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한은 넉달째 기준금리 동결] 얼어붙은 회사채시장

금리 높이고 담보 걸어도 발길 뚝

연말 만기물량 9조… '백약이 무효'

기업 구조조정 맞물려 투자심리 갈수록 냉랭

연말 회사채대란 우려도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연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차환발행해야 하는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기업들은 수요자를 찾기 위해 단기물 위주로 회사채를 발행하고 금리를 높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물량은 9조1,900억원이며 이 가운데 차환발행에 문제가 없는 AAA등급(금융지주·발전사 등)을 제외한 AA급 이하 BBB(투자등급 하단) 이상 만기물량은 7조9,800억원에 달한다. 신용등급별로는 △AA급 4조9,180억원 △A급 1조6,050억원 △BBB급 1조4,600억원 등이다. 최근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A급 이하 만기를 앞둔 기업들이 차환발행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상태다. 정대호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올해 말까지 A급 회사채만 하더라도 차환을 위해 월평균 6,85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이후 실시된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 발행 규모 이상의 수요가 유입된 곳은 대부분 서브원·SK·SK브로드밴드 등 신용등급 'AA-' 이상의 우량 기업들이다. 회사채 발행을 계획 중인 기업도 삼성물산·네이버·S-OIL·롯데하이마트 등 우량기업에 국한된다. 따라서 이들 기업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차환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유통시장에서도 신용등급 'A'인 현대미포조선의 회사채 2년물과 3년물이 각각 시가평가금리 대비 128bp(1bp=0.01%), 105bp 높은 금리에 거래되고 있다. 금리가 오르는 만큼 채권가격은 내려가는데 이 정도의 금리상승은 회사채 시장의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기업들은 만기를 줄이고 발행금리를 높이거나 신용보강을 위해 담보를 설정하는 등 다양한 자구책을 동원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우선 투자자들에게 장기보유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여주기 위해 회사채를 단기물 위주로 발행하고 있다. 지난 5일 회사채를 발행했던 대신에프앤아이는 2·3년물 1,000억원 규모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전액 미매각되자 2년물 900억원으로 바꿔서 13일 발행했다. 롯데케미칼도 1일 3·7년물 각 1,5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 결과 3년물은 공급량을 상회하고 7년물에서 60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하자 3년물 발행을 2,000억원으로 늘리는 대신 7년물은 1,000억원으로 줄였다.

또한 기관들이 수요예측에서 제시할 수 있는 희망금리 범위의 상단을 높게 제시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1일 수요예측에서 희망금리 밴드 상단을 시가평가금리보다 10bp 높게 제시했다. 특히 5일 회사채를 발행한 하이트진로홀딩스는 3년물 7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시평 플러스 30bp까지 제시했다.



담보를 통해 신용을 보강한 회사채도 등장했다. 이랜드리테일이 지난달 23일 뉴코아아울렛 평택점을 담보로 회사채를 2년물 450억원 규모로 발행해 전액 소화했다.

문제는 이 같은 기업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사채의 수요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연말 본격화될 기업 구조조정 등이 시장의 분위기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며 "연말 회사채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