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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 RIDE] 순수전기차 BMW i3

현실에서 만나는 미래형 자동차


순수전기차 BMW i3는 올해 서울시가 공모한 전기차 보급 사업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지속 가능한 이동수단을 만들기 위해 설계부터 생산까지 혁신을 시도한 B MW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당장 타고 다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전기차 BMW i3를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았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올해 4월 서울시가 ‘전기차 민간보급 사업’ 대상자를 공모했다. 모두 565명(전기승용차 510대, 전기트럭 35대, 전기이륜차 20대)을 선정해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이었다(전기차를 구입하면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환경부가 1,500만원을 지원한다. 서울, 제주, 대전, 광주, 창원, 영광, 당진, 포항, 안산, 춘천 등 10개 전기차 선도 도시는 추가 보조금도 지급한다. 서울시는 올해 ‘전기차 민간보급 사업’을 통해 전기차 1대당 최대 50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821명이 신청한 전기승용차 부문에서는 절반이 넘는 424명이 BMW i3를 선택했다. 지난 7월 6일 서울시가 무작위 전자추첨을 통해 보조금 지원 대상자를 뽑은 결과, 전기승용차 물량 510대 중 274대가 BMW i3였다. 다음으로 기아차 쏘울EV, 르노삼성 SM3 ZE 순이었다. BMW i3 가격은 룩스 모델 5,710만 원, 솔플러스+모델 6,420만원이다. 환경부 지원금 1,500만원과 서울시 추가 지원금 500만원 등 2,000만원을 보조 받으면 3,000만원 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만든 순수전기차를 이 정도 가격에 탈 수 있다는 건 꽤나 구미 당기는 일이다. 경쟁차에 비해 30~40% 이상 높은 가격임에도 i3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이유다. 그 가치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BMW코리아가 지난해 중반 국내 시장에 출시한 i3를 다시 한번 들여다 보기로 했다.


미래 전기차의 모습
i3는 어딜 가나 시선을 사로잡는다. 모터쇼에 등장하는 미래형 콘셉트카 모습을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한 모양이지만 BMW 패밀리룩을 따르고 있다. 툭 튀어나온 앞 범퍼 양쪽 끝부분엔 동그란 안개등이 자리잡고 있다. 범퍼 위쪽엔 BMW임을 알려주는 ‘키드니 그릴’이 파란색 테두리를 두르고 있다. 전기차인 탓에 공기 흡입구는 없다. 헤드라이트는 작지만 살짝 치켜뜬 모양새다. 푸른색을 띄는 U자형 주간 주행등까지 더해져 암팡진 인상을 하고 있다. i3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건 옆모습이다. 앞뒤 오버행이 극단적으로 짧다. 순수전기차이지만 자신이 BMW라는 사실, 후륜 구동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앞 펜더는 툭 튀어나와있다. 뒷문 유리창은 앞문 유리창보다 아래로 더 내려와 있다. 트렁크까진 다시 좁은 사다리꼴 유리창으로 연결되어 있다. i3는 뒷문이 앞문과 반대 방향으로 열린다. 투도어 형태로 구성되어 있지만, 대문처럼 양쪽으로 열리는 코치도어다. 뒷모습은 작은 SUV같은 모습이다. U자 모양 LED라이트로 치장한 후미등은 투명하게 처리한 테일게이트 안에 설치되어 있어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다.

리모컨키로 잠금장치를 해제하면 푸른색 실내 조명이 환하게 들어온다. 실내는 단순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다. 천연 가죽과 원목, 양모, 재생 가능한 소재 등이 적절히 섞여 있다. 계기반은 운전대 뒤에 직사각형으로 단출하게 자리잡고 있다. 운전대 오른쪽엔 주차-중립-주행 모드를 선택하는 뭉툭한 레버가 달려있다. 시동 버튼 역시 이곳에 있다. 대시보드 위 가운데엔 5.5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따로 있어 다양한 주행 정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1열 위 천장에는 좌우로 분리된 썬루프가 달려 있다. 운전자와 동승자가 각자 머리 위에 있는 선루프를 열고 닫을 수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i3에는 첨단 편의 장비도 가득하다. 전·후방 주차 센서와 후방카메라, 능동형 정속 주행장치와 전방추돌 및 보행자 경보장치 등이 달려 있다.


강력한 가속력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출발준비가 됐다는 파란색 불이 들어온다. 레버를 주행 모드로 돌린 후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차는 움직이지 않는다. 전기차는 토크가 처음부터 일정하게 나오는 전기모터를 달고 있어 다단변속기가 필요없다. 따라서 자동(다단)변속기를 단 내연기관 차량이 주행 모드에서 저절로 전진하는 크리핑(Creeping) 현상이 없다. 가속 페달을 밟아야 그제서야 서서히 움직인다. 소리나 진동이 전혀 없고 부드럽게 앞으로 나간다.

BMW는 친환경차로도 달리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 자동차 메이커가 적은 에너지원으로 조금이라도 많이 움직이는 기술에 몰두했을 때, BMW는 역동적인 주행성능까지 전기차 개발 콘셉트에 포함시켰다. 자동차 본연의 재미를 반감시키지 않는 BMW다운 발상이다. 후륜 구동인 i3는 전기모터를 차체 뒤편에 달고 있다. 덕분에 후드엔 엔진 대신 작은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i3는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5.5kg·m를 발휘한다. i3의 초반 가속 성능은 놀랍다. 토크가 처음부터 최대치로 발휘되는 전기모터 특성이 그대로 나타난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시트에 몸이 파묻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6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7초, 시속 100km까지는 7.2초면 충분하다. 폭스바겐 골프 GTD의 제로백(7.5초)보다 빠르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시속 150km다.

i3는 가속페달 하나로 가속과 감속이 가능하다. 차량이 굴러가는 힘을 이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시스템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으면 전기모터가 동력을 일으켜 차를 움직인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발전기 저항이 강하게 걸리면서 배터리를 충전한다. 이때 제동효과가 함께 발생한다. 급제동을 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충분히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이런 특징은 주행 중에도 계속된다. 도로를 달리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급격히 줄어든다. 엔진브레이크가 강하게 걸리는 느낌이다. 거꾸로 말하면 탄력(관성) 주행이 쉽지 않다. 하지만 BMW는 고속으로 달릴 때 어느 정도 탄력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정해 놓았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익숙해지면 일반 차량을 운전하는 것보다 편하다. 코너에 들어설 때 속도를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로 발을 옮기지 않아도 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주행에서도 운전이 한결 수월하다.


시티카로 손색없는 차
i3는 순수전기차다. 내연기관 없이 고전압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를 이용해 전기모터를 돌려 동력을 제공한다. i3는 차체 중앙 바닥에 용량 18.8kWh짜리 고출력 리튬이온 배터리 팩을 달고 있다. 배터리 팩 내부는 배터리 모듈 8개, 냉매를 이용한 냉각장치 및 배터리관리시스템(BMS)으로 구성된다. 삼성SDI가 배터리 모듈 1개 안에 12개씩 들어가는 각형 배터리 셀을 공급하고 있다. BMW가 이 셀을 공급받아 자체적으로 모듈과 팩을 제작하고 있다. i3는 차체가 높은 편이지만 회전 시 매우 안정적이다. BMW가 i3를 위해 별도로 개발한 차체 구조 덕분이다. i3는 아래는 무겁고 위는 가벼운 오뚝이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 무거운 배터리는 차체 아래에 설치하고 승객들이 탑승하는 차체 상부 구조는 초경량 고강도 신소재인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제작했다. 구동계통인 드라이브 모듈에는 대부분 알미늄을 적용해 공차 중량이 1,300kg에 불과하다. 다른 BMW 모델들처럼 앞뒤 무게 배분도 50대 50을 맞추고 있다.

i3는 완전 충전 상태에서 132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사용 설명서에 그렇게 나와 있다. 하지만 실제 시승한 결과는 조금 달랐다. 완충 상태에서 84km를 주행한 뒤 계기반을 보니 잔여 주행가능거리가 24km였다. 뜨거운 여름햇빛을 견디기 위해 에어컨을 강하게 틀고 운전한 탓에 배터리 사용이 늘었기 때문이었다. i3는 효율을 높여주는 에코 프로(Eco Pro) 모드와 에코 프로플러스(Eco Pro+) 모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에코 프로 플러스’를 선택하면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고 속도도 시속 90Km로 제한된다. 에어컨 사용이 많아지는 여름과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는 추운 겨울에 주행 거리가 짧아지는 것도 아직은 막을 길이 없다. 그런데 BMW그룹이 전 세계 승용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루 평균 운행거리를 조사한 결과 50Km로 나타났다. 1회 완충에 130Km를 달릴 수 있는 i3 정도면 도심 운행용으로 무리 없이 쓸 수 있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충전 문제는 아직 소비자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다. 아직까지 전기차는 촘촘한 충전 인프라가 없으면 도심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주행거리 연장을 위해 배터리 용량을 무작정 늘릴 수도 없다. i3 배터리 팩의 무게는 235kg으로 전체 차량 무게의 18%를 차지한다. i3는 완속 충전기로 100% 충전하는 데 3시간이 소요된다. 국내 고객을 위해 BMW코리아가 제작한 i월박스 가정용 충전기도 3시간이 걸린다. 급속충전기로는 80% 충전까지 30분이 걸린다. 이와 별도로 220V 전압을 사용하는 비상용 충전기는 완전 충전까지 8~10시간이 걸린다.


선택 가능한 대안
BMW코리아는 지난 4월 말 민간 전기차 충전 사업자인 포스코ICT와 함께 아코르호텔그룹 산하 전국 호텔 체인점에 전기차 충전소 15기를 설치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BMW코리아는 전국 80개 이마트 매장에 충전기 120기를 설치한 바 있다. 현재 여주 아울렛에도 전기차 충전기 3기가 설치되어 있다. BMW코리아는 패밀리 레스토랑, 백화점, 영화관 등을 대상으로 충전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2020년까지 누적 전기차 20만대 보급을 추진하는 방안으로 4대 핵심 과제(핵심 기술 개발·차량 보급 확대·충전시설 확충·민간참여 촉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기차 양산을 위해 2020년까지 공공급속충전시설을 1,400기까지 확충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공공장소에 이 시설을 설치해 전기차 활성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BMW는 지속 가능한 도시 이동 수단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i시리즈를 개발했다. i3는 혁신 덩어리다. 단순히 전기차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소재와 제조 과정에서도 친환경에 대한 의지를 찾을 수 있다. BMW는 실내에 사용된 소재를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생산하고 재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렇다.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를 실내 인테리어에 적용했고 음료 캔을 재활용한 알루미늄을 사용해 드라이브 모듈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었다. 사용 후 폐기된 배터리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소에서 임시 전력저장장치로 재사용한다. 제조공장 전력도 친환경 발전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i3를 생산하는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은 풍력발전으로 돌아간다. 라이프히치 공장은 차량 한 대를 생산하는데 일반 생산시설보다 에너지 50%, 물 70%를 적게 사용한다. 차체인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만드는 미국 워싱턴주 모세 레이크(Moses Lake) 인근 공장도 그랜드 쿨리댐의 수력발전에서 얻은 전력으로돌리고 있다.

전기차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내에서만 쓴다는 전제 하에 진지하게 구매를 고려하는 이들도 점차 늘고 있다. 세컨드 카를 보유할 여유가 있거나 시대를 앞서 가는 얼리어답터임을 자부한다면 전기차 선택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 i3는 가장 높은 완성도를 지닌 선택 가능한 전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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