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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벤처가 뛴다] <13> 김미나 넘버쓰리픽처스 대표

"전통문화는 세계 공략할 콘텐츠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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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나 넘버쓰리픽처스 대표가 15일 서울 은평구 본사에서 자신이 연출한 드라마 '아랑사또전'과 '미생'의 포스터를 배경으로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주연 기자

구전 설화, 현대적 시각 재해석… '아랑사또전' 참신한 소재로 호평

기보 지원 발판 '미생' 등 히트… 설립 2년만에 매출 150억

'드라마' 창업 활성화되려면 제작사 판권 보호 받아야


대한민국은 입헌군주제 국가라는 가정에서 현대판 왕실 로맨스를 그려낸 드라마 '궁'은 원작 만화만큼이나 큰 인기를 끌었다. 죽은 처녀 귀신이 마을의 사또를 찾아가 원한을 푼다는 구전 설화를 21세기로 가지고 온 드라마 '아랑사또전'도 참신한 기획으로 호평을 받았다. 전통적인 소재를 현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한 이 드라마들은 모두 김미나(사진·48) 넘버쓰리픽처스 대표가 연출한 작품이다.

어렸을 때부터 고전문학을 좋아했던 김 대표는 연세대 국문학과에 진학했다. 연세극예술연구회 동아리에 들어가 공연 기획을 맡으며 PD의 꿈을 키우던 그는 졸업 후 외주 제작사에 들어가 박물관 기행 등 인문학과 관련된 교양 프로그램의 연출을 담당하며 프리랜서의 삶을 살았다. 그러던 중 함께 일하던 감독의 제안으로 제작사 그룹에이트에서 드라마 '궁'을 연출하며 일을 배운 후 2010년 7월 제작사를 설립해 독립했다. 지금의 넘버쓰리픽처스다.

김 대표는 "초기 자본금 6,000만원을 들고 공동 사무실 한 켠에서 고군분투했다"며 "창업은 다 어렵지만 이 쪽 분야는 특히 초기에 문을 닫는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첫 작품으로 방송사에 가져간 '아랑 사또전' 기획안이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 길이 풀렸다"며 웃었다.



당시 방송사 제작 관계자는 넘버쓰리픽처스의 아마추어리즘을 높게 샀다. 관계자가 말한 아마추어리즘은 재벌가의 사랑과 배신, 불륜 등 타성에 젖은 콘텐츠가 아닌 고전문화를 소재로 한 참신한 기획안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제작사 설립 2년 만에 드라마 '아랑 사또전' 연출 기회를 따낸 후 넘버쓰리픽처스는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1억원의 대출 지원을 받았다. 김 대표는 "기보로부터 적지 않은 돈을 지원 받아 현재의 사무실 공간을 얻을 수 있었다"며 "회사 규모도 매출도 크지 않았지만 '아랑 사또전' 같은 콘텐츠를 만들어 세계에 한국을 알리겠다는 열정을 높게 산 기보 덕에 발판을 마련했고 지금의 넘버쓰리픽처스가 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후 회사가 자리를 잡아 가면서 드라마 '미생'과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제작을 연이어 맡았다.

이처럼 제작한 드라마가 연이어 히트를 치면서 지난해에는 150억의 매출을 올리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재 직원은 8명으로 대부분 작품을 기획하고 작가와 콘텐츠 아이템을 공유하는 PD들이다. 김 대표는 PD를 꿈꾸면서도 여건이 되지 않아 포기하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생각으로 직원을 채용한다.

김 대표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고전문학이야 말로 아직 열리지 않은 콘텐츠의 보고라고 말한다. 그는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나 잘 다뤄지지 않은 고전, 역사적 사료의 행간에 숨어 있는 이야기에 상상력을 불어 넣어 만든 작품을 수출하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라고 밝혔다. 한국 전통 정서에서 이야기하는 행운의 숫자 3을 회사이름(넘버쓰리)으로 쓴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처음 회사 이름을 듣는 사람들은 예전에 제작됐던 영화 '넘버쓰리'를 연상해 강한 이미지를 떠올리곤 하는데 실은 외국에 럭키세븐이 있듯 우리나라에는 넘버쓰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드라마 제작분야에서 창업이 더 많아지려면 제작사의 판권이 보호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정 시점이 지나면 방송사에 판권이 귀속되다 보니 장기적으로 제작사의 자체 콘텐츠가 확보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방영권은 넘기되 판권은 제작사의 자산으로 둬야 외주 제작사 시장에서 창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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