 다양하죠. 하지만 당장은 사용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신뢰가 기반이 된 서비스를 구축한다면 수익은 자연스레따라올 거라고 확신합니다.”

신효섭 대표와의 만남이 마무리될 때쯤,인터뷰 내내 참아왔던 질문을 다시 꺼냈다. 그는 진정한 맛집을 검색할 수 있는 팁을 소개해 주었다. “아기자기하고 분위기 좋은 음식점을 찾으신다면 ‘오빠랑’을 꼭 넣어서 검색하세요. 그리고 조용한 분위기와 오로지 맛으로 승부를 내는 음식점을 찾으신다면 ‘허름한’,‘노포(老鋪)’, ‘오래된 집’이라는 키워드를 넣어보세요. 꽤 괜찮은 맛집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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