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일란트는 세계 보일러 시장 1위 기업이다. 연간 약 170만대의 보일러를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연 매출 규모는 약 24억유로(약 3조1,000억원)에 달한다. 세계 보일러 시장은 유럽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바일란트 외에도 보쉬, 비스만 등이 세계 시장에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유럽은 가스보일러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바일란트는 1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회사 설립연도는 18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일란트의 창업자인 요한 바일란트(Johann Vaillant)는 1894년 세계 최초의 욕조 온수용 가스보일러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바일란트가 세계 보일러 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한 첫 번째 신호탄이었다.
바일란트는 1905년 벽걸이형 온수기 개발에 이어 1924년에는 중앙 난방식 가스보일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1961년에는 세계 최초로 벽걸이형 가스식 온수 순환 보일러를 개발했고, 1967년에는 온수 난방 콤비 시스템을 선보였다.
바일란트는 끊임없는 혁신을 지속했다. 1990년대에는 가정용 벽걸이형 고효율 콘덴싱(Condensing) 보일러를 출시했다. 콘덴싱은 보일러가 연료를 연소하고 배출시키는 열(잠열)을 재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콘덴싱 보일러는 고효율 보일러의 대명사와도 같다.
바일란트는 1990년대에 태양열 온수기 판매를 기점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진출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바일란트의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해나가고 있다. 2006년 지열·공기열·지하수열을 활용하는 히트펌프(냉·난방이 모두 가능한 공기조화 설비) 생산을 시작했고, 2008년부터는 태양열 집열판과 소형 열병합 발전기 등 신재생에너지 제품 라인을 더욱 다양화했다.
바일란트는 세계 1위 보일러 기업의 위상에 걸맞게 글로벌 네트워크도 탄탄하다. 세계 20여개 국가에 지사를 운영하면서 75개 국가에 프리미엄 친환경·고효율 냉·난방 시스템 등을 판매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대부분 제품은 주로 독일에서 생산된다. 그 외에 일부 유럽 지역과 중국에 현지 맞춤형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생산기지와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바일란트는 2014년 8월 한국 현지법인인 ‘바일란트그룹코리아’를 설립하면서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을 시작했다. 또 올해는 한국 시장에 판매할 주력 제품에 대한 인증 절차도 완료했다.
바일란트가 한국 시장에 선보이는 대표 제품은 고효율 콘덴싱 가스보일러 ‘에코텍 플러스(ecoTEC plus)’ 시리즈 3종이다. 이 제품은 지난 6월 출시돼 판매에 들어갔다.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질소산화물(NOx·대기오염 물질인 일산화질소, 이산화질소 등을 말함) 1등급 인증을 획득한 고효율·친환경 가스보일러다.
‘에코텍’ 시리즈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300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특히 열효율과 내구성 면에서 뛰어난 품질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콘덴싱 가스보일러다. 유럽 프리미엄 보일러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품으로 꼽힌다.
바일란트는 한국 보일러 시장에서 특히 ‘ 프리미엄 제품’ 시장을 전략적인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가정용 가스보일러 시장은 연간 100만~120만대규모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꼽힌다.
칼슨 보크란더 바일란트 회장은 지난 9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프리미엄 보일러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고 가격경쟁 위주의 시장만 존재한다는 점을 주목해 한국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클라우스 예쎄 바일란트 해외총괄 사장은 “바일란트는 중국 시장에 진출해 프리미엄 보일러 시장을 만들었다”며 “한국 시장에서는 우선 상위 1% 시장을 확보한 다음 점차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유길 바일란트그룹코리아 대표는 말한다. “바일란트의 사업 전략은 프리미엄 시장을 새로 개척하고 제품 품질과 서비스의 차별화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바일란트는 일반 보일러 시장에 유럽형 프리미엄 보일러를 소개해 고급 시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저희는 한국 소비자들의 고품질 제품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가격만이 주된 구매 결정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세계 1위 보일러 기업의 본격적인 진출로 한국 보일러 시장은 ‘ 전운’ 이 감돌고 있다. 국내 보일러 시장을 주도하는 경동나비엔, 귀뚜라미보일러 등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가격경쟁보다는 품질경쟁이 우선되는 프리미엄 보일러 시장이 새로운 격전장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바일란트의 출사표로 한국 보일러 시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에코텍 플러스는…
바일란트가 한국 시장에 출시한 ‘에코텍 플러스’ 모델은 모두 3가지다. 온수 출력 기준으로 각각 23/28/37kW급 제품으로 나뉜다. 개별난방을 사용하는 단독주택, 빌라, 타운하우스, 주상복합, 아파트 등 고급형 주택에 적합한 제품들이다. 고효율 콘덴싱 열교환기를 장착했기 때문에 장시간이 지나도 열효율 유지가 가능한 게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또 스테인리스 소재를 사용해 반영구적인 내구성을 지니고 있으며, 점화 및 연소 시 소음 발생도 최소화한 데다 매우 안정적인 연소성을 자랑한다.
온수 예열 및 증대 기능으로 편리하고 풍부하게 온수를 사용할 수 있으며, 간편하게 보일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손쉬운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가격은 260만~350만원대다.
바일란트그룹은…
1874년 설립된 바일란트그룹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보일러 업계 선두주자다. 창업자인 요한 바일란트 가문이 소유하는 100% 가족기업이다. 다만 바일란트 가문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전문경영인들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바일란트는 프리미엄 친환경·고효율 난방 및 환기 시스템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