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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44/동원산업(재벌)

◎인간존중 열린경영 ‘노사한가족’ 뭉쳤다/임원실 문호개방 지위고하없이 격의없이 대화/바다개척 정신무장 목표 향한 팀워크·응집력강해/음료·정보통신 등 사업다각화/관리직 현장방문 소사장제 도입 내부조직 개혁도동원산업 최고경영자들은 어느 기업의 최고경영자보다 만나기가 쉽다. 부재시를 제외하고 항상 문이 열려있다. 임직원들은 특히 지위고하를 가릴것없이 누구나 사장과 회장실에 들어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회장이나 사장도 수시로 사업부서에 내려와 업무를 보고받는다. 이들간의 격의 없는 대화는 외부인이 보기엔 어색할 정도다. 동원에는 사장, 회장과 대화내용에 대해 비밀유지를 원하거나 사장실과 회장실을 오가는 모습을 다른 직원이 보는 것을 원치 않을 경우 이를위한 별도의 비밀유지용 대화채널도 마련돼 있다. 바로 사장실과 회장실에 설치된 「신바람 팩시밀리」다. 비밀유지를 원하는 직원들은 이를 이용해 팩스로 의견을 전달하면 된다. 최근들어 기업들마다 상하간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동원에 언제부터 이같은 문화가 형성됐는지 아는 직원은 거의 없다. 워낙 오래전 부터 그래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동원을 방문했던 사람들은 어느 기업보다 인간적이고 친근감이 든다고 말한다. 「격식」을 차리지 않아 부담이 없다고도 평한다. 동원에 이같은 분위기가 형성된데는 바다를 무대로 삼아 성장해 온 동원의 사업구조와 김재철 회장의 독특한 경영관에서 비롯됐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동원은 바다를 주무대로 지난 50년대까지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 원양어업을 세계 9위의 수산대국으로 끌어올린 기업이다.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최대의 수산업체다. 참치회사로는 세계최대 기업이다. 동원은 지난 69년 바다농장 개척을 위해 1천만원의 자본금으로 창업한 후 일본에서 배 1척을 신용으로 도입, 원양어업을 시작한뒤 지난 75년 대형트롤선인 「동산호」를 건조,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는 우리나라 원양어업의 조업형태가 단순어로에서 어로·가공등 기술집약적 조업형태로 바뀌는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이후 아프리카 가나에 해외전진기지를 건설해 가다랑어 채낚기조업에 나섰고 74년 라스팔마스기지를 설치, 본격적인 트롤어업을 하며 국내원양산업을 한 차원 높였다. 동원이 바다개척에 나선지 30년, 바다는 오늘의 동원을 있게 한 주무대였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바다는 어느 것을 가리지 않고 모두 포용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번 성나면 무엇으로도 막기 힘들 정도로 힘차다. 동원에도 이같은 문화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 부드럽고 친근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식품회사중 영업력이 가장 강한 회사중 하나라는 평가가 바로 이를 입증한다. 목표를 정하면 한 곳에 힘을 합치는 응집력도 갖고 있다. 이같은 문화가 형성된데는 동원창업자인 김회장의 독특한 경영관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지금까지 20여년간 지속된 「목요세미나」를 비롯해 신입사원 1명에 선배사원 1명을 배당해 맨투맨식으로 교육토록 하는 「튜터제도」 등을 도입, 동원특유의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어냈다. 김회장은 『흔히 노사관계를 「한배를 탔다」고 표현하지만 젊은 시절 선장으로 원양어선의 좁은 공간에서 선원들과 몇달 또는 1∼2년씩 집단생활을 한 것이 기업경영에 큰 도움이 됐다』며 무엇보다도 함께하는 문화, 이를통한 응집력을 강조한다. 그의 경영론이 「무대경영론」과 「범재경영론」으로 표현될 정도로 사원들의 주도적 역할참여와 소수보다는 다수의 「참여」를 요구한다. 이 가운데 무대경영론은 회사는 무대를 제공하는데 불과하고, 여기에서 화려한 연기를 하는 것은 사원의 몫이라는 뜻을 담고있다. 범재경영론은 특출한 인재보다 평범한 직원들의 팀워크가 기업경영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원은 그동안 바다를 무대로 한 외곬경영과 내실위주의 경영에 치중해 왔다. 이 때문에 보수적이고, 다른 식품기업들처럼 환경변화에 뒤늦었다는 지적도 듣고있다. 동원이 최근 음료·냉동식품·정보통신·금융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새로운 기업변신을 도모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93년에는 경영이념인 「성실한 기업활동으로 사회정의실현」을 창업이념으로 바꾸고, 「고객에게 기쁨을 주는 경영, 사람을 존중하는 경영,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경영」을 새로운 경영이념으로 제정했다. 올들어 임원진은 물론 관리직 사원 모두 현장을 의무적으로 방문토록 했다. 또 소사장제 개념의 「매트릭스제」를 도입하는 등 내부조직개혁도 추진하고 있다. 동원이 기업변신과 개혁을 통해 새로운 기업문화를 형성하면서, 앞으로 어떤 기업위상을 구축해 나갈지, 동원맨은 물론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이용택 기자> ◎20년 전통 목요세미나 ‘성장 밑거름’/전임직원 참가 정보·지식 공유 환경변화 대응 조직 결속력다져 매주 목요일 열리는 「목요세미나」는 동원산업의 문화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지난 74년 사원들의 교양과 자기계발 기회를 늘리기 위해 시작된 이 세미나는 20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28일로 1천1백16회를 맞은 이 세미나는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거른 적이 없다. 권위있는 외부강사를 초빙해 업무시작전 90분동안 열리는 이 세미나에는 사장은 물론 모든 임직원이 참여한다. 이를통해 직원들은 관심사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은 물론 동원인으로서 갖춰야 할 의식을 공유한다. 이 세미나를 통해 동원맨들은 어느 기업보다 강한 「함께하는 문화」에 자연스레 동화된다. 목요세미나가 시작된데에는 김재철 회장의 「범재경영론」이 크게 작용했다. 김회장은 기회있을 때마다 한사람의 천재보다는 힘을 합칠 수 있는 다수의 「범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복잡다변하는 기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엘리트보다는 다수의 결집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가 목요세미나를 창안한 것은 바로 이같은 경영론이 밑거름이 된 것이다. 많은 직원들에게 정보를 공유하면서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있는 능력을 키워 「힘」을 모으자는 취지였다. 이제 하나의 전통으로 굳혀진 이 목요세미나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형성하면서 수산에서 식품·정보통신등으로 사업군을 넓혀가고 있는 동원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신입사원 교육이렇게…/선배사원 「튜터」 지정/3개월간 맨투맨지도/한가족 의식 길러 동원산업 신입사원들은 반드시 「튜터(Tutor·개인교사)교육」을 받는다. 이 교육은 신입사원 1명에게 선배사원 1명이 튜터로 배치돼 신입사원의 회사생활을 책임지고 지도하는 것이다. 신입사원 교육기간 중에는 튜터로 지정된 선배사원과 신입사원이 숙식을 함께 하며 생활한다. 「열의」와 「도전」 「화합」정신을 강조하는 동원문화를 가능한 빨리 습득시켜 동원인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 기간중 신입사원들은 선배사원을 통해 동원이라는 기업과 동원에 흐르는 문화를 알게 되는 것은 물론 자연스럽게 선배사원들과 화합도 이루게 된다. 튜터교육은 신입사원 교육이 끝난 뒤 3개월간 이어진다. 선배사원들은 이 기간동안 후배사원들과 가능한 퇴근도 같이 하고 업무교육도 시킨다. 업무수행에 문제가 있을 때는 일일히 지적하고 개선시켜준다. 동고동락하는 셈이다. 사원들간 화합을 위해 시작된 이 교육은 신입사원들이 대학생활과 사회생활의 차이에서 겪게 되는 고충을 극복하면서 업무에 적응토록 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고 있다. 동원이 비슷한 규모의 다른 회사들보다 응집력이 높다는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튜터교육과 같은 독특한 교육제도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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