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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시장 정상화 방안] 건설·해운·조선 등에 링거주사… 유동성 해갈 역부족 평가도

회사채 만기 산은 80% 인수… 나머진 기업 책임<br>하이일드펀드 세지원 등 회사채펀드도 활성화<br>금리 급등에 수요부족 겹쳐 추가 지원 가능성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A등급 이상 회사채 발행규모는 8,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1조7,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자금조달 주요 수단인 회사채시장이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BBB 이하는 시장에 손을 내밀기도 힘들 정도다.

정부가 8일 회사채시장에 6조4,000억원(최대 8조5,000억원)을 긴급 투입하고 회사채안정화펀드나 채권은행 등을 통해 1조3,000억원 지원을 골자로 한 대책을 내놓은 것은 돈줄이 마른 시장에 '링거 주사'를 놓겠다는 의지다.

이번 조치는 통상마찰을 의식해 '회사채신속인수제'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지만 실상 형식은 이를 준용했다. 시장에서는 당장에는 얼어붙은 회사채시장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는 전망했다.

하지만 정부가 한국은행의 발권력까지 동원해 회사채시장에 개입한 데 대한 논란은 불가피해보인다. 이번 대책으로 급한 불은 끄겠지만 유동성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실상의 회사채인수제 동원=이번 대책의 핵심은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처한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의 발행규모를 6조4,000억원까지 늘린 데 있다. 지원대상은 건설 이외에 조선ㆍ해운 등 취약업종 전반으로 확대했다. 다만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은 지원대상에서 제외했다. 회사채 만기도래분의 20%는 기업이 자체 상환하고 나머지 80%는 산업은행이 인수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짰다. 인수 후 산은이 차환 발행하는 물량은 회사채안정화펀드(10%), 발행기업의 채권은행(30%),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하는 P-CBO(60%)에 순차로 분할 편입된다. 업체당 최고 지원한도는 대ㆍ중견기업 1,500억원, 중소기업이 750억원이다. 사실상의 회사채인수제를 동원한 것이다.

회사채펀드의 활성화 방안도 내놓았다. 일정 요건을 갖춘 회사채에 대해 기간 경과에 관계없이 관계회사가 인수한 증권의 펀드 편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신용등급 'BBB' 이하 회사채를 30% 이상 편입한 하이일드펀드는 배당소득에 대해 14% 분리 과세한다. 투자금액 5,000만원까지로 제한했다. 자산유동화법 개정을 통해 신용등급 BB를 대상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이 가능해진다.



◇한은 발권력 동원 논란도=정부와 정책금융공사는 재원조달을 위해 각각 3,500억원을 분담한다. 문제는 정금이 지원할 자금은 한국은행으로부터 지원 받는다는 점이다. 정부도 논란의 소지를 의식해 한은이 직접 신보에 출연하는 형식은 취하지 않았다. 한은법에 규정된 금융기관 대출근거를 활용해 3,500억원을 저리에 대출하면 정금이 이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상황이 더 악화됐을 때다. 다시 발권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데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발권력으로 공급된 유동성은 세금처럼 당장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물가부담으로 전이되거나 극한상황에서는 국가경제의 부채가 될 수도 있다.

◇시장 안정화될까…추가지원 가능성도=이날 대책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취약업종의 일시적 신용경색을 완화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증권시장에서는 올 하반기에 만기가 되는 A급 이하 회사채는 10조원 규모인데 이 중 취약업종의 기업들이 발행한 규모는 약 4조7,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가 우선적으로 4조원을 인수하는 그림을 그린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일시적 위기를 넘기는 효과만을 기대할 수 있을 뿐 금리급등과 수요부족으로 발생한 채권시장 전체의 경색된 분위기를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많다. 채권시장 위축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 등으로 금리가 급등하는 등 대외적 거시변수에 의해 발생한 것이어서 국내 시장, 특히 일부 업종의 신용경색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대책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민정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위축된 투자심리를 완화하는 데는 일조할 수 있지만 기본적인 펀더멘털의 개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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