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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양강 스와치 vs. 리치몬트 한국시장 영업실적 비교해보니…


리치몬트코리아의 2014년 감사보고서가 지난 6월 30일 공개됐다. 스와치그룹코리아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는 이보다전인 4월 13일 나왔다. 리치몬트코리아와 스와치그룹코리아는 세계 시계업의의 양대산맥인 리치몬트그룹과스와치그룹의 한국 자회사다. 포춘코리아가 두 시계회사의 지난해 실적을 비교해 보았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세계 시계산업은 스와치그룹과 리치몬트그룹이 주도하고 있다. 두 그룹은 패션이나 소형 전지 사업 등도 영위하고 있지만, 시계 사업 부문의 매출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유명 시계 브랜드들도 많이 가지고 있어 대표적인 글로벌 시계 기업으로 통한다. 스와치그룹과 리치몬트그룹의 지난해 시계·주얼리(스와치그룹이 사업보고서에서 시계와 주얼리 사업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아 함께 계산했다) 사업 부문 매출은 각각 10조 6,978억 원, 10조 9,704억 원으로, 세기의 라이벌답게 엇비슷한 실적을 기록했다.

스와치그룹은 그 이름(Swatch·스위스 시계(Swiss Swatch)와 두 번째 시계(Second Watch)라는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만큼이나 시계 사업에 특화돼 있다. 운영하고 있는 소비재 브랜드 19개 모두가 시계를 취급하며, 시계의 종류도 다양해 가격 스펙트럼 폭이 넓다. 리치몬트그룹은 20개의 소비재 브랜드를 운영 중인데, 이 중에서 12개 브랜드가 시계를 취급한다. 이들 브랜드는 전부 고가의 시계만 취급하는 명품 브랜드들로, 12개 브랜드 중에서도 7개는 시계 전문 브랜드이다. 스와치그룹에서는 ‘오메가’가, 리치몬트그룹에서는 ‘까르띠에’가 가장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자랑한다.


국내에서도 막강한 영향력
스와치그룹과 리치몬트그룹은 자회사인 스와치그룹코리아와 리치몬트코리아를 통해 국내 시계시장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스와치그룹 코리아와 리치몬트코리아 양사가 차지하는 국내 시계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꾸준히 60% 이상을 상회해왔다. 2015년 현재 스와 치그룹코리아에서는 브레게, 오메가를 비롯한 13개 브랜드를, 리치몬트코리아에서는 바쉐론콘스탄틴, 까르띠에를 비롯한 10개 브랜드를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다.
스와치그룹코리아는 1994년 8월 설립됐다. 회사 자본금은 63억 원이며 스와치그룹이 지분의 100%를 소유하고 있다. 리치몬트코리아의 설립 시기는 1997년 1월이다. 설립 당시 이름은 까르띠에로, 처음에는 까르띠에 브랜드만 취급했다. 하지만 같은 해 까르띠에의 모회사인 방돔럭셔리그룹이 리치몬트그룹에 흡수되면서 취급 브랜드가 리치몬트그룹의 다른 브랜드들까지 확대됐고, 이에 따라 사명도 2001년 10월 1일 현재의 리치몬트코리아로 변경됐다. 회사 자본금은 59억 원이며 리치몬트 인터내셔널 홀딩스가 지분의 100%를 소유하고 있다.

스와치그룹과 리치몬트그룹이 글로벌 시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듯이 스와치그룹코리아와 리치몬트코리아 역시 국내 시계시장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세계 시계시장에서 스와치그룹과 리치몬트그룹의 시장점유율(올해 3월 CNBC 조사)이 34%인데 비해 국내에서는 그 두 배인 60~70%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국내에서의 영향력이 훨씬 더 큰 셈이다.


두 기업의 지난해 성적은?
지난 6월 30일 리치몬트코리아의 지난해 감사보고서가 공시됐다. 지난해 감사보고서가 올해 6월에 나온 이유는 리치몬트코리아의 회계연도가 매년 3월 31일 시작해 다음 해 4월 1일 끝나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 13일에는 스와치그룹코리아의 지난해 감사보고서가 공시됐다. 스와치그룹코리아의 회계연도는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회계연도 시작 시점이 리치몬트코리아보다 한 분기 더 빠르다.

두 회사의 감사보고서를 비교해 보면 재밌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스와치그룹과 리치몬트그룹의 시계·주얼리 사업 부문 매출이 서로 비슷한 규모를 보이는 데비해 스와치그룹코리아와 리치몬트코리아의 매출은 1대 2 정도로 리치몬트코리아가 2배 정도 더 많다는 점이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스와치그룹코리아가 3,055억 원, 리치몬트코리아가 6,013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이 비단 지난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직전 연도인 2013년 매출역시 스와치그룹코리아가 2,722억 원, 리치몬트코리아가 5,356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모기업이 시계 부품 제조 및 유통 등 비교적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자회사들은 완성품 시계 유통 사업에만 집중해 생겨난 현상이다.


매출액 2배 차이는 왜?
하지만 모회사와 자회사 간 사업 구조의 차이를 고려해도 매출액이 두 배나 차이가 나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스와치그룹코리아와 리치몬트코리아가 운영하는 브랜드 수는 각각 13개, 10개로, 오히려 스와치그룹코리아가 더 많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온라인 시계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정희경 타임포럼 대표는 다음과 같은 해석을 내놓는다. “스와치그룹이 저가에서 고가까지 폭넓은 브랜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데 비해 리치몬트그룹은 고가 위주의 브랜드만 운영하고 있잖아요. 이 차이가 국내 자회사들의 특수한 상황( 완성품 시계 유통 사업에만 집중)과 맞물려 매출 볼륨에 주는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매출 기여도가 큰 2순위, 3순위 브랜드로 내려가면 스와치에는 200만~300만 원대 시계도 흔한데, 리치몬트는 비교적 저렴한 축에 속하는 브랜드에서도 500만 원 이상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거든요. 제품 평균 판매가에서 리치몬트가 크게 앞서다 보니 나타난 현상인 것 같습니다.”

하이엔드급 브랜드 시계 판매 경쟁에서 스와치그룹코리아가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정 대표는 말한다. “최상위급 브랜드들은 객단가가 워낙 높기 때문에 매출 볼륨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이들 브랜드의 매출 경쟁에서 스와치그룹코리아가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두 기업이 개별 브랜드의 매출 규모를 따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고가의 시계를 매매하는 마니아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대략적인 계산을 할 수 있거든요. 스와치그룹코리아에 속한 브레게나 블랑팡이 리치몬트코리아에 속한 바쉐론 콘스탄틴이나 랑에 운트 죄네, 로저드뷔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을 못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중고명품숍 관계자는 말한다. “리치몬트그룹 계열의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워낙 좋은 이미지를 잘 만들어놨습니다. (매출 우위를 가늠할 수 있는) 거래 동향이나 가격 변화 등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수요는 확실히 리치몬트 계열의 브랜드가 더 많다고 이야기해 드릴 수 있어요. 객단가가 높은 1진급 브랜드들의 매출 경쟁에서 리치몬트코리아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평가 기준에 따라 해석 달라
하지만 이런 매출액 차이가 ‘스와치그룹코리아가 리치몬트코리아보다 장사를 못했다’는 결론으로 귀결되는 건 아니다.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등 영업 효율 비교에서는 스와치그룹코리아가 더 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평가 기준을 전체 매출 볼륨으로 할 것이냐 영업 효율로 할 것이냐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스와치그룹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1,121억 원, 387억 원이었다. 리치몬트코리아는 동 부문에서 1,550억 원, 84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거의 2배 차이가 났던 매출액에 비해 매출총이익 차이가 크게 줄어든 것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영업이익은 오히려 스와치그룹코리아가 리치몬트코리아에 비해 4배 이상 많은 모습을 보인다. 리치몬트코리아가 매출원가와 판매 관리비 지출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판매관리비의 차이를 눈여겨볼 만하다. 리치몬트코리아는 지난해 판매관리비로 1,446억 원을 썼다. 스와치그룹코리아의 판매관리비 734억 원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은 금액이다. 판매관리비는 직원 급여 및 접대비, 광고선전비 등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판매관리비 지출이 많아질수록 서비스의 질이 올라가고 기업이 각 브랜드를 홍보하는 횟수도 많아진다. 이렇게 되면 매출 역시 자연스레같이 상승곡선을 그린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보면 두 기업 간 실적 차이는 지출 비용의 크기와 쓰임에 큰 영향을 받은 것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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