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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 RIDE] 마이바흐 S600

S클래스 기풍 뛰어넘은 벤츠 럭셔리 세단의 끝판왕

메르세데스 벤츠가 끝판왕을 내놨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클래스다. S클래스를 기반으로 더욱 호화롭게 만든 최고급 세단이다. S클래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벤츠가 마련한 선물이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최고를 경험해 본다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은 호기심을 자극했고 놀라움을 안겼으며 만족감을 선사했다. 마이바흐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만든 최고급 차량이다. S클래스보다 한 수 위다. 벤츠는 마이바흐를 서브브랜드로 따로 떼어냈다. S클래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나름의 배려라 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14년 광저우 모터쇼와 LA 모터쇼에서 마이바흐를 데뷔시켰다. 올해 4월에는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 시장에 공개했다. 한국에서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클래스는 S600과 S500 두 가지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모델이 2억 9,400만 원,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500 모델이 2억 3,300만 원이다. 출시 후 바로 200대 이상이 계약됐다. 최고를 원하는 사람들은 늘 있기 마련이다.

최상위 모델인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은 겉으로는 크게 위화감을 주지 않는다. 얼핏 보면 S클래스와 비슷하다. 올리버 브리츠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프로덕트 총괄이사는 서울모터쇼에서 이 차량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클래스는 마이바흐가 지닌 특별함과 S클래스의 완성도를 결합한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입니다. 개성과 럭셔리라는 측면에서 가장 까다로운 고객들의 기대를 충족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마이바흐 S600의 후드와 트렁크 리드에는 여전히 벤츠를 상징하는 세 꼭지 별이 붙어있다. 마이바흐는 S클래스를 완벽하게 쇼퍼드리븐으로 꾸며낸 호화 세단이다. S클래스는 그 자체로도 완벽한차량이다. 더 손댈 곳 없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제품에서 새로움을 이끌어 내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외관상 차이점은 있다. 마이바흐 S600은 S클래스보다 조금 더 우아한 라디에이터그릴과 접시 모양의 단조 20인치 휠을 달았다. 앞 펜더에는 12기통 엔진임을 나타내는 V12로고가 붙어있다. 결정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건 C필러에 붙어 있는 마이바흐 엠블럼이다. 트렁크 리드 왼쪽에도 마이바흐 로고가 선명하다.

가장 큰 변화는 차체에 있다. B필러와 C필러 사이를 207mm 늘여 S클래스 롱휠베이스 모델보다 차체가 길어졌다. 길어진 만큼 옆모습도 변했다. C필러를 새롭게 설계해 우아한 선을 만들었다. C필러 뒤에는 독립적인 삼각형 창이 생겨났다.

마이바흐는 뒷좌석 중심인 쇼퍼드리븐카다. 마이바흐 S600 시승도 뒷자리에서 시작됐다. 벤츠코리아에서 나온 전담 직원이 뒷문을 열었다. 깊숙한 좌석에 몸을 실었다. 마이바흐는 차체를 늘렸음에도 뒷문 길이는 오히려 66mm 짧아졌다. 덕분에 뒷자리 승객이 앉는 위치는 문보다 더 뒤로 물러나 있다. 이로 인해 뒷자리에 탄 승객은 C필러와 작은 삼각형 창으로 얼굴을 가릴 수 있다. 실제로 앉아보니 답답함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외부로부터 시선을 가릴 수 있었다. 주목받고 싶지 않은 마이바흐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디자인이다.

벤츠코리아 직원이 문을 살짝 밀었다. ‘찰칵’하며 문이 저절로 끝까지 닫혔다. 뭐, 이 정도로는 별 감흥이 없다. 국산 고급차에도 달린 기능이다. 하지만 좀 더 다른 특별함이 눈길을 끌었다. 마이바흐는 뒷자리 승객을 위한 안전장치도 특별했다. 안전띠를 채우는 홀더가 붉은색 등을 깜박이며 올라왔다. 안전띠 안에 에어백 기능을 넣은 벨트 백을 채우자 마음까지 든든해졌다.

본격적으로 뒷자리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보이는 곳이 모두 최고급 가죽과 나무로 둘려 있었다. 보드라운 가죽 마감과 바늘땀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천장과 바닥, 지붕을 지지하는 기둥에도 벨벳처럼 기모가 있는 가죽이 휘감겨 있었다. 차체가 길어진 덕분에 무릎 공간도 159mm가 늘어났다. S클래스 롱휠베이스 모델보다 공간이 더 넉넉해졌다. 기본적으로 내부 구조는 S클래스와 같다. 하지만 독립적인 좌우 좌석을 항공기 일등석처럼 꾸몄다. 마이바흐S600에는 기본 적용되는 이그제큐티브 시트(Executive Seat)가 자리 잡고 있다. 등받이 각도와 허리 받침, 다리 부분을 각각 따로 조절하거나 머리 받침대위치도 바꿀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쇼퍼 포지션(Chauffeur position)이었다. 문짝에 달린 버튼을 누르자 운전석 옆 동승석 시트가 대시보드 쪽으로최대한 밀리면서 뒷좌석 오른쪽 레그룸이 77mm 더 늘어났다. 뒷좌석 등받이는 43.5도에서 19도까지 눕힐 수 있다. 침대처럼 완전히 눕히지는 않았다.충돌 시 몸이 미끄러져 떨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한 최대 한계치 각도였다.

뒷자리를 좌우로 가르는 센터콘솔에도 여러 기능이 담겨있다. 비행기 일등석 좌석처럼 좌우로 펼쳐지는 접이식 테이블을 갖췄고, 보온 · 보냉 기능을 제공하는 컵홀더도 마련해놓아 음료를 차게 또는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다. 마이바흐는 대형 파노라마 선루프도 남다르다. 버튼을 누르면 선루프창의 투명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매직 스카이 컨트롤(MAGIC SKYCONTROL) 기능이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살이 부담스러워 버튼을 누르자 창이 짙은 청색으로 변했다. 고층 건물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자 다시 버튼을 눌러 투명하게 바꿨다.

차량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리모컨을 꺼내 들었다. 앞좌석 머리 받침대 뒤에 달린 스크린에 화려한 그래픽으로 탄생한 마이바흐가 나타났다. 리모컨으로 이것저것 눌러보며 차량 상태를 제어했다. 안마도 받고 실내 온도도 바꿔 보았다. 음악을 들어보기 위해 다시 리모컨을 눌렀다. 오디오시스템 엔벤츠코리아가 준비한 재즈와 클래식,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들어 있었다. 사운드 시스템은 독일 하이엔드 음향기기 메이커 부메스터가 맡았다. 시동을 걸면 문짝에 달린 고음용 트위터가 나사처럼 빙그르 돌면서 밀려 나오고 조명까지 들어오는 재미난 녀석이었다. 부메스터가 마이바흐를 위해 특별 제작한 것이다. 부메스터가 만든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눈과 귀로 최상의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었다. 스피커 24개에서 나오는 소리는 음악감상실보다 더 입체적이었다. 뒤에서 바라본 운전석은 꽤 멀게 느껴졌다.그럼에도 운전석 대시보드에 달린 동그란 시계의 IWC 로고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슬쩍 웃음이 나왔다. 마이바흐는 돈 많은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을 곳곳에 끼워놓고 있었다.

마이바흐 S600이 숨기고 있는 기능은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버겁다. 그래도 한번 살펴보자. 나이트뷰 어시스트는 야간 주행 시 보행자나 동물을 적외선 카메라로 인식해 계기반에 보여준다. 앞차와 간격을 능동적으로 조절하고 굽은 차선까지 따라가는 디스트로닉 플러스는 반자율주행을 가능하게한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열선 기능이 있는 암레스트, 방향제 발산과 음이온 공기청정 기능이 있는 실내 공기조절 시스템은 그저 액세서리에 불과할 정도다.

마이바흐 S600은 배기량 5,980cc, 신형 V형 12기통 트윈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여기에 7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마이바흐는 최고출력 530마력(4,900~5,300rpm), 최대토크84.7kg·m(1,900~4,500rpm)를 뿜어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5초에 주파한다. 마이바흐 S600의 달리기성능을 언급하는 건 싱거운 일이다. 우아하게 치장했지만 언제라도 야수로 돌변할 수 있다. 최고급 럭셔리 모델임에도 ECO스타트·스톱 기능을 달아 리터당 복합연비가 6.8km다. 사실 이런 차에서 연비를 따지는 것도 우습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모든 걸 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이해할 만하다.

세 꼭지 별 아래 숨어있는 V12 트윈 터보 엔진의 강력한 사운드가 두꺼운 벽 너머에서 희미하게 들려왔다. 강력한 심장은 5.5미터, 2,390kg에 달하는 거구를 조용하게 움직였다. 창밖에선 맹렬한 바람이 차체를 때리고 타이어와 도로가 싸우고 있지만, 실내는 고요했다. 마이바흐는 고강성 차체에 방음 재료를 듬뿍 사용하고 밀폐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도어씰을 개선했다.바닥 주변의 미세 진동도 완벽하게 억제했다.

7단 자동변속기는 V12 엔진이 선사하는 부드러움을 훼손하지 않고 탑승객에게 평온함을 선사했다. 마이바흐는 마치 크루즈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승차감이 여느쇼퍼드리븐 차량보다 훨씬 뛰어났다. 무엇보다 부드럽고 푹신한 머리 받침대는 정말 갖고 싶은 아이템이었다. 완벽한 이동기계란 생각이 들었다.

휠베이스가 길수록 승차감은 좋아진다. 마이바흐 S600의 휠베이스는 3,365mm에 달한다. 여기에 매직 보디 컨트롤이추가되어 실제 승차감은 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편안했다.매직 보디 컨트롤은 카메라로 전방 노면 요철을 읽어 전자제어서스펜션이 그 요철에 따라 진동의 감폭(damping)과 차고를 변경해 자세를 완벽하게 수평으로 유지하는 시스템이다.

숫자와 장비를 구구절절 거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탄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앉아보면 더 놀라운 감동이 기다리고 있다. S클래스의 완벽함에 마이바흐다운 고급스러움을 결합했다.

마이바흐는 우여곡절이 많은 차다. 마이바흐는 첫 번째 메르세데스 차량 개발의 주역인 기술자 빌헴름 마이바흐가 아들 카를 마이바흐와 함께 1919년 탄생시킨 브랜드다. 마이바흐는 1930년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고 고급스러운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였다. 마이바흐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자동차 세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02년 마이바흐를 부활시켰다. 2002년 메르세데스 벤츠가 처음 마이바흐를 내놓았을 때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국내에서도 재벌 총수들이 타는차, 한류스타가 구매했다는 이야기로 화제가 됐다. 벤츠가 60년간 잠자고 있던 마이바흐를 꺼내 든 이유는 롤스로이스, 벤틀리, 부가티 등 역사 깊은 고급 브랜드에 대항하기 위해서였다.시대의 변화는 많은 것의 기준을 바꾸게 마련이다. 마이바흐는21세기에 어울릴 첨단기술과 더불어 현대적인 기품과 안락함을 함께 담았다. 마이바흐가 그동안 나온 럭셔리 세단을 평범해 보이게 만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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